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겨울이다~신나는 체험여행 떠나자

<한국관광공사 추천 12월의 가볼 만한 곳(1)>경남 통영&충남 논산


한국관광공사는 ‘야! 겨울이다~신나는 체험여행’이라는 테마로 2011년 12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겨울바다, 훈훈한 미술 엿보기 체험(경남 통영)’ ‘마을을 삼켜버린 보아뱀과의 한판! KT&G 상상마당 논산(충남 논산)’ ‘민화, 쇳대, 짚풀 등 전통향기 만나고 체험해보는 하루(서울)’ ‘우리 전래놀이 체험으로 겨울을 즐긴다(경남 함양)’ ‘사계절 숲체험이 가능한 편백나무숲, 우드랜드(전남 장흥)’ ‘200년 종가의 기품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성주 윤동마을(경북 성주)’ ‘감성이 피어나는 꿈의 궁전, 충주 향산리 미술촌(충북 충주)’ 등 7곳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그 첫 번째로 경남 통영과 충남 논산을 각각 소개한다.

경상남도 통영시 용남면 화산리
겨울 바다, 훈훈한 ‘미술 엿보기’ 체험

<통영>통영의 겨울체험은 눈과 마음이 즐겁다. 도시의 역사와 훈훈한 사연을 담아낸 미술관들과 벽화마을을 엿보는 이색경험이 기다린다. 독특한 테마를 지닌 미술공간들은 바다를 배경 삼거나, 담장을 캔버스 삼아 푸른 통영을 그려내고 있다. 전혁림미술관, 옻칠미술관, 동피랑 마을 등에서 따뜻한 겨울 햇살과 함께 감성을 풍요롭게 하는 체험이 진행된다. 전혁림미술관은 추상, 옻칠미술관은 전통, 동피랑 마을은 서민들의 삶을 소재로 고스란히 통영을 담아내고 있다.

통영시 용남면에는 국내 최초의 옻칠미술관이 자리 잡았다. 통영에 옻칠미술관이 세워진 것은 충무공과도 사연이 깊다.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로 통영에 부임한 이후 12공방을 설치했고 공방중 상하칠방에서 나전칠기를 생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로 통영은 400년 전통을 이어온 나전칠기의 본고장으로 명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옻칠미술관에 들어서면 케케묵은 옷장과 화장대 대신 옻으로 단장한 다양한 미술작품을 만날 수 있다. 국내외 작가의 현대작품 150여 점이 전시 중인데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옻칠 장신구와 한국 옻칠화다.

옻칠 장신구는 옻칠만의 미학적 특성을 살린 옻칠조형작품으로 전통미 가득한 목걸이, 브로치 등으로 재현됐다. 옻칠화는 유화와 달리 캔버스가 아닌 나무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게 특징으로 아름다운 광채와 빛깔이 독특하다. 미술관 소재 아트숍에서는 통영의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그윽한 휴식도 즐길 수 있다.

통영 미륵산 자락으로 향하면 건물 자체가 작품인 독특한 미술관을 만나게 된다. ‘통영의 피카소’로 불리던 추상화가인 전혁림 화백의 미술관이다. 전 화백은 통영에서 태어나 타계했으며 고향인 통영을 화려한 색으로 담아낸 작가다. 미술관에는 전 화백의 작품 80여 점과 관련자료 50여 점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미술관은 멀리서 봐도 다른 건물들과는 차별화된 독특한 인상으로 다가선다. 그가 거주하던 봉평동 일대의 뒷산을 배경으로 세워진 미술관은 건물 외벽을 아름답게 채색된 세라믹 타일들이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전 화백과 아들 전영근씨의 작품을 7500여 장의 타일로 재구성해 통영의 바다와 화백의 예술적 이미지를 재현했다. 전시관에서는 한국 색채추상의 대가인 전 화백의 강렬한 유작 뿐 아니라 생전에 쓰던 물감 캔버스 등 작품도구 등도 구경할 수 있다. 별관에는 미술관에서 운영하는 카페가 있어 작품과 음악을 감상하며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휴식 시간도 마련된다.

화가 전혁림 외에도 시인 유치환, 극작가 유치진, 화가 이중섭, 소설가 박경리, 음악가 윤이상 등이 모두 그리운 통영의 바다가 길러낸 예술가들이다. 하지만 통영 일대가 유명한 예술가들의 사연만 묻어나는 것은 아니다. 강구안에서 이어지는 골목 사이에 웅크린 벽화마을 ‘동피랑’은 미대 학생들과 일반인들의 따뜻한 그림이 있는 마을이다.

중앙시장 뒷길을 따라 동피랑 골목을 굽이굽이 오르다보면 다양한 벽화들이 길손을 반긴다. 마을은 몇 장의 그림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걸어 다니면서 그림을 감상하고 벤치에서 휴식을 즐기는 슬로우시티를 지향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시절 항구와 중앙시장에서 일하던 인부들이 기거했던 과거를 지닌 동피랑은 한때 철거될 위기에 처했으나 ‘푸른 통영 21’이라는 예술단체가 서민들의 삶이 녹아있는 독특한 골목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공모전을 열었고 미술학도들이 몰려와 골목마다 그림을 꽃피워냈다.

예쁜 벽화들이 입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찾아들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통영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동피랑은 동쪽에 있는 비랑(비탈의 사투리)이라는 뜻으로 마을 언덕 중턱까지 오르면 통영 앞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동피랑에서 강구안으로 내려서면 통영의 유서 깊은 공간들과 조우하게 된다. 중앙시장, 서호시장 등 통영의 대표 시장들 역시 강구안에 기대 있다. 4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중앙시장은 뒤에는 동피랑을, 앞에는 강구안 포구를 두고 있다.

중앙시장에는 싱싱한 생선과 마른고기가 주류를 이루고 통제영 시절 이 일대에 12공방이 있었던 까닭에 나전칠기 가게도 만나볼 수 있다. 여객선 터미널 방향의 서호시장은 인근에서 나는 해산물들이 모두 모이는 곳이다. 자연산 활어부터 건어물까지 사계절 해산물이 넘쳐나며 즉석에서 막회를 맛볼 수도 있다. 새벽 경매 시간 때가 피크로 경매구경을 끝낸 뒤 졸복국, 해물뚝배기, 굴밥 등으로 시원한 속풀이가 가능하다.

시장들 외에도 강구안은 통영의 명물인 충무김밥집과 선술집이 몰려 있고, 문화마당과 남망산 조각공원 등 문화공간도 함께 어우르고 있다. 강구안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전함이 정박하던 곳으로 초입에는 거북선 한척이 실제 크기로 전시돼 있다. 남망산 조각공원과 청마문학관 역시 강구안에서 걸어서 닿을 수 있는 거리다.

청마문학관은 바다가 보이는 정량동 언덕에 자리 잡았는데 문학관에는 ‘그리움’ ‘행복’ 등 유치환이 남겼던 수려한 시들과 그의 시세계를 소개하는 책들이 보관돼 있다. 문학관에서 나와 넓은 마당을 지나면 그의 생가도 재현돼 있다. 강구안 바다를 끼고 남망산 조각공원으로 오르는 길은 예술을 품에 안은 통영을 음미하는 호젓한 산책로로도 안성맞춤이다.

한려수도를 조망할 수 있는 달아공원이나 이순신장군의 흔적이 서린 세병관 역시 통영에서 두루 둘러볼 아름다운 공간들이다. 삼도수군의 본영이 있던 세병관은 현존하는 목조 고건축 중 가장 넓은 곳으로 국보로도 지정돼 있다.

<통영 여행정보>

♣당일 여행코스
옻칠미술관→전혁림미술관→동피랑→중앙시장→강구안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 옻칠미술관→전혁림미술관→달아공원→세병관
둘째 날 : 서호시장→강구안→동피랑→중앙시장→청마문학관→남망산 조각공원
♣대중교통
[버스] 서울경부터미널~통영버스터미널 4시간10분 소요. 옻칠미술관까지는 버스터미널에서 거제방향 버스 탑승, 미늘 삼거리 하차, 도보로 5분 거리, 전혁림미술관까지는 터미널에서 미륵산 용화사 방향 버스 탑승. 동피랑까지는 터미널에서 중앙시장, 강구안행 버스 탑승
♣자가운전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 통영IC에서 나와 14번 국도 경유, 미늘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옻칠미술관 위치. 전혁림미술관은 미륵산 케이블카 방향, 동피랑은 시청, 강구안 방향
♣주변 볼거리
한산도, 충렬사, 통영수산과학관, 박경리기념관, 통영대교, 제승당, 매물도

문의 : 통영시 관광과
055)650-4613


충남 논산시 상월면 한천리
마을 삼켜버린 보아뱀과의 한판! KT&G 상상마당

<논산> 쌀쌀하고 매캐하지만 그 추위가 싫지 않은 겨울이 시작되었다. 겨울방학을 맞이한 아이들과의 본격적인 집안생활도 더불어 시작되는 지금, 온 가족이 함께 충남 논산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지금 그곳에 아이들의 오감을 만족시켜줄 미술체험공간이 기다리고 있다. 상상마당 논산과 명재고택이다. 충남 논산시 상월면 한천리에 자리한 상상마당 논산은 옛 한천초등학교를 문화 체험 장소로 재탄생시킨 공간이다.

2011년 6월에 개관한 이곳은 1년간 진행된 상상마당 특유의 색깔 입히기 작업을 통해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변신을 했다. 학교의 옛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운동장을 지켜온 굵은 나무뿐이다. 전체의 공간이 새롭게 옷을 입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어린왕자의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처럼 생긴 ‘갤러리’이다.

이 건물을 본 아이들의 첫마디는 “보아뱀에 그려진 도로 위를 걸어볼 수 있을까?”이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먼저 읽은 상상마당에서 작은 푯말을 붙여 놓았다. “지붕 위로 올라가면 위험해요.” 하지만 실망하지 말자.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지붕은 시작에 불과하다.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숲을 연상시키는 선으로 그린 나무들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이 벽면을 채우고 있다. 이쯤 되면 보아뱀이 삼킨 것이 코끼리가 아니라 ‘마을’이라는 것을 아이들도 알게 된다.

건물 안쪽에서는 다양한 전시와 체험이 이루어진다. 갤러리 문을 들어서 왼쪽에는 ‘세계우수그림책특별전’이, 오른쪽에는 아트토이를 비롯한 다양한 미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세계우수그림책특별전에는 미국, 영국, 이탈리아, 일본 등을 비롯한 8개국 언어권의 책이 500여 권 전시되어 있다. 서가 한쪽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책 한 권을 들고 올라가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는 장소다. 전시된 책 중에서 아이들이 관심을 가장 많이 갖는 것은 팝업 북이다. 책에 쓰여 있는 다른 나라의 말은 몰라도 책을 펼치면 튀어 올라오는 재미있는 그림들이 흥미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책에서 느낀 흥미를 체험으로 이어갈 수도 있다.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팝업 북의 원리를 배워 직접 만들어보는 팝업 북 만들기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준비물은 커다란 도화지 두 장과 색연필 그리고 가위와 목공용 풀이다. 도화지 한 장에 그림을 그려 잘라낸 후, 나머지 한 장의 도화지는 반으로 접는다. 접힌 선이 안쪽으로 오게 펼쳐놓은 도화지 중심에 잘라낸 그림을 반으로 접어 사선으로 붙여주면 완성이다. 간단하지만 아이들은 팝업 북의 원리에 흥미를 느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작업에 몰두한다.

갤러리의 다른 한쪽에 전시된 아트토이들도 체험의 대상이다. 평면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익숙한 아이들에게 사물을 입체로 볼 수 있게 하는 체험이다. 하지만 체험의 시작은 그리 녹록치 않다. 아무 것도 그려있지 않은 하얀 입체인형을 받아든 아이들은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그려야할지 모르고 망설이고만 있다. 이럴 때, 갤러리에 전시된 전시물들이 도움이 된다. 전시장을 천천히 돌아본 후 인형에 그릴 그림을 떠올리도록 이끌어주면 된다.

한번 선을 그리면 지울 수 없는 유성 펜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것도 아이들에겐 부담이다. 하지만 실수조차 상상이 더해지면서 새로운 작품이 완성되는 것을 체험한 후엔 달라진다. 과감하게 상상을 행동으로 옮기는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된다. 상상마당에서는 겨울방학동안 지역특산물인 상월고구마와 연산대추를 이용한 요리교실, 아빠와 함께 만든 썰매로 즐기는 논두렁스케이트장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예약은 필수다.

상상마당 논산의 공간 곳곳에도 아트토이가 전시되어 있다. 사람크기의 캐릭터 인형을 변형시킨 작품들이다. 복도에는 거울처럼 빛을 반사하는 다양한 모양의 모빌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햇살의 방향에 따라, 바라보는 사람의 옷 색깔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상상마당이 현대미술체험으로 아이들의 상상을 자극한다면, 논산을 대표하는 명재고택은 전통체험으로 아이들과 함께 한다. 명재고택은 중요민속자료 제190호로 지정된 문화유산이다. 나지막한 산 아래 깃들어있는 전통한옥으로 수많은 항아리와 어우러진 한옥풍경이 꽤나 아름답다.

이곳에 명재 윤증선생의 후손이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 ‘노서서재’가 있다. 30평 남짓한 도서관에서 다양한 우리문화체험이 이루어진다. 그중 하나가 전통매듭배우기이다. 명주를 꼬아 만든 매듭실 한 가닥으로 작은 브로치를 만드는 체험이다. 매듭방법은 가락지매듭을 사용한다. 손가락에 실을 감아 기본 틀을 만들고 실 양끝을 틀 사이로 서로 번갈아 오가도록 넣어주면 가락지 모양이 완성된다. 그 다음엔 브로치 모양으로 변신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마치 실 한 가닥의 마술을 보는 듯한 과정이다.

명재고택은 사랑채와 안채에서 고택체험을 할 수 있다. 뜨끈한 한옥에서 하루를 보내며 우리 선조들이 지혜로 지은 집 한옥에 대해 배워보는 것도 좋겠다. 논산여행을 마칠 때쯤 들러야 하는 곳이 있다. 강경젓갈시장이다. 이곳에 제법 규모가 큰 젓갈시장이 있는 것은 금강이 있기 때문이다. 강경포구는 물자를 배로 실어 나르던 예전엔 국내 3대 포구로 손꼽힐 만큼 많은 배들이 오가던 곳이다. 서해바다의 싱싱한 새우로 만든 새우젓의 맛도 좋아 포구를 드나드는 상인들의 배에 실려 전국으로 강경젓갈의 이름을 알렸다. 자연스레  강경젓갈시장의 규모도 커졌을 터이다.

하지만 뱃길이 쇠락하면서 시장은 그 빛을 잃었었다.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띄게 된 것은 1990년대부터이다. 옛 시장의 번영을 되찾기 위해 논산시가 시장복원사업을 시작한 것. 지금은 강경읍 태평리 일대에 100여 개가 넘는 젓갈상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논산에는 이 밖에도 볼거리가 많다. 계백장군이 5천의 군사로 신라 5만의 군사를 맞아 싸운 황산벌전투를 살필 수 있는 백제군사박물관, 논산 시내를 은진미륵의 시선으로 내려다볼 수 있는 관촉사, 전성기엔 1000여 명의 승려가 상주하며 화엄법회를 열었다는 개태사 등이다.

<논산 여행정보>
♣당일여행코스
문화유적 답사 : 관촉사→돈암서원→개태사→명재고택→노성향교
체험여행코스 : 상상마당 논산→명재고택 →백제군사박물관→강경젓갈시장
♣1박2일 체험여행코스
첫째 날 : 백제군사박물관→명재고택 전통체험→상상마당 논산(숙박)
둘째 날 : 상상마당 논산 미술체험→관촉사→강경젓갈시장→귀가
♣대중교통
[기차] 용산~논산(KTX) 하루 7회 운행, 1시간30분 소요
[버스] 서울~논산 1일 22회 운행, 2시간10분 소요
[시내버스] KTX 논산역 또는 논산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상월 방면 508번 버스(1~2시간 간격 불규칙 운행) 이용, 한천리에서 하차. 하루 8회 운행, 40분 소요
♣자가운전 
천안~논산고속도로 : 정안IC, 23번국도 진입→공주·논산 방면 남쪽으로 직진(약 35km)→상월면소재지→‘동금성 옛날짜장’ 앞에서 좌회전→KT&G 상상마당 논산
♣주변 볼거리
 돈암서원, 양촌감와인 추시, 개태사

문의 : KT&G 상상마당 논산 041)734-6986
명재고택 041)735-1215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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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