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진화하는 변태 카페 ‘입던 속옷 판매’ 실태

  • 강의지 yeeji83@ilyosisa.co.kr
  • 등록 2012.03.23 23: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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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얼룩과 농염한 향기 “내가 입던 속옷 사세요”

[일요시사=강의지 기자] 이른바 ‘입던 속옷’ 등을 판매하는 변태카페가 점점 위태로운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속옷에 그치지 않고 소변·대변까지 판매하는 자칭 피아노 전공 여대생이 등장하는가 하면, 어릴수록 대접이 후해 판매자 연령층이 미성년자로까지 낮아지는 추세다. 그들은 카페에 자신의 사이즈와 몸매를 비롯하여 속옷의 착용사진까지 공개하면서 페티시(변태성욕) 남성들의 시선을 유혹한다. 아예 직접 만난 자리에서 속옷을 벗어주겠다는 판매자도 있다. 그야말로 충격적인 세태이다.

속옷에서 체모, 소변·대변까지 팔아…체액 묻어 있으면 ‘더블’
오래 입고 더러울수록, 냄새 날수록 고가에 팔려…만족도 up

“저 얼굴은 상당히 예쁘고요. 절대 후회는 없으실 거예요. 만나서 차 있으면 차에서 직접 벗어서 드리고요. 차 없으면 근처 건물이나 화장실에서, 직접 보시는 앞에서 벗어 드립니다.”

‘입던 속옷’을 판매하는 한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글이다. 지난 1990년대 일본에서 생겨나 한국에 상륙한 이 변태 문화는 진화의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 끝에 최근 ‘중고속옷’ 등이 전문적으로 거래되는 카페나 블로그가 양산됐고 메일을 통한 택배거래에서 카카오톡 아이디를 주고받으며 직접만나 거래 하는 등 방식도 변하고 있다.

입던 여성속옷 파는
변태카페 날로 기승

판매되는 물건의 종류도 늘었다. 단순히 입던 속옷을 넘어 ‘소변’이나 ‘침’ ‘먹다 뱉은 빵’ ‘생리팬티’ 등이 거래되기도 한다. 여성의 소품이나 체취, 특정부위에 집착하는 이른바 ‘페티시 마니아’가 주된 고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포털사이트 등에는 여성들이 입었던 스타킹이나 속옷 등을 판매하는 카페가 수두룩하다. 회원 가입을 남성으로 제한하는 등 암암리에 비정상적으로 영업을 하는 이들 카페 등에는 여성이 실제 입은 모습과 함께 ‘상품’이 나란히 전시돼 있는데, 사진 자체만 봐도 음란물에 가깝다.

아예 남성들을 유혹하기 위해 음란 동영상이나 야설(음란소설)을 올려놓은 사례도 적지 않다.

문제의 인터넷 카페에 판매글을 올린 이는 자신을 20세, 161cm에 45kg이라고 소개했다. 판매하는 물품은 팬티와 브라, 스타킹 등으로 2~5만원 사이였다. 또 그녀는 기본적으로 이틀 이상 입던 것만 판매하며, 하루가 늘어날 때마다 만원씩 추가된다고 공지했다.

그녀는 속옷, 스타킹은 물론 타액과 소변, 영상 등을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타액의 가격은 500㎖ 에 2만원. 원하는 맛으로 제조해준다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였다.

소변의 가격은 이보다 비싼 2만5000원. 타액이나 소변의 경우 본인의 것임을 확인시켜주기 위해 전화 통화나 인증사진, 영상을 동봉해준다고 한다. 판매자는 또 자위영상을 4만원에 판매하고 있었으며 사진은 장당 2000원씩 받고 있었다.

다른 판매자의 글도 눈에 띄었다. 여대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판매자는 만원을 입금해 주면 팬티 안쪽 사진을 찍어서 이메일로 보내주고 있다고 첫 운을 뗐다.

이어 자신들의 신체사이즈를 상세히 소개했다. 키 169cm, 몸무게 54kg, 가슴사이즈 80B컵, 신발사이즈 240 등. 판매자는 속옷은 기본 3일 착용하며 소변을 보고 닦지 않고 입기 때문에 지린내가 좀 독하다고 자랑했다. 

또 팬티와 스타킹 등 더욱 진한 향을 원하시면 하루당 5000원씩 추가되고 팬티에 애액을 묻히면 1만원 추가된다고 말했다. 팬티에 체모와 머리카락은 서비스로 넣어준단다.

또 다른 판매자의 판매목록에는 새로운 것이 눈에 띄었다. ‘스페셜’이 바로 그것. 수소문 끝에 스페셜이 무엇인지 알게 된 후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그 정체는 바로 ‘생리혈이 묻은 속옷’이었던 것.

판매자는 자신의 생리혈이 묻은 생리대와 속옷을 고가에 판매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자주 거래하는 ‘VIP고객’에게는 직거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었다. 구매자를 직접 만나 그 자리에서 입고 있던 속옷을 벗어준다는 것.

또 자신의 소개글을 통해 판매자는 “다른 판매자는 80%가 거짓”이라며 “저랑 한번 거래해보신 분들은 다른 사람들 거 못 산다”고 자신했다. 심지어 그녀는 대변까지도 고가에 판매하고 있었다.

미성년자들의
새로운 투잡?

각각의 판매글에는 무수한 문의 댓글이 달려있고 일부 남성들은 적나라한 이용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수요가 적지 않음을 대변해 주는 셈이다.

한 판매자는 “구매자와 판매자는 서로의 신상에 대해 묻지 않는 게 이 바닥의 불문율”이라면서도 “잘 모르긴 해도 20~30대 샐러리맨들이 주로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판매자들은 중고등학생이 대부분이다. 판매자의 나이가 어릴수록 인기가 높고 비싼 가격에 거래가 된다는 게 그 이유다. 최근에는 여대생 그리고 직장인, 주부들에게까지 새로운 영역의 투잡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쉽게 돈을 벌기 위해 유사성매매업소에 발을 들이는 것보다 중고 속옷을 판매함으로써 남성과 직접 얼굴을 대면하는 위험에서도 벗어나고, 따로 시간을 들여 일할 필요 없이 속옷을 입고 다니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손쉬운 투잡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

페티시 마니아 상대로 판매…여성들의 손쉬운 투잡으로 각광
올해 정보통신법 개정, 변태영업 확산 막을 수 있을지 ‘주목’

이 ‘사업’에 자본금도 거의 필요 없다는 것 역시 강점이다. 값이 저렴한 팬티를 사서 며칠만 입고 있다 팔면 수십 배의 돈이 굴러들어오니 손쉽게 용돈 벌이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수입은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해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었지만 지난 2010년 자신의 체액을 묻힌 속옷 등을 판매하다 경찰에 붙잡힌 20대 여성이 2000여만원의 이득을 챙겼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수익은 그저 용돈벌이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입던 속옷을 판매하는 행위는 죄가 될까. 최근까지는 마땅히 처벌할 구실이 없었다. 실제 지금까지 입던 속옷을 판매하는 것 자체는 죄가 되지 않았고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도 없다.

지난 2008년에 입던 속옷을 판매하기 위해 카페를 만들고 판매의 수단으로 야설 등을 게시하여 정통법 위반으로 입건된 여성들 역시 판매를 위해 음란물을 게재한 혐의만 적용됐다. 당연히 국내에서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가까운 나라 일본에는 오래전부터 ‘부르세라(ブルセラ)숍’이라 부르는 여성 중고속옷 가게가 성행했는데 현재 일본에서는 청소년들의 중고속옷 판매를 금지시키고 있다. 구매나 알선행위 등에 대해서도 처벌을 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일본의 성문화가 우리나라와 비교해 볼 때 개방적이긴 하지만 브르세라숍이 성행하면서 청소년 성매매(원조교제)나 기타 사회적 문제들이 발생하여 법으로 청소년을 상대로 한 중고속옷 거래를 금지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처벌 가능해도
확산 못 막아

이 가운데 우리나라도 올해 정보통신법이 개정되면서 중고속옷 판매 행위에 제동을 걸 수 있게 됐다.

개정된 정통법 가운데 중고속옷 판매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항목은 행위에 공할 목적으로 음란한 물건을 제조, 소지, 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나 우편, 컴퓨터 등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영리를 목적으로 촬영물을 유포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이다.

이처럼 현재 독버섯처럼 퍼져나가고 있던 중고속옷 판매상들을 처벌할 법적 장치는 마련된 상태다. 과연 개정된 법률이 온라인상에서 암암리에 퍼져있는 변태문화의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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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