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루머에 들썩이는 ‘괴담천국’ 대한민국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3.08 09: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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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는 14명의 남자와 성관계를 했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어느 날 스마트폰으로 날아온 요상한 이야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동안 내 애인 혹은 아내가 얼마나 많은 남자와 성관계를 가졌는지 알 수 있는 검사가 대한민국에 존재한다는 것. 트위터와 카카오톡 등을 통해 퍼진 기이한 괴담은 이뿐만이 아니다. 해산물 괴담부터 아스피린 팩, 암이 자연치유가 된다는 괴담까지…. 최근 SNS와 인터넷 상에서는 불안감을 조성하고 사회적 불신을 조장하는 ‘신종 괴담’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마디로 ‘괴담천국’이다.

“성관계를 했는지 여부는 항정자항체반응검사로 확인 가능합니다. 다만 이것은 10년 전이든 20년 전이든 성관계가 있다면 무조건 양성반응이 나와서 최근여부는 가리지 못하죠. 다만 반응률을 통해서 대략 몇 사람과 성관계를 했는지 추론할 수는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잣집이나 고위층 정도에서 결혼 시에 신부에게 이 검사를 요구했었는데 요즘은 평범한 사람들도 신부에게 이 검사를 요구하는 경우가 꽤 많죠. 가격도 몇 만원으로 저렴하고 가장 확실하게 성경험 여부와 대략 몇 명과 했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요구수요가 많은 편이죠.”

 

잠든 내 아내도
다시 보자(?)

 
‘항정자항체반응(antisperm antibody, ASA)’이라는 과학적인 이름을 앞에 달고 돌아다니는 이 괴담은 최근 ‘항정자항체반응검사’를 했다고 밝힌 한 남성의 사연으로부터 시작됐다.

결혼 후 1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아 불임클리닉을 찾던 사연의 주인공은 어느 날 인터넷 포털 지식검색에서 항정자항체반응에 대해 알게 됐다.

남성은 인터넷 검색 결과 “여자의 몸은 정자가 들어오면 이를 ‘적’으로 판단하고 싸워 없애기 위해 ‘항체’를 만드는데 만약 여성이 과거 한 남자와 오랫동안 성관계를 맺었거나 많은 남자와 관계를 맺으면 항체 수치가 높아져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후 남성은 “비뇨기과 검사 결과 아내의 항체 종류가 총 14개 즉 질내 사정, 구강 내 사정, 항문 사정 등 아내 몸속으로 들어온 정자의 종류라는 충격적인 설명과 함께 내 아내가 성관계를 가진 남성의 수가 14명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면서 “결혼 전 두 명의 남자와 관계를 맺었다는 아내에 대한 신뢰가 깨져 이제 부부관계를 지속하는 게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내 여자 성관계 감별법’ 괴담, 트위터?SNS 타고 급확산
인신매매·잘못된 의학정보부터…수원역 성매매 괴담까지

남성은 또 “요즘 부부가 의학적으로 신체상 아무런 이유가 없음에도 불임이 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 경우 항원-항체반응검사를 권해본다”며 “항체는 소멸되지 않기 때문에 평생 여성의 몸 안에 남고, 배우자가 오랜 성관계를 가진 남자 이외의 정자를 항체가 강력하게 공격하기 때문에 불임의 원인이 된다”며 글을 마무리한다.

하지만 우후죽순으로 번지고 있는 이 남성의 사연에 대해 의학계는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비뇨기과 전문의인 이대성 원장은 항정자항체반응검사는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해 불임의 원인을 찾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데 이 검사를 통해 여성의 성관계 여부를 가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람에 따라 생기는 사람도 안 생기는 사람도 있고 성관계를 많이 해도 항정자항체가 반드시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만약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성관계를 많이 할수록 불임의 빈도가 증가한다는 소린데 우리나라에 비해 성적으로 개방된 유럽 사람들의 불임률은 특별히 높지 않다. 결론적으로 여성의 순결유무를 가릴 수 있는 검사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괴담으로 일축했다.

황당 괴담은
SNS를 타고~

다른 예도 있다. 지난해 8월 인터넷과 SNS를 중심으로 ‘마른 해산물 괴담’이 급속도로 퍼져 이를 본 네티즌들은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이 괴담은 “어떤 사람이 길거리에서 당신에게 접근해 마른 해산물을 추천하며 판매하려 하면서 한 번 맛보라든지 냄새 한 번 맡아보라 한다면 절대 하지 말 것. 그 것은 해산물이 아니라 ‘에틸에테르’ 일종의 마취약으로서 냄새를 맡게 되면 정신을 잃게 된다. 중국에서 넘어온 신종 범죄다”는 내용이다.

괴담이 빠르게 확산되자 당시 전문가들은 ‘에틸에테르’도 마취작용은 하나 잠깐 냄새를 맡는다고 정신을 잃지는 않는다고 설명하며 괴담에 동요하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 말에는 “아스피린 마스크 팩을 하면 각질 제거, 여드름 제거 등 피부에 좋다”는 글이 나돌기도 했다.

“어떤 블로그에서 화농성 여드름에는 아스피린 팩이 좋다고 하던데”라는 질문이 올라오자 “아스피린의 주성분은 살리실릭산인데 이 성분이 피지감소, 각질제거의 작용을 합니다”라는 답글이 올랐다.

먹는 아스피린을 두알 정도 갈아서 에센스 혹은 물이랑 섞어 바르면 피부가 맑아지고 여드름이 없어진다는 것인데, 이 잘못된 정보가 걷잡을 수 없이 유포되자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아스피린, 올바르게 사용하기’라는 자료까지 배포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아스피린을 바르는 마스크 팩으로 만들어 피부에 도포했을 경우 만성 두드러기나 발진 등 예기치 못한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도대체 어디에서 이렇게 위험한 의학 정보가 퍼져 나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는 자궁경부암 백신중 하나인 ‘가다실’이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부작용도 심각하다는 글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 103명이 사망했으며 수천 명이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이다. 가다실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16, 18형에 대해 내성을 생성한다.

SNS 통한 정보, “잘 활용하면 약! 자칫 독!”
스스로 정화, 컨트롤하는 능력 길러야 할 때 

최초의 암 백신으로 지난 2006년 미국 FDA에서 승인된 이후 국내에도 2007년 도입 처방되고 있다.

이를 본 트위터 사용자들은 “나도 가다실 접종받았는데”, “3차 접종까지 다 받았는데”라며 걱정을 표하는 가운데 한 사용자는 “한국 산부인과는 침묵 속 백신 장사 중”이라며 의료계에 불신을 드러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낭설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이 주장의 근거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가 조사한 결과로 지난 2008년 한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당시 대한산부인과학회는 가다실이 안전하다는 성명을 냈다.

이뿐만 아니다. 암은 자연치유가 되므로 항암치료는 제약회사의 돈벌이 수단에 불과하다는 괴담도 있다. 몸에 있는 NK세포가 암을 치유할 수 있으므로 면역체계 회복을 도와야지 수술, 방사선 및 화학요법 등으로 면역력을 약화시키면 암을 오히려 키운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장기적출 인신매매, 수원역 근처에서 값이 저렴한 성매매 시 팔 다리 없는 여성이 나온다는 이야기 등 근거 없는 괴담들이 끊임없이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잘 쓰면 약
잘 못쓰면 독

지금 이 순간에도 트위터와 페이스북, 카카오톡이나 SMS 문자, 카페와 블로그 등을 비롯한 커뮤니티에서는 또 다른 괴담이 확산되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정확한 근거도 없는 루머인데도 괴담 자체가 가지는 은밀한 특성 때문에 한번 표출된 메시지는 막을 수 없이 확산된다.

그러나 이미 표출된 메시지는 회수가 불가하기 때문에 이를 검증하는 절차도 당연히 없다. 이는 곧 SNS 전체적인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세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SNS상의 다양한 루머는 그럴듯하게 논리가 짜여 있어 현혹되기 쉽고 사회가 불안정하거나 불신이 가득할 때 퍼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젠 일종의 사회질병 수준이 되어가고 있다”며 “스스로 정화-컨트롤 할 수 있는 내부 에너지가 없다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다. 지금은 스스로 정화할 에너지가 없다고 보여진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이성적으로 판단해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NS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인터넷의 제 2의 부흥기가 오게 되었고 그로인해 스마트폰을 비롯한 스마트 장치의 확산에도 도움을 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그 스마트한 기기들을 사용하는 유저들 또한 스마트해져야 할 때다. 거대해진 정보의 바다 속에서 올바른 정보를 걸러내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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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