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진 거짓말’로 본 복잡한 파라다이스 집안 탐구

한 지붕 두 가족 ‘카지노 재벌’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낸시랭과 왕진진의 갈등으로 화제가 된 그룹이 있다. 카지노로 유명한 파라다이스 그룹이다. 낸시랭은 왕진진이 자신을 파라다이스 그룹의 혼외자라고 속였다고 폭로하면서 불똥이 튀었다. 눈길이 쏠린 파라다이스 그룹을 확인했다.
 

팝아티스트 낸시랭과 그의 남편 왕진진은 부부의 연을 맺을 당시부터 현재까지 논란과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낸시랭과 왕진진은 지난해 12월27일 결혼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왕진진의 과거 범죄 행적 의혹이 보도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전혀 무관”
난처한 그룹

왕진진은 또 2011년 고 장자연의 지인이라며 고인의 편지를 공개하면서 화제가 됐지만 진위 여부를 두고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왕진진이 파라다이스그룹의 혼외자라는 주장을 펴면서 세간의 눈길은 더욱 집중됐다. 

이와 관련 사기 혐의로 왕진진이 피소를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라다이스 그룹과 왕진진과의 관계에 눈길이 쏠렸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사업가 A씨는 “(왕진진이) 지난해 3월 사업자금으로 3000만원을 빌려 간 뒤 1년이 지나도록 돈을 갚지 않고 있다”며 그를 사기 혐의로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소했다. 

A씨는 “왕진진이 자신을 파라다이스 전낙원 창업주의 아들이라며 5000억원대 소유 도자기로 아트펀드 사업을 하는 재력가라고 속인 후 접근해 3000만원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논란 속에서도 굳건해 보였던 낸시랭과 왕진진 부부 관계는 의외로 쉽게 깨졌다. 여기서도 어른거리는 것이 파라다이스 그룹이었다.

낸시랭은 왕진진이 파라다이스 전 창업주와는 무관하다면서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 낸시랭은 한 언론사를 통해 “왕진진이 진실 고백만 했어도 새로운 삶을 함께할 계획이었다”며 왕진진의 모친과 대화하다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의 어머니는 왕진진이 ‘내가 낳은 자식이고, 농사짓던 아버지는 전남 강진서 경운기 사고로 돌아가셨고, 전 회장(창업주)은 왕진진의 아버지가 아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낸-왕 갈등으로 전씨일가 가계도 주목
왕회장 혼외자? 창업주 이름 오르내려

하지만 왕진진이 다시 언론 등을 통해 반박하면서 진실게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왕진진은 23일 <일간스포츠>에 “낸시랭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서 공개한 문자 내용은 악용된 부분이 많다. 시골에 계신 (날 키워주신)어머니와 가족들이 모두 어처구니 없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무팀을 꾸려 지금 법적대응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공방을 예고했다.

파라다이스 그룹으로서는 난처한 상황이다. 전 창업주의 이름이 직접적으로 오르내리는 상황이 유쾌하지 않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2003년 배우 김상중이 전 창업주의 딸 전우경씨와 혼인이 임박했다라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파라다이스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었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기사 내용이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기사 전문에 전 창업주의 딸로 소개된 전우경 양은 초등학교 1학년 생 손녀의 이름”이라고 해명했다. 

최초 보도한 언론사도 해당 기사를 삭제하면서 일단락됐지만 왕진진의 주장으로 전 창업주의 과거 악몽이 되살아났다.   

본의 아니게 이름이 오르내린 전 창업주는 카지노업계의 큰손으로 지난 2004년 11월3일 작고했다. 전 창업주는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한 뒤 올림포스 관광호텔 대표이사로 관광업계에 발을 들였다. 

1973년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카지노를 인수하면서 카지노 사업의 큰손으로 인정받았다. 그가 세운 파라다이스는 현재 서울, 부산, 제주, 도고, 인천, 아프리카 케냐 등에 호텔을 설립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1993년 6월 <한국일보> ‘카지노 5개 거느린 <밤의 황제>/전낙원씨는 누구인가’ 제하 기사에 따르면 전 창업주는 워커힐카지노 인수 후 1조원이 넘는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교술이 뛰어나고 재력도 탄탄해 정·관·재계는 물론 언론계 인사 등과 교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파라다이스 그룹은 관광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서울과 인천, 부산 제주에 각각 1개소, 총 4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파라다이스는 연결기준 매출액 6680억419만원을 기록했다.

배다른 자녀
재산 다툼도 

전 창업주가 타개하고 나자 그가 소유한 상속분을 두고 골육상쟁이 벌어졌다. 전 창업주는 생전 두 번 혼인했다. 첫 번째 부인과는 전필립 파라다이스 회장과 전원미씨를 뒀으며, 두 번째 부인 사이에는 전지혜씨가 있다.

전지혜씨는 전 창업주의 상속재산에 대한 공정한 분할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2006년 서울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혜씨는 소장을 통해 “2004년 11월3일 당시 전락원 회장의 사망으로 장남과 장녀, 차녀 등 세 남매가 공동상속인이 됐으나 장남인 전필립씨가 상속재산의 공정한 분할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지혜씨 측은 상속 재산 규모는 예금규모만 최소 수천억에 달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파라다이스 주식과 계열사의 주식을 합하면 상속재산 규모는 더 확대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외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있었으나 전 회장이 상속재산의 공정한 분할을 거부하면서 실체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전 회장이 전 창업주 사망 직후 전 창업주의 유언장이 존재하지 않고 유언에 따라 상속분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상속재산을 모두 가져갔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파라다이스 측은 전 창업주 상속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언론 등을 통해 “지난 2004년 11월3일 돌아가신 고 전 창업주의 상속 재산은 고인이 생전에 작성한 유언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상속됐다”며 “당시 지혜씨도 상속에 대한 이의 제기가 없는 상황에서 전 회장이 법에 따라 상속세를 납부, 성실한 납세자의 의무를 다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상속이 완료된지 2년여가 경과한 시점서 종결된 사안을 지혜씨가 문제시하며 상속재산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납득할 수 없다”고 전했다.

특히 “피상속인인 전 창업주가 2004년 7월23일 법무법인 공증아래 유언 증서를 작성했다”며 “전 창업주의 재산 상속은 유언 증서의 내용에 따라 한 치 틀림없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당시 소송은 이른바 배다른 남매지간의 소송으로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재판부는 전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듬해 열린 선고 공판서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는 지혜씨가 전 회장과, 고인의 큰딸 원미씨를 상대로 낸 상속재산 분할 청구 소송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유언 공증에 참여한 사람들이 필립씨와 친할 뿐 전락원 전 회장과 친분이 없고, 유언을 작성한 장소가 사실과 다르다며 유언장이 무효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고가 상속합의서를 작성한 것은 착오 때문이라고 주장하나 착오란 외부 의사표시와 마음속 의사가 일치하지 않는 것을 당사자가 모르는 것인데, 당시 원고의 마음속 의사에 대한 아무런 주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골육상쟁의 법정 다툼이 마무리된 이후 전 회장이 파라다이스 그룹을 이끌고 있다. 전 회장은 파라다이스 그룹 지주사인 파라다이스글로벌의 지분 67.33%를 가지고 있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주력 계열사 파라다이스를 비롯해 두성, 비노파라다이스, 파라다이스투어, 파라다이스플래닝, 파라다이스에이치앤알, 파라다이스이앤에이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법정 분쟁 이후에도 지혜씨가 주력 계열사 파라다이스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점이다. 지혜씨는 파라다이스글로벌, 학교법인계원학원, 파라다이스복지재단 등의 법인을 제외하면 전 회장을 제치고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 

지혜씨의 지분률은 1.9%로 전 회장의 지분 0.46%를 웃돈다. 이복 언니인 원미씨의 0.29%보다도 많은 지분이다. 한 차례 분쟁을 겪은 후 공존 관계를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기꾼에 걸린
김상중도 등장

파라다이스그룹의 오너 일가 가풍은 은둔형 경영으로 유명하다. 이는 언론에 부정적인 이름이 오르내려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전 창업주는 문민정부 초기인 1993년 이른바 ‘슬롯머신 사건’ 탈세 혐의를 받고 검찰의 수사를 피해 3년간 도피생활을 했다. 

이후 귀국했으나 서울대병원서 치료를 받으며 검찰에 출석하지 않았다. 당시 전 창업주는 122억원을 탈세하고 1600만달러를 당국의 허가없이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결국 전 창업주는 재판에 넘겨져 1997년 2월 징역 5년 벌금 161억원 및 추징금 120억원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한 뒤 이듬해 8·15 특사로 석방됐다. 

파라다이스 그룹은 카지노 사업을 주력으로 그룹 규모로 성장했기 때문에 사행성 산업이라는 부정적인 여론이 따라다닌다. 이 때문에 언론 등에 대한 노출을 꺼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창업주부터 시작된 은둔형 경영은 아들인 전 회장이 물려받았다.

하지만 거액의 현금이 오고가는 사업인 만큼 사정당국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파라다이스 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국세청은 이달 초 서울 중구 동호로 소재 파라다이스그룹 본사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소속 조사요원들을 투입해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2011년 이후 6년 만에 이루어지는 정기세무조사였다. 하지만 지난 2006년과 2011년 국세청으로부터 특별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어 세간의 관심이 높았다.

부정적인 이미지 부각
과거 일가 사칭 사건도

특별세무조사는 조사4국이 투입된다.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서울국세청 조사4국을 투입하는 것은 비자금 조성 등 구체적인 탈세 혐의를 포착했을 경우다. 피조사자에게 통보 없이 조사해 비정기 세무조사라고도 한다. 

세무조사 과정서 탈세 행위 등이 드러나면 세금 추징하고 검찰 고발한다. 이 때문에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만으로도 재계의 눈길이 쏠린다.

2011년 정기 세무조사에서는 거액의 세금이 부과되기도 했다. 당시 세무조사에서는 파라다이스가 148억원 상당의 추징금 부과 결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라다이스는 공시를 통해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2006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의 법인세 신고·납부 내용에 대한 통합세무조사를 받고, 추징금 148억7627만원을 부과 받았다고 밝혔다.  

최근 전 회장은 은둔형 경영자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회적인 사업과 문화적인 사업 등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PARADISE CITY)’가 지난달 아시아 모던&컨템포러리 예술전시공간인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PARADISE ART SPACE)’를 개관했을 당시도 전 회장은 적극적으로 사업을 설명했다.

당시 전 회장은 “국내외 유수 아티스트의 대표작 소개와 관람객 참여를 유도하는 체험형 전시 기획을 통해 국적을 넘나드는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는 파라다이스그룹이 수집해 온 주요 미술품과 새로운 현대미술 기획 전시를 만날 수 있는 전시공간이다. 데미안 허스트, 쿠사마 야요이, 제프쿤스, 카우스 등 동시대 가장 핫한 세계 유명 미술 작품이 곳곳에 배치돼있다. 

파라다이스 문화재단은 3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과 부인 최윤정(48)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은 올해 세계적인 영국 미술전문 계간지 <아트뉴스>가 선정한 ‘세계 200대 컬렉터’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200대 컬렉터’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이름도 올라있다.

사행 이미지
문화로 쇄신

재계의 한 관계자는 “파라다이스 그룹의 성장이면에는 사행성 사업이란 어두운 면이 자리잡고 있다”며 “왕진진의 거짓말 논란은 어둠에 대한 사람들의 막연한 호기심 때문에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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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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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