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통계> 대학생이 닮고 싶은 부문별 CEO 1위

  • 김지선 loxloxloxl@hotmail.com
  • 등록 2012.05.30 08: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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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잠든 잠재력 '영웅' 보고 깨워라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 힘든 세상.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은 좀 더 좋은 조건과 환경이 갖춰져 있는 직장에 다니기 위해 쉴 틈 없이 자기계발에 힘쓰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가장 힘이 되는 것은 인생의 '롤모델'. 평소 삶의 멘토 또는 동경하는 리더상 등을 정해두고 그들을 닮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영웅'은 과연 어디에, 누가 있을까?

'최고가 되려면 최고를 닮아가라'는 말이 있다. 뭔가를 이루기 위해 구체적인 롤모델을 가지는 것이 자기 성장의 주요 열쇠가 된다는 것. 이 때문에 많은 대학생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들의 모습을 통해 미래의 자기 모습을 그려보는 등의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이 가운데 2012년 대학생들이 닮고 싶은 CEO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선정돼 눈길을 끈다.

작년 이어 올해도?

직업구직사이트 '잡코리아'가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가장 닮고 싶은 CEO 부문별 1위'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부문별로 국내 굵직굵직한 대기업의 리더들이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남녀 대학생 대부분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업의 리더를 동경했고, 지난해에 이어 거듭 1위의 기염을 토한 리더들도 보여 관심을 끌었다.

우선 '제조업 IT계열' 분야 1위는 삼성전자의 최지성 부회장이 34.2%의 최다 득표율을 기록하며 제조업에서 공기업까지 30%대의 지지율을 얻은 유일한 인물로 선정됐다. 삼성전자가 일하고 싶은 기업 1위로도 선정돼 국내 최고의 기업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결과를 보였다.

그 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이었다. 이어 '제조업 비IT계열' 부문에서는 남녀 대학생 모두에게 17.0%의 고른 지지를 받은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이 1위를 차지했다.
이 부문의 설문조사 3위는 성별에 따라 관심있는 분야에서 극명하게 갈리는 재미있는 통계결과가 나왔다. 여학생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를 지지한 반면, 남학생은 김용성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을 지지했다.


비제조업 부문 1위의 영광을 차지한 인물은 김상현 NHN 사장이다. 김 사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변함없이 11.5%의 지지율을 보이며 선두자리를 챙겼다. 그 외 유통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구도를 보이는 하병호 현대백화점 사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각각 3, 4위에 올랐다.

대학생 1천명이 뽑은 '워너비 CEO' 정몽구·최지성
"창의적 마인드 키워나가야 진정한 결실 이룬다"

'금융(은행·지주)권'에서도 작년과 변함없이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이 29.8%의 지지율을 보이며 연이어 1위 자리를 지켰고,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8.7%의 지지율을 획득해 2위 자리에 앉았다. 어 회장은 고려대 총장 시절부터 '모범적인 CEO 총장'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일찌감치 그 업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카드·증권계열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6위(7.0%)에 머물렀던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이용실적 70조8092억원을 기록하고 SNS를 통한 젊은 고객과의 소통하는 등의 열정을 보이며 1위(18.4%)로 껑충 뛰었다. 삼성증권의 김석 사장(15.6%), 최지훈 삼성카드 사장(10.2%),김창수 삼성화재 사장(7.1%)은 나란히 2, 3, 4위를 차지하며 삼성가의 파워를 다시 한 번 실감케 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7.0%의 지지로 5위에 올랐다. 

이어 '코스닥 상장기업' 부문은 스타강사 출신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이 단독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지난 2000년 메가스터디를 세우고 온라인 교육업계의 선두주자로 활약한 바 있다. 대학생들은 “대학 입시 때 손 회장의 특유의 친근감을 내세운 직·간접적인 교육경영방식이 일률적 공교육에 지친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돼 이번 조사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에 작년 1위를 차지했던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은 올해 조사에서는 2위에 그치고 말았다.

삼성가의 위력


'공기업 부문'은 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1위부터 3위까지 지난해와 다를 바가 없었던 것.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14.9%로 부동의 1위를 차지했고  김중겸 한국전력공사 사장(10.6%),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10.1%)이 각각 2, 3위를 내주지 않고 꿋꿋이 제 자리를 지켰다.

이렇게 혀를 내두를만한 국내 기업의 리더들은 그들만의 창의적인 경영전략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천해 세계시장을 아우를 수 있는 지금의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 하지만 그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지금의 청년들과 같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남들은 모르는 자신만의 열정과 노력이 숨겨져 있다.

기득권 세대들은 어려운 현실에 놓인 청년들을 향해 "국가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이 경기침체와 취업률 난조로 인해 자신의 위치를 불안정해하고 무엇이든 쉽게 포기하며 창의적인 직업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길로만 가려한다. 남들과 똑같은 방법으로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에 독창적인 플랜을 짜서 그 점을 주요로 키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염려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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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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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