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통계로 본 한가위 진화상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9.17 10:55:44
  • 호수 11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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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애 나누던 시절은 갔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그동안 대한민국 사회는 빠르게 변했다. 특히 10년간 추석 풍경은 몰라보게 바뀌었다. 1인 가구 증가로 나홀로 추석을 보내는 이도 많아졌으며, 당일 귀성·귀경이 대세다. 추석 연휴 여행객이 크게 늘었다. <일요시사>는 지난해 현대경제연구원서 발간한 ‘통계로 본 10년간 추석의 경제·사회상 변화’ 리포트로 오늘날 추석 풍경을 들여다봤다. 
 

대한민국이 빠르게 변한 만큼 추석도 과거와 비해 많이 달라졌다. 특히 추석은 경제적 측면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리포트를 통해 “소득의 향상, 새로운 기술의 등장, 인구구조·사회인식의 변화 등으로 추석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0년 동안 경제·사회적 측면서 추석의 모습이 얼마나 변했는지 살펴봤다. 추석과 관련 통계 지표들은 약 10년 전 인 2006년과 2016년의 것이다. 더불어 올해와 지난해 나온 각종 통계로 변화상을 비교했다. 

떠나자! 해외로

추석 기간 중 해외여행을 나간 비중이 급증했다. 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추석 기간 해외여행을 나간 비중이 2006년 1.2%서 2016년 3.1%로 늘었다. 일반적으로 추석이 걸쳐 있는 9, 10월 내국인 출국자 수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7.0%로 급증했다. 금융위기로 경제가 위축된 2008∼2009년 역성장을 했지만, 2010년 이후 해외여행이 늘어나는 추세다.

추석 기간 해외여행이 증가한 건 연휴가 길기 때문이다. 연휴가 길수록 내국인 출국자수는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추석이 3일이었던 해의 내국인 출국자수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7%에 불과했다. 


하지만 추석이 3일 이상이었던 해를 보면 내국인 출국자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약 10.0% 상승했다. 

지난 10년간 추석 사회 변화 보니…
여행, 나홀로, 당일치기 등 바뀐 풍경

지난해 추석 연휴는 개천절과 임시공휴일, 대체공휴일에 한글날까지 겹쳐 총 10일간의 휴가가 이어졌다. 정부가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추석 연휴가 9월30일부터 10월9일까지 늘어났다. 

역대 최장인 10일로 지난해 사람들은 연휴 동안 해외여행을 계획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 수는 102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내국인 출국자 수(32만명)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올해 역시 추석 연휴 해외 여행객들이 늘지 주목된다. 올해 추석연휴는 연차 이틀을 사용하면 오는 22일부터 30일까지 최장 9일을 쉴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해외 여행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늘었다”며 “이번 추석 연휴 때는 하루 평균 기준으로 역대 추석 연휴 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해외에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온종일 방콕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로 ‘나홀로 추석’이 늘었다. 평균 가구원 수는 10년 전인 2006년 2.94명에서 2016년 2.58명으로 약 0.36% 감소했다. 2006년 당시만 해도 4인 가구가 가장 일반적이었지만, 1인 가구가 급증해 가구 형태가 변하고 있다. 

가구주 평균연령은 2006년 48.4세서 20016년 53.2세로 증가했다. 60세 이상 고령 가구 비중은 2006년 15.1%서 2016년 19.8%로 4.7%가 급증한 추세다. 

나홀로 추석 즐기기가 늘어가고 있지만, 만혼과 비혼의 일상화, 명절 스트레스, 명절 지출 부담 등의 이유로 고향에 가지 않는 경향이 늘고 있다. 그만큼 명절 연휴를 혼자서 보내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명절 기간 독거노인들의 사회적 고립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독거노인 가구가 빠르게 늘면서 추석 등 명절 기간 사회적 고립과 소외 등을 느끼는 고령층들도 늘었다. 2016년 통계청이 발표한 ‘2017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독거노인 가구는 전년도 보다 7만1000가구 늘어난 129만4000가구로 나타났다.

독거노인에게 추석은 외로울 수밖에 없는 날이다. 특히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이 지나면 자살을 시도하는 독거노인이 급증한다. TV서 종일 가족을 만나 반갑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다보면 ‘나를 찾는 사람은 왜 없나, 살아서 뭐하나’라는 생각에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다.
 

실제로 대한민국 사회의 자살률은 전 세계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81.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통계청 조사결과 국내 독거노인의 15%가 자살을 생각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면 충분

추석 당일 귀성·귀경이 과거 대비 늘어났다. 추석 당일 귀성객 비중은 2006년 27.7%서 2016년의 경우 51.8%로 크게 증가했다. 추석 당일과 추석 하루 후 귀경객 비중도 2006년 60.7%서 2016년 67.0%로 늘었다.  

귀경·귀성 시 자가용, 일반 열차, 시외버스 이용은 줄었다. 반면 비행기, 고속열차 등 이용은 늘었다. 추석 기간을 이용한 교통수단은 10년 전(2006∼2016년)과 비교해 고속열차가 1.6%서 2.5% 상승했다. 비행기는 1.3%서 5.1%로 크게 늘었다. 

반면 자가용은 85.2%서 83.9%로 감소했다. 일반 열차는 4.2%서 1.8%, 시외버스는 2.3%서 1.0%로 이용하는 사람이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당일 귀성·귀경이 증가한 건 기술 발전과 도로망 확충 등이 이유로 풀이된다.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 등으로 교통 정보를 얻기 쉬우며, 이 때문에 고속도로 주요 구간 소요 시간 등이 줄었다. 

2006년 추석 기간 도로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TV(55.7%), 라디오(28.4%) 등의 매체에 의존했다. 2016년에는 교통 상황 안내 정보를 얻기 위해 스마트폰(63.1%), 내비게이션(8.1%)을 이용했다. 스마트폰 이용률은 기존 매체를 뛰어넘었다. 


도로망 확충, 정부의 특별교통대책 시행 등은 귀성·귀경 소유 시간을 단축하기도 했다. 

귀성길의 경우 서울/대전 소요시간은 2006년 5시간5분이었지만, 2017년 3시간10분으로 크게 줄었다. 서울/부산 소요시간은 동 기간 8시간40분서 6시간으로 단축됐다. 귀경길의 경우 서울/대전 소요시간은 2006년 7시간서 2017년 3시간30분으로. 서울/부산 소요시간은 동 기간 9시간50분서 7시간 20분으로 줄었다. 

가벼운 지갑

추석 상여금 지급액은 늘어나고 있으나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의 비율은 줄어들었다. 추석상여금 지급액은 금융위기 영향서 벗어난 2012년 이후부터 비교적 빠르게 늘었다. 2016년 104만4000원, 2017년 105만1000원을 기록했다.

다만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의 비중은 2013년까지 증가세를 보이다 최근에 줄어들었다. 올해는 상여금을 지급할 예정인 기업이 48.9%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880개사를 대상으로 ‘추석 상여금’에 대해 조사한 결과, 48.9%가 ‘추석 상여금을 미지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지급한 기업은 54.5%로 올해는 이보다 5.6% 감소한 수치다. 직원 1인당 상여금 평균은 62만원으로 2017년(66만원), 2016년(71만원)보다 줄었다. 상여금 지급액은 기업 형태별로 대기업이 평균 119만원, 중견기업 76만원, 중소기업 59만원의 순이다. 

급격한 환경 변화…인식도 급변
편리하고 합리적으로 연휴 보내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2배 이상 많다. 상여금 지급 계획도 대기업은 60.9%가 ‘상여금을 지급한다’고 대답했지만 중소기업은 48.6%가 상여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상여금을 미지급 기업(450개사)은 그 이유로 ‘선물 등으로 대체하고 있어서’(35.1%), ‘명절 상여금 지급 규정이 없어서’(29.8%), ‘지급 여력이 부족해서’(28.7%), ‘불경기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서’(20.9%), ‘상반기 성과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8.2%), ‘연말에 별도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어서’(4.7%)의 순이다. 

장바구니 부담

주요 성수품들의 가격이 10년 전 보다 큰 폭으로 올라 가계의 추석 장바구니 부담이 늘어났다. 추석 기간 과일, 육류, 견과류 등 수요가 급증한다. 추석의 경우 주요 과일류의 수확기여서 설날보다 소비 변동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배는 946.1%, 사과 246.7%, 견과류 96.0%, 소고기 140.1%, 돼지고기 32.6%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물, 축산물, 수산물 수요가 늘어나 가격도 크게 올랐다. 2006년 추석 기간과 비교해 2016년 성수품들의 가격은 농산물 40.7%, 축산물 46.8%, 수산물 54.6% 올랐다. 동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인 25.8%를 상회했다. 
 

2006년과 비교해서 2016년 추석 기간 농산물인 배추(223.0%), 밤(75.2%), 도라지(44.3%), 고사리(40.5%), 배(40.3%), 사과(6.0%) 가격도 올랐다. 수산물인 조기는 63.7%, 오징어 56.2%, 고등어43.8% 증가했다. 축산물인  쇠고기는 38.0%, 돼지고기 54.3%, 닭고기 52.8%로 가격이 올랐다.

쓸쓸한 노인들

현대경제연구원은 추석 연휴를 국내 경제의 활성화 기회로 삼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그 방안으로 ▲변화하는 추석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가구 특성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주력 ▲가계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추석 성수품 가격 안정을 위해 노력 ▲여행객들의 수요에 맞는 관광 기반을 갖춰 추석 기간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 소비를 국내로 돌리려는 노력 필요 등을 제시했다.

이어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을 방지하고, 고령층의 여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산업을 육성 및 활성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노인 여가 산업 정책에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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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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