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 포스트시즌> 전국체전 관전포인트

  • 전상일 기자 jsi@apsk.co.kr
  • 등록 2018.10.15 10:05:19
  • 호수 11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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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진검승부가 시작됐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고교야구의 포스트시즌이 시작됐다. 고교야구의 가을야구이자 최후의 승부, 바로 전국체전이다. 전국체전은 사실상 고교야구의 한 시즌 자체를 마무리하는 대회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고교들은 모교의 명예뿐만 아니라 지역의 명예를 걸고 전국체전에 출전하기 때문에 고교야구의 포스트시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체전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자면 3학년들이 마지막으로 총출동을 하는 대회다. 이미 프로에 지명된 서준원·변우혁·노시환·김창평·고승민·이정훈·이병헌·양우현·김범준·박영완 등 고교시절을 볼 수 있는 마지막 대회다. 이 대회가 끝나면 3학년들은 공식적으로 고교야구의 모든 경기를 마무리하고 팀에서 퇴단한다.

[프로행 확정]
[3학년 출격]

전국체전은 선수들의 진로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국체전이 의미가 있는 것은 모교의 명예와 여러 가지 실익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일반 전국대회보다 학교 측에 더 많은 실익과 명예를 가져다주는 것은 전국체전이다.

모 고교 관계자는 “사실 일반 전국대회는 학생들의 진학 및 프로입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학교에 실질적으로 더 큰 이익이 가는 것은 전국체전이다. 일단 전국체전서 좋은 성적이 나면 학교 운동장 사업, 혹은 숙소 완공 같은 숙원사업을 하기위한 예산집행에 매우 유리하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학교 교직원들의 승진에도 가산점이 붙는다. 일례로 교감 선생님의 교장 승진 등에도 마찬가지”라며 전국체전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3학년들까지 총출동해서 전국체전을 준비하는 이유다.


이번 전국체전에선 각 지역의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다수 출전했다. 서울 충암고, 경기 야탑고, 광주의 광주일고, 대구의 대구고, 부산의 경남고, 인천의 인천고, 홈팀인 전북 전주고 등이 출전했다. 

특히 웬만한 전국대회 16강전 보다 더더욱 박진감 넘치는 대진이 형성돼 고교야구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6개교 참가]
[우승후보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16개교 중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를 꼽아보자면 역시 대구 대표 대구고, 부산 대표 경남고, 광주대표 광주일고를 꼽을 수 있을 듯 하다. 

3개교는 베스트전력으로 붙으면 누가 이길지 전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의 막상막하의 전력을 지니고 있다. 서로가 만나기 전까지 투수를 어떻게 아끼고 당일 어떤 컨디션을 지니고 있는지가 관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승후보1 = 대구고는 자타공인 2018 최강의 팀이다. 투·타·수비·주루 등에서 빈틈이 없다. 적어도 2018년 새로 적용된 투구 수 제한 시스템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팀이고 그에 대한 대비가 잘 돼있는 팀이다. 일단 투수진이 탄탄하다. 작년 영입된 김태석 투수코치의 지도하에 누가 나가도 일정 수준 이상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투수진이 형성돼있다.

에이스 김주섭을 비롯해 좌완 에이스 이승민·여도건, 사이드암 한연욱, 우완 백현수·박영완 등으로 이어지는 투수진은 양에서 타 팀들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전국 76개교 중 이 정도로 많은 즉시 전력감 투수를 구비하고 있는 팀은 대구고뿐이다.


타선도 나쁘지 않다. 지난 대통령배부터 미친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옥준우와 대통령배·봉황대기 MVP 서상호의 테이블세터진에 롯데 자이언츠의 박영완, NC 다이노스에 입단이 확정된 미스터 풀스윙 김범준, 공격형 포수 현원회로 이어지는 타선도 마찬가지다.

16강전 모두 최고의 빅매치
강력한 우승후보 대거 포진

무엇보다 대구고의 가장 큰 강점은 센터라인의 수비다. 2번의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한 원동력은 바로 센터라인의 강력한 수비다. 대구고 포수 현원회는 어깨가 나쁘지 않은 포수다. 최근 송구가 약간 불안한 것이 눈에 띄지만 전체적인 수비력은 좋다는 평가다.

유격수, 3루수를 번갈아가며 보고 있는 신준우·조민성의 수비력은 이견이 없는 고교 최강이다. 결승에서 상대였던 경기고 감독이 엄지를 치켜들 정도다. 중견수 서상호는 고교야구 전체로 봐도 한손가락에 꼽힐 정도의 빠른 주력을 자랑하는 외야수다.
 

문제는 대진운이다. 대진운이 ‘최악 of 최악’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객관적인 전력으로만 판단하면(물론 전력으로 모든 것이 경기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16강서 야탑, 8강에서 경남, 4강서 광주를 만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투수진이 양적으로 아무리 풍부해도 이정도 대진이면 투수진이 고갈되고도 남음이 있는데다가 질적으로 보면 광주나 경남에 비해서는 떨어지는 것이 대구고다.

▲우승후보2 = 두 번째 우승후보는 역시 경남고다. 선수 면면이 화려하다 못해 눈이 부시다. 에이스 서준원을 필두로 내년 1차지명 강력 후보 최준용과 kt위즈 2차 2라운드 이정훈으로 이어지는 투수진은 고교 최고다.

여기에 김민수·노시환·김현민 등 프로입단이 확정된 선수들이 버티고 있는 타선도 매섭기는 매한가지다. 2루수 이주형·포수 전의산 등 2학년 선수들도 만만치 않다. 올 시즌 아직 우승타이틀이 없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호화군단이다.

우승 징크스도 전국체전에서는 다르다. 경남고는 작년 시즌 챔피언이기 때문이다. 만약 3학년들이 졸업 전에 반드시 우승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덤빈다면 경남고를 감당할 수 있는 팀은 거의 없다. 결승무대서 자꾸 주저앉는 심리적인 부담만 탈피한다면 이번 대회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우승후보3 = 세 번째는 광주일고다. 광주일고 또한 위의 두 팀에 비교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 좋은 짜임새를 지니고 있다. 광주일고도 대구고의 김주섭-이승민, 경남고의 서준원-최준용에 전혀 뒤지지 않는 조준혁-정해영이라는 원투펀치가 있다. 올 시즌 고교 기준으로만 봤을 때에는 조준혁-정해영을 능가하는 원투펀치는 경남고 외에는 없다.

비록 이번에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프로의 기준이 아닌 고교야구의 기준에서 조준혁은 서준원·김기훈과 비교해도 전혀 뒤쳐짐이 없는 원탑 좌완 에이스다. 그의 우타자 바깥쪽서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몸 쪽서 떨어지는 슬라이더 그리고 낮은 팔각도서 나오는 스리쿼터의 직구는 알면서도 치기 힘들다. 

아직 고교생의 타격기술로는 이를 쳐내는 것이 쉽지 않다.


정해영은 우타자들에게는 저승사자로 군림하는 명품슬라이더를 지니고 있는 장신 우완 투수다. 이 두 명의 투수가 황금사자기에서 경남고와 대구고를 각각 4강과 결승서 격파하고 우승을 일궈냈다. 광주일고에는 김창평·유장혁이라는 고교 최강의 테이블세터가 있다.
 

박시원·정건석·박준형 등이 받치고 있는 타선도 매섭기는 매한가지다. 다만 광주일고는 정해영, 조준혁 외에 제 3의 투수들이 대구고·경남고에 비해 너무 약하다. 대통령배서도 경기고에게 정해영이 105개 투구로 내려가자마자 4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다크호스 = 마지막으로 굳이 다크호스를 한 팀만 꼽아보자면 천안북일고다. 천안북일고는 지난 봉황기서 준우승을 하는 등 엄청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무엇보다 대진표가 워낙 좋다. 1회전서 만날 울산공업고는 분명 객관적인 전력서 북일고에 비해 한수 아래다. 거기에 제주고 vs 용마고의 승자 또한 까다롭기는 하지만 대구고, 야탑고, 광주일고 등에 비해서는 그나마 상대하기가 나쁘지 않다.

북일고의 가장 큰 장점은 장타력이다. 변우혁·고승민이 중심이 된 중심 타선이 폭발하면 말릴 수가 없다. 특히 2018년 홈런왕 변우혁의 컨디션이 최고조에 올라있어 과연 투수진이 이번 대회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초반부터]
[4강급 대진]

이번 전국체전의 대진표가 나타내는 경향은 명확하다. ‘좌저우고’다. 좌측 대진보다 우측 대진에 너무 강한 상대들이 많이 몰려있다. 물론 고교야구는 워낙 변수가 많아 전력만으로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올해 3학년들이 모두 나오기 때문에 올 시즌 4개 전국대회 기준으로는 우측에 너무 많은 강자들이 몰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빅매치는 역시 대구고 vs 야탑고다. 야탑고에는 절대 에이스 안인산이 있다. 거기에 강민, 김성진, 안인산, 김태원 등이 포진한 타선은 고교정상급이다. 전력이 100%의 상태서 붙기 때문에 우완 안인산, 좌완 오원석, 사이드암 박명현이 초반부터 대구고 타선을 봉쇄하기 시작하면 어느 팀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대진이다.

2018년 고교야구 대미 장식
3학년 고교시절 마지막 대회

강릉고 vs 경남고의 대진도 흥미롭기는 마찬가지다. 명장 최재호 감독이 이끄는 강릉고는 자이언츠 킬러다. 황금사자기서 충암고(7회 콜드게임), 청룡기에선 광주일고를 꺾어낸 전력이 있다. 특히 광주일고의 2018년 21연승의 광폭행진을 종료시킨 것이 바로 강릉고다.

최재호 감독의 지휘 아래 강릉고는 점점 강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서장민이 출격하게 되는 1회전은 워낙 변수가 많아 충분히 경남고를 잡아낼 수도 있다(물론 객관적인 전력은 경남고가 많이 앞서기는 한다).

광주일고와 포항제철고의 대진도 흥미롭기는 매한가지다. 야탑고 vs 대구고만큼이나 박빙이다. 청룡기 준 우승팀 포항제철고는 모든 팀들 가운데서 가장 팀워크가 좋은 팀으로 알려져 있다. 토탈 야구를 구사하고 끈끈하다.
 

선수층이 고작 30여명이 조금 넘어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한계를 드러낼 것이다. 하지만 최상의 상태서 붙으면 이준·이형빈·이희윤이 중심이 된 마운드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1학년 최예한의 성장세도 무섭다. 이들이 동시에 가동되면 어느 팀과 붙어도 3점 이내로 틀어막을 수 있는 힘이 있다. 여기에 프로에 지명이 된 유격수 김동규를 비롯해 고교야구 최고급의 중견수 조일현, 조율, 최인호, 정준영 등의 타선은 장타력은 뛰어나지 않지만 한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는 기관총 타선을 자랑한다.

청룡기에선 봉황대기 준우승에 빛나는 천안 북일고를 콜드게임으로 누른 전력도 있다. 전체적으로 좌타자들이 중심이 되고 있고 굉장히 공을 잘 보며 팀 전체적으로 배트컨트롤이 능하고 작전 수행능력이 좋다.

삼성라이온즈에 지명된 강견 포수 이병헌이 버티고 있는 제물포고와 내년 시즌 충청권 1차지명 후보이기도 한 좌완 홍민기가 버티고 있는 대전고의 대결도 기대된다. 전국체전 고교부는 10월12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간 군산월명야구장서 펼쳐진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고교야구는 사실상 모든 대회를 마무리하게 된다. 과연 이번 대회서 어떤 팀이 우승 깃발을 품에 안고 따뜻한 겨울을 준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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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