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검증 끝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10.01 10:42:24
  • 호수 11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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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엄함 벗고 젊은 감성 가동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드디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섰다. 최근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에 오른 것. 현대차그룹의 유일한 승계자로서 그룹 내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며 ‘확고한 2인자’가 됐다. 업계선 한층 더 폭넓은 경영 보폭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난달 14일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9년 만이다. 옛 현대그룹서 분가한 1999년 이래 현대차그룹의 최종 의사 결정자는 늘 정몽구 회장이었다. 

1999년 입사
55개 계열 책임

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글로벌 통상문제 등 복잡한 대외 변수에 더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사”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에는 원래 ‘총괄 수석부회장’ 자리가 없었다. 정 수석부회장과 윤여철 김용환 양웅철 권문식 현대·기아차 부회장,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부회장 등 7명의 부회장이 각자 업무를 책임지는 형태였다. 

정 수석부회장이 이날 신설된 총괄 수석부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정 수석부회장은 아래로는 나머지 6명의 부회장을 이끌고, 위로는 아버지 정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로 그룹 내 입지가 확대됐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올 연말 인사를 대폭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 내 6명의 부회장보다 높은 위치서 그룹 전반을 지휘하게 된 만큼 인사를 통해 계열사 장악력을 키우고, 이를 통해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4개사의 등기이사를 맡았지만 현대차 경영에만 관여해왔다. 정 수석부회장은 1999년 현대자동차 이사로 경영 참여를 시작한 뒤 2001년 상무에서 전무로, 2003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05년부터는 기아자동차 사장으로 있다가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로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미래사업전략을 짜고 계열사 간 투자를 조율하는 업무를 책임지면서 계열사를 총괄하게 됐다. 자동차(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철강(현대제철 등), 건설(현대건설 등), 금융(현대카드·캐피탈, 현대차증권 등) 등 그룹 55개 계열사 전반을 책임져야 한다. 

지금까지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의 미래차 투자 등 주요 경영상황을 폭넓게 챙겼지만, 이번 승진으로 정 회장에 이어 회사 경영을 걸머질 명실상부한 ‘2인자’로서 그룹경영 전반에 직접 관여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정 회장을 대신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대외 행보서 이미 그룹을 대표해왔지만 이번에 공식적인 직책으로 실질적 리더십이 뒷받침된 셈이다. 이 때문에 이번 인사로 현대차그룹이 ‘3세 경영 체제’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
9년 만에 후계자 이미지 벗어 


재계에선 정 회장이 위기 때마다 아들 정 수석부회장의 책임을 확대하며 경영능력을 키워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기존 산업이 위기를 맞은 시점에 정 수석부회장의 책임을 확대한 것 역시 정 회장의 신중한 결단이라는 의미다.  

정 회장은 2005년 기아차가 적자에 허덕일 때 정 수석부회장을 기아차 사장으로 임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과감한 디자인 경영 전략으로 K시리즈를 선보이며 위기를 정면 돌파했다. 기아차는 2007년 영업적자 554억원서 2008년 3085억원으로 흑자를 이뤘다. 

정 회장이 정 수석부회장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자동차 시장이 요동치던 때였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자동차 기업이 모두 파산 위기에 몰렸다. 정 수석부회장은 당시 공격적인 글로벌 경영으로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또 정 수석부회장은 정 회장 대신 주요 신차 발표회 자리나 행사장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7일 인도에선 ‘무브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의 기조연설을 맡아 “현대자동차를 자동차 제조업체서 스마트 모빌리티 설루션 제공 업체로 탈바꿈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5월에는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이 추진했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방식에 반대한 끝에 직접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자율주행·커넥티비티·모빌리티·수소차·전기차 등 자동차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해외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에만 미국·이스라엘·호주·중국·인도·싱가포르 등 11개의 해외 기술 기업에 투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풀어야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먼저 가장 시급한 건 미국의 관세 폭탄이다. 정 수석부회장의 첫 대외 행보는 ‘미국행’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대표단 일정도 마다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만큼 급박한 상황에 놓인 현재의 회사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룹 진두지휘 
경영전면 나서

지난달 17일 현대차그룹과 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16일 미국으로 출국한 정 수석부회장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등 미 행정부와 의회 고위인사들과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 문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남북 정상회담 때 대통령을 수행하는 방북단서도 빠졌다. 

미국은 현대·기아자동차의 최대 수출 시장 중 하나다. 미국 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 자동차가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을 줄 수 있다며 최대 25%의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관세폭탄'이 현실화할 경우 현대·기아차의 국내 공장 일부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기아차 광주공장서 작년 생산한 전체 차량 49만2233대 가운데 미국 수출량은 37.37%(18만3959대)를 차지하고 있다. 쏘울 10만9146대(전기차 포함)와 스포티지 7만3717대가 광주서 생산된 미국 수출 주력 품목이다. 


특히 미국서 판매하는 쏘울은 광주공장서 전량 생산했다. 쏘울은 2009년 출시 이후 미국 시장서 닛산 큐브 등 기존 소형 박스카 시장 대표 모델을 제치고 작년까지 미국 엔트리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급 판매서 부동의 1위를 지켜오고 있다. 관세폭탄이 현실화하면 차량 가격이 500만원가량 상승해 가격경쟁서 밀릴 수밖에 없다.
 

더불어 정 수석부회장은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큰 숙제도 있다. 경영 승계를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런데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압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지난 5월 29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임시 주주총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시장의 거센 반발로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엘리엇이 끼어들어 계획에 반기를 든 것이 시발점이었다. 

이로 인해 주주 신뢰에도 금이 갔다. 정 부수석회장이 엘리엇의 공세에 “흔들리지 않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보였지만, 결론적으로 주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1차 공세 이후 현대차그룹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다. 현대차 3.0%, 기아차 2.1%, 현대모비스 2.6%를 각각 보유 중이다. 이는 기존 5월 밝힌 것보다 각각 1.5%씩 늘어난 것이다. 

채비를 마친 엘리엇은 직접 지배구조 개편안까지 제시하며 또다시 현대차그룹 흔들기에 나섰다. 일단 현대차그룹이 난색을 표하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총수일가 지분 30% 이상→20% 이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현대차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응책 마련과 지배구조 개편을 동시에 진행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2014년 10조5500억원에 사들인 GBC 신사옥 부지가 4년째 놀고 있는 것도 문제다. GBC 신사옥은 정 회장의 숙원사업으로 지난 4월 서울시 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 통과했지만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서 지난해 12월, 지난 3월과 7월에 잇따라 퇴짜를 맞으며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계열사별 전략 
조율 역할 맡아

수도권정비위원회는 현대차그룹에 ‘인구유발 저감대책 보완 및 세부대책’ ‘저감대책 실효성 확보방안’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삼성동으로 몰릴 경우 1만여명의 직원이 이주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분산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서울시는 이달 중 현대차그룹 측으로부터 보완책을 받아 재심의를 요청할 계획이지만 연내 착공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시공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사업 지연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인허가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만나 신사옥 건립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등 GBC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재계는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총괄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만큼 GBC 문제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1970년 10월10일 서울서 정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현대를 창업한 정주영 명예회장이 할아버지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작은 어머니, 정몽준 전 국회의원이자 현대중공업 고문이 작은 아버지다. 형제로는 위로 정성이 이노션 고문,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전무로 누나가 셋이다.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 정문선 현대비앤지스틸 전무, 정대선 현대비에스엔씨 대표,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장, 정지이 현대유앤아이 전무,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과 사촌지간이다. 

 자동차 위기 돌파 승부수 던져
“세계로∼” 글로벌 행보 가속화

정 수석부회장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녀 정지선과 1995년 결혼했다. 장인인 정도원 회장은 정 회장과 경복고 선후배 사이로 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수석부회장 1983년 경복초등학교를 졸업했다. 1986년 구정중학교(현 압구정중학교), 1989년 휘문고등학교(81회)를 졸업했다. 1993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대학 경영대학원서 MBA 과정을 마쳤다.

정 수석부회장은 일찌감치 현대차그룹의 후계자로 결정됐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사원부터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바닥부터 시작하라는 정 회장의 지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현대정공에 과장으로 입사했으나 1년 만에 미국 유학길을 떠났다. MBA 학위 취득 후 일본 이토추상사 뉴욕지사서 2년간 근무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1999년 현대자동차에 입사, 2002년까지 국내영업본부 영업담당 겸 기획총괄본부 기획담당 상무를 맡았다. 

2002년 국내영업본부 부본부장 전무로 승진했고 2003년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 겸 기아차 기획실장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고 2009년부터 현대자동차 기획 및 영업담당 부회장 재직했다. 2005부터 지금까지 대한양궁협회 및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재벌 3세인데도 소박하고 겸손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를 두고 할아버지인 정 명예회장의 밥상머리 교육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정 수석부회장은 정 명예회장과 아버지 정몽구 회장을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는다고 한다. 특히 아버지 정몽구 회장을 대단히 깍듯하게 모신다. 경영권 승계 얘기가 나오면 “아버지가 건재하신데 왜 그런 말이 나오냐”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경영 능력도 검증됐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성공하면서 경영 능력에 대해 확고한 합격점을 받았다. 워커홀릭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일을 많이 하며 항상 오전 6시30분 출근하는 아침형 CEO로 꼽힌다.

현대차에 젊은 감성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지난해 6월, 코나 신차 발표회서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나와 관심을 끌었으며 종종 직원들과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들이 검정색 세단을 주로 이용하는 걸 알면서도 다크블루 색상의 에쿠스를 타기도 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017년 7월1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오너 경영인으로서 정 수석부회장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김 공정위원장은 당시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정의선을 기아차 사장으로 임명하고 그룹 차원서 지원해 기아차를 회생시켰다. 정의선의 능력에 대해 시장에서는 의구심이 거의 없다”며 “그에 비하면 삼성이나 이건희 회장은 이재용에게 경영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는 게 부족했다”고 밝혔다. 

관세, 지배구조…
풀어야할 과제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가끔 골프도 함께 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골프와 테니스 실력이 수준급이다. 폭탄주 10여잔은 거뜬할 정도로 주량이 센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의 자동차 버라이어티쇼 프로그램인 <탑 기어>를 즐겨 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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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