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추적>나이트클럽 ‘못된 웨이터’ 천태만상

먹다 남은 ‘골뱅이’ 손님 밥상에 ‘턱’

〔헤이맨라이프=서 준 대표〕남성들이 나이트클럽에 가는 목적은 대부분 ‘여성과의 부킹과 하룻밤’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결정적인 ‘키’는 웨이터들이 쥐고 있다는 게 고수들의 얘기다. 그들에 의해서 부킹이 이뤄질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작업에 의해서 상대 여성이 느끼는 남성손님들 이미지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웨이터들을 잘 ‘모시는’ 남성들도 많다. 그래서 ‘팁’과 같은 것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차피 그들이 자신의 테이블에 어떻게 해주냐에 따라서 ‘환상의 밤’을 보내느냐 ‘새’가 되어 집으로 쓸쓸히 날아가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웨이터들은 손님들이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부킹녀와 손님들 사이를 조절하고 있으며 때로는 ‘장난’을 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때로 그들은 ‘골뱅이’(술에 만취한 여성)를 모텔에 데려가 자신들이 직접 성관계를 갖는가 하면 여성들의 술값을 남성들이 대신 지불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부풀리기도 한다. 전직 나이트클럽 웨이터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이트클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충격적인 ‘내부거래’를 취재했다.

다양한 ‘옵션’ 가지고 부킹녀와 손님 사이 조절
웨이터가 어떻게 해주는냐에 따라 천국과 지옥

나이트클럽에서 ‘죽돌이’로 살아가지 않는 이상 나이트클럽 스태프들이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나이트 초보자들은 웨이터에게 상당한 기대를 안고 간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웨이터이기 때문에 ‘몇 푼의 팁만 쥐어주면’ 자신에게 충성을 다할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절대복종 웨이터들
간단한 존재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웨이터들은 한결같이 어떤 손님에게든 ‘절대복종’에 가까운 행동과 말투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의 손님 유치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에서 남성 손님들은 자신이 그들의 우위에 있으며 그들을 돈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그 생각이 완전히 틀린 것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생각처럼 웨이터들은 그렇게 간단한 존재들이 아니다.

이는 웨이터와 여성의 관계를 살펴봐도 알 수 있다. 많은 남성들은 웨이터가 ‘나이트클럽 현장에 있는 순수 아마추어 아가씨’들을 부킹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웨이터와 아가씨들은 ‘뿌리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웨이터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휴대폰에 수백 명에 달하는 20대 여성들의 휴대폰 번호를 확보하고 있다. 그녀들의 명단은 한마디로 웨이터의 ‘생명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웨이터의 생명이라는 것이 ‘얼마나 부킹을 잘해주느냐’에 달려있다고 한다면 ‘현장’에 있는 아가씨들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한 여성을 데리고 부킹을 하려는 웨이터들의 경쟁이 너무 심하다보니 현장에 있는 여성들로만 모든 남성들의 부킹 요구를 들어주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웨이터들은 별도로 아가씨들 명단을 확보해놓고 나이트클럽에 놀러오라고 한 뒤에 전속으로 자신이 그 여성을 데리고 부킹을 시작한다. 잘 노는 여성들의 경우 양주 매출까지 올릴 수 있으니 웨이터들은 그녀들의 외모와 노는 수준이 곧 자신의 영업실적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남성들이 모텔을 갈 때에는 여성들의 술값까지 계산해주곤 한다. 그 과정에서 ‘장난’을 치는 웨이터들도 있다. 여자들이 맥주만 마신 경우에도 계산서에는 양주에다 안주 값까지 ‘두둑이’ 첨부해 바가지를 씌운다는 것.

또한 일부 약삭빠른 여성들은 이렇게 웨이터들을 도와준 후 2차를 가는 척하다 슬쩍 빠져나와 나이트클럽으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한마디로 ‘민간녀+웨이터’들의 은밀한 커넥션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웨이터들이 ‘관리’하는 아가씨들 중에는 애초에 웨이터와 성관계까지 가진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웨이터들도 남자인 만큼 외모가 괜찮은 여성들에게는 자신이 먼저 ‘들이댄다’는 것이다. 웨이터들이 주로 사용하는 수법은 다름 아닌 ‘골뱅이’ 만들기다. 여성들이 이 자리 저 자리 돌며 부킹을 하다 한두 잔씩 술을 얻어 마시다 보면 술에 만취하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일부 웨이터들은 만취상태의 여성을 부킹자리에 끌고 다니다가 경계심이 완전히 풀어지면 인근 모텔이나 빈 룸으로 데려가 성관계를 가진다는 것.

모텔의 경우 업자와 대부분 서로 얼굴을 잘 아는 사이라 언제든 외상도 가능해 크게 불편하지도 않다. 한번 성관계를 한 뒤에 클럽으로 되돌아가 영업을 마치고 되돌아오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정도까지만 해도 ‘착한 웨이터’에 속한다고 한다.

성관계한 만취여성
동료 웨이터에 제공

일부 ‘나쁜 웨이터’의 경우 빈 홀에 아가씨를 밀어 넣고는 자신은 물론, 동료 웨이터들까지 성관계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은 술에 만취해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어떠한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모른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렇게 성관계까지 한 골뱅이를 웨이터들이 다시 부킹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웨이터가 남자 손님에게 ‘아가씨가 많이 취했으니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의 남성손님들은 십중팔구 ‘환장’을 한다는 것. 이 경우는 골뱅이녀의 ‘뒤처리’까지 손님이 대신 해주는 셈이 된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나이트클럽은 손님이 주인이 되는 곳이 아니라 ‘웨이터가 주인이자 왕’이란 얘기다. 결국 웨이터는 남자 손님, 여자 손님에게서 모두 돈을 받을 수 있고 거기다가 골뱅이들을 먼저 ‘시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뒤처리’까지 남성 손님들에게 떠넘김으로써 성적 쾌락도 얻고 경제적인 수입까지 챙긴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손 안대고 코 푸는 격’이다. 초보자들에게 ‘웨이터를 믿지 말라’고 말하는 고수들의 이야기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나이트클럽에서 고수라 불리는 직장인 최 아무개 씨(29)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남성들이 여성들 술값 낼 때 가격 부풀리기도
만취 여성들 끌고 다니다 룸에 들어가 성관계도

“사실 이전까지 웨이터들의 이러한 비위들을 몰랐을 때는 그들을 ‘힘들고 어려운 직업에 종사하지만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대개 고졸인 그들이 별의별 진상들과 술 취한 손님들의 주정을 다 감내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은 동정심까지 느끼게 했었다. 하지만 이런 실상을 알고 난 뒤 나의 생각은 큰 착각임을 깨달았다. 이제는 나도 쉽게 웨이터를 믿지 않고 그들의 행태들을 모두 용납하지는 않는다. 요구할 건 요구하고, 싫은 건 싫다고 말하면서 확실하게 그들과의 관계에 선을 긋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남자 손님들은 언제까지나 ‘웨이터의 봉’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악행’을 저지르는 웨이터들은 극소수다. 대부분은 손님에게 나름 최선을 다한다. 때로 웨이터들은 자신들의 권한 안에서 술값을 깎아주기도 한다. 이럴 경우 적게는 30%, 많게는 50%까지 술을 저렴하게 손님에게 제공한다.

물론 이렇게 되려면 ‘형님’ ‘동생’으로 부를 만큼 가까운 사이여야 한다. 대체로 단골인 경우, 그것도 적지 않은 매출을 올려주었을 때만 가능한 얘기다. 이러한 웨이터와의 관계설정은 역시 남성손님들이 얼마나 실상을 잘 파악하면서 웨이터들을 요리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친한 손님에 술값
깎아주는 웨이터도

이밖에도 나이트클럽에는 여러 가지 덫이 있다고 한다. 나이트에서 만난 남성들을 자신들과 연결된 인근의 고급바로 유인한 후 바가지를 씌우는 이른바 ‘빠알녀’(바에 고용된 알바녀)가 대표적이다. 또 몇몇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나이트모임 이른바 ‘번개’를 친 후 자신과 ‘계약’된 웨이터를 찾아 단골을 늘려주는 대신 자신은 공짜로 즐기는 ‘봉이 김선달’도 있다. 이들은 매일같이 나이트를 찾아 원나잇을 즐기고 간간이 짭짤한 리베이트도 챙긴다. 직장인들이 맘 편하게 하루를 즐기기 위해 찾는 나이트클럽은 이제 사라진 희미한 옛 추억이 되었기에 씁쓸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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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br>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제보자 등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세부섬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