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6주년특집>여야 원내사령탑 특별대담-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5.25 16: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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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친이·친박은 없다…화합으로 정권 재창출할 것”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19대 국회 개원과 대통령선거를 앞둔 중요한 시점, 새누리당의 19대 1기 원내사령탑으로 이한구 의원이 선출됐다. 4선 중진의원으로 ‘정책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원내대표는 정권 재창출이란 지상목표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중책을 맡게 됐다. 따라서 이 원내대표는 본격 대선 정국을 앞두고 총선 주요공약을 입법화하는 데 선봉장으로 나설 예정이다. 그것이 연말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원동력이란 판단 때문이다. 창간 16주년을 맞이한 <일요시사>가 여야의 신임 원내대표를 만나 소신에 찬 정견과 원내 운영전략을 들어봤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정책실장, 정책위부의장을 거쳐 정책위의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역임한 ‘정책통’인 동시에 재무부의 요직과 대우경제연구소 사장 등을 거친 ‘경제전문가’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제부문 ‘씽크탱크’로 잘 알려진 이 원내대표는 경제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소신 있는 발언으로 당은 물론 대통령과도 대립각을 세우기 일쑤였다.

그의 홈페이지에 있는 ‘화재신고는 119, 경제정책은 219(이한구)’라는 문구만 봐도 그가 경제정책에 얼마나 확신에 차 있는지를 익히 알 수 있다.

이 원내대표는 당내의 뿌리 깊은 계파갈등에 대해 “이제 새누리당에 친이니 친박이니 하는 것은 없다”며 “대선과정에서 계속 친이·친박을 운운한다면 정권재창출은 요원하다”고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또한 “대선을 앞두고 원내대표로 선출되었기 때문에 더욱 큰 책임감을 느낀다”는 그는 “새누리당 후보가 반드시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도록 힘을 쏟아 부을 것”라고 정권 재창출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가장 시급하고 큰 과제로 ‘19대 국회 개헌’을 언급하며 “잘 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밝힌 이 원내대표는 “‘상생의 정치’ ‘화합의 정치’를 이뤄내는 원내대표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이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 새누리당의 19대 국회 1기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대선을 앞둔 중요한 시점이라 어깨가 무거울 텐데, 소회와 각오는?
- 4선 의원이 되었고, 당을 위해 모든 역량을 바쳐야 할 때라고 생각해서 원내대표에 출마한 것이다. 우리당 당선자들께서 저를 원내대표로 선택하신 뜻이 대선을 앞둔 시점에 더욱 치밀한 국회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신 것 같다. 우리 국회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운영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지금 국민들이 상당히 어렵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일자리 문제를 가장 우선적인 과제로 삼아나갈 것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는 것은 큰 문제다. 성장이 일어나도 국민 다수의 삶이 어렵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다. 이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또한 우리 사회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 공정 경제, 공정 사회에 대한 국민적인 요구가 높다. 이런 문제들을 다양한 정책으로 하나하나 풀어나갈 것이다.

▲ 여야 간 ‘대화의 정치’를 위해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와 어떻게 공조해 나갈 것인지?
-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정경험이 많으신 분이기 때문에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의 이익을 위해 함께 대화해 나간다면 여야 간 원만하게 국회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또 내가 추구하는 것이 상생의 정치다. 여야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도록 대화하고 협조해 나갈 것이다.

▲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권재창출’이냐 ‘정권 교체’냐에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어떤 역할을 할 예정인지?
- 대선을 앞두고 원내대표로 선출되었기 때문에 더욱 큰 책임감을 느낀다. 새누리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모든 당원의 책무다. 정기국회 기간이 본격적인 대선기간과 겹치기 때문에 국회가 정치공방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우리가 공약하고 국민들과 약속한 정책들을 어떻게 실천해 나갈 것인지에 집중해 나갈 것이다. 차근차근 성실하게 일하는 것이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 황우여 대표 당선으로 ‘황우여-이한구’ 체제가 구축됐다. 호흡을 어떻게 맞춰 나갈 예정인지?
- 황우여 대표는 굉장히 부드러운 리더십을 가진 분이시고, 늘 화합을 강조해 오신 분이시다. 특히 올해는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당내 결속과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시기이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당을 이끌어 가는 만큼 늘 협력하고 소통해서 당이 국민들께 신뢰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 언론파업이 장기화 되고 있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지.
- 언론파업이 장기화 되고 있는 것에 대해 일단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 최근의 언론파업은 언론사마다 사정이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불법파업이고, 정치파업의 성격을 띠고 있다. 언론의 생명은 공정성에 있다. 그런데 언론파업 문제를 정치권이 개입해서 풀어야 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언론사도 기업이기 때문에 노사가 자체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4선의 중진의원, ‘정책통’ ‘경제통’으로 평가 받는 ‘미스터 쓴 소리’
“이제 새누리당에 친이니 친박이니 하는 것은 없다” 당내 화합 강조

▲ 최근 안철수 원장의 정치입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표하면서도 영입론을 펼쳤는데 그 배경과 안 원장을 평가한다면?
- 안철수 원장은 많은 젊은이들의 존경을 받고 있고 본인의 전문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다. 본인의 전문성을 더욱 살려서 전문분야에서 세계적인 인물이 되는 것도 국가를 위해 좋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데 정치에 참여한다면 국가비전과 전략을 밝혀야 한다고 본다. 그런 차원에서 새누리당의 비전과 가치에 뜻을 같이한다면 누구든지 나라발전을 위해 함께 뜻을 모을 수 있다는 뜻이다. 안 원장도 그 중의 한분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젊은층의 여론이 새누리당에 호의적이지 않은데?
- 대부분의 젊은층은 새누리당에 등 돌리고 있다. 사실상 새누리당의 정책이 민주통합당 정책보다 젊은층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정책이 더 많다. 하지만 희한하게 젊은층은 민주당을 더 많이 지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때문에 젊은 계층을 포용할 수 있는 좋은 정책을 많이 만들고 아울러 이러한 정책을 잘 홍보하는데 일조할 생각이다. 그리고 더욱더 소통에 힘쓰고 다방면적인 (정책구상 등)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 “당내 화합을 제1가치로 생각하겠다” “친이·친박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랜 계파 갈등의 골로 쉽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되는데?
- 이제 새누리당 내에 친이니 친박이니 하는 것은 없다. 대선과정에서 아직도 친이·친박을 운운한다면 정권재창출은 요원하다. 국민들 역시 그런 계파갈등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인재를 고루 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능력 위주로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해서 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꼽힌다. ‘대기업 정책’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 일감몰아주기라든지 하도급 문제 등 대기업들이 고쳐야 할 부분이 정말 많다.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바로잡도록 정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하지만 대기업을 공개적으로 공격하거나 기업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나라에도 국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기업에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서 기업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공정한 경제,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기업과 정치권이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 한국경제를 전망해 본다면?
- 그리스가 연정에 실패하면서 또다시 유럽이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상당히 걱정스러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얼마나 안 좋아질 것이냐 하는 것은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의 인위적인 경기부양이 필요한가하는 부분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상황에 따라 정부의 입장도 들어봐야 할 것이다.

▲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과 박영준 전 차관 등 이명박 정권의 실세들이 줄줄이 구속 수감되고 있다. 대통령 측근비리에 대해 입장을 밝힌다면?
- 측근비리 자체를 정치적 공방으로 몰아가는 것보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국민적 의혹을 푸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일각에서 얘기하고 있는 국정조사나 청문회 등은 별로 바람직한 방법이라 할 수 없다. 부정부패나 비리가 있을 때는 검찰이 먼저 수사해서 정확한 사실을 밝혀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것도 부족하다면 특검을 해야 할 것이다.


“당 후보가 대통령 당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모든 당원의 책무”
“최루탄 터트린 막장국회, 상생·화합의 정치 이루는 원내대표 되겠다”

▲ 통합진보당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입장은 어떠한지?

- 최근 통합진보당의 문제들은 진위여부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일단 언론에서 나온 내용을 볼 때 국민들께서 굉장히 실망이 크실 것이다. 정당 내의 비례대표 선출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이기 때문에 당내의 민주적 절차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국회의원은 대의민주주의에서 국민을 대표하여 일하는 헌법기관이다. 그런데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과정이 부정한 방법이었기 때문에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 국회 상임위원회 증설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어 원구성 협상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상임위 증설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는데 타당성을 주장한다면?
- 상임위를 증설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왜냐하면 지금 정치권이 국민들로부터 많은 불신을 받고 있고 그동안 많은 실망도 드렸다. 국회가 일을 제대로 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상임위에서 보다 심도 있는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소위원회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 이 원내대표가 꿈꾸는 원내대표의 모습은.
- 최근 우리 국회는 정쟁의 장이자 여야 대결의 장이었다. 최루탄까지 터트려서 막장국회라는 비난까지 받았다. 국민들께 정말 면목 없고 부끄러운 모습이었다. 원내대표가 여야의 최전선에 서서 싸움을 진두지휘하는 자리로 국민들에게 인식되었는데 이제 그러한 대결구도에서 벗어나 상생의 정치, 화합의 정치를 이뤄내는 원내대표가 되고 싶다. 또한 당 소속 의원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여 의사결정 과정의 민주성 확보에도 역점을 둘 것이다.

▲ 원내대표 재임기간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 원내대표 재임기간이 바로 대통령선거 기간이다. 새누리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어서 정권을 재창출 해 내는 것이 반드시 이루어야 할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덧붙여 제 임기가 내년 5월까지 1년간이다. 따라서 정권을 재창출 하고 난 뒤에 우리 당이 목표하는 공약과 정책들이 법안으로 입안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이한구 신임 원내대표 프로필>


▲ 1945년 경북 경주 출생
▲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경영학과
▲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 미국 KANSAS주립대 경제학 박사
▲ 행정고시 합격 (7회)
▲ 재무부 서기관 (금융제도심의실)
▲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실 서기관 (재무부, 경제기획원 담당)
▲ 재무부 이재국 이재과장, 외환국 외화자금과장
▲ (주)대우경제연구소 사장
▲ 한나라당 경제대책특별위원회 위원
▲ 국회 재정경제위 위원·예산결산특별위 간사
▲ 17대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 17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위원
▲ 한나라당 한.미 FTA 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 국회 투자활성화 및 일자리창출을 위한 특위 위원장
▲ 대통령선거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부위원장
▲ 18대 총선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부위원장
▲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
▲ 18대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 18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 18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 새누리당 원내대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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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이재명호 눈앞 암초들

닻 올린 이재명호 눈앞 암초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서 국민은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3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앞길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지난 3일 치러진 6·3 조기 대선서 이재명 신임 대통령은 득표율 49.42%로 역대 대통령 중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8.34%,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0.98%를 각각 기록했다. 넘지 못한 과반의 벽 잠정 집계된 이번 대선 투표율은 지난 20대 대선보다 2.3%p 높은 79.4%였다. 이는 지난 1997년 투표율 80.7%를 기록한 15대 대선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대선 투표율이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심판하기 위한 국민의 뜨거운 의지”라고 입 모아 말했다. 지난 20대 대선서 양 후보 간의 득표율 차이는 0.7%p이었던 만큼 이번 역시 두 후보 간의 격차가 관전 포인트로 제시됐다. 지난 3일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한국방송협회와 함께 실시한 대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51.7%, 김문수 후보는 39.3%로 두 후보간의 격차는 두 자릿수로 크게 벌어졌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대통령의 과반이 예상됐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자 김 후보가 40%대로 진입한 반면 이 대통령은 50%를 넘지 못했다. 두 사람 간의 격차는 289만표인 8.27%p였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 역시 출구조사 발표 직후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4%만 더 얻어서 55%로 안정 궤도를 유지하면 좋았을 것”이라며 내심 아쉬움을 비쳤다. 민주당은 선거 기간 동안 공을 들인 TK(대구·경북)서도 약세를 보였다. 선거관리위원회 개표 마감 결과 대구서 김 후보가 67.62% 득표한 반면, 이 대통령은 23.22%에 그쳤다. 경북서도 김 후보는 66.87%, 이 대통령은 25.52%로 지난 20대 대선과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초유의 사태인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임에도 격차가 크지 않고 보수 지역서 30% 벽을 넘지 못했다는 한계점이 제시된다. 40% 지지율을 등에 업은 국민의힘과 거대 여당인 민주당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전까지는 민주당이 과반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키면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리는 방식이었지만, ‘찐명’으로 꼽히는 김민석 전 최고위원이 국무총리로 내정된 마당에 더는 국민의힘이 손쓸 방법이 없다. 빗나간 출구조사…TK도 20%대 ‘뚝’ 여대야소 정국 ‘동물 국회’ 재연? 이번 하반기 국회가 역대급 ‘혐오 정치’로 얼룩질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대통령은 거듭 통합을 강조했다. 지난 4일 국회서 열린 취임 선서식서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 통합을 동력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선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 대통합을 위해 대통령 취임 후 첫 오찬 메뉴를 비빔밥으로 준비했다. 우 의장은 “지역과 세대, 계층, 다양한 의견이 모두 대한민국이고, 서로 조화를 이루고 화합하도록 이끄는 통합력이 도약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머뭇거릴 새도 없이 이 대통령은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함께 국정을 운영할 내각 구성도 시급하다. 당분간은 윤석열 전 정부 출신인 각료들과 한 지붕 밑에서 일을 해야 한다. 조기 대선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 또한 정부 출범 76일 만에 전원 ‘문재인의 사람들’로 불리는 국무위원과 국무회의를 진행했다. 이날에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진행했는데, 이때 통일·외교·안보 기조가 다른 박근혜정부 인사가 함께였던 만큼 제대로 된 국정 운영이 어려웠다는 푸념도 들려왔다. 이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새 내각 구성 전까지는 ‘윤석열의 사람들’과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각 부처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을 검증하기 위한 인사청문회 등 절차가 남아 있어 내각 전부를 임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어수선한 여의도 안팎 국무위원 선출을 위한 인사청문회 과정도 험난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이동관·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 박장범 KBS 사장 후보까지 피 튀기는 청문회가 밤낮으로 이어졌다. 공수교대가 이뤄진 이번 청문회서 국민의힘이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을 둘러싼 다섯 건의 재판도 주목된다.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과 대선 정국서 불거진 아들 도박 의혹도 논란이지만, 아직 털어내지 못한 본인의 재판들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파기환송심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1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혐의 1심 ▲불법 대북송금 혐의 1심 ▲위증교사 혐의 항소심 등 총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투표 하루 전날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꼬집으며 “설사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재판이 예정대로 열리고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벌금형 100만원 이상의 판결을 받을 경우, 두 달 안에 대선을 또다시 치러야 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예정된 재판은 오는 18일에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다. 이는 지난달 1일 대법원이 1심의 무죄 판결을 엎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사안이다. 만일 재판부가 예정대로 사건을 처리한다면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유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되는데, 이때 대통령직 유지가 가능한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아울러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다루는 헌법 제84조의 해석 논란도 다시 불붙을 예정이다. 막 내리는 용산 시대 민주당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뒀다. 대선 전부터 민주당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의 구성 요건서 ‘행위’를 삭제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입법 독재’ 프레임을 우려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이 개방한 청와대도 풀어야 할 숙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며 영빈관과 녹지원, 상춘재 등을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하는 만큼 우선은 청와대 수리를 기다리며 용산 대통령실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면 용산으로 가는 게 맞다. 대통령실 이전은 큰 비용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생도 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빨리 청와대를 수리해서 그 (수리) 기간만 (용산에) 있다가 청와대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예비 후보이던 시절에도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 질문에 “상당히 고민이다. (용산 대통령실이) 보안 문제가 매우 심각해 대책이 있어야 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지금 당장 어디 딴 데로 가기가 마땅치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혈세를 들여 미리 준비할 수도 없다. 그래서 보안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일단 용산을 쓰면서 다음 단계로 청와대를 신속하게 보수해 그 길로 들어가는 것이 제일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용산 집무실 환경에 “황당무계하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서 가진 첫 기자회견서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며 “필기도구를 제공해 줄 직원도 없다.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업 공무원 전원을 복귀시켜버린 모양”이라며 “곧바로 다시 원대복귀 명령을 해서 제자리로 복귀시켜야 할 듯싶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보수가 끝나는 대로 이 대통령이 집무실을 옮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파기환송 선거법, 재판부 의지에 달려 청와대 복구, 극우 반격…험난한 여정 대통령 집무실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만큼 보안과 경호 등이 늘 지적 대상이 됐다.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100% 개방된 건 아니기 때문에 빠르게 보안 작업을 거친다면 올해 안에는 (청와대를) 집무실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종합청사 등 제3의 장소에 임시로 집무실을 마련하는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JTBC와의 인터뷰서 “국정 책임자의 불편함 또는 찝찝함 때문에 수백억, 수천억을 날리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잠깐 (용산서) 조심해서 쓰든지 하고 청와대를 최대한 빨리 보수해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나지 않은 극우와의 싸움과 테러 위협도 현재 진행형이다. 계엄 옹호, 탄핵 반대 그리고 부정선거를 주장해 온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자유통일당 중심의 극우 성향 단체는 이번 대선 결과에 불복해 선동을 이어갔다. 광화문서 지지자들과 개표를 기다리던 전 목사는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자 “선거관리위원회에 쳐들어가자” “불법 선거, 부정 투표”라고 소리쳤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역시 부정선거론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어 대선이 끝난 후에도 잡음은 이어지고 있다. 황 전 총리는 용인의 한 사전투표소의 관외 회송용 봉투서 이미 기표된 용지가 나온 사례를 언급하며 “지난 대선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고 문자 그대로 부정선거의 스모킹 건”이라며 “그럼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자의 자작극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관위 시스템이 얼마든지 조작 가능해서 투표 안 한 사람을 한 사람으로 만들고 한 사람을 안 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국가정보원 조사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런 선관위를 도저히 믿을 수 있겠나”라며 “선거가 아니라 사기”라고 말했다. 현실 부정 테러 위협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망상에 불과하다. 갈라치기 정치의 원인”이라고 일축하며 “정치 성향이 맞지 않는 분들께선 지금 시국이 어수선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번 대선은 내란 세력을 심판한 국민의 선택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