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의 제왕’ MB ‘민영화 올인’ 내막

말 따로 행동 따로…앞에선 ‘친서민’ 뒤에선 ‘친재벌’

〔일요시사=서형숙 기자〕MB정부가 민영화의 꿈을 접지 못하는 양상이다. 번번이 ‘재벌 배불리기’라는 비난의 화살을 맞으면서도 공기업 민영화를 줄기차게 추진하는 것. 수돗물과 인천공항에 이어 KTX 노선 운영권까지 대상에 올랐다. 게다가 이번에는 여론의 뭇매에도 기어이 끝장을 볼 태세다. 그간 친서민 기조를 내걸었던 MB정부이기에 공공성에 먹칠하는 불필요한 민영화 추진을 두고 ‘말 따로 행동 따로’의 이중행보라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알토란’ 인천공항에 이어 ‘황금알’ KTX도 민영화 추진 심혈
뼛속까지 친서민이라던 MB 서민경제 파탄에도 무한 재벌사랑

MB정부가 KTX 분할민영화를 강하게 밀어붙일 태세다. 코레일의 엄청난 적자와 잦은 사고가 ‘경쟁부재’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노선은 정부가 건설하고, 이윤 나는 KTX 노선 운영권만 매각한다는 입장이라 재벌 특혜라는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진다. 게다가 철도는 공공재이기에 민영화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역풍이 거센 상태다.

정부의 KTX 민영화에 대한 움직임이 감지된 것은 지난해 12월19일 인사발령부터다. 당시 정부는 철도정책관에 ‘민영화 전도사’로 불리는 구본환씨를, 다음 날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에 인천공항 민영화의 사령탑 김한영씨를 각각 임명했다. 이어 12월27일 국토부는 신년 업무보고에서 KTX 일부 운영권의 민간개방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

‘뼛속까지 친서민’ 
MB는 골다공증?

즉각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반발이 이어졌지만 국토부는 지난달 30일 ‘철도운영 경쟁도입 공개 토론회’까지 개최하며 강행의지를 불태웠다. 국토부는 코레일의 적자와 그간 KTX의 역주행 등 잦은 사고를 내는 이유가 경쟁부재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때문에 “건전한 경쟁을 통한 철도운영 효율화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구간의 운영권을 민간에 매각해 업자 간 경쟁을 유도하면 서비스도 좋아지고, 잦은 사고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노선은 국가에서 짓되, 이윤 나는 노선의 운영권은 민간업체에서 가져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입장이다. 특히 철도는 역사는 물론 선로건설, 차량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가는 사업이다.

이것을 모두 국가가 혈세로 지어주고 한 대당 몇 백억 되는 KTX 차량 역시 장기임대로 빌려주겠다는 얘기다. 즉 초기 투자비용까지 허물면서 흑자 보는 KTX의 운영권만을 민간업체에게 맡긴다는 것. 재벌특혜설의 요지이다.

국토부는 (건설부채가 포함된) 선로사용료를 내므로 재벌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코레일은 이 선로사용료 외에 코레일이 짊어진 건설부채가 따로 존재한다. 게다가 투자비용 절감 효과까지 누리는 것. MB정부의 ‘재벌사랑’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게다가 KTX만 놓고 보면 연간 3000억원 정도의 흑자를 내서 새마을호나 무궁화호 통근열차의 적자를 교차보조 해주고 있는 ‘황금알’ 사업이다. 때문에 혈세로 재벌 배불리기라는 비난 여론이 빗발치는 실정이다.

MB의 무한 재벌사랑
민영화로 정점 찍어

뿐만 아니라 KTX의 민영화 시 여러 가지 문제점까지 내포하고 있어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먼저 가격 상승이 문제다. 국토부는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절대 가격 상승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다. 때문에 가격 상승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정치권은 당장 이웃나라 일본을 보더라도 국철과 사철의 가격차이가 큰 점을 지적한다. 철도를 민영화한 영국과 남미의 철도 요금이 크게 올랐다는 보도가 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KT의 민영화로 요금이 급증한 사례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안전성이다. 전문가들은 철도는 차량, 신호, 관제 등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만 안전한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만약 어느 시스템 하나가 손발이 맞지 않아 오류가 발생할 경우 제대로 된 운영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정부가 주장하는 철도사업에 경쟁도입 주장에는 어폐가 있다고 지적한다.


즉 KTX는 별도의 고속선만을 사용하지 않고 무궁화호, 새마을호와 같은 기존선을 같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동일한 선로에 KTX에서부터 새마을, 무궁화호 거기에 화물열차, 수도권 전철까지 다양한 특징을 가진 열차들이 효율적으로 운행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열차계획이 필요하다.

때문에 운영권의 이원화보다는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안전성을 위해 효과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운영권 이원화의 경우 갑작스런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대처가 어렵고, 그렇게 되면 결국 피해는 열차 이용승객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철도는 공공재적 서비스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KTX 민영화는 단지 KTX 운영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의 보편적 이동권에 관한 문제라는 비판도 쏟아진다. 때문에 코레일의 영업이익이 적자를 보고 있더라도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곧 ‘KTX 운영권 민간개방’이 될 수는 없다는 비판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KTX 민영화 추진 사업에 참여를 밝히고 있는 곳은 동부와 대우다. 모두 고소영 라인이라는 점이다. 특히 대우건설에는 TK-고려대 인맥인 서종욱 사장이 있다. 때문에 막대한 혈세를 털어 결국 재벌기업에 특혜를 주려는 꼼수에 역풍이 거센 상태다.

여당 실패 사례로 KTX 민영화 반대…야당 맹공 퍼부어
민영화 성공해도 본전, 실패하면 악재에 탈출구가 없다!

‘황금알’을 낳는 공기업을 재벌품에 안겨주려는 움직임은 처음이 아니다. MB정부는 앞서 인천공항 민영화를 필사적으로 밀어붙였다. 인천공항의 경우 지분매각 시 호주계 금융그룹 맥쿼리가 매각대상 ‘0순위’였다. 이 맥쿼리는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 지형씨와 맞닿아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MB정권 출범 초기였던 2008년에는 수돗물 민영화 추진에 강력한 의지를 불태웠다. 수돗물 민영화가 추진되면 수혜기업이 바로 코오롱이라는 설이 파다했다. 때마침 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물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2015년까지 매출 2조원 이상의 세계 10대 물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코오롱워터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정부의 수돗물 민영화와 딱 맞아떨어진 행보였다. 코오롱 역시 현 정권과 밀착관계에 있는 그룹이다.

계속해서 MB정부의 줄기찬 민영화 추진은 결국 재벌특혜라는 꼼수에 민심은 철퇴를 내렸고 정부는 백기 투항했다.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이 될 민영화 추진에 정부의 각오는 비장감이 감돈다. 국토부는 일단 4월 총선 뒤로 미룬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선거를 의식해 민영화 논의를 미뤘을 뿐 정부의 정책방향은 조금도 변함이 없이 강경한 입장이다. 국민과의 전격 대결을 선언한 셈이다.

MB정부의 뚝심(?)에 전방위적인 비판이 쏟아진다. 국민적 반대 여론은 물론 새누리당 내에서도 이반의 조짐이 역력하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영국의 철도 민영화 실패 사례를 언급하며 민영화를 반대했고,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공개적으로는 처음으로 MB에 반기를 들었다. 진보와 보수를 넘어 야권전체가 철회를 주장했고, 민영화 칼날을 맞게 된 코레일의 노조는 이러한 정부 비판의 최전선에 있다.

특히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은 KTX 민영화 저지 기획단을 발족하며 거칠게 반발했다. 한미FTA가 통과돼 외국 투기자본이 몰려와 공공부문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혈안이 된 시점에서 KTX 민영화는 철도의 공공성을 완전히 파괴하고 자칫 되돌릴 수도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여론 뭇매에도
강경한 입장 고수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민간 자본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게 목표인데 공공 철도에서 사기업 철도로 바뀌면 안전성이과 내려가고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한미FTA의 래칫 조항 때문에 한번 민영화가 추진되면 되돌릴 수 없어 한미FTA와 철도민영화는 한 몸이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정 고문은 “민영화로 이득 보는 사람은 정권과 대기업, 외국자본 세 집단뿐이고, KTX 민영화는 이 삼각동맹의 기득권 강화를 위해 서민을 희생시키는 것이다”고 성토했다.

MB정부는 출범부터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내세워가며 재벌위주의 정책을 펼쳐왔다. 부자감세에서 대기업 규제완화,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까지…. 여기에 민영화는 재벌사랑에 정점을 찍고 있는 것. 뼛속까지 친서민을 주장했지만 서민경제 파탄에도 재벌 챙기기에 여념없는 MB정부.

정부가 민영화에 성공하면 본전이지만, 실패하면 갖가지 악재에 탈출구마저 없어질 전망이다. 더욱이 올해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 잇달아 실시되는 선거의 해다. 때문에 선거 결과에는 현 정부의 민영화에 대한 민심도 오롯이 담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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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이재명호 눈앞 암초들

닻 올린 이재명호 눈앞 암초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서 국민은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3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앞길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지난 3일 치러진 6·3 조기 대선서 이재명 신임 대통령은 득표율 49.42%로 역대 대통령 중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8.34%,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0.98%를 각각 기록했다. 넘지 못한 과반의 벽 잠정 집계된 이번 대선 투표율은 지난 20대 대선보다 2.3%p 높은 79.4%였다. 이는 지난 1997년 투표율 80.7%를 기록한 15대 대선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대선 투표율이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심판하기 위한 국민의 뜨거운 의지”라고 입 모아 말했다. 지난 20대 대선서 양 후보 간의 득표율 차이는 0.7%p이었던 만큼 이번 역시 두 후보 간의 격차가 관전 포인트로 제시됐다. 지난 3일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한국방송협회와 함께 실시한 대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51.7%, 김문수 후보는 39.3%로 두 후보간의 격차는 두 자릿수로 크게 벌어졌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대통령의 과반이 예상됐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자 김 후보가 40%대로 진입한 반면 이 대통령은 50%를 넘지 못했다. 두 사람 간의 격차는 289만표인 8.27%p였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 역시 출구조사 발표 직후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4%만 더 얻어서 55%로 안정 궤도를 유지하면 좋았을 것”이라며 내심 아쉬움을 비쳤다. 민주당은 선거 기간 동안 공을 들인 TK(대구·경북)서도 약세를 보였다. 선거관리위원회 개표 마감 결과 대구서 김 후보가 67.62% 득표한 반면, 이 대통령은 23.22%에 그쳤다. 경북서도 김 후보는 66.87%, 이 대통령은 25.52%로 지난 20대 대선과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초유의 사태인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임에도 격차가 크지 않고 보수 지역서 30% 벽을 넘지 못했다는 한계점이 제시된다. 40% 지지율을 등에 업은 국민의힘과 거대 여당인 민주당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전까지는 민주당이 과반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키면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리는 방식이었지만, ‘찐명’으로 꼽히는 김민석 전 최고위원이 국무총리로 내정된 마당에 더는 국민의힘이 손쓸 방법이 없다. 빗나간 출구조사…TK도 20%대 ‘뚝’ 여대야소 정국 ‘동물 국회’ 재연? 이번 하반기 국회가 역대급 ‘혐오 정치’로 얼룩질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대통령은 거듭 통합을 강조했다. 지난 4일 국회서 열린 취임 선서식서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 통합을 동력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선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 대통합을 위해 대통령 취임 후 첫 오찬 메뉴를 비빔밥으로 준비했다. 우 의장은 “지역과 세대, 계층, 다양한 의견이 모두 대한민국이고, 서로 조화를 이루고 화합하도록 이끄는 통합력이 도약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머뭇거릴 새도 없이 이 대통령은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함께 국정을 운영할 내각 구성도 시급하다. 당분간은 윤석열 전 정부 출신인 각료들과 한 지붕 밑에서 일을 해야 한다. 조기 대선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 또한 정부 출범 76일 만에 전원 ‘문재인의 사람들’로 불리는 국무위원과 국무회의를 진행했다. 이날에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진행했는데, 이때 통일·외교·안보 기조가 다른 박근혜정부 인사가 함께였던 만큼 제대로 된 국정 운영이 어려웠다는 푸념도 들려왔다. 이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새 내각 구성 전까지는 ‘윤석열의 사람들’과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각 부처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을 검증하기 위한 인사청문회 등 절차가 남아 있어 내각 전부를 임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어수선한 여의도 안팎 국무위원 선출을 위한 인사청문회 과정도 험난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이동관·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 박장범 KBS 사장 후보까지 피 튀기는 청문회가 밤낮으로 이어졌다. 공수교대가 이뤄진 이번 청문회서 국민의힘이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을 둘러싼 다섯 건의 재판도 주목된다.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과 대선 정국서 불거진 아들 도박 의혹도 논란이지만, 아직 털어내지 못한 본인의 재판들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파기환송심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1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혐의 1심 ▲불법 대북송금 혐의 1심 ▲위증교사 혐의 항소심 등 총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투표 하루 전날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꼬집으며 “설사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재판이 예정대로 열리고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벌금형 100만원 이상의 판결을 받을 경우, 두 달 안에 대선을 또다시 치러야 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예정된 재판은 오는 18일에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다. 이는 지난달 1일 대법원이 1심의 무죄 판결을 엎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사안이다. 만일 재판부가 예정대로 사건을 처리한다면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유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되는데, 이때 대통령직 유지가 가능한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아울러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다루는 헌법 제84조의 해석 논란도 다시 불붙을 예정이다. 막 내리는 용산 시대 민주당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뒀다. 대선 전부터 민주당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의 구성 요건서 ‘행위’를 삭제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입법 독재’ 프레임을 우려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이 개방한 청와대도 풀어야 할 숙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며 영빈관과 녹지원, 상춘재 등을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하는 만큼 우선은 청와대 수리를 기다리며 용산 대통령실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면 용산으로 가는 게 맞다. 대통령실 이전은 큰 비용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생도 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빨리 청와대를 수리해서 그 (수리) 기간만 (용산에) 있다가 청와대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예비 후보이던 시절에도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 질문에 “상당히 고민이다. (용산 대통령실이) 보안 문제가 매우 심각해 대책이 있어야 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지금 당장 어디 딴 데로 가기가 마땅치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혈세를 들여 미리 준비할 수도 없다. 그래서 보안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일단 용산을 쓰면서 다음 단계로 청와대를 신속하게 보수해 그 길로 들어가는 것이 제일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용산 집무실 환경에 “황당무계하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서 가진 첫 기자회견서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며 “필기도구를 제공해 줄 직원도 없다.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업 공무원 전원을 복귀시켜버린 모양”이라며 “곧바로 다시 원대복귀 명령을 해서 제자리로 복귀시켜야 할 듯싶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보수가 끝나는 대로 이 대통령이 집무실을 옮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파기환송 선거법, 재판부 의지에 달려 청와대 복구, 극우 반격…험난한 여정 대통령 집무실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만큼 보안과 경호 등이 늘 지적 대상이 됐다.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100% 개방된 건 아니기 때문에 빠르게 보안 작업을 거친다면 올해 안에는 (청와대를) 집무실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종합청사 등 제3의 장소에 임시로 집무실을 마련하는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JTBC와의 인터뷰서 “국정 책임자의 불편함 또는 찝찝함 때문에 수백억, 수천억을 날리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잠깐 (용산서) 조심해서 쓰든지 하고 청와대를 최대한 빨리 보수해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나지 않은 극우와의 싸움과 테러 위협도 현재 진행형이다. 계엄 옹호, 탄핵 반대 그리고 부정선거를 주장해 온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자유통일당 중심의 극우 성향 단체는 이번 대선 결과에 불복해 선동을 이어갔다. 광화문서 지지자들과 개표를 기다리던 전 목사는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자 “선거관리위원회에 쳐들어가자” “불법 선거, 부정 투표”라고 소리쳤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역시 부정선거론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어 대선이 끝난 후에도 잡음은 이어지고 있다. 황 전 총리는 용인의 한 사전투표소의 관외 회송용 봉투서 이미 기표된 용지가 나온 사례를 언급하며 “지난 대선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고 문자 그대로 부정선거의 스모킹 건”이라며 “그럼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자의 자작극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관위 시스템이 얼마든지 조작 가능해서 투표 안 한 사람을 한 사람으로 만들고 한 사람을 안 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국가정보원 조사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런 선관위를 도저히 믿을 수 있겠나”라며 “선거가 아니라 사기”라고 말했다. 현실 부정 테러 위협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망상에 불과하다. 갈라치기 정치의 원인”이라고 일축하며 “정치 성향이 맞지 않는 분들께선 지금 시국이 어수선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번 대선은 내란 세력을 심판한 국민의 선택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