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검사-변호사 은밀한 불륜 막후

스폰서검사 그랜저검사 물렀거라~벤츠검사 납신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법조계 비리가 또 다시 터졌다. 이번엔 ‘여검사와 변호사’다. 앞서 ‘스폰서검사’ ‘그랜저검사’ 파문으로 큰 곤욕을 치른바 있는 검찰이지만 ‘여검사와 변호사’는 어쩐지 좀 다르다. 벤츠가 오가고 샤넬백이 등장한다. 게다가 이들에겐 이른바 ‘로맨스’가 있다. 바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는 그 사랑이다. 국민에게 칼날처럼 냉엄한 법을 행사하는 법조인의 세계에 ‘스폰’에 ‘불륜’까지 가미됐다니 막장 종합세트가 따로 없다. 다음에는 무슨 검사가 등장할지 참담하다 못해 궁금하기까지 하다. 대한민국 검찰의 부끄러운 도덕성의 현주소를 말해 준 이른바 ‘벤츠여검사 사건’. 그 기막힌 내막을 들여다봤다.

잊혀질만하면 터지는 법조계 비리, 하지만 이번엔 좀 다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 사랑이라는 이름아래…

부장판사 출신 최모(49) 변호사와 파문이 커지자 지난달 18일 검찰에 사표를 낸 전직 여검사 이모(36)씨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탄로 났다.

이 과정에서 여검사 이씨는 내연관계에 있던 최 변호사로부터 벤츠승용차와 법인카드를 받아 쓴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 청탁의 대가로 500만원대 명품 핸드백도 받았다. 또 아파트를 얻어줬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두 사람을 둘러싼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은밀하게 이루어져 쉽게 드러나지 않던 이번 사건은 최 변호사와 또 다른 내연관계였던 대학강사 이모(40·여)씨가 최 변호사의 휴대전화, 이메일 등을 확보해 이를 검찰과 언론에 넘기면서 불거졌다. 이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최 변호사의 여자들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지난 2005~2007년 법률구조공단 부산지부에서 변호사로 일했던 전직 여검사 이씨는 그해 8월 검사로 신규 임용돼 부산지검 동부지청에서 근무했다.

이씨는 이후 지인의 소개로 부장판사 출신의 최 변호사를 만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가까운 사이’가 됐다. 당시 두 사람은 결혼한 상태로 각자 가정이 있었다.

‘은밀한 만남’이 지속되던 과정에서 최 변호사는 여검사 이씨에게 자신이 대표로 있는 로펌 소속 벤츠 차량과 법인카드를 제공했다. 이런 ‘후원’은 이씨가 2009년과 2011년 전라도와 수도권으로 근무지를 옮긴 뒤에도 계속됐다.

그러나 잘나가던 두 사람의 관계는 최 변호사가 이번 사건을 검찰에 진정한 대학강사 이모씨와 또 다른 관계를 맺으면서 금이 갔다. 시간제 강사였던 이씨는 최 변호사에게 이 검사와의 관계를 청산할 것을 압박했다.

이 때문에 올해 5월 최 변호사는 이 검사에게 “그만 만나자. 벤츠를 돌려 달라”고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대학강사 이씨와 최 변호사의 내연관계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최 변호사와 사이가 틀어진 대학강사 이씨는 지난 7월 “2억원의 빚을 갚지 않는다”며 최 변호사를 고소하고 대검찰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최 변호사는 여검사 이씨와 대학강사 외에도 두 명의 여의사, 심지어 자신의 친구 부인과도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정황까지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이 ‘최 변호사의 여자들’이 아닌 ‘벤츠검사’로 불리는 이유는 다름 아닌 법조인인 검사와 변호사의 은밀한 뒷거래 의혹 때문이다.

이씨가 제출한 진정서에는 최 변호사가 A검사장과 또 다른 검사장급 인사에게 사건청탁을 한다는 명목으로 이씨로부터 1천만원짜리 수표와 골프채, 명품지갑을 받아갔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여기다 내연관계였던 여검사 이씨에게 벤츠 승용차와 법인카드를 제공했다는 주장도 들어 있었다.

최 변호사는 여검사에게 이런 선물공세를 펼치고 각종 검찰사건이 유리하게 처리되도록 청탁했다고 한다. 거꾸로 여검사는 최 변호사에게 원하는 자리로 보내달라는 인사청탁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변호사가 현직 부장판사에게 상품권과 와인을 전달하자 ‘매번 뭘 이렇게 챙겨주시느냐’고 했다는 증언도 나온 상태다.

이 사건의 얽히고설킨 의혹은 크게 세 갈래다. 먼저 최 변호사가 친분이 두터운 검사장에게 청탁해 자신이 직접 고소한 형사사건 피의자를 억지로 기소했다는 의혹이다.

최 변호사는 지난해 초 식당을 함께 운영하던 동업자의 부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들통 나면서 4억원을 지급하게 됐다가 추가로 ‘10억원을 주지 않으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당하자 동업자를 공갈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벤츠여검사 사건’
풀어야할 세 가지 의혹

최 변호사가 대학ㆍ사법연수원 동기인 관할 검찰청의 A검사장를 통해 담당검사에게 압력을 넣어 무리하게 동업자를 기소했으나 결국 무죄가 선고됐다는 게 의혹의 뼈대다.

수사를 맡은 부산지검은 당시 사건기록을 토대로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는 여검사 이씨의 사건 청탁의혹과 금품수수 여부이다. 최 변호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며 벤츠 승용차와 법인카드, 샤넬 핸드백 등을 제공받은 여검사가 동료 검사에게 최 변호사의 사건 청탁을 했다는 것이다.

경력자 특별채용으로 임관한 여검사 이씨는 임용 전 법률구조공단 부산지부 변호사로 근무할 때부터 최 변호사와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처음에는 치정문제로 치부됐지만 최 변호사가 여검사에게 사건 청탁을 하고 대가로 540만원의 샤넬백 대금을 지급한 정황, 사건처리 과정을 상세히 알려주는 내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대가성이 있어 보이는 금품수수 사건으로 비화했다.

부산지검이 공개한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에 여검사가 54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을 구입한 뒤 최 변호사가 사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자신의 은행 계좌에 돈을 부쳐 줄 것을 요구했고, 12월 5일 이 돈에 상응하는 539만원이 최 변호사 법인카드로 결제됐다.

앞서 지난 9월 여검사 이씨는 최 변호사에게 “(창원의 한 검사에게 최 변호사) 뜻대로 전달했고 그렇게 하겠대. 영장청구도 고려해 보겠대”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최 변호사는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자신의 건설업을 돕던 2명을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었다. 검찰은 이 문자가 이 사건 해결을 여검사가 도와주고 금품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정황으로 보고 있다.

부산지검은 문자메시지 공개 직후 전담 수사팀을 구성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이밖에 최 변호사가 관사가 좁다는 이유로 아파트를 구해달라는 여검사의 요구로 아파트를 얻어줬고, 여검사가 인사 청탁을 해 최 변호사가 또 다른 검사장급 인사에게 알아보고 결과를 알려줬다는 의혹도 나왔다.

또 검찰은 의혹을 수사하던 중 여검사 이씨가 최 변호사의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한 정황증거를 확보했다.

검찰이 입수한 여검사와 최 변호사가 올해 1~2월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여검사 이씨는 1월7일 최 변호사에게 “카드 꼭 갖다 줘야 돼. 다음 주에 계속 회식 있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스폰’과 ‘청탁’ 오간 부적절 거래…“검찰 4달간 수사 방치해”
검사가 벤츠와 샤넬백에 목매는 나라 “부끄러운 검찰 도덕성”


여검사는 2월1일 부산으로 최 변호사를 만나러 가며 “참 카드 꼭 받아놔. 직원 시키든지” “세뱃돈도 준비해줘”라고 보냈다.

여검사와 최 변호사가 같은 신용카드를 번갈아 사용했거나, 최 변호사로부터 기존에 받아 사용하던 신용카드 기간이 만료되자 여검사가 최 변호사에게 재발급을 요청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 번째 의혹은 ‘판사 뇌물’ 의혹이다. 최 변호사가 올해 초 부산지법의 모 부장판사(50)에게 5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과 고가의 와인을 선물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금품의 액수나 민사항소사건을 담당하는 부장판사의 위치 등에 비춰 대가성이 없고 수사할만한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부산ㆍ경남 지역에서 10년 가까이 활동해온 최 변호사가 법원ㆍ검찰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한 유착관계를 맺었을 가능성 때문에 진상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말도 나온다. 대법원은 일단 윤리감사관실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이 사건에는 ‘법조3륜’이라 불리는 변호사와 검사, 판사가 모두 등장한다. 부장판사까지 지낸 중견 변호사가 일선 여검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사건과 인사를 서로 청탁했다느니, 벤츠와 샤넬가방을 선물했다느니 등 법조인으로서의 도덕 불감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도 검찰은 ‘벤츠여검사’ 의혹을 넉 달간이나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이미 지난 7월 이 사건에 대한 진정을 접수했지만 감찰을 벌이지 않다가 최근에야 여검사의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검사가 벤츠를 탄다’는 등의 진정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봤다는 이유에서였다. 법조인들의 한심한 윤리의식과 더불어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식’ 행태가 또다시 여실하게 드러난 셈이다.

“가재는 게 편?”
법조비리 근절해야

그러다 최근 대학강사 이씨의 제보로 진정내용이 보도되면서 사건이 넉 달 만에 공개됐고 검찰은 뒤늦게 전담팀을 구성해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변호사 사무실과 자택, 여검사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계좌추적도 벌여 사건 전반을 파헤치겠다고 한다.

검찰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나서야 수사에 나섰지만 늦게라도 진상을 철저히 밝혀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아울러 사실 규명과 함께 법조비리를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 모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가재는 게 편’이라는 조롱이 또 다시 흘러나온다면 땅에 떨어진 검찰의 신뢰를 회복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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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