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4차원 아티스트 낸시랭

“이건희 회장님 신나게 놀아보아요”

[일요시사=사회팀] 4차원 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강남으로 컴백했다. 그는 지난해 말 역대 대통령을 비롯, 대선후보를 유화 팝아트로 묘사해 개인전 <내정간섭>을 열었다. 이후 만 3개월도 안 돼 그는 동일한 묘사법으로 <낸시랭과 강남친구들>이라는 타이틀의 개인전을 열었다. 세계 거물들과 함께 강남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낸시랭의 작품 속으로 들어가봤다.


‘걸어 다니는 팝아트’라고도 불리는 낸시랭. 그는 지난해 말 <내정간섭>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낸시랭은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인물 팝아트를 유화로 표현해 미술계에서는 이른바 “고정관념을 깼다”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내정간섭>에 등장한 인물들은 역대 대통령을 비롯해 제18대 대선후보들이었기 때문에 민감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8∼9년 동안 함께한 코코샤넬 고양이를 각 정계인물과 합성시켜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했기 때문. 이번 개인전 또한 세계 거물들을 등장시켜 뉴욕 맨하탄 유명 방송을 비롯한 영국 BBC, 프랑스 유명 매체 등에서 깊은 관심을 보여 절반 이상은 성공한 개인전이라고 회자되고 있다.

매번 새 장르 도전

“기존에 그래픽 혹은 아크릴로 묘사되는 인물 팝아트에 대한 미술계의 고정관념을 한 번쯤은 깨고자 했어요. 그리고 <낸시랭과 강남친구들>에 등장하는 세계 거물들도 <내정간섭>처럼 코코샤넬을 어깨 위에 살포시 얹으면서 모두 낸시랭화 시켰죠."

"정치인의 경우 권위의식이 투철한 이미지를 한층 편안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세계 리더들 역시 단지 직업만 다를 뿐 일반 사람들과 다름없다고 생각했고, 저는 이들과 함께 자연인으로서 강남에서 같이 신나게 놀아보자는 심산이었죠.”


사실 낸시랭의 첫 번째 유화 팝아트인 <내정간섭>은 모 네티즌의 질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한 네티즌은 2010년부터 시작된 낸시랭의 소셜활동에 대해 “미국 시민권자가 감히 내정간섭에 끼어들다니…”라고 힐난했다. 낸시랭은 이 같은 발언에 오히려 “좋은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약 2년간 작품 활동에 몰두했다. 이는 그만의 유쾌한 대응방식이었다.   

“지난 2010년 영국 런던에서 '거지여왕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트위터와 SNS를 통해 정치논객을 펼쳤죠. 지난해에는 '4·11 총선투표독려 앙 퍼포먼스'에 이어 '12·19 청와대 앙 퍼포먼스', 그리고 <내정간섭>에 이르기까지 정치사회적 콘셉트의 작품 활동을 하며 사회전반에 관심을 두고있어요.”

그만이 가진 4차원적 예술성은 엄마의 특별한 교육방식 덕분이었다. 발레리나였던 낸시랭의 엄마는 직업 특성상 세계 곳곳을 돌아다녀야 했다. 사업을 하던 아빠까지 해외출장이 잦아지면서 무남독녀였던 낸시랭은 가정부와 기사 외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예술적감성이 유난히 돋보였던 그는 어릴 때부터 온 집안 벽에 낙서를 하며 엉망을 만들었지만 그의 엄마는 단 한 번도 꾸짖지 않았다고 한다. ‘하고 싶은 것은 하자’라는 사고방식은 낸시랭의 창의력과 예술적감성을 남들보다 더 특이하고 달리 보이게 만들었다.  

유명 리더들 유화 <강남친구들> 개인전
기존 묘사법 깨고 차별…미술계 ‘충격’
하고 싶은 대로…좌충우돌 퍼포먼스

낸시랭은 이번 작품을 열면서 “아티스트는 정신적 귀족이고, 강남 사람들은 물질적 귀족이다”라는 어록을 발표했다. 실제로 그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지만 유년시절과 청소년기, 성인기를 강남 압구정에서 보내고 자라왔다. 발레리나였던 엄마를 따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해외여행을 다녔고 인터내셔널 스쿨을 졸업했다. 그는 자신을 엄밀히 말하면 우파성향의 된장녀이자 엘리트 강남인이라 자부한다.


“대학원 다닐 때 집이 망했을 뿐 저는 뼛속까지 강남사람이에요. 가세가 기울어진 후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도 강남을 떠나야만 했을 때의 그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그때야 비로소 예술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고요. 홀로 베니스로 떠나 퍼포먼스 활동을 하며 예술 활동을 했죠. 그러다 <낸시랭과 강남친구들>을 계기삼아 정신적으로 강남으로 컴백하게 됐어요. 고향인 청담동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셈이죠.”


그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쁘띠거니’라고 칭해 한동안 인터넷상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낸시랭이 이 회장을 풍자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의 의도는 달랐다. 모든 것을 다 갖춰 아쉬울 게 없는 사람 쁘띠거니는 이건희 회장을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을 풍자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특정 인물비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그려 피소당한 이하 작가를 지지한 것도 여기에 있었어요. 전 전 대통령을 풍자한 게 아닌데도 억울하게 피소당해 법원 앞에서 지지퍼포먼스를 했어요. 예술과 언론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어요. 설사 벌금이 10만원 내외라도 납부하게 되면 지금껏 보존돼왔던 자유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기 때문에 이런 불상사를 방지하고자 지지퍼포먼스를 하게 됐어요.”

세계 거물들 집합!

그는 지금껏 하고 싶은 대로, 마음가는대로 좌충우돌 퍼포먼스를 해오다가 이제 세계 거물들과 여유롭게 강남에서 즐기고 싶은 바람을 전했다. 특히 정신적 지주이자 소울메이트인 마이클 잭슨과 함께….

“그동안 아껴왔던 제 소울메이트 마이클 잭슨과 마릴린 먼로, 마돈나가 등장한 작품과 전시회는 애착이 많은 개인전이라고 생각하셔도 될 거에요.”

최근에는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와 열띤 트윗 설전을 벌여 화제가 된 낸시랭. 걸어 다니는 팝 아티스트 낸시랭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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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