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추적>레즈비언들의 ‘사랑방정식’ 집중탐구

“여자끼리라고 원나잇 하지 말란 법 있나요~?”

[일요시사=헤이맨라이프 서  준] ‘소수자의 사랑’이 있다. 말 그대로 그들의 사랑은 ‘소수’이다.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게이’, 여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레즈비언’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은 일반인들과 차이 없는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성 취향을 비롯, 이성보다는 동성을 선호한다. 그들 사이에서도 서로 만나고 헤어지고 느끼는 방식은 일반인과 비슷하다. 클럽에서 만나 부킹을 하고 원나잇 스탠드를 하며 싸우고 울고 헤어지기도 한다. 일반인들이 볼 때 ‘도대체 무슨 짓이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들에게는 이성의 관계랑 똑같이 중요하다.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들, 남편이 있지만 몰래 여자를 만나는 여자들, 그리고 여자끼리 원나잇 스탠드를 즐기는 여자들. 그 레즈비언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보자.

20대 중반의 김모양은 ‘애인’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뒷조사를 해봤더니 애인은 이미 결혼을 한 사람이었다. 자신과의 관계는 말 그대로 불륜이었던 것. 그러나 그 애인은 남자가 아니다. 결혼을 한 평범한 가정주부 이모씨였다. 이렇게 둘은 여자지만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됐고 그 후 ‘불륜’ 관계를 맺게 됐다고 한다.

여성전용 찜질방
‘레즈비언 집합소’

“그렇게 자상하고 편했던 언니에게 남편이 있었다는 사실은 상상을 하지 못했다. 내가 겪는 마음의 상처는 몹시 깊다. 그렇게 언니를 사랑한 것이 지금은 후회된다. 내가 그 사실을 알고 추궁을 했지만 언니는 ‘이혼한다’는 말만 반복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이혼은커녕 남편과 싸움 한번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결국에는 내가 지칠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기다리기에는 나의 상처가 점점 깊어져갔기 때문이다.”

물론 ‘언니’는 김양을 설득하려 하기도 했다. 함께 1박2일로 여행을 가기도 하고 값비싼 선물을 하기도 했다. 물론 그때마다 김양의 마음도 조금씩 흔들렸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씨에게 남편이 있다는 사실은 좀처럼 용납이 되지 않았다. 끝내 김양은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했다.

놀라운 사실은 레즈비언들 사이에서도 서로를 ‘뒷조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일단 한번 연결되면 상당히 단단하게 연결되는 사이인 만큼 ‘정이 들기 전에’ 흥신소 같은 곳을 시켜서 애인이 있는지 없는지, 남자와 결혼을 했는지 안했는지를 알아본다는 이야기다.

일반인들의 눈에는 ‘뭘 그런 것까지 하고 사나’란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들에게 ‘레즈비언의 사랑’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사랑보다 더 심각하다. 김양 역시 뒷조사를 통해서 상대가 남편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낸 것이다.


레즈비언도 서로의 애인·결혼 여부 ‘뒷조사’ 해
홍대 여성전용 클럽서 만나 자연스레 원나잇도

그렇다면 김양은 어떻게 레즈비언이 되었을까. 김양과 같이 레즈비언 성향을 가진 여성들은 남성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다. 왠지 거칠고 자신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을 성적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김양의 레즈비언 성향은 중학교 시절부터 나왔다. 그때는 크게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오로지 여성에게만 관심이 있다는 것은 그녀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결국 김양은 그런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레즈비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기로 했다. 오히려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힘겨움이 있었기에 그녀는 이번 상처가 더욱 가슴 아프다고 한다.

그렇다면 레즈비언들이 서로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어디에 있을까. 상당수는 홍대에 있는 한 여성전용 클럽이라고 한다. 겉으로만 봐서는 크게 이상할 것도 없다. 찜질방 등은 물론이고 ‘여성 전용’ 업소가 다수 있다는 점에서 홍대 클럽 역시 그저 그런 여성 전용업소로 생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곳은 ‘레즈비언의 집합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 레즈비언 성향이 아닌 사람들이 우연히 찾아오거나 혹은 호기심에 찾아온다고 해도 그녀들은 서로를 금세 알아보기 때문이다. 호기심에 레즈비언 클럽을 한번 가봤다는 최양의 이야기다.

“나 자신은 전혀 레즈비언 성향이 아니다. 멀쩡한 남자친구도 있고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다. 물론 정상적인 성관계도 맺고 있다. 하지만 우연히 친구들과 함께 그곳에 가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일단 그곳에 있는 여성들은 눈빛부터 완전히 틀렸다. 남자들이 여자를 찾을 때의 그런 끈적한 눈빛, 바로 그러한 것들이 확실하게 차이가 났다. 꼭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도 그 정도의 눈빛은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남자가 여자 찾는 듯
끈적한 눈길이 달라


특히 레즈비언 클럽에는 대개 두 가지 차림을 한 여성이 있다. 한명은 머리가 짧고 다소 여성스럽지 않은 모습을 한 여성, 또 하나의 부류는 머리가 길고 일반적인 여성의 모습을 한 여성이다. 이것이 단적으로 그녀들의 ‘성적 취향’을 알려주고 있다는 이야기다.

머리가 짧은 여성은 대개 남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어 섹스를 할 때에도 남성의 역할을 많이 한다고 한다. 특히 남성 취향의 여성은 자신이 만족하기보다는 만족을 시켜주는 쪽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각종 성적 기구도 스스로가 착용한다고 한다. 반면 여성스러운 복장을 한 여성은 자연스레 여성의 역할이다.

이곳에서는 일반 나이트클럽에서 행해지는 ‘원나잇 스탠드’도 당연히 행해지고 있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여성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다가가 합석을 하고 나이를 말하고 전화번호를 교환한다는 것. 물론 자신에게 다가온 여성이 자신의 스타일에 맞지 않을 경우라면 슬며시 대화를 빼며 거절하는 ‘스킬’도 존재한다고 한다.

하지만 일단 서로의 스타일이 마음에 들고 ‘하룻밤’을 하고 싶다는 결론이 나면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특히 남녀 사이가 아니라 여성과 여성 사이이고 특히 레즈비언이라는 공통된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급속히 친밀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둘은 자연스럽게 술을 한잔 한 뒤 인근 모텔로 향하게 된다.

이때 일부 남성 성향을 지닌 여성은 스트랩온 등 각종 기구를 미리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스트랩온이란 남성의 성기 모형을 단 여성 팬티의 일종. 이렇게 하면 남성의 도움 없이도 쾌락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레즈비언들이 선호하는 기구라고 할 수 있다.

남성 역할 만족시켜주는 것 선호…각종 기구도 사용
제복이나 스타킹, 하이힐 등에 쾌감 느끼는 페티시도

심지어 레즈비언들에게도 ‘페티시 성향’이 있다고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남성들에게 급속하게 번져간 페티시가 그녀들에게도 여전히 있다는 얘기다. 제복이나 스타킹, 하이힐에 대한 집착이 성욕으로 번져나가고, 그것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성적 쾌감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 페티시 성향을 가지고 있는 레즈비언은 상대 여성에게 각종 제복이나 남성의 옷을 입히기도 하고 심지어 군인 복장, 남자 간호사 복장이나 백화점 판매원의 복장을 통해서 성적인 쾌락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레즈비언들 사이에서도 일종의 ‘경계령’이 내렸다. 다름 아닌 김양과 같은 경우의 ‘불륜 레즈비언’이다. 겉으로는 정상적인 가정이 있으면서도 남편 몰래 여자를 사귀는 것이다.

사실 남편들은 아내가 남자도 아닌 여자를 만난다는 점에서 특별히 불륜을 의심하거나 혹은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아내가 레즈비언일 것이라는 ‘상상초월’한 일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불륜 레즈비언’
이반들 경계대상

따라서 ‘레즈비언 아내’들은 이렇듯 불륜의 눈초리에서 보다 자유롭게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녀들과 관계를 맺는 여성들은 상대에게 남편이 있는지 없는지 쉽게 알아차릴 수 없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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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진통 끝에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정해졌지만 여전히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다. 그럼에도 “이재명은 싫고 국민의힘은 영 못 미덥다”는 한숨 섞인 푸념이 나온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은 갈 곳 잃은 보수 지지층의 마음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TK(대구·경북)를 대상으로 표심 구애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을 주장하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빨간색이면 어떻고, 노란색이면 어떻고, 파란색이면 어떻냐?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한번 만들어보는 것이 진정 행복 아니겠느냐”고 외쳤다. 중도 확장 큰 그림 민주당의 보수 끌어안기 전략은 대선 정국 이전부터 이뤄졌다.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서 흑묘백묘론을 꺼내면서 본격적으로 외연 확장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은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라는 뜻의 실용주의 철학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지도자 덩샤오핑이 사용한 속담이다. 기본소득을 강조해 왔던 이 후보는 이 자리서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며 “탈이념·탈진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이라고 주장했다. 공정과 성장을 앞세운 이 후보는 “새로운 성장 발전의 공간을 만들어 성장의 기회도, 결과도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이야말로 실현 가능한 양극화 완화와 지속 성장의 길”이라며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기업의 성장발전이 곧 국가 경제의 발전”이라고 밝혔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시대로의 전환과 주식시장을 선진화하는 등 경제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으로 탄핵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던 때다. 줄탄핵으로 강경 노선을 유지했던 민주당이 성장을 키워드로 내걸면서 비상계엄 이후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타개해 기존 지지층은 물론 중도와 보수 표심을 아우르기 위함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기본주택과 국토보유세를 사실상 철회하고 첨단산업 지원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경제 우클릭을 시도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줄도 믿을 수 없다”는 국민의힘의 맹비난이 이어졌지만 이 후보는 “민주당은 원래 경제 중심 정당”이라며 “경제와 성장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바로 국민의힘”이라고 받아쳤다. “코스피지수는 2600대로 겨우 턱걸이를 했는데 민주당이 집권하면 3000대를 찍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념이 밥 먹여주나” 노선 틀어 중도 보수 겨냥한 ‘흑묘백묘론’ 지난 2월에는 “민주당은 중도보수”라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우클릭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 후보는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반도체 특별법에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조항’을 넣으려다 철회한 일을 언급하며 “왼쪽에서는 진보의 가치를 버린 핵심 사례로 오해하고, 오른쪽에선 (오른쪽으로) 온다는데 가짜라고 해 쌍방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우클릭을 한다는데, 우클릭 안 했다. 민주당은 사실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며 “원래 우리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극우 세력이 강하게 결집했고,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여기에 끌려다니는 모양이 연출되자 빈집이 된 중도보수 영역까지 민주당이 발을 넓힌 것이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에게 도전장을 내민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는 자신의 SNS에 ‘중도우파 이재명? 그는 지금 ‘국민 클릭’을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후보는 기본소득을 말하면서도 시장 중심의 혁신 생태계를 끊임없이 강조해 왔다. 성남시장 시절, 판교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바꾸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고민했다”며 “출정식 직후 곧장 판교로 향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 엔진을 가장 먼저 클릭했다”고 설명했다. 4월,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되자 이 후보는 본격적으로 보수 인사 영입에 속도를 냈다. 한 야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흑묘백묘론이 전략이었다면 지금 민주당에는 현실”이라며 “조기 대선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넓은 전선으로 뻗어나가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 보수 논객들을 만나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지붕 밑 다 모였다 정 전 주필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정규재TV’를 통해 “(이 후보가) ‘새 정부는 좀 넓게 인재를 구해야겠다.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 업계 출신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민주당 내 극좌는 없다고 자신한다. 지난해 4·10 총선서 경선을 통해 극좌는 대부분 탈락했고, 탈락하지 않은 7명은 공천을 통해 교체했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이념 타령하겠나. 여기서 더 분열하면 안 된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출범한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했다. 그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이회창 총재의 참모로 활동한 보수 원로로 꼽힌다.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거나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민주당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서 “지난 3년에 걸친 윤석열정부의 국정 실패와 부조리·비정상적 행태에 대한 심판과 쇄신의 각오 속에서 미래를 다짐하는 선거를 해야 한다” “윤정부 3년 동안 국정 운영이 망가지는 것을 보며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합리적 보수 성향의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권오을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 최고위원을 지낸 친유승민계 의원이다. 권 전 사무총장은 민주당 입당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의 실용 정치가 국가 위상과 침체된 경제회복, 복지국가 실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정부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서 활동한 이인기 전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대선을 3주 앞둔 지난 13일에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지지자 일부가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과거 비명(비 이재명)계로 분류됐거나 한때 라이벌이었던 인물을 두루 영입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측근인 고영인 전 의원은 캠프 직속위원회인 ‘모두의 나라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총괄선대위원장단에 임명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와 겨뤘던 김두관 전 의원은 ‘지방분권 혁신위원’을 맡았다. 이 밖에도 문재인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평화 번영 위원회’를, 비명계 박용진 전 의원은 ‘사람 사는 세상 국민화합위원회’를 담당한다. 보수 심장 파랗게∼ 외연 확장 효과를 기대하는 반면, 민주당의 정체성이 흐려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여러 차례 탄핵을 입에 올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중도층의 역풍을 걱정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중도만 집중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변화가 있어야 혁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빛의 혁명’을 상징하는 서울 광화문서 출정식을 연 이 후보는 “이제부터 진보와 보수의 문제는 없고 오로지 국민의 문제만 있다”며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대립을 넘어 실용으로 나아갈 시간이다. 낮은 자세로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 후보는 정장 자켓을 벗고 파란색 바탕에 빨간색을 포인트를 준 운동화와 선거 운동복을 건네받았다. 선거 포스터와 현수막서도 빨간색 포인트를 찾아볼 수 있었다. 김영호 선대위 홍보본부장은 “태극 문양을 모티브로 민주당의 고유색인 청색과 보수의 적색을 함께 사용해 국민 통합의 의미를 담았다”며 “‘대한민국 상승’의 의미로 빨간색 삼각형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출정식 이튿날인 지난 13일 민주당은 ‘보수의 텃밭’ 내지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를 찾았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이 후보는 대구서 21.6%, 경북서 23.8%로 가장 낮은 득표율을 보였다. 심기일전으로 재도전에 나선 이 후보가 이번에는 보수 인사를 등에 업고 선전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경북 구미역 광장을 시작으로 대구와 경북 포항, 울산을 돌며 집중 유세를 벌인 이 후보는 자신을 ‘유능한 도구’에 빗대 연설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구미에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젊은 시절 박 전 대통령을 사법 살인하고, 고문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안 하고 민주적 과정으로 집권했다면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어 모두가 칭송하지 않았겠느냐. 그 역시 지난 일이고 유능하고 국가와 국민에게 충직한 일꾼을 뽑으면 세상이 개벽할 정도로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 코앞인데 여전히 손발 안 맞는 국힘 낮아진 TK·PK 벽…‘보수 심장’ 격전지로 그러면서 “좌측이든 우측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무슨 상관이 있나”라며 “진영이나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떤가”라고 호소했다. 울산서는 “유능하고 준비돼있으니 한번 맡겨봐 달라.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도구라면 여러분의 판단 기준으로 선택해야지, 다른 이유로 배제할 이유가 없다”며 “신상도 있으니 한번 써봐라. 지난 3년 동안 성능 개량 많이 했다”고 말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14일에는 역시나 당 약세 지역으로 꼽히는 PK를 찾았다.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배로 일정을 시작한 이 후보는 “우리의 목표는 압도적 승리가 아니라 반드시 승리”라며 “낙관적 전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은 아주 박빙의 승부를 하게 될 거라는 게 저희의 예상”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한 표라도 반드시 이기기 위해서 죽을 힘을 다하고 있다. 절박한 심정으로 세 표가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며 “국가의 운명이 달린 선거인 만큼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산 서면서는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라며 “이 위기는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군사 쿠데타 세력의 책임이다. 친위 쿠데타 때문에 경제가 완전히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을 겨냥해서는 “보수 정당이 맞냐, 민주 정당이 맞냐. 이제 그 당도 변화하든지 퇴출당하든지 선택해야 한다”며 “군사 쿠데타를 백배사죄하고 군사 쿠데타 수괴 윤석열을 즉각 제명해야 대한민국 헌법 테두리 안에 있는 보수 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럴 기미가 전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날 이 후보는 부산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점을 거론하며 “이곳 부산은 민주주의 성지 아닌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민주투사 김영삼의 정치적 고향이 맞나”라며 “이번에도 확실하게 (국민의힘을) 심판해달라”고 강조했다. 차기 선거 바로미터? 민주당이 보수 텃밭을 누비는 와중에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윤석열 족쇄’에 발목 잡힌 모양새다. 아직 가시지 않은 후보 교체 여진에 윤 전 대통령의 탈당까지, 대선이 한 달여도 남지 않았지만 선거 공약보다는 윤석열 세 글자가 더욱 눈에 띈다. 민주당이 중도보수까지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앞으로 치러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조기 대선은 단순한 승패를 떠나 지역별 투표율의 소수점까지 눈여겨봐야 하는 선거가 됐다. 내년 6월에 치러질 예정인 지방선거는 이번 조기 대선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에게 간 홍준표 지지자, 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자 모임인 ‘홍사모(홍준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의 단체는 “국민의힘은 더 이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수 정당이라는 자격이 없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신영길 홍사모 중앙대표는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경선 과정서 불거진 단일화 파행에 대해 “보수 정당을 지지해 온 수많은 유권자들의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명태균 특검법’을 의식해 먼저 선수를 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명태균 특검법 상정은 불가피한데, 이 과정서 홍 전 시장에게 불똥이 튈 것을 미리 방지했다는 해석이다. 한편, 홍사모 등의 결정이 홍 전 시장의 의중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