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입맛대로 골라먹는 ‘섹스 게임’ 실상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3.10 12: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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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속 여성과 황홀한 ‘가상섹스’ 즐긴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비싼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밀애를 즐길 수 있다. 비록 내 몸은 초라한 방에 있을 지라도 화면 속 여성을 마음껏 초대해 뜨거운 하룻밤을 보낸다. 질병 걱정이 없어 안전하고 남들 눈치 보지 않으니 더욱 좋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가상현실’을 전제로 한다. 최근 이러한 ‘사이버섹스’를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섹스게임은 플레이어와 웹상의 성행위를 통해 그리고 현실에서 하지 못하는 다양한 장소와 상황을 통해 꿈틀꿈틀되는 욕구(?)를 자극한다. 양날의 검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섹스게임’의 세계. 그 실상을 파헤쳐봤다.

90년대 영화 <데몰리션맨>에서는 실베스터 스탤론과 산드라 블록이 가상현실을 통해 서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미래 세계에선 범죄와 질병으로 실제 성행위를 금지하고 가상공간에서 상대방을 보며 성행위 시 쾌감을 느끼는 신경부위에 자극을 주어 실제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기계의 힘을 빌려 섹스를 한다는 개념의 ‘가상섹스’는 당시 상상력 자극엔 도움을 줬지만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치부됐다. 하지만 이러한 ‘사이버섹스’는 현재 게임을 통해 현실화 되고 있다.

게임과 섹스의
위험한 동거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엠마이고 23살입니다. 이 게임에서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대로 당신이 원하는 포즈로 날 조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포즈 메뉴 버튼을 누르세요.”

‘엠마와 침대에서(In Bed With Emma)’는 여주인공 엠마를 주인공으로 하는 섹스게임이다. 이 게임은 사용자가 좋아하는 애무, 체위 및 성감 포인트를 설정해 게임에 반영시킬 수 있게 돼 있다.

또 다른 성인 섹스게임 ‘럭키게임’에서는 의사와 간호사, 환자가 등장한다. 주인공인 ‘Mr.Johnson’이 아름다운 의사와 섹시한 간호사를 보기 위해 병원을 찾고, 그들만의 행복(?)치료가 시작된다.

이 게임은 주인공들의 대화를 보며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고, 강도조절 역시 가능하다. 이 외에도 인터넷 전역에는 참으로 많은 섹스게임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미국 시뮬레이션 게임 ‘레드라잇센터(Red Light Center)’는 가상의 ‘원나잇’을 시도할 수 있는 게임이다.

남녀가 각각 자신의 캐릭터를 생성해 서로 성적인 교감을 나눌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한마디로 자신의 아바타를 시켜 대리섹스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아바타를 선택 후 로그인을 하면 직접 하나의 인물이 되어 카페, 클럽, 거리, 호텔, 해변, 스파 등에 들어갈 수 있다.

선택한 장소에 입장하면 아바타는 라이브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쇼를 보는 등 다양하게 행동할 수 있다.

또 이동 중에 다른 이용자를 만나면 대화하거나 웃으며 관계를 맺거나 그 자리에서 섹스를 즐길 수 있다. 누구든 몇 명이든 상대를 고를 수 있고 여러 가지 체위와 강도, 깊이, 세기, 시간도 선택할 수 있다. 

가상 하드코어 섹스를 즐길 수 있는 ‘3D섹스빌라’는 실시간 대화형 역할게임이다. 플래시 또는 비디오 클립보다도 적나라한 것이 특징이다.

사랑을 나누는 것도 게임을 통해?
원나잇섹스, 3D섹스, 게이섹스 게임 등

이 게임은 인간의 오감 중 시각과 청각, 촉각 등 세 가지 감각을 사용자가 느끼도록 만들어졌다. 섹스 장난감 장치를 USB를 통해 연결하면 화면 속 섹시한 모델은 장난감의 침투를 인지하고 상황에 맞게 신음소리를 낸다.

상대방과의 교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오디오(청각)는 물론 화면(시각)과 장난감(촉각)까지 연동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꾸며진 것이다. 여기에 사용자가 좋아하는 체위 및 장소를 설정해 게임에 반영시킬 수 있다.

또 이 게임에 ‘섹스팩’을 추가하면 사용자는 개인적인 취향과 환상에 정확히 맞는 맞춤형 포르노를 만들 수 있다. 

동성애 섹스게임도 있다. ‘3D레즈비언’ ‘3D게이빌라’는 실시간 대화가 가능한 동성애 섹스게임이다. 아주 세밀하게 묘사한 3D 아바타가 등장하고 이국적인 장소에서 전혀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옵션이 제공된다.  

이 게임들 외에도 마우스의 움직임으로 삽입의 강도와 깊이를 조절하는 간단한 섹스게임 정도는 인터넷 전역에 넘쳐날 정도다. 물론 여기서 끝은 아니다.

또 다른 섹스게임 사이트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의 주인공 자스민 공주, 옛날 어린시절에 보았던 스머프와 심슨 등 만화 주인공들이다.

게임 속에서 이들은 만화 속 앙증맞던 모습이 아니다. 하나같이 적나라한 포즈와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사용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상상의 나래 펼치는
나만의 야한 도피처

이러한 섹스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기는 이들은 “게임을 통한 대리섹스가 자유지대”라고 말한다. 손쉽게 섹슈얼한 것들과 접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제 섹스에 대한 부담과 걱정 없이 취향에 맞는 다양한 상대와 상상 속의 판타지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자신을 가상섹스 중독자라고 말하는 김경수(가명.남)씨는 “직접 윤락가를 찾는다면 비싼 돈이 들고 또 단속으로 눈치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가상섹스는 눈치를 볼 필요가 전혀 없다는 점이 좋다. 자유롭게 자기 방안에서 또는 밀폐된 PC방에서도 섹스 판타지 세상이 열리기 때문이다”라며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나만의 공간에서 원하는 섹스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유혹이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섹스게임 이용자 박영환(가명.남)씨는 “실제 상대에게 부끄러워 요구하지 못했던 것, 마치 변태로 취급 받을 것만 같았던 행동들을 사이버 상에서는 자유롭게 할 수 있다”며 “내가 원하는 다양한 체위와 다양한 형태의 상황설정을 통해 수많은 성적 학습을 하게 되고 상대를 조정함으로써 마치 왕이 된 듯한 묘한 기분이 든다. 환상 속의 또 다른 나, 아바타가 현실세계에서 누리지 못한 쾌감과 긴장을 맛보게 해 준다”고 말했다. 

금지된 쾌락, 왜 가상섹스에 빠져 드는가!
“지나치게 탐닉할 경우 정신과 치료 필요” 
 

심리학에서는 수컷(남성)들이 새로운 암컷(여성)을 접하면 다시 성적 자극을 받아 흥분하게 되는 현상을 일컬어 ‘쿨리지 효과’라고 부른다.

자신이 갖고 있는 성적 능력을 다양한 파트너와의 경험을 통해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사이버 공간에서의 섹스는 몰랐던 체위와 섹스 형태를 제시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현실에서 보다 다양한 섹스를 즐길 수 있다고 믿게 된다.

온라인 게임회사들은 사용자들의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앞다퉈 섹스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한 온라인 게임 전문가는 “인터넷 속도가 이제 풍부한 그래픽 환경과 캐릭터들을 제공할 수 있을 만큼 빨라졌기 때문에 다중 접속 섹스 게임이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섹스게임은 여전히 음란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과연 이 게임이 성(性)이라는 주제를 지닌 단순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지 ‘18세미만 금지’라는 타이틀만으로 청소년 사용자들의 접속을 막을 수 있을지, 또 사이버 섹스중독자 증가를 야기해 수많은 부작용을 만들어 내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강남 D비뇨기과 이대성 원장은 “사이버 가상섹스가 성적 불만족을 해소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분명 정상적인 섹스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컴퓨터가 개입돼도 상대방과의 신체 접촉이 없는 단순한 자위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판타지 쫓다
현실 놓쳐…

이 원장은 “단순 중독을 넘어 가상섹스를 지나치게 탐닉할 경우 병적인 상태에 가까워져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상섹스에 중독된 사람들은 기본적인 사회생활조차 힘들뿐더러 심할 경우 자폐의 증상까지 나타내는 이들도 있다”면서 “가상공간의 환상을 쫓으면 현실 속의 정상적인 성생활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럴 경우 강압적으로 못하게 막기보다는 관심을 분산시킬 수 있는 다양한 취미활동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파트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바야흐로 컴퓨터를 이용한 가상현실 속에서 원하는 스타일의 파트너를 마음대로 골라 섹스를 즐기는 시대가 왔다. 과

연 가상 섹스게임이 ‘섹스 보조도구’로 그칠까, 아니면 기존의 성생활을 밀어내버릴까. 가상현실이 난무하는 시대, 어쩌면 사랑도 가상이 되어버리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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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