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녀들이 털어 놓는 ‘탈선 이야기’

“남편 속이는 재미에 더 많은 남자 만나고파!”

때론 처지 하소연 때론 성적 욕구 풀어버려
‘점심 번개 섹스’ 성행, 부담없이 일탈 즐겨

유부녀·유부남들의 불륜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점점 달라지는 것이 있다면 ‘트랜드화’되어간다는 심각성에 있다. 특히 유부녀들이 새로운 사랑에 빠지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낯선 일도 아니고 어렵고 힘든 일도 아니다. 그저 10~20대가 채팅하듯 이제는 쉽고도 쉬운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남편과의 불화 때문에 혹은 일상의 스트레스 때문에 낯선 남자와의 교제를 시작하고 그것이 점점 발전되어 가정파괴로 이어지는 일이 이제는 ‘일상다반사’가 되어버렸다는 얘기다. 유부녀들의 입을 통해 그녀들의 ‘불륜 태풍’을 직접 확인해 봤다.

비록 가정을 지키는 여성들이라고 해도 새로운 남성과의 만남에 심각한 죄책감을 느끼는 여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또한 남성과의 만남을 마치 하나의 ‘이벤트’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결국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그러나 여성들의 외도는 남성들의 외도와는 또 다르게 한번 ‘바람’이 불면 그것이 ‘태풍’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한번 빠지기 시작하면 헤어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처음에는 두려워도 나중에는 ‘프로’

유부녀 외도의 심각성은 역설적으로 남성들의 가슴 아픈 호소에서 엿볼 수 있다. 다수의 남성들이 아내의 불륜에 고통받고 있지만 어디에 하소연할 곳도 없다. 이런 처지에 있는 남성들이 조언을 얻기 위해 ‘남성의 전화’ 등에 전화를 걸기도 한다.

상당수의 남성들은 최종적으로 ‘다 좋다. 앞으로도 남자를 만나도 되고 애인을 둬도 된다. 하지만 가정만은 버리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그들에게 가정 파괴는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부 기혼여성들은 큰 죄책감 없이 불륜을 행하고 있다. 물론 그녀들도 처음에는 쉽게 불륜을 시작하지 못한다. 전업 주부들의 경우 특히 그런 경우가 많다.


이제까지 남자를 만나본 적도 없겠지만 주부가 낯선 남자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꺼려지고 두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처음에만 그럴 뿐이다. 시간이 흐르고 만남이 잦아지다보면 어느덧 ‘능숙한 프로’가 되어가곤 한다.

주부 C(37)씨는 “채팅으로 시작했다. 물론 처음에는 채팅도 호기심으로 했을 뿐이다. 그런데 그게 재미를 준다.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채팅으로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다. 몇 번 그렇게 하다가 상대가 사진을 보내줬었다. 수신을 안 할 수는 없어서 사진을 받기는 했는데, 처음에는 사진을 보자마자 깜짝 놀라 닫아버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C씨는 이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차근차근 사진을 뜯어보고 점점 상대 남성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채팅만 하다가 결국에는 만나게 됐고 잠자리까지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또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그것도 하다보면 점점 더 익숙해진다. 지금까지 채팅을 통해 만난 남자는 전부 4명 정도다. 때로는 이번 주에는 이 남자, 다음 주에는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남편은 아직까지 눈치도 못 채고 있는 것 같다. 남편의 반응이 그럴수록 더욱 많은 남성을 만나고 싶어진다”고 털어놨다.

호기심으로 시작, 지금은 애인만 4명

유부녀들의 일탈 욕구가 강하다 보니 때로는 ‘유부녀 전문 킬러’들도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 같은 입장의 기혼 남성이나 혹은 이혼을 한 남성들이다. 이들은 오히려 미혼 여성에 대해서는 큰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회사원 D(39)씨는 “솔직히 섹스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나 미혼 여성을 선호하지 웬만큼 섹스의 맛을 아는 사람들은 처녀보다는 유부녀를 선호하기도 한다. 일단 부끄러움이 적고 어느 정도의 경험도 있기 때문에 남성들의 입장에서는 더 편한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기다가 왠지 뭔가를 ‘정복’하는 맛이 있지 않나. 역시 ‘훔친 사과’는 맛있는 법이다. 짜릿한 스릴감을 즐기는 맛도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어느 정도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기혼 여성의 경우 이런 ‘유부녀 킬러’의 일차적인 타깃이다. 당연히 그녀들은 섹스를 하면서도 돈을 요구하지도 않고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유부녀 킬러’를 자칭하는 A(36)씨는 “유부녀들이 좋은 이유는 특별히 연애를 위한 부차적인 것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라고 못박았다.

A씨는 이어 “영화를 볼 필요도 없고 놀이공원에 손잡고 갈 일도 없지 않은가. 그냥 목적은 섹스다. 번거롭게 신경 쓸 것도 없고, 그냥 모텔로 직행하면 된다. 돈도 적게 들고 신경도 덜 써도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서로의 인생을 책임질 일도 없다. 그냥 간편하게 서로를 엔조이하면 그만이라는 얘기다”고 덧붙였다.

심지어는 이런 유부녀와 사귀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도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청소년들은 유부녀들이 자신들과 같은 ‘영계’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때로는 ‘용돈’을 타서 쓰기도 한다는 것.

유부녀들의 입장에서 얼마 안 되는 돈일지 모르겠지만 경제적인 능력이 없는 청소년들에게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청소년답지 않은 ‘발칙한’ 생각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는 모두 ‘수요’가 있기 때문에 공급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유부녀 중에서는 나이든 기혼 남성보다 대학생이나 20대 중후반의 남성을 선호하는 여성들도 다수 있다.

20대 중반의 남성과 사귀어 보았다는 K(36·여)씨는 “솔직히 왜 남자들이 항상 ‘영계’를 찾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뭔가 아직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함이라고 할까. 때로는 유부남처럼 여자를 리드하거나 혹은 여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없지만 오히려 그러한 돌발적인 캐릭터가 더 귀여움을 느끼게 한다”고 전했다.

‘영계’남성 사귀는 주부도 증가 추세

K씨는 이어 “또 약간의 용돈만 줘도 너무 좋아한다. 뭐 꼭 돈으로 연결된 사이는 아니지만 어쨌든 젊은 남성은 나의 마음을 청춘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귀띔했다.

폰팅에 중독된 여성도 있다. 그녀들은 인터넷을 통해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을 꺼리거나 혹은 남자를 만나 섹스를 하는 것에 일종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부류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자신만의 탈출구를 찾기 위해 폰팅이라는 것을 선택한다는 것.

그녀들은 특히 나름대로 수다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폰팅을 통해 낯선 남자들을 만나면서 때로는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고 또 때로는 야하고 음란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성적 욕구까지 풀고 있다. 특히 폰팅은 모든 전화비용을 남성들이 내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이 없다는 점에도 일부 여성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한다.


가정주부인 Y(32)씨는 “솔직히 처음에는 ‘왜 내가 낯선 남자와 통화를 하고 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통화를 하고 있지 않으면 왠지 불안하고 공허하다. 수다를 통해서 스트레스가 해소되면서 중독증상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하지만 직접적인 성관계를 하는 것도 아니고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냥 일상의 취미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또 전화를 통해 수없이 다양한 남성들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론 거의 대부분의 남성들이 ‘직접 만나자’고 하지만 아직 그럴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점심 번개 섹스’도 유행하고 있다. 점심시간에 짬을 내 이른바 ‘낮거리’를 한다는 얘기다. 이는 유부녀의 입장에서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목적이 섹스라고 한다면 굳이 남편에게 의심받는 저녁시간보다는 차라리 의심받지 않는 시간에 잠깐 섹스를 하게 되면 일석이조이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에는 불륜 커플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타인의 눈을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막상 모텔에 갔는데 ‘빈방이 없다’는 이유로 발길을 돌릴 필요도 없다. 여러 모로 장점이 많다는 것이다.

유부녀의 이러한 일탈에 대해 전문가들은 ‘마음의 공허함’과 ‘남편과의 소통 부재’를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여성은 나이가 들어도 여성’이라는 점에서 자신에 대해 관심을 쏟아주지 않거나 사랑하는 느낌을 받지 못할 경우에는 이런 일탈을 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고 한다.

채팅은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하지 못하기 때문에 환상이 점점 부풀 수 있다는 점과 또 실제 서로에 대해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상대가 자신의 신분을 속인다고 하더라도 확인할 수가 없다는 점이 공존하고 있다.


여성 직장인 사이에선 ‘회식 문화’로 자리잡기도

그러나 때로는 이런 ‘낯선 남자 만나기’가 여성 직장인들 사이에서 하나의 회식문화로 자리 잡기도 한다. 여성이 많은 업종에서는 여성들끼리 회식을 한 후 2차를 나이트클럽에 가서 부킹을 하는 등 마치 남성 직장인들이 회식을 하고 룸살롱이나 단란주점을 가는 똑같은 행태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여성 직장인들은 큰 죄책감이 없다. 어차피 남자들도 그런데 자신들이 그렇게 한들 무슨 상관이냐는 얘기다.

여성 직장인 F(41)씨는 “회식을 하는 이유가 뭔가. 스트레스도 풀고 서로에 대한 친밀감도 높이는 것 아닌가. 남자들이 회식하고 단란주점 가듯이 여자들도 충분히 나이트클럽에 가서 부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자들이 그러한 것들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듯이 우리 역시 그러한 부분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변했다.

남성들의 불륜도 마찬가지겠지만 여성들의 불륜도 가정을 파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져야 하는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들이 ‘불륜 불감증’에 빠질 경우 사회의 가장 최소단위인 가정이 온전히 유지될 수 없고 이는 또 다른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낳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들의 바람에 대해 ‘남자들이라고 잘한 건 하나도 없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오죽했으면 여자가 바람이 나겠느냐는 것이다.

직장인 E(41·여)씨는 “사실 여자들이 하는 불륜의 경우 ‘맞바람’일 경우가 많다. 처음부터 남편을 배제하고 바람을 피우기보다는 남편 때문에 속을 썩다 하다못해 바람을 피우는 경우”라면서 “물론 그것이 처음에는 맞바람이었겠지만 나중에는 ‘자가 발전’을 통해 자신이 좋아서 바람을 피우는 경우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남자들이 잘하면 여자들이 불륜에 빠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불륜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가 되기 힘들다는 점이다. 자신의 즐거움을 추구하고 있는 동안 배우자는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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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무인기’ 안보실 비밀 작전 주도 의혹

‘평양 무인기’ 안보실 비밀 작전 주도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북한 도발에 역대 정부 중 가장 적극적이었다. 대북 확성기를 틀거나 삐라를 날리면서 군사적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북한도 오물 풍선과 무인기를 날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물론 윤정부도 참지 않았다. 북한처럼 평양에 무인기를 날렸다. 이 비밀 작전은 국가안보실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군 관계자로부터 국가안보실 지시로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날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6개월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언급했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라는 평가다. 안보실 중 국방·안보 파트는 1차장 소관이다. 나머지는 각각 외교와 경제를 담당한다. 지난해 안보실 국방·안보 파트 담당은 김태효 전 1차장이었다. 계속되는 군 거짓말 내란 특검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평양에 추락한 우리 군 무인기라며 공개한 사진 외에도 우리 군이 보낸 또 다른 무인기가 있다는 진술을 군 관계자로부터 확보했다. 이 관계자는 특검팀에 “백령도에서 날린 무인기 두 대 중 한 대는 평양에 추락했고, 나머지 한 대는 평양 인근에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그간 김명수 합참의장과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사실관계 공개 자체를 거부해 왔다. 앞서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은 북한 외무성이 지난해 10월 “한국이 10월3일, 9일, 10일 심야 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 상공에 침범시켜 삐라(대북 전단지)를 살포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국방부 국방과학연구소는 국회에 제출한 ‘북 전단 무인기 비교분석’ 보고서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와 우리 군 드론작전사령부(드작사)에 납품한 무인기의 전체적인 형상이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등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고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켰다며 외환 의혹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2022년 있었던 북한군의 서울 상공 무인기 침투와 2024년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한 대북 작전이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이뤄진 지난해 10월은 남북 관계가 긴장 국면으로 치달았을 때다. 북한은 2022년 12월 무인기 5대를 수도권 일대 영공에 침투시켰다. 그중 1대는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구 일대 비행금지구역 안에 진입해 국가원수 경호 방공망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다가 2024년 5월부터11월에는 북한이 오물 풍선 수천 개를 한국에 살포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윤 전 대통령은 그해 6월 현충일 기념사에서 오물 풍선 도발을 겨냥해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합참 지휘부는 대응 작전과 관련해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다. 남북 긴장이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막겠다며 상황 관리에 치중했다. “국방·안보 1차장 소관”…정보융합팀 추진? 국군조직법상 부적절…당시 실장들은 몰랐다 그러자 민주당 등에서도 오물 풍선의 자유 낙하를 기다리는 군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며 휴전선 상공에서 풍선을 격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당시 “북한이 한계선을 넘어가고 있다. 다양한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드론사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특검은 드론사에 무인기 침투 작전을 지시한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인지 수사 중이다. 군 안팎에선 ‘김 전 장관→김 의장→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을 거쳐 드론사에 지시가 내려갔을 가능성과, 김 전 장관이 김 의장이나 이 본부장을 건너뛰고 드론사에 직접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합동참모본부와 방첩사령부도 이 사건에서 자유롭지 않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사령관은 무인기 북파 시점을 전후해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과 김 의장을 잇달아 면담했다. 특검팀은 “2024년 6월 드론사 방첩대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알고 있어서 놀랐다”는 군 현역 장교의 증언도 확보했다. 당시 드론사 방첩대 지휘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맡았다. 드론사는 적 무인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에 출범한 육·해·공군 및 해병대 합동 전투부대로, 국군조직법에 따라 합참의장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안보실과는 동떨어져 있는 부대다. 그러나 특검팀에 출석한 군 관계자는 “모든 군 작전은 상급 기관인 합동참모본부의 지시를 받는데 무인기 침투 작전은 대통령실 안보실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았다”며 “북한이 무인기 추락 사실을 공개한 날 작전을 수행한 드론사령부에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격려금을 보냈다”고 증언했다. 관계없는 안보실 왜? 민주당 부승찬 의원도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V(대통령)의 지시라며 국가안보실 직통으로 무인기 침투 작전을 하달했다”는 내부 증언을 공개하기도 했다. 민주당 외환유치진상조사단은 올해 초부터 드론사가(歌) ▲무인기 기종 재고 현황 ▲평양에 드론이 침투한 지난해 10월 드론사 상황일지 ▲삐라통을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터 보유 여부 등의 자료 제출에 성실히 응하고, 수사기관이 김 사령관과 핵심 참모들에 대한 수사에 즉각 착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안보실은 당시 기자단 공지를 통해 “인성환 제2차장이 지난 2024년 3월 드론사를 공식 방문한 바 있다”며 방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이는 육·해·공군 주요 사령부 현장 확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부대 방문이며, 당시 드론사의 업무보고 등 공식 일정에 다수의 드론사 장병들이 함께했다”고 해명했다. 또 “김용대 드론사령관은 같은 해 8월 국가안보실 방문 당시 드론 전력화 방안 및 국방혁신위원회 안건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국방부 및 방사청 관계관 다수와 함께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다수의 인원이 함께한 공식 방문과 안보 태세 강화를 위해 정상적으로 추진한 업무를 ‘북풍 몰이’로 연결 짓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자,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외환 의혹 관련 윤 전 대통령의 ‘지시 연결고리’를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 통수권자인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방부 장관, 군부대까지 이어지는 지휘체계 전체가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특검팀이 김 전 국방부 장관을 추가 구속하고, 군검찰과 협조해 여 전 사령관·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추가 구속한 것도 외환 수사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계엄 비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노상원 수첩’의 경우 ‘NLL(북방한계선)에서 북한 공격 유도’ 등 이른바 ‘북풍’ 준비 정황이 담겨 있어 실체 규명이 필요하다. 노 전 사령관이 정보사 비선 조직을 활용해 북한을 자극해 대남 도발을 유도했다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는 게 정보기관 간부들의 설명이다. 수상한 연결고리 김봉규 정보사 대령의 “(노씨가) 북한 오물 풍선 얘기를 시작했다. 언론에 특별 보도가 날 거라고 했다”는 경찰 진술 등도 특검으로 송부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주는 것도 하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드론사가 안보실의 지시로 무인기 침투 비밀 작전이 진행됐다는 의혹이 가리키는 시기는 지난해 8월이다. 안보실은 산하에 1·2·3 차장을 둔다. 이들은 각각 국방과 외교, 경제를 담당한다. 지난해 안보실 국방·안보 파트 담당은 김 전 1차장이었다. 안보실장은 장호진·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었으나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사실상 허수아비에 불과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안보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관계자는 “김 전 차장이 실세 중의 실세였다. 최종적으로 안보실장이 모든 보고를 받지만 핵심 정보는 김태효 전 차장이 먼저 훑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 전 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북파공작부대(HID)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속초 갔던 김, HID 출신 용산 스카우트 왜? “방문 이례적” 대북 공작 플랜 일환이었나 김 전 차장이 HID를 방문한 이후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인간정보 특기(820) 육관사관학교 60기 출신 오모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갔다. 오 중령은 인성환 당시 안보실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지난 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안보실이 당시에 언급했던 것처럼 오 중령이 소속된 팀은 ‘대북 특수정보’를 다룬다. 대북 문제에 대해 깊숙하게 알지 못하는 김 전 1차장을 사실상 보좌하는 팀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오 중령은 정보사 내 얼마 남지 않은 ‘대북 공작’ 전문가로 꼽힌다. 12·3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정성욱 정보사 대령의 계보를 잇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안보실의 지시로 드론사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실행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오 중령이 속한 팀이 작전의 밑그림을 그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보사 내부의 분석이다. 무인기를 언제 평양에 보내고 어떤 방법을 구사해야 하는지도 대북 공작의 한 종류기 때문이다. 일부러 들키려 분명한 목적 정보사 한 고위 관계자는 “무인기를 날린 시기를 보면 대북 공작 플랜을 한두 달 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 때나 막 날리는 게 아니다. 어떤 목적을 정한 이후 그다음 시기를 정한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대북 공작은 일부러 들키게 하거나 정말 들키지 않아야 하는데 일부러 들키려 한 공작은 ‘북풍 공작’이다. 이 방법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쓰지 않았던 방법이다. 자칫하면 수많은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 있고 실패할 경우 정보사의 피해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