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예감] 영화 <완벽한 파트너> 윤채이

“완벽한 데뷔 위해 기다렸다”

[일요시사=박상미 기자]세상사 모든 것에는 순서가 있다. 상대와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내 것을 열어 보이고,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제 능력을 알아 달라 하기 전에 그만한 성과를 내놓는 것이 먼저다. 배우 윤채이는 일의 순서와 기본을 잘 아는 신예다. 중국에서 2년간 활동한 후 한국에 돌아와 영화 <완벽한 파트너>에 출연하기까지 꽤 오래 걸렸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초조함은 없었다. 제대로 된 무대를 만나기 위해서는 진득한 기다림이 선행되어야함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중합작 드라마 등 2년간 중국서 기본기 탄탄히 다져
‘아빠뻘’ 김영호와 아찔한 호흡, NG 없이 한 번에 OK  
 
“대형 스크린에 제 모습이 나오는 거예요. 얼마나 신기했는지 몰라요.”

배우 윤채이가 충무로에 입성했다. 윤채이는 영화 <완벽한 파트너>에서 슬럼프에 빠진 시나리오 작가 준석(김영호 분)의 뮤즈가 되는 작가지망생 연희로 분해 11월17일 관객과 첫 만남을 가진다.

다툼?실신…파란만장 2개월

“정신없는 시간이었어요.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완벽한 파트너>의 촬영 기간은 2개월 남짓이었다. 여타 영화에 비하면 짧은 기간이었지만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극중 직업을 이해하기 위해 시나리오 작가원에 다니기도 하고 노출신에 대비해 생전 관심 없었던 속성 다이어트도 강행했다.

분위기를 살필 겸 갔던 작가원에서는 앞으로 배우 인생에 있어서 자양분이 될 값진 지식을 얻었다. 윤채이는 “처음엔 시나리오 작가들의 생활을 이해하기 위해서 수업과 뒷풀이에 참여하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수업을 듣다보니 어설프게나마 작가의 시선을 가지게 됐다”면서 “작가의 시선으로 대본을 바라보니 새로운 방향으로 분석이 가능하더라”고 말했다

욕심이 앞서 이리저리 에너지를 과하게 쓰다 보니 부작용도 있었다. 정신적 피로가 극한에 다다랐던 노출신 촬영 당일, 결국 한계와 맞닥뜨렸다. 윤채이는 베드신 촬영이 끝난 후 실신해 관계자들의 걱정을 샀다. 그는 “사실 노출 때문에 이 영화를 포기할까도 생각했었다”고 털어놓으며 “베드신을 촬영 막바지에 묶어 찍었는데 아무래도 부담이 컸던 것 같다”고 수줍게 웃었다.

“김영호 선배가 ‘한 번에 제대로 연기 하자’고 말했어요. 정말 최고의 호흡이었어요.” 바닥에 남은 에너지까지 끌어올려 임한 마지막 촬영은 다행히 한 번에 OK를 받아냈다. 윤채이는 신인인 자신을 잘 이끌어 준 김영호에게 고마움을 먼저 전했다. 김영호는 노출에 대한 거부감이 컸던 윤채이를 위해 현장 분위기부터 앵글 하나하나까지 모든 것을 배려했다.


사실 김영호와 윤채이의 연령은 수치만으로 보면 부녀지간이다. ‘아빠뻘’의 김영호와 아찔한 멜로 연기를 펼치기가 쉽지 않았을 터. <완벽한 파트너>의 메가폰을 잡은 박헌수 감독 역시 미안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윤채이는 “동년배 남자배우였으면 이렇게 연기 못했을 것”이라고 손사래를 치며 “김영호 선배였기 때문에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윤채이를 향한 따뜻한 손길을 내민 것은 김영호뿐만이 아니었다. 상대 커플로 출연한 김혜선은 여배우로 먼저 걸어온 만큼 후배의 고충을 뼛속깊이 이해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윤채이는 “김혜선 선배는 지금도 ‘예쁜 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면서 “연기는 물론 여배우의 어려움에 대해서 공감대가 있는 만큼 한마디 한마디가 힘이 됐다”고 말했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하나같이 윤채이를 먼저 챙겼던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윤채이는 여느 신예에 비할 수 없는 연기 욕심과 이를 뒷받침할만한 성실함을 갖춘 배우다. 대본 분석을 위해 읽고 또 읽은 대본은 새까맣게 닳아 걸레짝이 되기 일쑤였고, 선배들이 함께하는 리딩 자리에서는 이를 감추려고 새 대본을 따로 구해 나가기도 했다.

“잘하고 싶었고, 잘해야 했으니까요.” <완벽한 파트너>는 19금(禁) 섹시코미디다. 파격적인 베드신이 화제가 된 만큼 까딱 잘 못하면 반짝 이슈 수준에 머무를 위험 부담도 있다. 윤채이는 “연기를 잘해서 노출이 아닌 내 연기력이 앞에 나서도록 해야했다”면서 “내가 연기만 잘한다면 분명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불안함을 없애기 위해서 대본을 질리도록 보며 연기만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차기작에선 ‘뿌잉뿌잉’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윤채이는 다음 무대에서 관객과 만날 날을 기다리며 스스로를 향한 채찍질을 준비하고 있다. 몸을 혹사시키는 액션, 가슴을 뒤흔드는 멜로, 사랑스러운 로맨틱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또 다른 윤채이를 보여줄 각오다.

“새로운 제 모습을 만날 때면 스스로도 카타르시스를 느껴요. 하지원 선배의 강한 액션, <풀하우스> 송혜교 선배의 애교 등 다양한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장소협찬 : 카페 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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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