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원나잇 스탠드용으로 전락한 ‘소개팅 어플’ 실태

‘쪽지’ 세 번이면 스마트폰녀와 ‘홈런’치기 참 쉽죠잉~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솔로탈출을 위한 필수 미팅 어플’, ‘당신의 인연은 1km 안에’. 최근 20~3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마트폰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의 홍보 문구다. 수많은 청춘남녀들의 ‘인연만들기’를 돕는 소개팅 어플은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이용자들이 쉽게 데이트 상대를 찾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마음에 드는 이성을 직접 찾을 수 있고, 주선자 없이 소개팅도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싱글들이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런 소개팅 어플들이 하룻밤 즐기는 ‘원나잇 스탠드용’으로 전락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간 음지에서만 성행하던 ‘어긋난 성문화’가 이제는 스마트폰 속으로까지 활동 반경을 넓힌 것이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한 만남’을 추구하는 초기 개발 의도와는 달리 음란성 문죄와 성범죄 양산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간만에 원나잇? ‘OOOO’라는 어플을 하다가 알게 된 여자를 지금 만나러 갑니다. 홈런치고 오겠습니다~!”

국내 유명 커뮤니티 포털사이트의 한 카페. 스마트폰 소개팅 어플의 명칭을 검색어로 입력하자 ‘홈런강좌’ ‘3시간 전 홈런 후기와 인증샷’ 등 이성과의 즉석 만남 관련 글들이 줄지어 올라왔다.

‘꼭 장외 홈런 치세요’, ‘홈런치고 연장까지 꼭 가십쇼’ ‘지금 그 어플 깔러갑니다’ 등의 댓글도 실시간으로 달렸다. 여기서 ‘홈런’은 소개팅 어플로 이성을 만나 하룻밤 잠자리를 같이 보냈다는 의미인 인터넷 신조어다.

소셜 데이팅 어플
꿀인가, 독인가

이외에도 카페 게시글에는 어플을 통해 이성과 만나러 가는 과정은 물론 모텔로 가는 노하우, 상대 여성의 나이와 외모, 신체 사이즈, 직업 등까지 상세히 적혀 있었다.

실제 사례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인증샷’이라고 불리는 증거 사진이 첨부된 글들도 더러 있었다. 마음이 맞으면 하룻밤 즐기고 부담 없이 헤어지는 ‘원나잇 스탠드’도 불사하는 그야말로 ‘한없이 가벼운’ 일회성 만남이 스마트폰 어플에서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카페에서 자신을 대학생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이런 신세계가 있다니, 처음엔 반신반의 했는데 어플을 깔고 여자들에게 만나자는 쪽지를 돌리니 진짜 한두 명에게서 답장이 오더라”며 “즉석만남 결과, 더 쉽게 만남을 허락한 여자일수록 함께 밤을 보낼 가능성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들이 말하는 소개팅 어플은 최근까지도 각각 운영방식의 차별화를 두고 진화를 거듭하며 속속 출시되고 있다. 가입자의 위치정보를 바탕으로 반경 1~2㎞ 안에 있는 회원들을 보여주고 상대방의 기본 프로필을 확인한 뒤 서로 쪽지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를 가진 어플, 자신의 프로필과 설명 키워드를 등록해 놓으면 매일 같은 시각에 어울리는 상대를 추천해주는 공감소개팅 서비스 형식의 어플 등 다양하다.

스마트폰이 만든 새로운 원나잇 문화
특징은 각기 다르지만 ‘즉석 만남’ 가능

또 이 어플들은 이미 남자들 사이에서 원나잇 스탠드의 도구로 유용하다는 입소문이 퍼져있기도 하다. 소개팅 어플로 이성과 하룻밤을 보낸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다” “그런 이성들이 은근히 많더라”고 입을 모았다.

번화가에서 스마트폰으로 가까이 있는 상대를 물색해 ‘어디세요?’ ‘저와 가까운 곳에 있는데 술 한 잔 하실래요?’ 등의 쪽지를 돌리면 한 두개의 답장이 온다는 것.

이후 쪽지와 카카오톡으로 적당히 대화를 나누다보면 자연스레 즉석만남을 가진다.

실제로 취업준비생 양모(27)씨는 H앱에 가입해 지난 3개월간 10번의 즉석만남을 가졌고, 3번의 원나잇 스탠드에 성공했다.

양씨는 “어플을 통해 이상형에 가까운 여성들에게 쪽지를 남기거나 잘 나온 사진을 내 프로필에 설정해 두면 여성들이 먼저 술이나 한잔 하자고 말을 걸어온다”며 “쪽지를 주고받다 카카오톡으로 사진 교환을 하고 약속을 잡고,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만남을 갖는다”고 했다.

이어 양씨는 “만남을 가진 뒤에는 술자리를 갖는 게 대부분인데, 당일 연락해 바로 잠자리까지 간 경우도 있었고 먼저 모텔에 가자고 말을 꺼낸 여성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소개팅 어플을 통해 만난 이성과는 두 번 본 일이 없다”고 전했다.

양씨의 말에 따르면 원나잇 헌팅남들은 상대방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사진을 제외한 대부분의 프로필을 허위로 작성한다고 한다. 별다른 직업이 없는 양씨도 직업란에는 전문직을 쓰고, 나이도 실제 나이를 적지 않았다.

양씨는 “소개팅 어플 자체가 가벼운 만남이다 보니 여기서 정말 내 짝을 만난다는 기대는 하지도 않고, 어플로 남자를 만나러 나오는 여자들에게 나를 모두 공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포비아
(공포)의 한 단면

1회성 만남이다보니 그에 따른 문제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소개팅 어플을 통해 ‘즉석 만남’에 나섰던 30대 여성이 상대 남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돈까지 빼앗기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회사원 A(30·여)씨와 오모(28·남)씨는 회원가입하면 자신과 가까이 있는 회원들의 위치와 사진, 간단한 인적사항 등을 알 수 있는 소셜 데이팅 어플을 통해 알게 됐고 이후 해당 어플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지 5일 만에 오씨는 A씨에게 “한 번 만나자”고 제안했고 A씨는 이에 응했다.

그러나 오씨와 만난 A씨가 술자리를 가진 뒤 귀가하려 하자 오씨는 갑자기 태도를 바꿔 “원나잇 하려고 어플에 접속했으면서 이제 와서 왜 딴소리냐”며 둔기로 A씨를 위협해 모텔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 또 오씨는 “네가 반항해서 기분을 망쳤다. 성매매 업소라도 가야겠다”며 A씨에게서 ‘보상금’ 명목으로 30만원까지 빼앗아갔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오씨는 다음날 A씨에게 메시지를 보내 “전날 술 마시다 너 때문에 다쳤다. 치료비를 내놔라”며 15만원을 갈취했다. A씨는 범죄 피해자가 됐음에도 오씨가 어플을 통해 자신의 모든 행동을 감시한다는 공포감에 시달리다 경찰에 신고했다.

매일 정오마다 알림이 울리며 새로운 소개팅 상대와 연결되는 방식의 어플을 이용해 오던 직장인 이모(26·여)씨도 즉석만남에서 악몽 같은 경험을 했다. 남자친구와 이별한 후 외로운 마음을 달래던 이씨는 자신과 어울리는 상대를 골라 매일 매칭해 주는 소개팅 어플을 친구로부터 추천받았다.

음란성 문제와 범죄 양산 등 부작용 초래
유저의 신중함이 득과 독을 가르는 최선책

상대의 연령·직업·취향 및 일상까지 확인할 수 있고 서로 호감이 있는 상태에서만 연락처가 공개된다는 점이 좋아 이씨는 이 어플을 자주 이용했다. 그러던 어느 날 번듯한 남자상대를 보게 됐고 둘은 대화를 주고받다 만남을 가졌다.

이씨는 “만나기 전까지는 대기업에 종사한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바람직한 청년인 듯 행세를 했었는데, 막상 만나고 보니 다른 사람 같았다”며 “처음 만난 나를 여자친구 대하듯 하며 잠자리를 요구하는 등 불쾌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이씨가 연락을 받지 않자 남자는 집착적으로 연락하기 시작했고, 이씨의 집 앞까지 찾아와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이씨는 “이런 만남을 즐기지 않았지만, 스토킹을 당하고 있는 것처럼 너무 끔찍한 경험을 했다”며 “건전하게 사용하면 괜찮겠지만 이런 부작용은 스마트폰 어플의 한 단점인 것 같다. 다시는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소개팅 어플이 갖는 자유로움과 즉흥성이 오용돼 갖가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치기반 SNS나 어플은 최근 불거진 아이폰 사용자의 이동 경로 추적과는 달리 개인이 자발적으로 행적을 밝혀 불법 논란에서 자유롭지만, 스스로 개인 정보를 외부로 드러내는 것인 만큼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진짜 스마트한
만남을 원한다면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소셜데이팅 산업은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며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본래 개발 취지와는 반대로 악용 사례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소개팅 어플을 통한 만남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은 아직까지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지배적이다.

어플 특성상 사용자의 익명성과 사생활이 보장되어야 하므로 회원 간에 주고받는 메시지를 관리자가 일일이 모니터링할 수도 없어서, 현재의 규제 수준으로는 소개팅 어플이 야기하는 수많은 부작용을 억누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대다수의 사용자들이 어플의 ‘편리함’을 ‘가벼움’으로 받아들이고, ‘일회성 욕구 충족의 도구’로 활용하는 데에만 온 정신을 쏟는다는 것이다. 소셜데이팅 어플은 사용자가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꿀처럼 달콤할 수도, 반대로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소개팅 어플의 규제가 허술할 수밖에 없는 현재로서는, 사용자의 신중함만이 ‘득’과 ‘독’을 가르는 최선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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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