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잡스처럼 일한다는 것

스티브 잡스처럼 일하고 애플처럼 성공하라!

1980년대 중반, 스티브 잡스는 악화된 실적 부진과 권력 다툼으로 자신이 창립한 애플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와야 했다. 넥스트와 픽사를 통해 보란 듯이 재기한 그가 다시 돌아온 것은 그로부터 10여 년 후. 파산을 눈앞에 둔 애플이 고심 끝에 선택한 카드가 바로 스티브 잡스였던 것이다. 이 책은 그가 애플에 복귀한 해인 1997년 어느 여름날을 기점으로 한다.
12년 넘게 애플을 취재해온 저자 린더 카니는 방대한 기사 자료와 전·현직 애플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스티브 잡스와 애플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한다. 몰락의 길을 걷던 애플이 아이팟, 아이폰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며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하기까지, 스티브 잡스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일했고 어떻게 위기들을 극복해냈을까. 이 책은 그러한 과정들에 대해 아주 생생하고 흥미진진한 기록이 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지치지 않는 완벽주의와 강렬한 카리스마로 유명하다. 또한 통제에 집착하는 괴짜이고 최고의 인재만을 선호하는 엘리트주의자이다. 애플에 복귀해서도 그는 여전히 직원들이 몇 년 동안 고생하며 진행해온 프로젝트를 단번에 뒤집고, 컴퓨터 픽셀 하나하나가 완벽하게 디자인될 때까지 직원들을 닦달한다. 또 항상 단순함을 추구하다보니 중요한 기능 하나 없애는 일쯤은 다반사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독특한 방식으로 회사를 이끄는 이 CEO 덕분에 애플은 1997년 부도 위기를 멋지게 극복했고, 차별화된 제품으로 수많은 마니아들을 확보하면서 사람들에게 선망받는 최고의 기업으로 다시 일어섰다. 이 책에 실린 그의 여러 일화들은 적당히 타협하며 사는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자극제가 될 것이다.
애플의 기업 문화는 잡스로부터 서서히 흘러내려와 조직 전체에 흡수된다. 스티브 잡스는 종종 우주에 흔적을 남기고 싶다고 말하는데, 상당수의 애플 직원들도 애플이 우주에 흔적을 남길 만큼 혁명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충심으로 믿고 있다. 애플이 기술과 트렌드를 이끌며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애플처럼 창립자와 흡사한 회사는 드물다. 스티브 잡스가 복귀할 당시 애플의 CEO였던 길버트 아멜리오는 이렇게 말했다. “애플은 항상 스티브의 가장 좋은 성격과 가장 추한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스티브와 관련해서 화낼 만한 일은 많지만, 내가 애플에 대해서 사랑했던 많은 것들이 그의 성격을 반영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타고난 예술적 재능과 사업수완으로 애플을 이끌고 있는 스티브 잡스는 사업가라기보다 예술가 쪽에 가깝다. 하지만 창의적인 제품을 상업적으로 판매하는 능력은 뛰어나다. 이 책은 스티브 잡스의 일하는 방식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에게 혁신에 관한 많은 교훈은 물론, 뜨거운 열정이 지닌 힘에 대해 가르쳐줄 것이다.


스티브의 교훈
■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맥 OS X를 만들기 위해 1,000여 명의 프로그래머들이 3년 동안 쉬지 않고 매달렸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 잘하는 일을 하라. 다른 일은 모두 위임하라. 잡스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감독하지도, 월가와 협상을 벌이지도 않는다. 그보다는 자신이 잘하는 일에 주력한다.
■ 어려운 결정에 정면으로 맞서라. 잡스는 혁신을 위해 고통스러운 결정들을 내려야 했지만 항상 정면으로 맞섰다.
■ 픽셀 하나하나까지 디자인하라. 세부사항을 파고들어라. 잡스는 가장 조그만 세부사항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을 고집하라. 잡스는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결국은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 윗사람의 말에 무조건 동조하는 사람에게는 귀 기울이지 말라. 논쟁과 토의는 창의적인 사고를 자극한다. 잡스는 자신의 아이디어에 이의를 제기하는 직원을 원한다.
■ 지적 전투를 즐겨라. 잡스는 아이디어를 놓고 싸움을 벌임으로써 결정을 내린다. 힘들고 까다롭지만 문제를 낱낱이 파헤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 동기가 차이를 만든다. 세계 최대의 기업이나 가장 부유한 기업이 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하라.
■ 아이디어의 출처를 제한하지 말라. 아이팟의 스크롤 휠은 마케팅 책임자인 필 실러의 아이디어였다. 다른 기업이었다면 제품개발 회의에 마케팅 직원을 들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린더 카니 저/ 북섬 펴냄/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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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