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추적> 한탕주의에 빠진 ‘도박공화국’ 대한민국

한 판만 더…” 뛰는 단속에 나는 사이버도박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운동경기 승패 적중 여부에 따라 당첨금을 지급하는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가 난립하고 있다. 베팅방식이 단순한데다 승패조작 가능성이 거의 없어 다른 도박사이트에 손을 댔던 사람들이 속속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 사이트로 몰리고 있는 것. 현재 우리나라에 스포츠토토를 공식적으로 발행하는 곳은 ㈜스포츠토토가 유일한데 이를 모방한 불법 사설 스포츠토토가 우후죽순 격으로 늘고 있다. 여기에 도박사이트 창업을 돕는 전문 업자들까지 활개 치면서 최근 3년 반 사이 불법 도박사이트는 세 배 가까이 늘었고, 불법 도박시장의 규모는 1년에 88조 원에 이를 정도로 팽창했다. 최근 몇 달 새만 해도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 사이트 적발이 속출하고 있고, 무리한 베팅으로 빚더미에 앉은 사람들도 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의 실태를 <일요시사>가 추적해 봤다.

요즘 대세는 불법 토토? 마늘밭 흉내 낸 도박사이트까지…
야구부터 e스포츠까지… “서버 해외에 두고 단속 땐 이사”

110억 원대의 불법 도박 수익금을 마늘밭에 묻어 화제가 됐던 ‘김제 마늘밭 사건’.

최근에는 이 마늘밭 사건 소식을 접하고 이를 모방해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조기축구회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면서 온라인 도박사이트가 또다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돈 주인’으로 밝혀진 공모(28)씨가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단 5개월 만에 10억원 상당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의 운영수법 등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우후죽순
불법 도박사이트

공씨 등 10명은 수사 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중국 심천에 운영사무실을 두고, 일본에 서버를 구축해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후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2000여명의 회원을 상대로 축구·농구·야구 등 각종 스포츠경기와 스타크래프트의 승패 및 점수차를 예측해 최고 100만원까지 배팅하게 한 뒤 경기결과를 맞추지 못한 사람의 배당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40억원 규모의 스포츠토토를 발행하고 1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운영중인 (주)스포츠토토의 베팅금액(1인당 10만원)보다 훨씬 많은 금액(1인당 100만원)을 배팅할 수 있다며 스팸문자 및 메일을 통해 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제로 도박 경험이 있는 2000명만 회원으로 선발해 사이트 도메인명과 입·출금 계좌번호를 알려 주고 일체의 신입회원과 광고를 받지 않는 등 사이트 운영을 폐쇄적으로 함으로써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씨 등은 경찰조사에서 모두 조기축구회 회원으로 지난 3월 김제 마늘밭에서 수십억대 도박자금이 묻혀 있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이를 따라 크게 돈을 벌 목적으로 도박사이트를 개설했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5일에는 중국과 일본의 도박서버와 연계해 800억원대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조직이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경기도 고양 경찰서 사이버수사팀,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를 불법으로 운영한 송모(26)씨등 25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일본과 중국의 도박서버와 연계한 53개의 사이트 운영계좌를 통해, 815억원을 입금 받아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150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수익금으로 고급 외제차를 비롯해 아파트와 상가 등 부동산을 구입한 사실이 확인돼 경찰은 범죄 수익금에 대한 몰수 보전도 신청하기로 했다.

‘한 방’에 목마른
도박꾼들 유혹

현재 국내에서 스포츠토토 복권을 공식적으로 발행하는 곳은 ㈜스포츠토토가 유일하다. 2001년 시작된 스포츠토토는 국내외 축구,야구 등 30~50개 스포츠 경기 중 2~10개를 골라 승패를 맞히거나 경기 점수를 예측해 배당을 받는 시스템이다.

이를 모방한 유사 게임은 모두 불법이다. 그러나 스포츠토토는 한 번에 최대 10만원밖에 베팅할 수 없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한국농구연맹(KBL)의 경기 등 제한된 경기에만 베팅할 수 있어 이른바 ‘대박’을 노리는 도박마니아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사설 토토다.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는 ㈜스포츠토토의 사이트 ‘배트맨’에 비해 환급률과 베팅금액이 높아 이용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또 배트맨의 환급률은 75%선이지만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는 환급률이 85~90%선이다. 잃는 돈이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 더구나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 사이트는 한도 베팅금액이 배트맨의 10배에 달하고 배당률에 따른 세금이 없다. 배트맨에선 22%의 세금이 붙는다.

당첨 확률도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가 이용자 입장에선 유리하다. 배트맨에서는 2경기를 묶어 2경기 모두 경기 스코어를 맞춰야 한다면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는 경기 스코어가 아닌 1경기의 승패만 맞추면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이다.

경찰청 한 관계자는 “사설 토토 사이트는 베팅 금액에 제한이 없어 대박을 노리는 이들이 쉽게 빠져든다”며 “또 다른 도박사이트의 경우 운영자가 프로그램으로 승률을 조작하지만,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는 실시간으로 베팅한 경기의 결과를 인터넷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조작 가능성이 극히 적은 것도 이용자들에게 장점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무제한 베팅, 고배당 유인…학생?청소년까지 유행처럼 번져
사설사이트 4년 새 200배 증가…‘한탕주의’에 한방에 ‘훅’

종목도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와 유럽챔피언스리그(UEFA) 축구 등 전 세계 스포츠 경기에다 스타크래프트 등 e-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처럼 국내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는 고배당을 미끼로 해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신고 된 불법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만 해도 총 7천951건으로 2007년 40건에 비해 무려 200배 가까이 늘었다.

또 지난 23일 안경률(한나라당) 의원이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불법스포츠 도박사이트의 연간 시장 규모가 1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이버도박에 빠져 거액의 빚에 나앉은 사람들 역시 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20~30대의 회사원과 대학생 등인데 지난 10월에 검거된 상습도박자 유학생 A씨는 빚을 지고 무려 2억1000만원 상당을 베팅해 잃은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줬다.

지난 7월에는 도박에 빠진 한 대학생이 도박으로 진 빚을 갚기 위해 택시강도를 저지른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학생 A군은 사이버 도박에 빠져 사채를 쓰고, 또 휴학을 하면서 등록금까지 반환받아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보다 끊기 힘들다는 도박. 그 끝이 파멸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한 번 빠져들면 벗어나기 힘들다. 오죽하면 도박을 두고 “손이 없으면 발로 하고, 발이 없으면 입으로 한다”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거대한 도박판
단속엔 한계


전문가들은 이들이 사이버 불법 도박에 빠져든 원인에 대해 “물론 한탕주의를 노리는 개인의 문제도 있겠지만, 우리 사회가 이들이 점점 더 도박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면서도 사실상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 사회에는 도박으로 이끄는 유혹의 손길이 너무 많음에도 불법 도박사이트를 뿌리 뽑는 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자본주의에 휘말려 사회 자체를 거대한 도박판으로 만들고 있다.

경제난과 취업난 등 문제는 많아지고 처한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속에서 전국의 땅 중 어느 곳을 골라 베팅을 거냐에 따라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되기도 하고, 경기결과 하나 잘 맞추어 몇 배의 수익을 얻는 사람들의 소식을 접하다 보니 ‘나도 혹시…’ ‘역시 인생 한방이야~’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에 많은 이들은 재테크라는 명목 하에 죄의식도 없이 사이버도박에 빠져 언제 찾아올지 모를 기회를 낚아채고자 신경을 곤두세우고 살아간다. 어쩌면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의 난립은 투기를 하든, 도박을 하든 한탕주의에 빠진 우리 사회가 낳은 사회적 병리 현상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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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