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썰매장 개장

눈썰매 타고 ‘씽씽~’…겨울방학 아이와 함께 가요

어릴 적 눈이 내리면, 추위도 어느새 후끈 달아오르게 만드는 신나는 겨울 레포츠 하나가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겠지만 엄마·아빠 세대들만 해도 눈 쌓인 언덕에 올라 비료포대를 타며 눈썰매를 즐기던 추억이 남아 있다. 모든 지역의 초등학교들이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이에 맞춰 눈썰매장들이 모두 문을 열고 개구쟁이들을 부르고 있다. 신나는 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는 역시 엄마·아빠와 하나가 돼 스릴만점으로 타고 내려오는 눈썰매가 제격이다.


서울랜드
무엇보다 서울랜드 눈썰매장이 좋은 것은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것. 지하철 4호선과 과천선을 이용, 서울대공원에 내리면 자연 속에서 신나는 하루를 만끽할 수 있다. 규모는 삼천리동산 약 3500여 평의 부지에 메인 슬로프 길이 110m, 폭 50m와 길이 45m, 폭30m 어린이용으로 돼 있다. 경사는 성인 17도, 어린이 14도로 속도감을 충분히 즐길 수가 있다. 특히 어린이용의 경우 경사나 길이 면에서 스릴을 느끼기에 적당하다. 또한 슬로프 양 옆에는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 수 있는 ‘눈 놀이터’가 마련돼, 눈밭의 추억을 만들기에 딱 좋다. 눈썰매는 플라스틱, 튜브썰매 두 종류가 있는데,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플라스틱 썰매는 앞·뒤 부분에 고무쿠션을 덧대어 안전하게 스릴을 즐길 수 있다. 튜브는 플라스틱썰매보다 빠르지는 않지만 안락감이 주는 푹신함 때문에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에버랜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스노우 버스터’는 핀스호른, 아이거 스키, 베테호른 튜브 봅슬레이 등 알프스를 테마로 한 슬로프를 운영한다. 이곳의 이름은 눈을 의미하는 ‘스노우’와 신나게 놀기란 뜻의 ‘버스터’를 결합시킨 것. 총 3만여 평의 면적에 5개의 슬로프를 보유한 눈썰매장이다. 국내 최장코스를 자랑하는 520m의 ‘아이거 스키’, 190m의 모글 구간을 내려오는 ‘베테호른 튜브 봅슬레이’ 등 다양한 종류의 눈썰매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 눈썰매는 크게 5가지로 나뉘는데, 슬로프에 따라 코스 길이, 난이도, 탑승 형태 등이 달라진다. 명칭 또한 알프스의 봉우리 이름을 테마로 핀스호른, 아이거 스키, 베테호른 튜브 봅슬레이, 융프라우, 뮌희썰매라고 붙였다. 핀스호른은 가장 일반적인 눈썰매로 플라스틱 썰매를 타고 내려 올때, 스노우 버스터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아이거 스키는 520m의 최장 코스로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탑승해 내려오는 데만 약 7분이 걸린다. 튜브 봅슬레이는 가장 짜릿한 스릴을 맛볼 수 있는 코스. 속도감과 눈썰매의 재미를 함께 즐길 수가 있다.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며 토요일과 휴일에는 오후 6시30분까지 연장 운영한다.

한화리조트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이곳은 유명산 자락의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총면적 5000여 평에 코스길이 180m, 폭 80m의 메인 슬로프를 비롯해, 별도 설치된 유아 및 노약자 전용 슬로프도 갖추고 있다. 이곳의 부대시설로는 노래방, 스낵하우스, 슈퍼, PC게임방, 사우나 등을 갖추고 있다. 가는 길은 상봉·동서울터미널에서 양평행 시외버스를 타면 되고, 양평버스터미널에서 썰매장까지는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서울에서 약 50분거리에 위치한 용인 프라자 눈썰매장도 슬로프와 부대시설을 합쳐 모두 5000여평 규모로 조성돼 있다. 이곳은 메인 슬로프 길이 170m, 폭 80m의 코스와 유아전용 코스도 갖추고 있다. 갈 때는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오산행 직행버스를 타면 되고, 오산에 내려서는 용인 한화리조트행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전국 눈썰매장 대형화·첨단화 ‘눈길’
모든 연령 즐길 수 있는 ‘가족놀이터’

무주리조트
전북 무주군에 위치한 이곳 눈썰매장 ‘어린이 나라’는 212만평의 면적에 길이 200m, 폭 30m인 성인 코스와 유아 전용 코스 두개로 나누어져 있다. 경사도는 18도로 리프트(14기), 슬로프(30면), 야외 온천탕, 노래방, 아울렛 매장까지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이곳은 바닥이 넓은 플라스틱 썰매를 이용하기 때문에, 비교적 속도와 방향 조절에 있어 쉽고 안정감 있게 코스를 타고 내려 올 수 있다. 눈썰매는 총 1000여 개 준비돼 있으며, 매일 밤 9시까지 문을 연다.

이스턴캐슬
서울 시내의 대표적 눈썰매장으로는 태릉 이스턴캐슬의 ‘태릉 튜브눈썰매장’도 빼놓을 수 없다. 접근성이 뛰어난데다 10만여 평의 널찍한 이스턴캐슬 자연공간이 어우러져 한층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태릉 튜브눈썰매장’은 ‘튜브형 눈썰매’를 도입 안락, 안전함은 물론, 눈에 옷이 젖지 않아 이용이 한결 편리하다. 120m의 성인 슬로프와 50m의 어린이용 슬로프 등 2코스가 마련돼 있다. 다양한 부대시설도 갖추고 있다. 아빠가 직접 끌어주는 얼음썰매장과 나도 눈조각가, 눈동굴 만들기, 바가지 썰매 끌어주기 등 어린이들이 눈속에서 다양하게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눈 놀이터와 민속놀이 체험장 등 이색 놀이문화공간도 펼쳐진다. 난방시설을 갖춘 500여 평의 대규모 푸드존, 휴게실도 마련돼 있고,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공간에서는 에어바운스, 유로점프 등을 즐길 수 있다.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5번출구에서 셔틀버스 운행.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아산스파비스
테마온천 아산스파비스도 눈썰매장을 열었다. 200m에 이르는 대형 슬로프와 유아슬로프를 운용중이다. 눈썰매장 내에는 하늘자전거, 유로번지, 미니기차, 회전그네 등 다양한 놀이기구도 함께 설치해 흥미를 더한다. 매점도 열어 현장에서 요기를 할 수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한국민속촌
고향마을의 정취를 느끼며 눈-얼음 썰매를 즐길 수 있다. 올해도 ‘가족 공원 눈썰매장’을 연다. 130m 길이의 어른용, 80m길이의 어린이용 등 두 개 코스로 기와집과 초가 등 전통 마을의 경관을 내려다보며 설원을 질주하는 맛이 각별하다. 일반 플라스틱 바가지형 썰매와튜브 썰매 등 2가지를 선보인다. 민속촌 내 개울과 논은 얼음 썰매장으로 변신한다. 무료로 빌려주는 얼음 썰매를 타고 아이들과 옛 추억을 함께 나눌 수 있다. 또 ‘민속체험 한마당’에서 호남 우도의 판굿 농악, 줄타기, 널뛰기, 말 위에서 펼쳐 보이는 다양한 기예 마상무예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옛 교통체험으로 당나귀 마차 타고 민속촌 관람하기, 승마체험도 가능하다.

한강시민공원
서울 잠실과 망원 한강시민공원에서도 눈썰매를 즐길 수 있다. 면적이 각 2만5000㎡ 정도로 성인 슬로프와 어린이 슬로프가 함께 마련돼 하루 평균 약 3500명씩 이용할 수 있다. 눈썰매장 주변에는 음식, 음료 매장과 물품보관소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눈썰매장 일대에선 팽이치기와 제기차기, 투호놀이, 활 만들기 등 놀이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망원 눈썰매장은 지하철 2호선 합정역 1번 출구로 나와 16번 버스를 타거나, 6호선 망원역 1번 출구로 나와 9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잠실눈썰매장은 지하철 2호선 잠실역 1번 출구 또는 신천역 7번 출구를 이용하면 바로 닿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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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무인기’ 안보실 비밀 작전 주도 의혹

‘평양 무인기’ 안보실 비밀 작전 주도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북한 도발에 역대 정부 중 가장 적극적이었다. 대북 확성기를 틀거나 삐라를 날리면서 군사적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북한도 오물 풍선과 무인기를 날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물론 윤정부도 참지 않았다. 북한처럼 평양에 무인기를 날렸다. 이 비밀 작전은 국가안보실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군 관계자로부터 국가안보실 지시로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날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6개월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언급했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라는 평가다. 안보실 중 국방·안보 파트는 1차장 소관이다. 나머지는 각각 외교와 경제를 담당한다. 지난해 안보실 국방·안보 파트 담당은 김태효 전 1차장이었다. 계속되는 군 거짓말 내란 특검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평양에 추락한 우리 군 무인기라며 공개한 사진 외에도 우리 군이 보낸 또 다른 무인기가 있다는 진술을 군 관계자로부터 확보했다. 이 관계자는 특검팀에 “백령도에서 날린 무인기 두 대 중 한 대는 평양에 추락했고, 나머지 한 대는 평양 인근에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그간 김명수 합참의장과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사실관계 공개 자체를 거부해 왔다. 앞서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은 북한 외무성이 지난해 10월 “한국이 10월3일, 9일, 10일 심야 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 상공에 침범시켜 삐라(대북 전단지)를 살포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국방부 국방과학연구소는 국회에 제출한 ‘북 전단 무인기 비교분석’ 보고서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와 우리 군 드론작전사령부(드작사)에 납품한 무인기의 전체적인 형상이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등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고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켰다며 외환 의혹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2022년 있었던 북한군의 서울 상공 무인기 침투와 2024년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한 대북 작전이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이뤄진 지난해 10월은 남북 관계가 긴장 국면으로 치달았을 때다. 북한은 2022년 12월 무인기 5대를 수도권 일대 영공에 침투시켰다. 그중 1대는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구 일대 비행금지구역 안에 진입해 국가원수 경호 방공망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다가 2024년 5월부터11월에는 북한이 오물 풍선 수천 개를 한국에 살포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윤 전 대통령은 그해 6월 현충일 기념사에서 오물 풍선 도발을 겨냥해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합참 지휘부는 대응 작전과 관련해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다. 남북 긴장이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막겠다며 상황 관리에 치중했다. “국방·안보 1차장 소관”…정보융합팀 추진? 국군조직법상 부적절…당시 실장들은 몰랐다 그러자 민주당 등에서도 오물 풍선의 자유 낙하를 기다리는 군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며 휴전선 상공에서 풍선을 격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당시 “북한이 한계선을 넘어가고 있다. 다양한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드론사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특검은 드론사에 무인기 침투 작전을 지시한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인지 수사 중이다. 군 안팎에선 ‘김 전 장관→김 의장→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을 거쳐 드론사에 지시가 내려갔을 가능성과, 김 전 장관이 김 의장이나 이 본부장을 건너뛰고 드론사에 직접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합동참모본부와 방첩사령부도 이 사건에서 자유롭지 않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사령관은 무인기 북파 시점을 전후해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과 김 의장을 잇달아 면담했다. 특검팀은 “2024년 6월 드론사 방첩대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알고 있어서 놀랐다”는 군 현역 장교의 증언도 확보했다. 당시 드론사 방첩대 지휘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맡았다. 드론사는 적 무인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에 출범한 육·해·공군 및 해병대 합동 전투부대로, 국군조직법에 따라 합참의장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안보실과는 동떨어져 있는 부대다. 그러나 특검팀에 출석한 군 관계자는 “모든 군 작전은 상급 기관인 합동참모본부의 지시를 받는데 무인기 침투 작전은 대통령실 안보실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았다”며 “북한이 무인기 추락 사실을 공개한 날 작전을 수행한 드론사령부에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격려금을 보냈다”고 증언했다. 관계없는 안보실 왜? 민주당 부승찬 의원도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V(대통령)의 지시라며 국가안보실 직통으로 무인기 침투 작전을 하달했다”는 내부 증언을 공개하기도 했다. 민주당 외환유치진상조사단은 올해 초부터 드론사가(歌) ▲무인기 기종 재고 현황 ▲평양에 드론이 침투한 지난해 10월 드론사 상황일지 ▲삐라통을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터 보유 여부 등의 자료 제출에 성실히 응하고, 수사기관이 김 사령관과 핵심 참모들에 대한 수사에 즉각 착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안보실은 당시 기자단 공지를 통해 “인성환 제2차장이 지난 2024년 3월 드론사를 공식 방문한 바 있다”며 방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이는 육·해·공군 주요 사령부 현장 확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부대 방문이며, 당시 드론사의 업무보고 등 공식 일정에 다수의 드론사 장병들이 함께했다”고 해명했다. 또 “김용대 드론사령관은 같은 해 8월 국가안보실 방문 당시 드론 전력화 방안 및 국방혁신위원회 안건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국방부 및 방사청 관계관 다수와 함께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다수의 인원이 함께한 공식 방문과 안보 태세 강화를 위해 정상적으로 추진한 업무를 ‘북풍 몰이’로 연결 짓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자,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외환 의혹 관련 윤 전 대통령의 ‘지시 연결고리’를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 통수권자인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방부 장관, 군부대까지 이어지는 지휘체계 전체가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특검팀이 김 전 국방부 장관을 추가 구속하고, 군검찰과 협조해 여 전 사령관·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추가 구속한 것도 외환 수사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계엄 비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노상원 수첩’의 경우 ‘NLL(북방한계선)에서 북한 공격 유도’ 등 이른바 ‘북풍’ 준비 정황이 담겨 있어 실체 규명이 필요하다. 노 전 사령관이 정보사 비선 조직을 활용해 북한을 자극해 대남 도발을 유도했다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는 게 정보기관 간부들의 설명이다. 수상한 연결고리 김봉규 정보사 대령의 “(노씨가) 북한 오물 풍선 얘기를 시작했다. 언론에 특별 보도가 날 거라고 했다”는 경찰 진술 등도 특검으로 송부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주는 것도 하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드론사가 안보실의 지시로 무인기 침투 비밀 작전이 진행됐다는 의혹이 가리키는 시기는 지난해 8월이다. 안보실은 산하에 1·2·3 차장을 둔다. 이들은 각각 국방과 외교, 경제를 담당한다. 지난해 안보실 국방·안보 파트 담당은 김 전 1차장이었다. 안보실장은 장호진·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었으나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사실상 허수아비에 불과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안보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관계자는 “김 전 차장이 실세 중의 실세였다. 최종적으로 안보실장이 모든 보고를 받지만 핵심 정보는 김태효 전 차장이 먼저 훑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 전 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북파공작부대(HID)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속초 갔던 김, HID 출신 용산 스카우트 왜? “방문 이례적” 대북 공작 플랜 일환이었나 김 전 차장이 HID를 방문한 이후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인간정보 특기(820) 육관사관학교 60기 출신 오모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갔다. 오 중령은 인성환 당시 안보실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지난 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안보실이 당시에 언급했던 것처럼 오 중령이 소속된 팀은 ‘대북 특수정보’를 다룬다. 대북 문제에 대해 깊숙하게 알지 못하는 김 전 1차장을 사실상 보좌하는 팀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오 중령은 정보사 내 얼마 남지 않은 ‘대북 공작’ 전문가로 꼽힌다. 12·3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정성욱 정보사 대령의 계보를 잇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안보실의 지시로 드론사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실행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오 중령이 속한 팀이 작전의 밑그림을 그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보사 내부의 분석이다. 무인기를 언제 평양에 보내고 어떤 방법을 구사해야 하는지도 대북 공작의 한 종류기 때문이다. 일부러 들키려 분명한 목적 정보사 한 고위 관계자는 “무인기를 날린 시기를 보면 대북 공작 플랜을 한두 달 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 때나 막 날리는 게 아니다. 어떤 목적을 정한 이후 그다음 시기를 정한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대북 공작은 일부러 들키게 하거나 정말 들키지 않아야 하는데 일부러 들키려 한 공작은 ‘북풍 공작’이다. 이 방법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쓰지 않았던 방법이다. 자칫하면 수많은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 있고 실패할 경우 정보사의 피해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