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통계>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연인 선물의 법칙’

그랬구나~ 정성 담아 종이학 접었는데 짐 됐구나…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올 크리스마스엔 뭘 선물하지?” 해마다 이맘때면 연인들이 고민 아닌 고민에 빠지는 게 바로 ‘선물’이다. 자신의 마음을 잘 전달하면서 상대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센스 있는 선물을 고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좋은 의도로 준비한 선물인데도 상대에겐 그다지 반갑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 실제로 미혼남녀 10명 중 6명은 연인 간의 선물 때문에 싸운 적이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그렇다면 연인에게 ‘짐’만 되는 최악의 선물은 무엇일까?

크리스마스 선물로 ‘종이학’ 1000마리? 남여 “최악선물”
미혼남녀 65% “선물 문제로 연인과 싸운 적 있다”


연인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로 정성스런 선물의 상징인 종이학 접기를 하고 있었다면 조용히 그만두는 게 좋겠다. 괜히 종이 접었다 ‘짐만 된다’고 욕먹는 수도 있다.

소셜데이팅서비스 ‘이츄’가 20세 이상 미혼남녀 837명(남성 440명, 여성 397명)을 대상으로 ‘연인 간의 선물 문화’를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남녀응답자 모두 받고도 욕 하는 선물로 ‘종이학· 종이거북이’를 꼽았다.

주고도 욕먹어~

연인에게 최악의 쓸모없는 선물로 남성은 ‘학이나 거북이 등 종이 접기’(58.4%)에 이어 ‘꽃다발’(49.1%), ‘내 취향을 벗어난 의류나 잡화’(45.2%) 등을 차례로 꼽았다.

이 밖에도 ‘군번 줄, 동전으로 직접 만든 액세서리’(34.5%), ‘인형’(32%), ‘연인의 어린 시절 사진’(20.7%) 등이 쓸모없다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이모(30·남)씨는 “나도 한때 종이학을 접은 적이 있긴 하지만 어리고 순수한 마음이 있을 때 였다”며 “지금 여자친구가 종이접기를 해서 선물로 준다면 별로 감동스럽지 않은데 감동받은 척 해야 될 것 같고, 굉장히 센스 없는 여자로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의 경우에도 가장 최악의 선물은 ‘학이나 거북이 등 종이 접기’(69%)로 나타났다. 다음은 ‘내 취향을 벗어난 의류나 잡화’(65.5%), ‘군번 줄, 동전으로 직접 만든 액세서리’(44.8%) 등을 최악의 선물로 꼽았다. 기타 의견으로 ‘촌스러운 커플룩’(41.3%), ‘십자수, 직접 뜨개질한 물건’(27.7%) 등이 두드러져 남성과 달리 여성은 자신의 취향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직장인 김모(27·여)씨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종이접기 선물은 더 이상 아무런 가치를 갖지 못한다”며 “명품도 아니고, 디자인 요소가 있지도 않고, 실용성도 없는데다가 소장하고 있다고 자랑할 만한 물건도 아닌데…차라리 평소에 매고 다닐 수 있는 가방을 선물 받으면 감동이 더 크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22·여)씨는 “종이학 선물을 받고 싶진 않지만, 이젠 무엇이든 돈을 주고 살 수 있고 그런 문화에 익숙해져서 ‘마음 담은 선물’을 외면하게 되는 현실이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미혼남녀 10명 중 6명(남성 60.5%, 여성 69%)은 연인간의 선물 때문에 싸운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선물을 둘러싼 갈등의 원인’으로는 남성은 ‘고맙다는 표현을 하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서’(40.6%)를, 여성은 ‘잔뜩 기대했는데 아무 것도 해주지 않아서’(35%)가 가장 많은 원인으로 꼽혔다. 결국 남성은 정성을 무시하는 애인 때문에 불만을 품은 반면 여성은 표현에 무관심한 상대에 마음이 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남성은 ‘기대했지만 아무 것도 해주지 않아서’(18.8%), ‘상대가 기념일 자체를 까맣게 잊고 있어서’(12.4%) 등의 이유로 다투었다고 답했다. 여성은 기타 ‘상대가 기념일을 잊고 있어서’(29.9%),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15%) 등의 이유로 실망감을 드러냈다.

차라리 주지 마!

‘바람직한 선물의 방식’으로는 ‘저렴하고 소박한 선물을 자주 나누는 것이 좋다’는 답변이 전체의 65.7%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성 68.9%와 여성 62.2%가 ‘싼 것을 자주 선물하는 방식’이 좋다고 답했다. ‘비싸고 고급스러운 선물을 한 번에 주고받는 것을 선호한다’는 의견은 전체의 34.3%(남 31.1%, 여 37.8%)에 불과했다.

대학생 황모(25·남)씨는 “비싼 선물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부담스럽기만 하다”며 “연애에 있어서는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내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선물을 자주 교환하는 것이 효율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지출하는 비용은 남녀 별로 차이가 있었다. ‘연인 선물을 1회 마련할 때 드는 평균 비용’을 묻자 남성은 ‘5~10만원 사이’(37.7%)가 가장 많았으나, 여성은 2배 정도 높은 ‘10~20만원 사이’(34.5%)를 꼽아 적당한 선물의 기준을 서로 다르게 인식하고 있었다.

이츄 한상권 팀장은 “20~30대 싱글은 연애 시에 선물이 꼭 필요하다고 여기지만 그만큼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연인에게 선물을 통해 마음을 전하려면 소박한 선물이라도 잊지 않고 챙기는 것이 좋고, 선물을 받았을 때는 꼭 고마운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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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