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명장> 자양중 추성건 감독

  • 전상일 기자 jsi@apsk.co.kr
  • 등록 2018.10.01 10:32:01
  • 호수 11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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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km/h? 좋아할 일이 아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140km/h를 던진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에요. 오히려 더 우려하고 걱정해야할 일이죠.”
 

김서현 선수를 취재하러 왔다는 기자를 보자마자 추성건 감독이 한 이야기다. 그만큼 그는 선수의 건강에 관심이 많은 감독이다.

작년 청룡기의 영웅이자 두산 베어스의 1차지명자인 곽빈이 재학시절 동안 다칠까봐, 투수로 등판시키지 않고 포수 및 1루수만 시켰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굳이 전지훈련금지를 하지 않아도 자양중은 12∼1월 투수들이 공을 전혀 만지게 하지 않는다.

그뿐 아니다. 경기 중 선수들에게 사인을 일절 내지 않는다. 선수들이 알아서 사인을 내면 ‘OK, NO’ 표시만 해줄 뿐이다. 추 감독은 선수시절에 야생마 이상훈과 함께 서울 지역 1차지명을 양분할 정도의 타자였으나 부상으로 안타깝게 은퇴를 결정해야 했다. 본인의 전철을 내 아이들에게는 결코 밟게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일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언제 자양중에 부임했나?

▲6년 정도 된 것 같다.

-현역 시절이 궁금하다.

▲OB 베어스서 시작했다. 첫해에는 적응기를 거쳐서 그럭저럭 잘 했었다. 그런데 3년차 때 서울 개막전서 손목을 크게 다쳤다. 그리고 8월 달에 발목이 분쇄골절을 당해서 수술을 무려 4번이나 했다. 똑바로 걷는 데만 1년이 걸렸으니 2년 동안은 운동장을 전혀 나가지를 못했다. 회복 후 야구장을 나갔는데 공이 안 맞더라(웃음).

-그래도 SK에 가서 잘했던 기억이 난다.

▲(손사래를 치며)잘하기는 무슨…그냥 밥값은 한 정도다. 그때는 한 경기 하고 나면 발목이 아파서 그 다음날에 못 걷겠더라. 인조잔디라고 해도 그냥 아스팔트 비슷해서 충격 흡수가 안 됐다. 그만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이듬해 서울고 수석코치로 이동했다.

-중학 야구 지도자를 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서 수석코치만 10여년을 하다 보니 중학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나름 보람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고서 대략 10여년 정도를 있었고, 청원고서 2년 정도 있었다.

-중학 야구는 성적 부담이 전혀 없나?

▲그건 아니다. 부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고교에 비해서는 좀 덜하다는 것뿐이다. 또한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이들의 기량향상과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잡는 것이다. 팀 성적을 위해서 선수를 희생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내가 야구를 하는 한 그럴 것이다.

-팀의 에이스이자 내년 시즌 주축이 될 김서현 선수를 소개해 달라.

▲장래성은 엄청나게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단 부상이 없어야 한다. 빠른공을 던진다고 해서 남들은 좋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김서현은 이제 겨우 15살일 뿐이다. 한창 성장기에 있는 선수들이고 뼈, 인대, 관절이 성인 수준의 근력을 갖추지 못했다. 
 

때문에 빠른 볼을 던진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그만큼 부상에 노출이 많이 된다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그런 것을 염려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쳐야지 140km/h를 던진다고 해서 마냥 좋아하는 것은 지도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사인을 거의 안낸다고 들었다.

▲안낸다. 선수들이 알아서 경기 흐름을 잘 읽는다. ‘내가 지금 치고 싶다’ ‘도루를 하고 싶다’ 등의 사인을 도리어 나에게 낸다. 그럼 내가 역으로 사인을 주는 형식이다. 이런 식으로 운영을 하는 이유는 그래야 게임에 몰입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훈수 두듯이 장기를 두면 더 잘 보이듯이 본인 스스로가 생각하는 그런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답은 없지만 그래도 벤치에 있는 선수들도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을 한다.

-선수를 관리하는 노하우에 대해 듣고 싶다.

▲일단은 아침에 체크를 한다. 아침에 안 좋은 친구들을 체크하면 웜업부터 선수들이 알아서 뛴다. 줄 맞춰서 반 강제적으로 러닝을 시키지 않는다. 컨디션이 좋은 애들은 빨리 뛸 것이고 컨디션이 안 좋은 친구들은 늦게 뛸 것이다. 그럼 그 모습을 코치들이 보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 맞게 선수들 개개인을 가르친다. 나도 아마 때까지는 부상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프로 가서 2번 정도를 크게 다치고 은퇴를 하다 보니 아이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에 신경을 정말 많이 쓰고 있는 중이다.

-자양중은 투수들의 러닝이 없는 학교라 들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몸 관리다. 어느 쪽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는 답이 없다. 10월부터 대략 세 달간은 몸을 만드는 데 전력을 기울인다. 가장 원론적으로 생각하면 캐치볼, 몸의 밸런스가 가장 중요하다. 세부적인 기술적인 부분들은 선수 개개인이 시합에 들어가면 알아서 하게 돼있다. 우리 팀은 몸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캐치볼, 몸의 밸런스, 기본기 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작년 두산 베어스에 1차지명된 곽빈이 자양중 출신이다.

▲(곽)빈이 같은 경우는 정말 좋은 투수다. 야구에 대한 이해도도 굉장히 좋은 선수다. 그런데 너무 빨리 많이 컸다. 그래서 나는 포수를 시켰다. 그리고 1루수도 시켰다. 아마 많이 서운했을 것이다. 그러자 시즌이 끝날 때쯤 투수를 하고 싶다고 나에게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서 ‘투수를 하면 넌 분명히 다친다’고 분명히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도 하고 싶다고 고집을 부리더니 결국 진짜로 다치더라. 고등학교 갈 때 큰 부상은 아니지만 다쳐서 거의 1년을 재활을 했다. 투수들은 공을 빠르게 던진다고 좋은 게 아니라 빠르게 던진 만큼 인대라던가 잡아주는 근육의 근력이 있어야 버틸 수 있는데 중학생들이 근력이 어디 있는가.

-중학교 선수들의 무엇을 보고 타격에 재질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나?

▲신체조건은 두 번째고 가장 중요한 것은 타격밸런스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애들이 있다. 타격을 하기 전의 준비동작이 그것이다. 준비동작이 좋으면 치는 것은 거의 대부분 좋다. 하지만 준비동작이 나쁘면 치는 것이 나쁠 수밖에 없다. 첨언하자면 폼하고는 관계가 없다. 

나는 폼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는 편이 아니다. 하지만 방망이는 제대로 돌릴 줄 알아야 한다. 그냥 맞추는 게 아니라 자기밸런스로 풀스윙을 할 줄 알아야 한다. 헛스윙을 하던, 공을 맞추던 말이다. 투수의 공을 잘 보는 것, 풀스윙을 돌리는 것, 그 풀스윙을 돌릴 수 있는 좋은 밸런스 이것이 내가 보는 좋은 타자의 요건이다.

-선수들은 잘 따라오나?

▲비유를 잘 해줘야 한다. 스프린터와 마라톤 선수의 예를 든다. 마라톤 선수는 빨리는 못 뛰지만 멀리는 갈 수 있다. 하지만 근육이 그렇게 형성이 되어버리면 빠르게는 못 뛴다. 하지만 스프린터들은 정말 폭발력 있게 뛴다. 훈련서 가장 중요한 것은 100%로 타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윙을 100개를 하라고 하면 10개는 풀스윙을 하겠지만 90개는 70∼80%로 스윙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마라톤 선수다. 근육이 어떻게 되겠는가. 빠른 스윙을 못하게 된다. 70∼80%로 50개를 치지 말고 10개를 치더라도 풀 스윙으로 치라고 나는 이야기한다.

-과거 인터뷰를 검색하던 중 ‘실패하라’는 말을 본 적이 있다.

▲내가 한 말이 맞다. 실패해봐야 자기들이 알아서 열심히 한다. 이 아이들이 지금 잘하면 얼마나 잘하겠는가. 지금 높이 올라가서 나중에 떨어지면 많이 아프다.

-중학교는 성적보다 다른 명문의 기준이 있을 것 같다.

▲일단은 공부를 해야 한다. 일반 학생과 비슷한 수준의 공부 수준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중학교 수준에서는 그런 아이들이 운동장에 나와서 더 열심히 한다. 중학교서 야구 하나만 보고 모든 것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어리다. 자기들도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면 조금 더 능동적으로 변하고 생각하는 것도 달라질 것이다. 그래야 이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나는 앞으로도 그런 팀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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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