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입법부 장악한 '박의 남자' 강창희 국회의장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6.06 11: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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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부 수장이 '박근혜 킹메이커' 노릇 한다고?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제19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 이변은 없었다. 6선의 강창희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선출 된 것. 비록 친박계 독식논란과 5공 인사라는 비판에 부딪혔지만 국회의장은 다선(多選)과 연장자를 우선으로 한다는 관례를 깨기엔 역부족이었다. 또 강 의장이 새누리당의 취약지역인 충청 출신임을 감안해 대선정국을 앞두고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뼛속까지 친박'이라는 강창희 신임 국회의장이 선출됨으로써 친박계는 명실상부 당권과 입법부까지 완벽하게 장악하게 됐으며, 충청권의 민심도 얻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강창희 새누리당 의원(대전 중구)이 임기 2년의 제19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에 선출됐다. 대전 중구가 지역구인 강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선출되면서 헌정사 64년 만에 충청권 국회의장이 처음으로 탄생했다. 그동안 20명의 국회의장이 있었지만 충청권 출신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로 분류되는 그는 당대표, 원내대표, 사무총장에 이어 국회의장까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친박계 독식논란'에 대해 "국회의장은 당적을 이탈해야 하는데 계파가 무슨 의미가 있냐. 다 초월해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충청권 대표 '친박'
5공 출신 '독' 될 수도

하지만 강 의장이 당선된 것에는 친박계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전 출신의 강 의장이 입법부의 수장이 됨으로써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대선에서 충청권 표를 얻는데 한층 수월하다는 논리다.

반면 강 의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5공 출신이라는 점은 오히려 박 전 위원장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박 전 위원장 역시 아직까지도 유신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강 의장은 지난 2009년 발간된 자서전 <열정의 시대>에서 "나의 군생활이나 정치에서 전두환 대통령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소위로 동해안에서 소대장을 하던 시절 나를 청와대 경비임무를 하는 수경사 30대대로 전입시킨 이가 전두환 장군이고, 정치를 시작한 것도 전두환 대통령 밑에서였다. 또한 군대시절 하나회 멤버였다"고 적었다.


그가 내린 5공화국에 대한 평가도 논란거리다. 강 의장은 "5공은 물가를 잡고 기초질서를 바로 세우려는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지금도 '그래도 전두환 때가 낫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충청권 최초 국회의장 선출에 기대감
국민이 공감하는 '열린국회'가 최대 목표

강 의장은 1946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충남대학교 총장을 지낸 강진형 박사, 어머니는 대전 보육대 교수와 걸스카우트 충남연맹장을 지낸 문장희 여사다. 어렸을 때부터 큰 정치지도자를 꿈꾸며, 알렉산더나 나폴레옹 등 군인 출신 정치지도자를 동경했다. 대전 토박이인 그는 대전 대흥초, 대전중, 대전고를 졸업한 후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강 의장은 육군사관학교(제25기)를 나와 11, 12, 14, 15, 16대 국회의원과 초대 과학기술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최근엔 새누리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 전 위원장의 원로자문그룹 '7인회'의 일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7인회는 강 의장을 비롯해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과 김기춘 전 법무장관, 김용갑·현경대 전 의원,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 등이 참여하는 친박 원로 그룹이다.

강 의장은 현재 새누리당 내에서 충청권을 대표하는 친박 인사다. 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열풍이 거셌던 2004년 17대 총선을 계기로 박 전 위원장과 가까워졌다.

당시 강 의장은 뜻을 같이 하는 몇몇 인사들과 함께 박 전 위원장을 당대표로 내세우자고 제안했다. 박 전 위원장이 정중하게 고사하자 강 의장은 "나라가 어려운데 아버지(고 박정희 전 대통령)라면 어떻게 판단했겠느냐"는 말로 설득했고, 박 전 위원장은 마침내 강 의장의 제안을 수락했다.

30여 년 정치인생
강직한 성품 정평


강 의장은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충청권의 압승을 이끌어냈고, 2007년 17대 대선 경선에서는 '박근혜 후보 경선 선거대책본부 고문'을 맡는 등 정치적 고비마다 팔을 걷어붙이고 박 전 위원장을 도왔다.

강 의장은 본래 박 전 위원장이 아닌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 사람이었다. 1983년 11대 국회에 민정당 전국구(현 비례대표)로 정치에 입문한 강 의장은 대전 중구에서 12대(민정당)에 이어 14대 때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1995년 자민련에 입당해 사무총장, 원내총무(현 원내대표) 등 주요 당직을 거쳤다.

16대 대선 때 김대중ㆍ김종필(DJP) 연합으로 정권을 잡은 국민의 정부에서는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1년 자민련이 민주당 의원 3명을 임대받아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려는 움직임에 반발하다 당에서 제명되자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국민들은 6선에 빛나는 강 의장에게 노련한 정국 핸들링을 기대하고 있다. 강 의장은 19대 전반기 국회의장의 과제로 △국가 정체성과 헌법정신 수호 △상식과 순리가 통하는 국회상 정립 △국민이 공감하는 열린 국회 만들기를 제시하며 "여당과 소통하고 야당과 대화하는 ‘여소야대’ 의장, 또 여당과 대화하고 야당과 소통하는 ‘여대야소’ 의장이 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6선 고지까지
절치부심 '2전3기'

아울러 "우문현답,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며 "국민과 한 치도 떨어지지 않는 현장 국회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강 의장의 제19대 총선 승리는 '와신상담'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는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무려 8년간을 원외에서 머물렀다. 17ㆍ18대에 연거푸 낙선하자 주위에선 '강창희의 정치인생도 끝'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고 8년간의 절치부심 끝에 다시 국회에 입성, 6선 고지에 오른 것이다.

무엇보다 젊은 시절 정치에 입문한 강 의장은 그동안 '승승장구'하며 주야장천 오르막길만 걸어왔다. 오히려 지난 8년(17·18대)간의 내리막길을 통해 그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낙선 후 "올라갈 땐 보이지 않았던 꽃이 내리막길에선 보이더라"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밖에서 바라본 국정과 지역 현안은 의원 시절 바라보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는 의미다.

그만큼 지난 8년은 강 의장을 더욱 성장시켰다. 그는 "전국구를 포함한 지난 5번의 의정활동 경험과 오랜 기간 야인생활로 다져진 남다른 각오로 지역을 발전시키고 나라에 큰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5공 인사 비판에 "난 부끄러운 것 없다"
자랑스런 19대 국회만들기 '집중'

충청권에서는 벌써부터 강 의장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충청권의 대표적인 친박 인사인데다 국회수장까지 맡게 된 강 의장이 국회에서 얼마만큼 실력(국비확보 등)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강 의장은 '친박계 독식논란'이 일자 국회의장은 당적이 없다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다가오는 12월19일 18대 대선에서 그가 '박근혜 킹메이커'로서 무언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에 이견을 갖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강 의장은 그동안 공공연히 '정권창출의 선봉에 서서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해왔다. 심지어 강 의장은 제19대 총선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도 "마지막 기회를 주신다면 1년은 박근혜 집권을 위해 뛰고, 남은 3년은 지역을 위해 바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당시 강 의장을 돕기 위해 개소식을 찾은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 또한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인물"이라며 그를 치켜세웠다.


일각에서는 강 의장이 다가오는 대선에서 박 전 위원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기엔 한계가 있는 국회의장직을 선택한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당초 대부분의 정치전문가들은 뼛속까지 친박인 강 의장이 대선을 염두에 두고 국회의장보다는 당권을 선택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했었다. 하지만 평소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말을 되풀이 해온 강 의장이기에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킹메이커' 될까?
친박 독식논란 여전

강 의장의 측근은 "국회의장이나 당대표 모두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박 전 위원장의 대선행보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어떤 역할이라도 맡아 일하겠다는 것이 강 의장 뜻"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강 의장은 직책을 떠나 어떤 식으로든 '킹메이커'로서의 길을 걷게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수많은 현안이 산적해 있는 19대 국회에서 충청권 최초의 국회의장인 그가 어떠한 성과와 발자취를 남길지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강창희 국회의장 프로필>
▲ 대전고등학교 졸
▲ 육군사관학교 졸
▲ 1983 제11대 민정당 국회의원
▲ 1985 제12대 민정당 국회의원
▲ 1992 제14대 무소속 국회의원
▲ 1996 제15대 자민련 국회의원
▲ 1998 제1대 과학기술부 장관
▲ 2000 제16대 자민련 국회의원
▲ 2001 한나라당 입당
▲ 2012 제19대 새누리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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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