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구린내 나는 김재철-무용가 J씨 관계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6.05 0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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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철이가 집에 안 들어간 이유를 알겠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김재철 사장의 퇴임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MBC 파행이 장기화되고 있다. MBC 노조는 이 과정에서 김 사장이 사적 목적을 위해 공영방송인 MBC를 농단해온 여러 정황증거를 공개했다. 그 중 하나인 법인카드 사용내역. 특급호텔, 명품가방 등 2010년 취임 이후 2년 동안 그가 쓴 법인카드 결제금액은 무려 7억여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7억철’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7년간, 총 27차례 20억원 이상의 특혜지원금 지급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그뿐 아니라 최근에는 수억원대 아파트 투기 의혹까지 받고 있다. 그리고 그 배후엔 모두 재일교포 무용가 J씨가 있었다. 김 사장의 유별난 J씨 사랑, 관련 의혹을 집중 파헤쳐봤다.

김재철 MBC 사장과 무용가 J씨의 관계가 갈수록 수상하다. 회사 법인카드로 액세서리, 명품화장품, 여성의류, 명품가방, 마사지숍, 특급호텔 등을 이용한 사실이 확인돼 의혹을 키우더니 이번에는 J씨에게 수십억 원대의 특혜를 몰아준 사실 등이 속속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석연치 않은 J씨 관련 의혹들은 다음과 같다.

무명 무용가의
대박 드라마

MBC노조에 따르면 김 사장이 울산 MBC 사장 등으로 재직하던 시절인 7년에 걸쳐 20억 원이 넘는 ‘MBC 돈’이 J씨에게 건네졌다. 물론 확인된 것만 그 정도다.

이 기간 J씨 ‘특혜’ 의혹 공연은 모두 27건. 이 가운데 16건의 공연으로 J씨에게 20억 2000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사장은 J씨 측에 기획, 제작, 홍보 등을 한 기획사가 책임지는 ‘턴키’ 방식으로 공연을 맡기는가 하면, 회사 관련 행사에 “J씨를 섭외하라”고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용가 J씨는 김 사장이 울산, 청주MBC 사장으로 재직했던 2005년 3월부터 2010년 2월까지 '2007 대한민국 장애인 축제' '제21회 지용제' '제1회 국궁 페스티벌' 등의 공연으로 적게는 200만원에서 최대 4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후 김 사장이 서울MBC 사장으로 임명되면서 수익의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11월 20일 MBC 창사 50주년 <북한민속예술제> 공연으로 3000만원을 벌어들인 것이 최저금액이며,  올해 2~3월 MBC 방송 51주년 기념공연 <한국 뮤지컬 이육사> 11억8900만원 등 수십억 단위 금액도 눈에 띈다. 노조는 알고 보니 <뮤지컬 이육사>는 김 사장이 J씨에게 약 12억원의 공연을 밀어주기 위해, 존재하지도 않는 유령회사와의 계약을 급조했다고 주장했다.


무용가 J씨 공연, 7년 동안 20억 넘게 밀어줘
법인카드, 심야시간대 J씨 집주변서 집중사용

더욱이 J씨는 지난해 6월 전주MBC 주최의 <전주대사습놀이>에서 1시간 공연을 하고 4300만원을 받아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도 울고 갈 대접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용계에서 J씨가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한다면, 터무니없는 일이라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지난 5월 14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J선생은 재일교포 무용인 가운데서 손꼽히는 분이며 J선생의 출연은 이 분의 역량과 경험, 행사의 성격과 특성을 두루 고려한 결과”라고 해명했지만 이 둘의 사이는 단순한 후원관계 이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처에 대한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 황당하게도 MBC 법인카드가 심야시간대, J씨의 거주지 주변 반경 3㎞에서 집중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MBC 노조에 따르면 김 사장의 법인카드가 J씨 집 주변 3㎞에서 2년간 162차례 2500여만 원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법인카드는 서울 구기동의 한 일본식 주점 S에서 집중적으로 사용됐는데, 이 S주점은 J씨의 집과 30m정도 떨어진 장소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주점에서 김 사장은 2년간 22차례의 카드 지출이 있었다. 또한 김 사장의 S주점 결제는 주로 오후 10시부터 오전 2시 심야시간대에 이뤄졌다.

아파트 주변
맴맴 돌기


MBC 노조는 S주점 사장이 “김재철 사장이 차도, 수행원도 없이 혼자 와서 30분 정도 자연산 전복과 홍합 등을 먹었다”며 “김 사장은 매번 회를 포장해서 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MBC 노조는 김 사장이 13차례 결제한 인근의 다른 B전복전문점에선 김 사장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결제내역을 보여주자 “이 정도 금액이면 전복을 포장해 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MBC 노조는 “음식을 포장한 것으로 보이는 이런 결제는 상당수가 주말에 이뤄졌다”면서 “김 사장의 자택은 서울 반포의 서래마을인데 왜 J씨 집이 있는 이 동네까지 와서 늦은 밤 음식을 포장해 간 것일까”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사장은 또 구기동과 멀지 않은 홍제동의 모 횟집에서는 7차례 법인카드를 결제했는데 이중 네 번은 회를 포장해간 것으로 나타나 파업 도중 얻은 ‘숙박왕’ ‘명품왕’ ‘징계왕’ 등의 별칭에 이어 ‘회셔틀’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얼마 전에는 김 사장과 J씨가 아파트를 나란히 구매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충북 오송 신도시에 위치한 김 사장의 아파트와 J씨의 아파트는 바로 이웃이었다. 두 사람은 부동산중개업소에 함께 찾아와 오누이 행세를 하며 계약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MBC 노조는 이를 “두 사람이 경제적으로 한 몸이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J씨에 대한 석연치 않은 ‘몰아주기’가 결국 김 사장의 “자기 이익 챙기기”였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문제는 김 사장과 J씨의 아파트 구매 행태가 ‘투기’의 성격을 띤다는 점이다.

재산관리 함께?
실질적인 한 몸

김 사장과 J씨의 아파트가 있는 충북 오송은 당시 KTX역사 준공,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 등의 호재로 부동산 투기 열풍이 불었던 곳으로, 두 사람의 아파트 3채는 모두 KTX역사로부터 1km 안에 있다.

김 사장 명의의 A아파트 602동은 2007년 12월 첫 분양 이후 2010년 9월까지 ‘딱지(분양권)’의 주인이 무려 3번이나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실정법 위반 정황도 드러났다.

사측은 지난 22일 특보를 통해 “김 사장은 2010년 9월 오송 신도시 소재 아파트 한 채를 지인 J씨로부터 구입했다”고 밝혔는데 다음 날 ‘계약신고필증’을 보니 김 사장에게 A아파트 602동을 판 사람은 J씨가 아니라 부동산중개업자 S씨로 나온다고 밝혔다.

노조 취재에 따르면, 김 사장과 J씨는 중도금 무이자 대출을 받기 위해 김 사장이 아닌 부동산 중개업자 S씨 앞으로 분양권 명의를 돌려놓았던 것이다. 그로부터 1년여 뒤, 소유권 등기 이전 시기가 다가오자 김 사장은 다시 자신의 이름으로 명의를 변경했다.

노조는 이러한 행위를 명백한 부동산 실명제법 위반으로 보고 김 사장을 세 번째로 고소했다.


석연치 않은 혜택은 J씨 가족에게도 이어졌다. J씨의 친 오빠가 MBC 직원들도 모르는 MBC 동북3성 대표라는 직책을 맡아 월급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

김 사장이 취임한 직후 J씨의 친오빠는 ‘MBC 동북3성 대표’ 명함을 들고 다니며 MBC 해외통신원 행세를 하고 다녔다고 한다.

J씨 오빠 취직부터 아파트 공동 투기 의혹까지
“돈이나 여자 문제 떳떳하다” 해명…노조 ‘황당’

월 활동비가 200만원씩 지급됐으며, 활동비 외에도 2011년 3월과 2012년 1월 MBC 자회사인 (주)나눔이 개최한 ‘연변 장애인 초청행사’ 때 행사 진행비 명목으로 각각 600만원과 100만원을 따로 주는 등 2년 가까운 기간 중 수천만원이 J씨 친오빠에게 지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MBC 사측은 “대북 돌발상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접경지역 취재를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돼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인력을 채용한 것일 뿐이고, 터무니없이 자격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으나, 친오빠 J씨는 횡령 등의 전과로 실형을 산적도 있는 인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미스터리를 안고 김 사장 및 사측과 노조 측의 진실공방은 법정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김 사장이 무용가 J씨와의 관계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다.


MBC 노조는 지난달 30일 총파업특보 제82호를 통해 “김재철 사장은 최근 열린 임원회의에서 ‘구설에 오른 건 자신의 처신이 신중치 못했기 때문이지만 돈이나 여자 문제는 떳떳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친하게 지낼 때는 자신이 지나치게 잘해주는 면이 있다”며 “어쨌든 다 내 탓이다. 지금은 혹독한 검증의 시간을 거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가 거짓투성이
이제는 ‘하차’만 남았다?

노조 측은 김 사장의 이같은 해명에 대해 “황당한 변명”이라며 “김 사장이 이성과 현실감각을 되찾아 자진사퇴라는 현명한 선택을 하게 되길 충심으로 권고한다”고 밝혔다.

한 네티즌은 “MB 낙하산 사장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도 있었지만 김 사장은 이미 공영방송 사장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를 잃었다”며 “자리지키기가 마지막 남은 임무인지 몰라도 더 추한 꼴을 보이기 전에 스스로 물러나는 게 맞다. 아직 남아있다면 그의 자존심을 지킬 마지막 선택이 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죽하면 이런 사태까지 오게 됐는지 김재철 사장은 진지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명품을 사들인 법인카드 내역, 각종 특혜 의혹 등으로 횡령?배임 같은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고자 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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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