연예인 이름 내건 프랜차이즈의 허와 실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6.14 09: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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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물은 똑같은데 이름만 달라?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특허청이 지난 1998년 이후 연예인 이름을 딴 상표출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8년까지 10년간 27건에 불과하던 연예인 상표출원 건수는 2009년 11건, 2010년 14건에 이어 지난 한 해에만 22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현재까지 12건이 출원되는 등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연예인 이름 상표출원이 급증한 데 대해 특허청은 연예인들의 부업 수요와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연예인의 이름을 내건 상품과 프랜차이즈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문제점도 함께 노출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홍대에 위치한 모 연예인의 삼겹살 프랜차이즈를 찾았다. 이 연예인은 방송에서 노출된 자신의 식성 좋고 고기 좋아하는 이미지를 사업아이템으로 승화해 작년 한해에만 약 25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해당 음식점은 근처 다른 가게들보다 많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가게를 찾은 한 손님은 "연예인 프랜차이즈는 왠지 믿음이 간다. 연예인들은 이미지로 먹고 사는 사람들인데 이미지관리 차원에서라도 허술하게 하진 않을 것 같다"며 무한신뢰를 보였다.

하지만 그러한 신뢰가 무색하게도 해당 음식점은 지난 2009년 일반한우를 횡성한우로 속여 팔다 적발된 전력이 있다. 당시 해당 연예인은 "자신은 단순히 이름만 빌려줬을 뿐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아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구차한 변명을 늘어놨다.

연예인 프랜차이즈에 대한 주변 상인들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았다. 한 상인은 "연예인들은 원래 돈을 잘 버는 사람들이 아니냐”며 “왜 이런 골목상권까지 들어와 고깃집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예인 사업 다양화

최근 프랜차이즈사업에 도전하는 연예인들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언제든지 인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너도 나도 앞 다퉈 안정적인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고깃집, 술집, 쇼핑몰, 안경사업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과거 연예인은 단순히 '얼굴마담'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에 직접 나와 홍보를 하는 것은 물론,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하며 연예인 활동과 병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연예인들이 가장 많이 진출하는 분야는 음식사업이다. 특별한 지식이나 노하우 없이 성공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선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연예인들이 프랜차이즈 사업에 도전하면서 이에 따른 문제점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에는 시중에서 인기리에 유통되고 있는 연예인 김치 중 일부가 하청업체에서 납품 받은 김치에 포장만 바꾼 것임이 공개되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해당 연예인은 직접 광고모델로 활동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노하우를 적용해 맛과 품질을 향상시켰다고 홍보한 바 있다. 심지어 직접 산지를 찾아 배추를 고르고, 공장에서 생산과정을 일일이 챙기는 모습을 방송에 비추며, 산지에서 공수한 싱싱한 배추에 엄선된 천연양념으로 잘 버무려 만든 김치라는 사실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김치 제조공장 관계자는 이름만 연예인 김치일 뿐 하청업체에서 납품 받은 김치와 똑같다는 뜻밖의 진술을 했다. 게다가 천연조미료만 사용했다는 해당 김치는 알고 보니 화학조미료 MSG가 범벅된 김치였다. 해당 김치는 하청업체의 자체 상품과 봉투만 바뀌어 유통되고 있었다. 또한 연예인 김치는 사실상 동일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하청업체 자체 상품보다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연예인 김치회사 관계자는 "특별한 레시피가 있다"며 끝까지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해당 연예인 김치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식품의 경우 직접 먹어보고 살 수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친숙한 연예인들이 만들었다고 하면 더 신뢰를 하게 되는 것 아니냐"며 "이러한 심리를 이용당한 것 같아 매우 불쾌하다"고 말했다.

믿고 먹으라더니 화학조미료 잔뜩…가격은 거품
문제 생기면 "이름만 빌려줬다" 꼬리 자르기 일색


또 80년대 모래판의 신사로 불릴 정도로 명성을 날리던 한 천하장사는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노인들에게 건강기능식품을 무려 10배나 폭리를 취하며 판매해 20억대에 이르는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는 해당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특별강사로까지 나서 "제약사에서 만든 제품이니 믿고 사도 된다. 나를 믿고 사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그는 1982년 데뷔한 이래 은퇴할 때까지 세 번의 천하장사와 7번의 백두장사를 할 정도로 유명한 천하장사였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던 연예인이 오히려 자신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피해를 감수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08년 기능성신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모 연예인은 사업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가맹점주들이 4억6000만원 가량의 가맹비를 돌려달라며 해당 연예인을 고소하고 나섰다. 해당 연예인은 가맹점주들이 자신이 공인인 점을 악용, 법인에 대한 채권을 부당하게 부담시키려다 거절당하자 악의적 고소를 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연예인은 회사의 공동대표로 재직하며 회사 정상화를 위해 개인 사비 수십억여원을 투입했으나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회적 물의를 우려해 어쩔 수 없이 고소인들이 요구하는 돈 중 일부를 개인 돈으로 지급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연예인이 하는 프랜차이즈라고 무조건 사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근래에 소비자들은 연예인 프랜차이즈에 대해 오히려 "연예인이 해봤자 얼마나 하겠어"라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추세이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준비와 계획이 없으면 낭패를 보기 쉽다.

맹신은 금물

한편 전문가들은 연예인의 이름을 내건 프랜차이즈에 대한 무조건적인 맹신은 금물이라고 경고한다.
한 전문가는 "연예인 프랜차이즈의 경우는 연예인이 운영에 많이 참여할수록 연예인에게 들어가는 수수료율도 많아진다. 때문에 업체 쪽에서 연예인의 깊은 참여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자신이 직접 운영을 하며 꼼꼼하게 챙기는 연예인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자신의 이름과 이미지를 빌려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연예인 프랜차이즈에 대한 무조건적인 맹신보다는 제품자체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합리적인 소비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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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