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 선선하니 한옥 마실 떠나볼까”

<한국관광공사 추천> 11월의 가볼 만한 곳

한국관광공사는 ‘등 따시니 좋을시구! 한옥 민박 체험’이라는 테마 하에 2011년 11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절절 끓는 구들방에 등 지지는 이 맛! 영암 월인당(전남 영암)’ ‘신라 천년 역사의 향기가 온돌방마다 그득(경북 경주)’ ‘역사와 전통이 숨쉬는 한옥 강릉 선교장(강원 강릉)’ ‘강, 호수에 기댄 한옥에서 맞는 청량한 아침, 팜카티지(경기 가평)’ ‘가을 정취 흐르는 옛 담장길을 걷다(경남 거창)’ ‘부용에 기대어 하회를 바라보는 명당 한옥에 머물다 안동 옥연정사(경북 안동)’ ‘근대 명품 한옥인 전주 학인당에 머물다(전북 전주)’ 등 7곳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일교차가 큰 가을, 멋진 풍광을 즐기려다 자칫하면 건강을 해치기 십상이다. 낮동안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일몰 후에는 지글지글하는 온돌방에서 여독을 풀어낸다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을 것이다. 올 가을 한옥 나들이로 한국의 멋에 흠뻑 취해보자.

구들방에 등 지지는 이 맛
영암 월인당

영암 땅 너른 들녘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야트막한 언덕, 월출산과 은적산 사이에 자리 잡은 월인당은 한국인의 DNA에 새겨진 ‘구들장의 추억’을 되살려 주는 소박한 한옥 민박집이다. 내력 있는 종택도, 유서 깊은 고택도 아니건만 주말마다 예약이 밀려드는 까닭은 황토 구들방에 등 지지는 맛이 각별해서다. 규모는 단출하다. 방 세 칸에 두 칸짜리 대청, 누마루와 툇마루가 전부다.

방 세 칸은 모두 구들을 넣고 황토를 깐 위에 한지장판을 바른 ‘장작 때는’ 방이다. 바닥은 뜨끈하고 위는 서늘하니 자연스럽게 공기가 순환하는 구조다. 삼면이 툭 트여 햇살과 바람과 달빛이 드나드는 누마루는 차 한 잔의 여유 혹은 술 한 잔의 풍류를 즐길 수 있는 정자 역할을 한다. 월출산 위로 보름달이 뜨는 밤 누마루에 나와 앉으면 ‘달빛이 도장처럼 찍히는 집’이라는 이름처럼 안마당이 달빛으로 환하다.

<당일 여행코스>
도갑사→왕인박사유적지→도기박물관→구림한옥마을→월출산온천→독천낙지마을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도갑사→왕인박사유적지→도기박물관→구림한옥마을→월인당(숙박)
■둘째 날 천황사지→월출산 구름다리→천황봉→월출산온천→독천낙지마을
<주변 볼거리>
기찬묏길, 영산호농업박물관, 영암호방조제

신라 천년 역사의 향기
온돌방마다 그득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에 가면 월암재, 서악서원, 도봉서당, 종오정, 독락당 등에서 고택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이 고택들은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예전에는 정자, 서원, 재실 등으로 사용됐다. 은둔생활에 젖어있던 이 문화유산들은 묵은 때와 세월의 먼지를 말끔히 털어내고 이제 고택숙박체험지로 거듭났다. 대청마루에 앉아 차 한 잔 마시면서 경주 남산 줄기를 바라보는 조망의 즐거움이 그곳에 있다. 늦은 밤, 달빛 교교한 마당을 거닐다 보면 신라시대 왕들의 속삭임이 들리는 것만 같다.

경주 고택들 주변으로는 나정, 삼릉, 무열왕릉, 서악동고분군, 옥산서원 등 문화유산이 즐비해서 하룻밤 머물며 역사의 향기 가득한 마당을 산책하기가 더없이 편하다. 뜨끈뜨끈한 온돌방은 여행의 피로를 씻어내기에 좋다.

<당일 여행코스>
①신경주역→대릉원→첨성대→동궁과 월지(구 안압지)→국립경주박물관→감은사지→감포항
②경주나들목→삼릉→나정→국립경주박물관→반월성→첨성대와 대릉원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신경주역→대릉원→첨성대→동궁과 월지(구 안압지)→국립경주박물관→분황사석탑→선재현대미술관→신라밀레니엄파크→고택에서 숙박
■둘째 날 양동민속마을→옥산서원→김유신장군묘→무열왕릉→불국사→석굴암→감은사지→문무대왕릉→감포항
<주변 볼거리>
경주 남산, 월성, 석빙고, 신라역사과학관, 보문야외공연장, 괘릉, 선덕여왕릉, 진평왕릉, 금척리고분군, 서악동고분군, 단석산, 서출지, 통일전, 기림사, 골굴암, 이견대, 문무대왕릉, 보문호


역사와 전통이 숨 쉬는 곳
한옥 강릉 선교장

강릉 선교장은 강원도에서만 아니라 이 땅의 전통 한옥 중에서도 원형이 가장 잘 유지된 집이다. 안채, 동별당, 서별당, 열화당, 활래정 등 100여 칸이 넘는 우리나라 최대의 살림집 면모 그대로다. 집 뒤로 수백 년은 족히 됐음직한 노송들이 우거진 숲을 이루고, 긴 행랑 사이로 날아갈 듯 사뿐히 치켜 올린 고옥의 추녀가 그 역사를 대변해 준다.

집 구석구석 예스러움이 묻어나고, 특별히 치장하지 않아도 집안 내력에서 풍겨나는 향기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선교장은 한옥의 매력을 살려 옛 것을 유지한 채 실내에 부엌, 샤워실,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춰 내 집처럼 편안하게 한옥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당일 여행코스>
오죽헌→선교장→경포대→경포호→참소리축음기·에디슨박물관→허난설헌생가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오죽헌→경포대→경포호→참소리축음기·에디슨박물관→선교장
■둘째 날 경포해수욕장→허난설헌생가→커피박물관→하슬라아트월드→정동진
<주변 볼거리>
주문진항, 정동진, 하슬라아트월드, 대관령자연휴양림, 통일공원함정전시관, 커피박물관, 굴산사지 당간지주

호수에서 맞는 청량한
아침 ‘팜카티지’

강과 호수가 어우러진 한옥에서의 하룻밤은 한결 운치 있다. 가을, 아침녘 눈을 뜨면 물안개가 자욱하게 피어올라 오래된 기와 위에도 청량한 기운이 내려앉는다.
가평군 설악면에 위치한 한옥 숙소인 팜카티지는 홍천강과 청평호의 경계가 되는 곳에 자리 잡았다. 이곳 한옥은 잠실 풍납토성에 있던 200여년 된 가옥을 1980년대에 옮겨와 복원한 것이다.

한옥까지는 육로 외에 청평호 유람선을 이용해 마당 앞 선착장에 닿을 수 있다. 한옥 2채는 성춘제와 천리제로 나뉘며 10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다. 성춘제가 좀 더 완연한 한옥의 자태를 뽐낸다면 천리제는 벽난로 등 현대식 시설을 갖춰 편의를 더했다. 한옥의 따뜻한 온기는 청평 오일장, 가평읍내 테마정원인 이화원 등을 거치며 더욱 무르익는다. 호명 호수와 환상의 드라이브길 역시 만추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당일 여행코스>
팜카티지→청평 오일장→환상의 드라이브길→호명호수→자라섬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청평 오일장→청평호→유명산→팜카티지(숙박)
■둘째 날 홍천강변 산책→환상의 드라이브길→호명호수→이화원(가평 오일장)→자라섬
<주변 볼거리>
유명산, 연인산, 조무락골, 아침고요수목원, 가일미술관

가을 정취 가득한 옛 담장길
거창 황산마을

거창 황산마을은 거창 신씨 집성촌으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건립된 한옥 50여 채가 밀집해 있다. 황산마을에서는 민박이 가능한데 현재 10여 가구가 민박손님을 받고 있다. 아직도 장작불을 들이는 방을 가진 집도 있다.한옥도 한옥이지만 마을 사이로 구불구불 흐르는 흙담길도 예쁘다. 담장 위에 얹어놓은 여러 겹의 기와가 독특하고 이채롭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황산마을은 2006년 등록문화재 259호로 지정됐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만나는 황산2구 마을은 벽화로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다. 벽화를 감상하며 천천히 거닐다보면 깊어가는 가을을 실감할 수 있다. 황산마을 바로 앞은 거창 제일의 명소인 수승대. 요수정이라는 정자에 앉아 바라보는 가을정취가 일품이다. 거창군과 함양군 사이에 자리한 금원산 자연휴양림에서 즐기는 가을 계곡도 운치 있다.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수승대→ 황산마을 한옥체험
■둘째 날 황산벽화마을→ 송계사→ 금원산자연휴양림
<주변 볼거리>
가조온천, 월성계곡, 거열성군립공원, 거창사건추모공원

부용에 기대어 하회 바라보니
옥연정사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부용대 자락에 은거하며 낙동강과 하회마을을 앞으로 두르고 있는 옥연정사(玉淵精舍)는 서애 유성룡 선생이 10년에 걸쳐 손수 지은 뒤 거처한 43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택이다. 대문간채, 안채, 별당채, 사랑채 등 4동의 독립 별채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곳에 머물면 서애 선생이 머물렀던 흔적과 징비록을 저술하며 학문에 힘쓰던 시간을 동행하는 고즈넉한 기분에 젖어볼 수 있다. 바로 뒤로 오르면 부용대, 강을 건너면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에 이를 수 있는 것은 물론, 하회별신굿탈놀이와 전통한지공예 등도 체험해, 안동의 전통 문화와 자연을 한꺼번에 아우르는 여행을 경험하게 되는 곳이다.

<당일 여행코스>
하회마을 권역 하회마을→ 하회별신굿탈놀이→ 옥연정사→ 부용대→ 병산서원
하회마을 및 봉정사 권역 하회마을→ 옥연정사→ 부용대→ 봉정사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하회마을(하회별신굿탈놀이 공연 및 세계탈박물관 관람 등 포함)→ 부용대→ 옥연정사(숙박)
■둘째 날 병산서원→ 봉정사→ 의성김씨 학봉종택→ 구시장
<주변 볼거리>
봉정사 


근대 명품 한옥의 슬로시티
전주 학인당

전라북도 전주시에 자리한 전주한옥마을은 도심형 슬로시티이다. 전주한옥마을의 대표가옥인 학인당은 1908년에 지은 집이다. 인재(忍齊) 백낙중이 압록강, 오대산 등지에서 나무를 가져오고 4000명이 넘는 도편수와 목공 등 인부를 불러 2년6개월간 지었다. 이 집의 본채는 특이한 구조를 가졌다. 실내공연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천장을 2층 높이로 만들고, 건물 안쪽의 모든 문을 열 수 있도록 설계한 것. 덕분에 전주 최초의 공연장으로 사용되었다. 해방 후, 백범 김구 선생과 해공 신익희 선생도 머물렀었다 한다.

마을 중심에 자리한 동락원은 전주기전대학 부설기관으로 숙박과 다양한 전통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근에 자리한 전주향교, 완판본문화관, 남부시장, 루이엘모자컬처센터 등과 연계하면 가을에 떠나기 좋은 여행코스가 완성된다.

<당일 여행코스>
■한옥마을 도보 여행코스 전동성당→ 경기전→ 오목대→ 이목대→ 전주향교→ 완판본문화관→ 학인당 → 남부시장
■한옥마을 전시장 탐방코스 목판서화체험관→ 경기전→ 교동아트센터→ 최명희문학관→ 부채문화관→ 전통한방문화센터→ 전통술박물관 → 전주소리전시관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오목대→ 전주향교→ 완판본문화관→ 점심식사→ 부채문화관→ 최명희문학관→ 전주소리문화관(전주한옥생활체험관 옆)→ 저녁식사→ 전동성당 야경→ 학인당 또는 동락원(숙박)
■둘째 날 경기전→ 풍남문→ 남부시장(점심식사)→ 루이엘모자컬처센터(모자만들기 체험)

<주변 볼거리>
덕진공원, 한국도로공사수목원, 자연생태박물관, 치명자산성지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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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