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조계종 승려들의 끝없는 진흙탕 폭로전 전말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5.21 15: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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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간 오시려던 부처님도 안 오시겠네~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부처님 오신 날을 불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스님들의 도박 동영상으로 시작된 폭로전이 멈출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조계종에서 제적당한 성호스님이 승려들의 억대 도박사건에 이어 명진스님과 자승스님 등 조계종 고위층의 '룸살롱 성매매'까지 추가 폭로하자 조계종도 성호스님을 명혜훼손으로 고소한데 이어, 성호스님이 '성폭행 사건'에 연루됐음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자승스님은 지난 15일부터 참회의 뜻으로 100일 동안 108배에 들어가고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도 도박스님들을 대신해 용서를 구했지만 한국 불교계의 이번 볼썽사나운 진흙탕 싸움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스님 억대 밤샘 도박'을 최초로 폭로한 성호스님은 지난 15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조계종 고위직 스님들의 룸살롱 출입과 성매수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성호스님은 이날 방송에서 "명진스님하고 자승스님은 과거 강남 신밧드, 소위 풀코스 룸살롱에 가서성 매수한 사실이 있다. 그 일로 조계사 앞에서 석 달 넘게 1인 시위를 했다"며 "명진스님은 자기만큼은 (성매수를) 한 적이 없다. 좀 빼달라고 해서 빼드렸다. 총무원장 스님은 한마디가 없다"고 주장했다.

'스님 억대 밤샘 도박'
조계종의 이상한 변명

'신밧드 룸살롱 사건'은 지난 2001년 2월 조계종의 국회 격인 중앙종회의 당시 부의장이던 명진스님, 종회의원이었던 자승 현 총무원장 등이 봉은사 주지였던 A스님 등과 함께 강남 신사동 룸살롱인 신밧드에서 같은 숫자의 여종업원을 앉혀놓고 외국산 양주를 마신 사건이다.

그는 또 "자승스님이 (2009년) 총무원장 출마 전에 처자식을 숨겨둔 은처승이고 승랍(승려로 살아온 햇수)을 3년 도둑질한 도둑놈이라는 괴문건이 나돈 적이 있는데 (총무원에서) 내가 뒤에서 만들고 시켰다고 집단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현직 조계종을 대표하는 원로원 중에 숨겨둔 부인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결혼한 호적을 가진 분도 있다"며 "호적에도 그런데 현실적으로 숨겨놓은 마누라가 있는 게 어는 정도 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계종 스님들과 신도들은 (결혼한 스님이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면서 "(그래서) 도박은 그냥 별거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 '다반사인데 뭘 저걸 가지고 성호스님이 추잡스럽게 저러느냐' 이렇게 종단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승려 도박에 대해서는 "일반인은 충격적이겠지만 종회의원이나 계파별 모임이 있으면 액수도 더 크다. 언론에 나오지 않았을 뿐 외국에 나가서 필리핀, 마카오, 라스베이거스 등지에서 몇 백억 잃은 스님도 있다"며 도박이 이미 일부 승려들 사이에 퍼져 있다는 주장을 했다.

이날 성호스님은 검찰조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이 서울 강남의 신밧드 룸살롱에서 300만 원을 주고 술을 마시고 성매수까지 했다"며 "신밧드는 접대부만 150명으로 술 먹고 2차까지 다 한 세트로 한다. 자승스님은 술을 잘 못 마시는데 왜 이곳에 단골로 갔겠느냐. 이 술집은 2차 안 나가는 사람은 받아주지도 않는다. 오직 '오입'이 목적인 사람만 가는 곳에 승복을 입고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호스님 '룸살롱 성매수' '숨겨둔 부인' 추가 폭로
조계종 전격 대응 "성호스님, 비구니 성폭행하려 했다"

그는 또 "당시 같은 자리에 있던 원혜스님과 명진스님은 먼저 나가고 자승스님과 지흥스님은 성매매를 한 뒤 나중에 나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어 "성매수는 바아리죄(승단을 떠나야 하는 무거운 죄) 중 첫째인 대음계를 범한 것으로 이들은 승단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며 "나는 송월주 스님의 법제자로서 종단 개혁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밧드는 당시 강남권에서 전문적으로 성매매를 하는 이른바 '풀살롱'이었지만 단속 등으로 수년 전 폐업하고 현재는 다른 사람이 인수해 다른 이름으로 영업하고 있다.

조계종에서도 즉각 사태진화에 나섰다. 조계종 호법부장 정념스님은 성호스님이 출연한 라디오에 지난 16일 출연해 성호스님의 폭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스님들 갔다는 룸살롱
2차 반드시 나가야 했다"

정념스님은 승려들의 도박과 관련 "국민들께 머리 숙여 참회 드린다"며 "있어선 안 될 일들이 일어나 국민들에게 실망을 드려 종단 전체가 참회하고 자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스님들의 은처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도박이 다반사로 이뤄진다는 지적이 있다"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스님들이 5000~6000명인데 놀이문화라는 게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며 "사회에서 말하는 도박이 있고 내기문화가 있고 또 어른들이 나이 드시면 치매에 걸리지 않도록 그걸 하면 좋다고 하더라. 화투 이런 것을. 이런 문화를 한두 사람이 얘기하는 것을 함부로 전체를 매도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전체 판돈이 4~500만원인데 마지막에 나눠 주더라"며 "내기문화 겸 또 어떤 심심풀이로 이런 것을 한 것은 있지만…. 사실은 잘못됐지만"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에 사회자가 "예를 들어 판돈이 500만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열 차례 스무 차례 돌면 곱하기로 되기 때문에 억대로 가게 된다"고 말하자 "그건 도박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고, 내기하는데 무슨 그걸 도박판에 비교를 하냐"고 불편해 했다.

조계종, 성호스님
명예훼손 고소

'룸살롱 성매매' 폭로에 대해서는 "방송 출연에 앞서 사실관계를 확인해봤다"며 "명진스님 말씀이 자승스님은 당시 다른 곳에 있다가 중요한 얘기를 하자고 해서 왔는데, 올 때 운전했던 스님이 있고 또 장소가 적절치 않아서 오랜 시간 머물지 않고 장소를 나가셨다더라"고 전했다.

또 "어제 성매수 얘기가 나왔는데 명진스님 말씀을 빌리자면 그런 일이 전혀 없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조계종은 정념스님의 라디오 출연 이외에도 성호스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성호스님이 '성폭행 사건'에 연루됐음을 주장해 조계종 승려들의 폭로전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15일부터 성호스님을 '스님' 호칭 대신 속명을 사용 '종단 제적자 정한영'으로 지칭하면서 "종단 음해 및 각종 파렴치 행위로 물의를 빚고 있는 정한영의 발언에 대해 그동안 직접 대응을 자제해 왔으나 각종 허위사실을 언론에 남발해 종단을 음해하고 있기에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대응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총무원은 "(성호스님이) 2004년 12월 밤 11시쯤 사찰 내에서 비구니스님을 강제로 성폭행 하려다 비구니스님과 스님의 모친이 저항하자 스님과 모친을 밀어 넘어뜨리고 폭행했다"며 "이 폭행사건 때문에 모친은 6년간 장애를 겪고 투병하다 사망했고 비구니스님은 소장파열로 소장 제거 수술을 받고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찰 돈으로 '링컨 LS'와 '포드 이스케이프' 등 고급 외제차를 구입해 타고 다녔다"며 차량번호를 공개했다.

정념스님 "도박 아닌 내기문화 전체 판돈 4~500만원"
부처님 오신 날 앞두고 이게 무슨 낯부끄러운 짓

또 "2011년 1월 주지직에서 해임된 사찰을 되찾겠다며 직원의 손을 드라이버로 찌르고 사찰 기물을 파손해 폭력사건으로 전주지법에서 공판이 진행 중"이라며 "주지 재직 시절 금당사 문화재 관람료를 횡령해 탕진한 사건에 대해서도 전주지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종무원을 상대로 한 100억원 손배소, 총무원장을 상대로 한 당선무효소, 직무정지가처분, 사문서위조 등 15건의 고소 고발을 벌인자"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성호스님은 "비구니 스님 성폭행 관련 건은 종단의 강요에 의한 조작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외제차는 은사 스님에게 할부로 사드렸고 폭력 건은 정당방위, 횡령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계종 내부와 일부 언론에서는 성호스님 외에 현 조계종 지도부에 불만을 품고 이번 사건을 확대시키고 있는 또 다른 세력으로 명진스님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승려들의 도박사건 자체보다도 이들의 폭로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명진스님의 측근으로 도박 동영상을 유포했다고 지목받은 전 조계종 총무원장 특보 김영국씨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님이 스님답지 않았다는 점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고 문제가 커진 원인인데 그걸 바로 잡을 생각은 하지 않은 채 종권 다툼으로 몰고 가는 것은 위기를 벗어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며 "성호스님도 명진스님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제2, 3의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 대해 "현 총무원장이 진행하는 자성과 쇄신이라는 것도 자성이 우선인데, 의혹과 소문의 당사자들은 침묵만 지키기보다 해명을 해야 한다"며 "도박 얘기가 나온 게 어제 오늘이 아닌데 증거가 없다고 말하기보다 성직자에게 그런 의혹이 나온 것 자체를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고 밝혔다.

룸살롱 출입 건에 대해서는 "이미 사건 당시 명진스님도 출입 사실을 인정하고 모든 공직에서 사퇴했다"며 "함께 간 자승 총무원장은 일언반구도 없는데 해명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는 성호스님을 상대로 동영상 입수 경위를 포함해 고발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성호스님의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도박에 가담한 승려 8명도 차례로 소환할 방침이어서 이번 수사가 불교계 전반의 각종 의혹과 비리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쇄신 노력 불구
파문 가라앉기 힘들 듯

이런 가운데 자승 총무원장을 비롯해 포교원장 등 집행부 50여 명은 이번 파문에 대한 참회의 뜻으로 108배 참회 정진을 시작했다. 자승스님은 또 기획실장에 법미스님, 사회부장에 법광스님, 호법부장 서리에 정념스님을 임명하는 등 후속인사도 단행하며 적극 쇄신에 나섰다.

하지만 이런 쇄신 노력에도 이번 사건은 잇따른 추가 폭로 및 추문으로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세속에서도 지탄받을 밤샘 도박과 음주도 부끄럽고 그걸 몰래카메라로 촬영해 폭로하고 하는 것도 비불교적 행위"라며 "출가자가 본분을 잊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다. 부처님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셨지만 우리에겐 부처님 법이 있느니 불법의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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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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