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나꼼수> 아지트 ‘벙커1’에 가봤더니…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5.02 12:12:14
  • 댓글 0개

청와대에 벙커 있는 너만 잘났냐? 대학로에 벙커 있는 나도 잘났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대한민국에 새로운 트렌드 바람이 일고 있다.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가 이 땅의 젊은이들을 사로잡으면서 미디어의 영향력과 함께 빠른 템포로 번지고 있는 것.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는 <나꼼수>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고자 서울 한복판에 들어선 <나꼼수>의 오프라인 카페 벙커1(BUNKER1)을 찾았다. 커피숍인 동시에 <딴지일보>의 본거지이자 <나꼼수> 멤버들의 작업장인 이곳은 새로운 문화 경험에 목마른 사람들을 제 앞으로 끌어 모으고 있다. <나꼼수>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미 입소문이 난 알권리의 성지, 벙커1의 모든 것을 살펴봤다.

“한동안 <나꼼수> 듣는 낙에 살았는데 요즘은 정기적으로 업데이트가 안 되다보니 살짝 시들해졌죠. 그러나 늘 우발적인 이벤트가 많은 분들이라 항상 기대됩니다. 그리고 그런 기대에 저버리지 않고 역시나 일을 내셨군요. <나꼼수> 카페가 곧 생긴다는 말은 많았는데 이렇게 정말 생길 줄은! 너무 늦으면 ‘벙커1’에서 커피 10억 잔 매출이 일어나 종편(종합편성채널)을 인수한 후가 될까봐 서둘러 방문했습니다.” (<나꼼수>의 열혈 팬인 회사원 이정규씨)

벙커1 ‘성지순례’
깨알 같은 재미 가득

따스한 봄 햇살이 내리쬐던 지난 4월 24일, 벙커1 방문을 위해 청춘의 거리 대학로로 향했다. 마로니에 공원과 방송통신대학교 사잇길을 지나 첫 골목인 동숭길을 10분정도 걸었을까, 멀리 정미소 간판이 보인다.

<나꼼수> 멤버(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주진우 <시사In> 기자, 김용민 <나꼼수> PD, 정봉주 전 의원)들이 오프라인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인 카페 벙커1은 이 건물 1층과 지하에 위치해 있다. 4·11 총선 당일 공식 오픈행사를 열어 그 시작을 알렸고 4월19일 부터는 정상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처음 발을 들여놓고 맞이한 벙커1의 1층은 일반 커피숍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큰 테이블과 작은 테이블이 몇 개 놓여있고, 점원들은 커피와 케이크 등을 판다. 하지만 주문하기 위해 카운터에 서자 보이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메뉴’에 웃음이 나왔다.

일부 메뉴는 그동안 <나꼼수> 멤버들이 방송에서 다뤘던 시사적인 이슈들을 패러디했다. 아메리카노는 에리카 김을 풍자해 아‘에리카’노로 카페모카는 ‘가카’모카, 녹차라떼는 ‘녹색성장라떼’, 우유는 ‘주진우’유, 치즈케이크는 ‘비비’케익이라는 이름으로 내걸려 있다. 이는 방문객들에게 깨알 같은 재미를 느끼게 했다.

소통의 메카 ‘벙커1’, 오프라인 독자들을 위해 마련된 공간
도덕적으로 완벽한 메뉴…아에리카노·비비케? 절찬리 판매


기자는 카페 관계자의 “비비케익과 아에리카노 세트메뉴가 가장 반응이 좋다”는 말에 <나꼼수> 멤버들의 얼굴 캐릭터가 담겨있는 비비케익과 아에리카노 세트를 주문했다.

케이크 한 조각 당 멤버 한 명의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데 원하는 멤버의 캐릭터 케이크을 직접 고를 수 있다.

고민 끝에 교도소에서 힘든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이 생각나 일명 봉 도사 케이크를 주문했다.

판매량이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카페 관계자는 “지난주엔 주말까지 총 500개의 비비케익을 들여놨는데 빨리 매진이 되는 바람에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해 벙커1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커피숍과 소통의
유쾌한 어울림

주문한 메뉴를 들고 지하로 내려갔다. 이곳도 벙커1의 공간이다. 계단을 돌아 내려가면 가운데로 테이블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고 한편에선 공사가 한창이었다.

새누리당의 로고를 패러디한 화장실 안내 표시 옆으로 “4대강 파내듯 졸라 공사 중”이라고 써 붙여진 문구가 실소를 자아냈다. 반대편 검은 천으로 둘러싸인 곳에선 목수들이 인테리어 작업을 마무리 짓기 위해 바쁜 손을 움직이고 있다.

화장실을 지나 오른쪽엔 <딴지일보> 직원들의 작업실이 있다. 현재 남산동에 있는 <딴지일보> 사무실이 이곳으로 이사 올 예정이라고 한다.


그 옆에는 방송 녹음 스튜디오가 마련되어 있다. 시민들이 오프라인에서 <나꼼수>가 추구하는 풍자를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녹음장비와 컴퓨터, 마이크 등이 마련돼 있는 이곳에선 조만간 <나꼼수> 녹음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녹음실 스튜디오 앞엔 모래포대가 층층이 쌓여있어 이곳이 진정 벙커임을 짐작케 한다. 또한 <나꼼수> 멤버들이 그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죽을 각오’로 임하고 있다는 비장함도 엿보였다. 녹음실 옆으론 <나꼼수> 작전상황실이 있고, 앞에선 공연장을 만들기 위한 무대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렇듯 벙커1은 아직 미완성인 카페지만 앉을 자리가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혼자서 책을 펴고 공부를 하는가 하면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떠는 20대도 있다.

특히 친구와 함께 벙커1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인증샷을 남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은 지인들에게 사진을 보내고 SNS에 올리며 벙커1의 방문을 자랑스러워 했다.

새 나무의 냄새부터 니스 냄새, 공사현장의 소음까지 있었지만 모두들 전혀 개의치 않고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벙커1의 손님인 이선아(28·간호사)씨는 “그동안 <나꼼수>가 무형의 존재였다면 벙커1은 <나꼼수>에 목말라 하는 많은 팬들에게 유형으로 다가와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아지트로서 분명 꼭 필요한 장소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벙커1이 옛날 프랑스의 카페였던 살롱처럼 일반시민들이 정치적, 시사적 토론을 할 수 있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4대강 파내듯 한창 공사 중’인데도 평일 하루 방문객 250여 명
“일반 시민과 대화 및 토론 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정착되길”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라는 류정완(32·회사원)씨는 “총선당일 오픈행사 때 투표 인증샷을 지참하고 방문했으나, 느지막이 오는 바람에 입장하지 못한 게 아쉬워 또 들르게 됐다”며 “향후 벙커1에 정치적 유력인사들이 편하게 찾아와 일반시민들과 대화 토론을 할 수 있는 장소로 정착되어 바로 이곳이 정치여론의 발상지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벙커1을 찾은 손님의 상당수는 20~30대였지만 간혹 40대 주부나 50대 중년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들은 사는 곳도 다양했다.

서울 강서구, 서초구, 구로구 및 경기도 분당, 수원에 이어 심지어 뉴질랜드, 독일에서 비행기를 타고 건너온 한국 사람들도 있었다. 벙커1 개장을 맞아 일부러 찾아온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카페 관계자는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멤버들의 팬 카페 회원들이기도 하고 호기심에 들러본 사람 등 다양한 것 같다”며 “오픈시간인 11시부터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는 편인데, 평일엔 대략 200~300잔 정도의 커피가 팔리고 주말엔 그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덕분에 살맛 나
F4 “졸라 땡큐”

손님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주진우 기자가 양손에 무언가를 잔뜩 들고 들어왔다. 손님들이 “안녕하세요”라며 반갑게 인사를 했지만 ‘수줍고 철없는 주 기자’라는 별명을 증명이나 하듯 종종 걸음으로 작전상황실로 들어갔다.

잠시 뒤엔 김어준 총수가 나타났다. 김 총수는 주 기자에 반해 한결 여유로워 보였다. 친근한 사람들을 맞이하듯 인사를 남기며 작전상황실로 들어갔다.

얼마 후에는 김용민 PD가 모습을 나타냈다. 김 PD는 한결 수척해진 모습이었지만 “사진을 찍어 달라”는 손님들의 요구에 일일이 웃으며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찍었다.


한 쪽에서 다른 손님들은 <나꼼수> 물품구경이 한창이다. 가까이 가보니 멤버들의 캐릭터가 담겨있는 양말 4종, 반팔티, 오렌지색과 노란색의 후드티, 스마트폰 케이스 등을 팔고 있다.

이렇듯 벙커1은 조금만 둘러봐도 곳곳에서 <나꼼수>의 자취가 묻어났다. 그렇기에 “막상 와보니 별것 없다”는 쓴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저 커피숍이라는 공간과 소통의 만남이 유쾌할 뿐이다.

바깥으로 나와도 <나꼼수>의 영향은 계속 이어진다. 카페 안 팎에서 소소한 난장들을 둘러봤던 장면들, 벙커1을 찾은 손님들의 다양한 생각을 읽은 시간들, 주변을 거닐며 잠시 쉬고 대학로 곳곳의 숨은 문화를 느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그렇게 마음을 가득 채우고 대학로를 벗어나니 어느새 밤이 깊어가고 있다. 문득 벙커1에서 만났던 한 40대 여성의 말이 떠오른다.

“<나꼼수>덕에 분명 세상은 밝아지고 있어! F4(나꼼수 4인방을 이르는 별명), 졸라 땡큐.”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