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르는 ‘MB씨’들의 대몰락 막전막후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5.14 10:35:52
  • 댓글 0개

끈 닿은 인연 챙기기 급급하더니 결국 말로에는....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이명박 정부의 개국공신인 ‘영포라인’이 몰락하고 있다. 취임 초부터 친인척 측근비리로 시달려 왔던 MB정권의 근간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한 말은 “도둑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말로 바뀌어 MB정권을 조롱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하지만 몰락하는 것은 ‘영포라인’ 뿐만이 아니다. 5000억원에 이르는 불법 대출과 횡령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과 영업정지를 받은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도 이명박 대통령과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 말기 MB맨들의 몰락은 어디까지일지 예측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파이시티 게이트’가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MB정권의 서열 3위로 분류되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4위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구속수감 됨으로써 결국 임기 말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되고 말았다.

이에 앞서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 등 현 정권 들어 실세로 불린 이들이 SLS그룹사건, 저축은행 사건 등으로 줄줄이 구속됐다.

또한 이영호 전 청와대 비서관과 진경락 전 총리실 기획총괄과장까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마치 굴비 엮듯 구치소로 향했다.

지위고하 막론
줄줄이 구속

박영준 전 차관은 민간인 불법사찰의 배후로 알려진 데다 CNK 주가조작 사건에서도 이름이 거명됐다. 또한 SLS그룹 이국철 회장의 로비사건으로도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매번 이리저리 잘 빠져 나갔다.

하지만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을 조사한 검찰의 네 번째 칼날은 피하지 못했다. ‘


영포라인’의 핵심이었던 이상득 의원은 이미 보좌관 비리로 정계를 은퇴했고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도 비리 혐의로 수감된 상황이라 박 전 차관의 추락은 영포라인의 몰락을 확인하는 마침표인 셈이었다.

이들에게 닥친 더 큰 난관은 검찰이 여기서 그치지 않고 수사 강도를 한층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불법 대선자금 등 MB정권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 드러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측근들의 잇따른 구속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입을 굳게 닫고 있다. 지난 2월 취임 4주년 특별기자회견에서 “주변에 비리를 저지른 사람이 있다고 할 때마다, 또 그것이 생길 때마다 가슴이 꽉 막힌다. 화가 날 때도 있다. 국민 여러분께 할 말이 없다”고 입장을 표명한 것이 다였다. 앞으로도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그만큼 심기가 복잡하다는 얘기다.

정권 실세 3(방통대군)-4(왕차관)위 줄줄이 구속 
2군이 5000억인데 정권 실세 1군은 어느 정도?

측근들이 몰락하고 있는 가운데 터진 저축은행 사태도 이 대통령의 심경을 더욱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5000여억 원을 횡령해 해외로 도피하려다 잡힌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5년 전에 이 대통령과 고려대 박물관 문화예술최고위과정(APCA)을 함께 다닌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APCA 출신들은 이 대통령 집권 후 각계각층에서 주요 보직에 중용돼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는 지난 2007년 5월 APCA 1기에 등록했고 당시 김 회장과 부인 하모씨도 같은 과정에 등록해 수업을 받으며 돈독한 인맥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APCA 과정은 부부가 함께 듣는 과정으로 16주 프로그램 진행에 수강료는 700만원 가량이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고려대 교수로 재직할 당시 개설한 APCA는 현재도 진행 중이며, 주중에는 목요일에 한 번 수업을 하고 주말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통령과 김 회장이 APCA 과정을 수강할 때는 이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있던 시점으로 인맥관리 차원으로 등록한 것이 아니었나는 추측도 있다.

특히 APCA에는 이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이 다수 수강했던 것으로 알려져 김 회장은 이 대통령의 측근들과도 인연을 맺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닿는 인맥마다
모두 의혹투성이

APCA에 대해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지난 2008년 9월5일(당시 민주당 의원) 논평을 통해 “APCA 수강생들이 이명박 정부 들어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만큼은 아니더라도 꽤 중용되고 있는 인맥”이라며 “고려대 박물관 APCA는 처음부터 정치인맥을 맺기 위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 지사에 따르면 APCA 출신 중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주요 직책을 맡은 인사들이 수두룩하다. 임충빈 육군참모총장, 김종천 국방부 차관, 조청원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 노영혜 인쇄산업진흥위원 등이 대표적인 APCA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임충빈 육참총장은 APCA 1기 수강생으로, 전해에는 중장에 해당하는 육군사관학교 교장이었으나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대장 진급과 동시에 육군참모총장에 올랐다.

APCA 강좌를 개설할 당시 고려대 박물관장이었던 최광식씨는 그해 3월 차관급에 해당되는 국립중앙박물관장에 임명됐다.

최 지사는 당시 “최 관장의 임명은 1945년 해방과 함께 출발한 국립박물관 역사에 ‘역사학 전공자로서는 첫 수장’이란 기록을 세울 만큼 이례적인 인사로 받아들여졌다”며 “유물학자가 아닌 문헌사학자인 데다 규모면에서 대학 박물관과 비교가 안 되는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직행했기 때문”이라고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밖에 APCA 1기 가운데 주요 재계 인사로는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고려대 교우회장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비롯해 박용만 두산 부회장, 박정원 두산건설 부회장 등이 있다. 또한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과 송필호 중앙일보 사장 등 언론계 인사도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에서는 지난해 미래저축은행이 수천억 적자로 퇴출위기에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김찬경 회장이 동아일보 종편인 <채널A>에 무려 46억원이란 거액을 출자한 배경이 김 회장과 김재호 사장이 APCA를 통해 맺은 인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던지고 있다.

APCA 외에 이 대통령과 이상득 의원이 다니는 소망교회의 금융인 모임인 ‘소금회’도 떠오르고 있다. 소금회는 홍인기 전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96년 창립한 뒤 이명박 정권 내내 경제정책을 쥐락펴락해온 강만수 KDB금융그룹 회장이 중심축이다.

이밖에 장병구 전 수협은행장, 이우철 전 생명보험협회장,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장관 등 쟁쟁한 멤버들로 구성돼 있어 현 정권 내 금융계의 최대 ‘숨은 파워’로 군림해온 모임이다.


소금회에는 솔로몬저축은행의 임석 회장과 김 회장도 소속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 198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 외곽조직인 민주연합청년회 기획국장을 지냈고, 1994년에는 청년 YMCA 회장을 맡았지만 현 정권에서도 버티자 호남 출신 정치인들이 뒤를 봐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터졌을 때도 버텨내자 현 정부의 핵심 관료가 그의 뒤를 봐주며 퇴출을 막고 있다는 소문과, 이상득 의원에게 로비자금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그를 따라다니기도 했다.

소금회가 의혹을 받고 있는 이유이다.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 5년 전 MB와 고려대 APCA 동기생
MB정권 금융계 최대 ‘숨은 파워’, 소망교회 금융인 모임 ‘소금회’ 

두 회장은 개인 대주주가 맨손으로 저축은행을 설립, 잇단 인수·합병으로 사세를 넓힌 만큼 이 과정에서 폭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한 로비가 벌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따라서 임 회장과 김 회장의 정·관계 인맥 및 수사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또한 최 전 위원장의 대선자금 지출 발언은 자칫 정계는 물론 재계까지 한바탕 뒤집어 놓을만한 뇌관으로 여겨져 검찰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장 등 관련자의 계좌추적 범위와 수사결과에 따라 파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정권 실세 두 명의 구속과 저축은행 영업정지 파문이 끝이 아니라는 말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측근 중 2군으로 분류되는 이들이(김찬경·임석 회장) 5000억인데 실세인 1군들은 어느 정도 겠느냐?”면서 “캐다 보면 끝도 없이 나올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꼬리 자르기’ 의혹도
강도 높은 수사 요구

일각에서는 저축은행 사태와 파이시티 게이트가 일종의 꼬리 자르기라는 시각도 있다. ‘털고 갈 것은 털고 가자’는 청와대와 여당의 방침아래 계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혹이다.

그래야만 대선 정국에서 야권이 강력하게 주장할 것으로 보이는 정권 심판론에 물타기를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두 정권 실세를 구속하며 국민들에게 비리척결을 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김대중 정부 때 성장했던 임 회장을 옥죄며 지난 정권에 대한 심판까지 했다는 효과를 노린다는 시나리오다.

따라서 이런 의혹들을 말끔히 해소하기 위해 강도 높은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있으며, 정권실세 서열 1위 이상득 의원에 대한 수사요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임기 말 권력형 게이트로 인한 측근들의 연이은 구속으로 국정동력을 잃어가는 이 대통령은 이제 퇴임 후 자신의 안위도 낙관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고 말았다.

결국 모든 책임은 측근들의 부패와 월권을 잡지 못한 이 대통령에 있다는 시각 또한 지배적이다. 가시밭길 앞에 선 이 대통령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펼쳐질까? 벌써부터 그것이 궁금해진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팬티 추태’ 윤석열 드러누운 노림수

‘팬티 추태’ 윤석열 드러누운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특검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무작정 버티기’에 나섰다. 내란 특검의 조사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불출석하는 것과 더불어 김건희 특검의 소환 조사와 체포 집행에도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다. 이를 두고 ‘법조인으로서 부끄럽다’는 의견과 ‘어차피 실익이 없으니 다른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나온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조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하 김건희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결국 조사하지 못했다. 조사에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거부로 이도저도 못하게 됐다. 드러누운 법꾸라지 김건희 특검팀은 ▲통일교 청탁 의혹 ▲집사 게이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재판 청탁 의혹 ▲공천개입 등 ‘명태균 게이트’ ▲양평고속도로·양평공흥지구 특혜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 여사와 이들 의혹의 직접적인 연관고리를 밝혀내기 위해 ‘키맨’이라 불리는 여러 핵심 피의자들을 불러 조사한 뒤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 당초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달 29일 윤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특검팀의 소환에 불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전반적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를 거론하며 지난달 재구속된 이후 내란 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의 소환 조사에도 줄곧 불응해왔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 재판에도 같은 이유로 3주 연속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법조계 예상대로 윤 전 대통령은 해당 소환 조사에 불응했다. 특검 측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소환 요구 시한인 오전 10시까지 변호인 선임계도 제출하지 않았고 모습도 드러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의 지병인 당뇨가 악화하고 간 수치가 상승하는 등 건강이 나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주치의로부터 실명 위험 소견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상관없이 김건희 특검팀은 언론 공지를 내고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늘 오전 10시에 출석하도록 통보했으나 별다른 설명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며 “내일 오전 10시에 출석하라는 수사협조요청서를 서울구치소장에게 재차 송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차 소환 조사에도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 수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상 이유로 모두 불응 속옷 차림에 부상 주장까지 그러면서 김건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아직 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의 건강과 관련한 어떠한 소식도 전해 들은 바 없다”며 “내란 특검에서 소환했을 때도 건강에 큰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특검팀의 엄포에도 윤 전 대통령은 지난 30일 예정된 2차 소환조사에도 불응했다. 김건희 특검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늘 오전 10시에 출석하도록 통보했으나 별다른 설명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며 “향후 조치에 관하여는 오후 브리핑 때 말씀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결국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달 30일 오후 2시12분경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발부했다.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반드시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게 됐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가 영장 집행을 위해 구치소로 오면 구치소 직원들을 지휘해 영장을 집행하도록 법이 정하고 있다”며 “검사가 지휘하면 따라야 한다. 이는 강제조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현장에 투입된 실무자들이 집행을 거부할 우려도 있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는 세 차례 구치소 강제구인을 시도했으나 구치소 측이 “물리력 행사가 어렵다”고 호소하면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이 내란 관련 혐의로 구속돼 있어 내란 특검은 별도의 체포영장 없이도 강제구인할 수 있다. 실제로 김건희 특검팀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 구인을 2차례나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저항 때문에 중단했다. 이날 오전 8시40분 김건희 특검팀의 문홍주 특검보는 검사와 수사관과 함께 서울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착수했다. 특검팀이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윤 전 대통령을 찾았을 당시 그는 팬티와 메리야스(민소매 속옷 상의)만 입고 수용소 바닥에 누워있었다고 한다. 체포 집행 점입가경 특검팀은 20~30분 간격으로 총 4회에 걸쳐 체포영장 집행에 따를 것을 요구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특검팀이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수차례 말을 끊으면서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한다. 이날 물리력을 동원한 강제 집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게 2시간여 동안의 대치는 빈손으로 끝났다. 당초 문 특검보가 서울구치소를 직접 방문해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건 교도관을 지휘해 어떻게든 조사실로 데려오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속옷 차림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에 대해 “옷을 다 갖춰 입지 않은 상태에서 물리적인 접촉을 하면 강하게 대응할 것이 예상돼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인을 위해선 옷을 입도록 해야 하는데 강제로 옷을 입히는 과정에선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오 특검보는 “피의자(윤 전 대통령)에게 다음번엔 물리력 행사를 포함해 체포를 집행할 것임을 고지했다”며 “피의자는 평소 법과 원칙 및 공정과 상식을 강조해왔다. 전직 검사·검찰총장·대통령으로서 특검의 법 집행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체포영장 집행이 중지된 지 1시간 만에 변호인단을 접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접견 이후 변호인단은 “4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 협소한 공간에서의 수용자 복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설명하며 논평하는 건 인신 모욕”이라며 “윤 전 대통령은 심장혈관 및 경동맥 협착의 문제, 자율신경계 손상으로 인한 체온조절 장애까지 우려돼 수사와 재판에 응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김건희 특검팀은 체포영장 만료 시일인 지난 7일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저항으로 또다시 불발됐다. 이날 체포영장 집행 시도는 서울구치소 기동순찰팀(CRPT) 요원을 포함한 교도관 10여 명이 윤 전 대통령을 붙잡고 끌어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물리력을 동원한 2차 체포 집행으로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특검팀은 또다시 갈등을 빚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체포영장 재집행을 앞두고 이날 오전 9시에 변호인 접견을 신청했다. 특검팀은 이보다 이른 오전 7시50분쯤 서울구치소에 도착했고, 윤 전 대통령 측 김홍일·배보윤·송진호 변호사도 오전 8시를 약간 넘은 시각 구치소에 도착했다. 특검 측과 변호인단은 오전 8시쯤 사랑방(휴게공간)에서 마주쳤고, 변호인단은 특검 측에 동행을 요구했으나 특검 측이 거절했다고 한다. 버티는 이유가⋯ 김건희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이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측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는 “오전 8시20분쯤 특검 측과 교도관들이 윤 전 대통령 측에 ‘이야기 좀 하자’고 요청했고, 윤 전 대통령은 ‘변호사를 불러준다면 가겠다’며 응했다”고 전했다. 이에 수의를 입은 윤 전 대통령이 면담을 위해 별도 건물에 있는 출정과장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특검 측이 주차돼 있던 차에 윤 전 대통령을 태우려 했다는 게 변호인단 주장이다. 윤 전 대통령 측 반발로 양측은 출정과장실에서 마주앉았다고 한다. 변호인단은 “특검 측이 윤 전 대통령의 팔짱을 끼고 데려가려 하고, 이에 실패하자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아있던 윤 전 대통령의 팔과 다리를 잡은 채 의자를 밀어서 데리고 가려 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과 문홍주 특검보 사이 통화가 이뤄졌다고도 전했다. 문 특검보는 “자발적으로 오실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고, 윤 전 대통령은 “불법에는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변호인단은 양측이 대치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바닥에 떨어졌다고도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의자가 확 빠지며 윤 전 대통령이 땅에 철썩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허리를 의자 다리에 부딪혔고 팔을 너무 세게 잡아당겨서 ‘팔이 빠질 것 같다, 제발 좀 놔달라’고 해서 강제력에서 겨우 벗어났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물리력을 행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체포영장 집행을 했으나, 피의자의 완강한 거부로 부상 등의 우려가 있다는 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오전 9시40분 집행을 중단했다”고 공지했다. 강제 집행 이후에도 김건희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측의 갈등은 멈추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 관계자 고발을 예고했다. 변호인단은 “형사적으로 강요죄이며 그 자체로 가혹행위”라며 “변호인들은 수차례 걸쳐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하더라도 물리력과 강제력을 행사해서 인치하는 건 불법이라고 주장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리 검토를 마친 뒤 집행에 참여한 사람들을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오 특검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영장을 피의자가 수감된 상황까지 고려해서 집행한 상황”이라며 “적법하게 영장을 집행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오늘 변호인이 출입할 수 없는 곳에 변호인 들어와 있어 그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만료 기한인 7일에도 윤 전 대통령을 체포하지 못하자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하기 바밨고, 법조계에서는 조사가 성립되더라도 혐의를 부인할테니 다른 키맨 수사에 몰두해 확실한 증거를 잡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한 만료까지 강제 구인 못해 “어차피 진술거부권 행사할 듯”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전현희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된 것을 두고 “특검은 물러서지 말라”고 촉구했다. 전 최고위원은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속옷 저항으로 버티던 윤석열의 완강한 거부에 이어 부상 우려가 있다며 또다시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최고위원은 “국민에 총칼을 겨눴던 자에게 부상 우려가 웬 말인가”라며 “윤석열은 대한민국 공권력이 그리 만만한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당장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고 특검에 출두하라”며 “국민과 법을 기만하는 자에게 한 치의 관용도 베풀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검찰총장을 지낸 전직 대통령이 속옷 차림으로 누워서 버티고, 특검의 체포영장에 불응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국민이 뭘 배우겠나”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 개인의 인격 수준이나 이런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수준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2017년 박근혜 국정농단 특검에 소속됐던 한 변호사는 “체포영장 집행 기간이 7일까지지만, 이미 집행에는 착수한 것이고 그 이후 중지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며 “또한 국정농단 특검 당시에도 최순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받아 강제 구인도 쉽지 않았지만 체포영장을 다시 받아서 결국에 강제 구인에 성공했다. 이를 제일 잘 아는 것은 당시 수사 팀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김건희 특검팀이 강제구인에 성공하더라도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을) 사무실까지 끌고 올 수 있어도 진술을 거부하는 것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며 “과거와 같이 조서에 날인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진술을 안 하거나 거짓말을 할 거라 꼭 조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주변인 조사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규 형사전문 변호사도 “재판도 안 나오는 사람을 강제로 끌고 간다고 입을 열진 않을 것”이라며 “인권 측면에서 보더라도 조사받기 싫다는 사람을 수사기관에 강제로 데려간다는 것 자체가 좋은 선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한편 김건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2차 체포 집행이 진행되는 날에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김 여사에게 적용된 혐의는 3가지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