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코리아> 남자 실종 사연

  • 강의지 yeeji83@ilyosisa.co.kr
  • 등록 2012.03.02 21:52:18
  • 댓글 0개

오디션에 부는 여풍당당…그 주인공은?

[일요시사=강의지 기자]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아메리칸 아이돌’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해 정착시킨 <슈퍼스타K>의 성공 이후 너도나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내걸었고 조금은 식상해지나 싶더니, 2012년 초 안방극장엔 또다시 ‘오디션 열풍’이 불고 있다. SBS <K팝스타>는 어느새 시청률 20%를 육박하며 주말 예능을 주름잡았고, 엠넷의 <보이스 코리아>는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실력파 참가자를 속속 배출하고 있다. 과거 오디션프로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유독 눈에 띄는 여성 참가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기성가수 못지않은 실력과 무대매너로 심사위원과 시청자들 시선을 동시에 사로잡은 여성 6인방. 이들의 매력을 집중 해부했다. 

<K팝스타>의 매력 3인방 ‘이하이-박지민-백아연’
<보코>의 개성 3인방 ‘강미진-유성은-장은아’

이번 오디션 프로그램의 키워드는 확실히 ‘여자’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줄곧 남자판이었던 오디션에 본격적으로 여풍이 몰아닥친 것.

특히 실력적으로 세고 독한,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해 남성 출연자들이 상대적으로 밀리고 있다.

막강 여풍을 몰고온 주역들. <K팝스타>의 이하이, 박지민, 백아연 <보이스코리아>의 강미진, 유성은, 장은아가 그 주인공이다.

천재들의 향연

SBS <K팝스타>는 이른바 3대 기획사 ‘JYP’, ‘SM’, ‘YG’의 박진영, 보아, 양현석이 심사위원으로 참여, 상금과 3대 기획사를 통한 데뷔 기회를 부상으로 제공하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K팝스타>의 강력 우승후보로 꼽히는 이하이는 ‘반전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평소에는 어김없는 17세 소녀이지만 노래만 시작됐다 하면 ‘그분’이 온 듯한 소울을 선보여 ‘반전녀’로 불리고 있다.

그는 1라운드 무대에서 재즈민 설리번의 ‘버스트 유어 윈도우즈(Bust your windows)’를 독특한 보이스로 소화하며 반전녀의 면모를 과시했고 오디션 파이널 무대에서는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열창하며 박진영으로부터 “임재범을 끌고왔다”는 극찬을 받았다.

이하이는 또 생방송 경연 진출권 획득을 두고 벌인 대결에서는 더피의 ‘Mercy'를 특유의 소울풀한 느낌을 살려 훌륭하게 소화해 라이벌 박지민을 꺾고 다음 라운드로 직행했다.

또 한 명의 우승후보 박지민은 가창력 하나로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인물이다. 16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 그는 지난 2라운드에서 영국 가수 아델의 ‘롤링 인 더 딥(Rolling In The Deep)’을 폭발적인 성량과 여유가 느껴지는 리듬감으로 소화해내며 심사위원들로 하여 ‘만세’를 부르게 만들었다.

또 그의 실력은 팝의 고장 미국까지 흔들어 놓았다.

할리우드 배우 애쉬튼 커처는 자신의 트위터에 박지민의 노래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과 함께 “놀랍다(This is amazing)”는 글로 극찬했고 세계적인 보컬리스트 에릭 베넷도 트위터를 통해 감탄 섞인 글과 함께 영상을 올렸다.

이에 미국 CBS 토크쇼 <더 토크> 러브콜을 했지만 박지민이 <K팝스타>에 집중하기 위해 사양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아쉽게 이하이에게 밀려 생방송진출권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오는 26일 방송될 13회에서는 배틀 오디션 2등 참가자들의 치열한 재대결이 공개될 예정이다.

마지막 우승후보는 청아한 목소리의 주인공 백아연이다. 키보드 천재소녀라 불리는 그는 첫 오디션에서 레이디가가의 ‘포커페이스(Poker face)’를 원곡과는 전혀 색다른 느낌으로 소화해냈다.

또 생방송진출권을 두고 치른 대결에서 빅뱅의 ‘하루하루’를 맑은 음색과 편곡으로 재해석해 우승했다. 백아연은 이날 무대로 심사위원들에게 “우승도 노려볼 만한 실력”이라는 평을 들으며 강력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세 명의 미소녀들이 펼치는 긴장감 넘치는 대결 스토리가 하반기를 달려가고 있는 <K팝스타>는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첫 방송 전부터 대단한 실력파들의 등장소식이 흘러나오면서 화제를 모았던 Mnet <보이스 코리아(이하 <보코>)>역시 여풍이 거세다.

보코는 오직 목소리로만 승부하는 슈퍼보컬 서바이벌 오디션으로 미국에서 제작돼 전세계 33개국의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더 보이스> 프로그램의 한국 버전이다.

오디션 진행 방식은 참가자의 외모나 퍼포먼스, 배경을 보지 않고 오로지 목소리로만 평가받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친다. 뒤돌아 앉아 있는 코치(신승훈 강타 백지영 길)가 마음에 드는 목소리의 참가자가 나타나면 선택 버튼을 눌러 자신의 팀원으로 선택한다. 만약 2명 이상의 코치에게 선택을 받으면 선택권은 참가자가 갖는 방식이다.

참가자 중 코치 4명의 마음을 움직였던 강미진은 아이유의 ‘미아’를 열창해 극찬을 받았다. 강미진은 2007년 가면을 쓰고 데뷔 해 밴드 스프링쿨러와 요아리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가수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 멤버가 될 뻔 했고 솔로 활동 당시 뮤직비디오에서 삭발까지 감행했지만 가수로서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과거 가수 생활을 할 때 외모에 자신이 없어 가면을 썼다는 강미진에게 외모를 보지 않는 <보코>는 간절히 기다리던 오디션이었을지도 모른다.

길은 리쌍 노래의 피쳐링을 부탁했고 신승훈은 듀엣곡을 준비하겠다며 열의를 보였지만 강미진은 코치로 백지영을 선택했다.

소름이 ‘쫙~’

영화 <국가대표> OST ‘버터플라이’에도 참여했던 장은아는 알리의 ‘별짓 다 해봤는데’로 호소력 짙은 발라드 무대를 선보였다.


깨끗한 고음처리와 성량 등으로 인상 깊은 실력을 드러내며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와 함께 24살 코러스 가수 유성은은 이효리의 ‘텐미닛’을 재즈풍으로 불러 코치 4인을 올킬시켰다.

리듬감과 소울, 중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절묘하게 잘 어우러진 무대가 끝나자 길은 “유성은씨 안엔 사막이 있다. 그 안에 오아시스를 심어주고 싶다”라고 평하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업계관계자는 “박지민, 이하이, 강미진, 유성은 등 재능 넘치는 여성들이 앞으로 진행될 수많은 미션에서 또 어떤 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할지가 관전 포인트”라며 “재능이나 스타성면에서 앞으로 기대해볼 만한 재목들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미리 보는 지방선거 관전 포인트

미리 보는 지방선거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선이 끝났다. 모두가 예상한 대로 승자와 패자가 뚜렷하게 갈렸다. 각 정당은 선거 결과에 따라 여당과 야당의 역할에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선거를 치른 정치권은 숨 돌릴 새도 없이 다음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 지방 권력의 향방을 결정하는 지방선거가 채 1년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서 시작된 대선 정국이 마무리됐다. 2022년 5년 만에 정권교체를 당했던 진보 진영은 3년 만에 다시 여당의 지위를 되찾았다. 보수 진영은 비상계엄과 탄핵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대선이 대통령 궐위로 치러진 보궐선거인 만큼 당선인은 인수·인계 기간 없이 바로 임기에 돌입했다. 또 한 번 정권교체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6개월,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한 지 60일 만에 새 대통령이 선출됐다. 지난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49.4%,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2%,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8.34%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0.98%, 무소속 송진호 후보는 0.1%였다. 지상파 3사(KBS·MBC·SBS)가 진행한 출구조사 결과와 차이를 보였지만 당락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는 한국리서치·입소스·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서 본투표 당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325개 투표소의 투표자 8만14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0.8%포인트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는 이 대통령 51.7%, 김 후보 39.3%, 이 후보 7.7%였다. 출구조사와 비교해 이 대통령은 낮았고 김 후보와 이 후보는 더 득표했다. 이 대통령은 1728만7513표를 얻어 역대 대선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지만 과반 득표율에는 실패했다. 역대 대선에서 과반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선관위가 지난 4일 오전 6시21분 이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공식 확정하면서 이 대통령의 5년 임기가 시작됐다. 임기 개시와 동시에 국군 통수권을 비롯한 대통령의 모든 고유 권한이 이 대통령에게 자동 이양됐다. 이 대통령의 임기는 2030년 6월3일까지다. 비상계엄부터 대통령 탄핵, 대선까지 숨 가쁜 6개월을 보낸 정치권은 대선 후폭풍에 직면했다. 문재인정부 이후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던 민주당은 3년 만에 여당으로 복귀했다. 민주당 단독으로만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고 범진보 진영(192석)으로 보면 200석에 육박하는 ‘거대 여권’의 등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 이어 대선서도 패배하면서 존망의 갈림길에 섰다. 당장 대선 패배 책임론이 불거졌고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이전투구 양상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범진보 진영과 비교해 107석이라는 ‘초라한’ 국회 의석수는 행정부와 입법부를 차지한 이재명정부를 견제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3년 만에 정권 탈환 국민의힘, 총선 이어 또 졌다 대선 후폭풍이 걷히면 정치권은 또다시 ‘선거 모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내년 6월3일 지방선거가 예정돼있다. 채 1년이 남지 않은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지 않았다면 내년 지방선거는 윤석열정부 임기 중에 치러질 예정이었다. 윤정부서만 두 번의 지방선거가 열리는 셈이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열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윤정부에 대한 평가이자 대선 전초전 격이었을 선거가 이재명정부의 첫 대형 선거가 된 것이다. 이미 여당이 행정과 입법을 완전히 장악한 상황서 지방 권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이재명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와도 비교할 수 없는 이른바 ‘절대 권력’을 손에 쥐게 된다. 가능성은 작지 않다. 대선 이후 몇 개월 만에 치러지는 선거서 여당이 진 적은 거의 없다. 바로 직전 지방선거서 국민의힘이 압승한 게 대표적이다. 2022년 6월, 윤정부 출범 한 달 만에 열린 지방선거서 국민의힘은 17개 광역단체장 중 서울·인천 등 12곳에서 이겼다. 민주당은 경기·광주·전남·전북·제주 등 5곳에서만 승리했다. 기초단체장 선거도 국민의힘이 완승했다. 전국 226곳 중 145곳에서 이겼다. 서울에서는 25개 자치구 중 17곳에서 승리했다. 2018년 지방선거서 서초구를 제외한 24곳에서 민주당이 이겼던 때와 비교하면 ‘상전벽해’ 수준이었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열린 재보궐선거서도 7곳 중 5곳을 차지했다. 당시 이 대통령이 출마한 인천 계양을과 제주을을 제외한 대구 수성을·경남 창원의창·경기 성남시 분당구갑·강원 원주갑·충남 보령·서천 등에 국민의힘 깃발이 꽂혔다. 지난 지방선거는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고 불릴 정도로 네거티브가 난무했던 20대 대선 직후에 열리면서 당시 투표율은 50%를 간신히 넘는 낮은 수준이었다. 역대 지방선거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낮은 수치였다. 새 정부 탄생과 거의 동시에 치러진 만큼 ‘허니문’ 성격이 강했던 점도 국민의힘 승리에 영향을 미쳤다. 민심이 새 정부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계엄·탄핵 보수 폭망 불과 3년 만에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대선 승리를 등에 업고 지방 권력까지 차지했던 국민의힘은 순식간에 야당으로 전락했고 민주당은 기세를 탄 상황이다. 이재명정부는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지방선거 승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가 한 호흡으로 같이 나가려면 기울어진 지방 권력 구도를 돌려놔야 한다는 취지다. 내년 6월3일 열릴 지방선거는 대선 이후 1년 뒤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이전 허니문 선거와 비교해 기간이 긴 게 변수로 꼽힌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임기 초인 만큼 여당에 유리한 이슈가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두고 진행 중인 재판이 1년 내내 사회를 달굴 가능성이 크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4월14일부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대통령직을 상실하면서 불소추특권도 사라졌기에 혐의가 더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전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 심판 심리 때부터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에 대해 철저하게 부인해 왔다. 재판서도 같은 태도를 보여 1심 선고까지는 1년 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당선 수락 연설에서도, 취임사에서도 내란 종식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서 진행한 취임 선서에서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주권을 빼앗는 내란은 이제 다시는 재발해선 안 된다.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합당한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책을 확고히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제 문제도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현재 안팎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 내수 시장은 ‘폭망’ 상태에 접어들었고 외부에선 관세 등으로 시장을 흔들고 있다. 먹고사는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경제 이슈는 선거판을 늘 좌지우지했다. 텃밭 빼고 다 뒤집혀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먹사니즘’이라는 표현으로 먹고사는 문제, 즉 민생 회복을 첫손에 꼽았다. 특히 이 대통령은 국가 재정 투입을 예고했다. 취임 선서에서도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TF를 바로 가동하겠다.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돌리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이재명정부는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가 될 것이다. 통제하고 관리하는 정부가 아니라 지원하고 격려하는 정부가 되겠다”며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기업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규제는 네거티브 중심으로 변경하겠다. 기업인이 자유롭게 창업하고 성장하며 세계시장서 경쟁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비상계엄 사태 극복과 경제 회복을 전면에 내세워 민심을 다잡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야당이 된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은 ‘견제론’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크다. 의회 권력과 행정부를 장악한 이재명정부를 지방 권력으로 견제하고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총선은 2028년, 이 대통령의 임기 중반 이후에나 치러진다. ‘거대 야권’ 국면이 이 대통령의 임기 내내 지속된다는 뜻이다. 그사이 판을 흔들만한 대형 선거가 없기에 보수 진영으로선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처지다. 특히 총선이 지방의회 상황에 영향을 받는 만큼 국회 의석 상황을 바꾸려면 지방선거 결과가 중요하다. 문제는 내부 상황이 지나치게 어지럽다는 점이다. 보수 진영서 배출한 대통령이 벌써 두 번째 파면됐고 총선에 이어 대선까지 국민에게 외면받았다. 보수 세력을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총선 때부터 나왔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선서 두드러진 존재감을 보여준 윤 전 대통령 측 세력과 결별하는 과정서 보수 진영의 주도권을 둘러싼 혈전이 예상된다. 새 정부 1년 만에 맞대결 3년 전에는 여당이 압승 대선을 완주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의원은 비록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대선 기간 내내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상당한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결국 이런 상황을 모두 처리하고 난 뒤에야 보수 진영은 지방선거에 몰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대선 과정서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선거에 임하거나 지지층만 믿고 막무가내식 행보를 보이면 총선, 대선서 이어 지방선거까지 3연패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대선과 8대 지방선거, 이번 대선서 각 정당 후보가 얻은 표를 보면 보수 진영의 상황이 얼마나 ‘최악’인지가 드러난다. 국민의힘 후보로 윤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이 대통령이 나선 20대 대선 당시 승부를 가른 건 ‘서울’이었다. 민주당은 선거를 치르면서 서울서 진 적이 많지 않았는데 2022년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로 민심을 까먹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50.6%, 이 대통령은 45.7%를 받았다. 표수로는 31만표 차이였다. 윤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전체 표 차인 24만7000표(0.73%p 차이)보다 컸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을 필두로 강원·대전·충청·TK(대구·경북)·PK(부산·경남)·울산서 승리해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지방선거 때에는 대선서 패했던 인천과 세종에서도 국민의힘이 이겼다. 서울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국민의힘)이 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무려 20%p 차이로 이겼다. 대선서 45.6%(윤 전 대통령) 대 50.9%(이 대통령)로 5.3%p 차이가 났던 경기도조차 48.9%(국민의힘 김은혜 후보) 대 49.1%(민주당 김동연 후보)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그로부터 3년 뒤 이번 대선서 국민의힘은 강원·TK·PK·울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서 졌다. 지역별로 보면 6곳에서만 김 후보가 이 대통령에 앞섰다. 국민의힘 텃밭이라고 불릴만한 지역과 보수세가 강한 지역서 선전했을 뿐 수도권과 표심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충청권서 모조리 패배했다. 여러 차례 대통령을 배출한 전국 정당이 ‘영남당’으로 쪼그라든 순간이다. 안정론? 견제론? 발 빠른 인사들은 벌써부터 지방선거를 정조준하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대선 패배 연설서 “저희가 잘했던 것과 못했던 것을 잘 분석해 정확히 1년 뒤 다가올 지방선거서 개혁신당이 한 단계 약진할 수 있기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어느 정도 승부가 예측됐던 이번 대선과 달리 내년 지방선거가 진짜 대결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개헌 국민투표 가능성 ‘동시에 진행될까?’ 이재명정부는 개헌을 할 수 있을까? 대선일로부터 꼭 1년 뒤인 내년 6월3일 열리는 9대 지방선거서 개헌 이슈가 다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선 이후 첫 대형 선거인 만큼 이날 개헌에 대한 국민투표를 동시에 진행하자는 의견은 대선 기간 내내 나왔다.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은 지난 4월 “2026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로 제7공화국의 문을 열자”며 “대선후보들은 개헌을 약속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정 회장은 “느닷없는 계엄령이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가 얼마나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는지를 절감했다”며 “다가오는 대통령선거는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구조적 한계를 넘어설 결정적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87체제’ 종말 초읽기? 그러면서 “개헌 시점은 늦더라도 2026년 6월이어야 한다”며 “이번 대선 이후 대통령과 국회의장의 협력 아래 정부가 지원하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에 부칠 개헌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대선후보 당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국무총리 국회 추천 등을 골자로 한 개헌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에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제안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