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독주 저지 선봉장 민주당 장세환 의원

“내곡동 사저는 꼼수 부리다 민심에 철퇴 맞은 것”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MB정권의 민주화 역주행에 맞서 18대 국회를 ‘광장’에서 투쟁으로 보낸 의원이 있다. 민주당 장세환(전북 전주 완산 을) 의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장 의원은 항의농성과 삭발투쟁에서부터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까지 두며 현 정부의 부당함에 저항하고 바로잡으려 고군분투해왔다. 그런 그가 18대 국회의 뜨거운 투쟁활동을 책 속에 담았다. <광장에서 만난 정치>를 출간한 것. 온 열정을 다해 행동하는 정치를 펼쳐온 장 의원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MB정부의 민주주의 역행…벼랑 끝 투쟁으로 맞서 싸워
“어렵게 얻은 민심에 쉼 없이 달리는 일꾼으로 보답하고파”

두 번의 낙선 끝에 어렵사리 18대 국회 진입에 성공한 민주당 장세환 의원. 그는 어렵게 얻은 민심을 ‘행동하는 정치’ ‘실천하는 정치’로 보답하고자 ‘일꾼’으로서 쉬지 않고 달려왔다. 무엇보다 민심에 귀 기울이지 않는 현 정부에 ‘철퇴’를 놓으며 투쟁으로 맞서 싸웠다.

특히 그는 2008년 5월 명동 한복판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을 규탄하는 농성으로 첫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이어진 MB정부의 민주화 역주행을 저지하기 위해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까지 두며 이른바 ‘MB악법’을 막으려 몸을 불살랐다.

게다가 지난 4월에는 LH공사의 전북 이전을 관철시키기 위해 삭발투쟁을 감행했고, 여당의 예산안 날치기에 반발해 국회에서 밤샘농성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처럼 투쟁의 현장엔 언제나 그가 있었다.

그는 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선정하는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2년 연속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장 의원은 국감에서 주민등록 자료 유출·용역업체 폭력 행위·삼성그룹 새만금 투자 등 우리 사회 깊이 잠들어 있거나 숨겨져 있는 문제들을 꺼내 세밀하게 해부하고 비판하는 모습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 의원은 이처럼 뜨거운 현장에서 말보다는 실천을 앞세우며 열정을 불태웠던 의정활동을 책으로 담아냈다. <광장에서 만난 정치>가 그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투쟁을 부끄러운 국회의 자화상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국회가  싸움판으로 치달으며 국민의 피로감을 높였던 행위를 중단하고, 후세에는 오로지 국민을 위해 공부하는 정치, 노력하는 정치로 나아가길 바라는 기대감을 책속에 함께 담아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최근 <광장에서 만난 정치>라는 책을 출간했는데 집필 계기는?

▲18대 의정활동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활동한 내용의 비망록이다. 나는 2008년 5월30일 첫 의정활동을 명동 미쇠고기 재협상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MB악법 원천무효와 3년간 여당의 예산안 날치기에 항의해 투쟁을 벌였다. 그간 MB정권은 야권과 민심을 귀담아 듣지 않고 일방적 독주를 해 이에 대한 투쟁의 기록이다. 하지만 이는 올바른 국회의 모습이 아니다. 국회의원에게는 투쟁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더 좋은 정책 계발을 위해 고민하고 낡은 입법을 개정해 국민의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때문에 앞으로의 국회에서는 이런 극한의 투쟁이 재현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각성의 계기가 되고자 집필했다.

-지난 4월 LH공사의 전북 이전 관철을 위해 삭발투쟁을 감행했지만 아쉽게 진주 이전으로 결정났다.

▲LH의 경남 일괄배치에 전북도민의 좌절과 분노가 극에 달해 당시 삭발투쟁까지 불사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전주로 LH는 진주로 결정이 났다. 하지만 이 두 곳은 세수와 인원수 등 비교가 불가하다. 이에 정부에서는 5년 동안 세금유예와 인원보정을 약속했지만 5년 뒤에 정권교체를 감안하면 현실성 없는 약속이다. LH 후속대책 관련한 5가지 요구 사항도 듣고 있지 않다. 정부는 도민을 기만한 것이다.

-LH 후속대책 관련한 5가지 요구 사항이란?

▲LH의 경남일괄 이전과 국민연금공단 전북 배치로 발생하는 부족인원 해결을 위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전북 혁신도시로 동반이전하고, 지방세수 보전방안으로 대규모 국가산단 조성, 국민연금공단 대체이전에 따른 유휴 공간 활용방안으로는 호텔 및 국제규모의 컨벤션센터 건립과 프로야구 전용경기장 건립, 새만금사업의 개발공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단일 통합 추진체계인 ‘새만금 개발전담기구’ 신설, 새만금사업의 계획기간 내 완료를 위한 ‘새만금특별회계’ 설치를 말한다.

-새만금 삼성 투자유치를 ‘MB정부 사기극’이라 주장했는데.

▲삼성은 한 번도 전라도 지역에 투자한 적이 없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새만금 투자를 삼성이 직접 발표한 것이 아니라 정부와 전북이 발표했다. 3자간의 MOU체결의 비공개 내역을 이번 국감기간 받아보니 ‘삼성은 투자를 위한 노력’이라고만 명시되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정부는 마치 확정된 것처럼 그것도 2021년부터 시행되는 것을 지금 발표했다. LH 경남 배치에 대한 전북도민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총리실 조작에 지나지 않는다. 총리실은 경위를 파악 후 보고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껏 연락이 없다. 때문에 삼성이 직접 나서 투자계획을 밝혀 의구심을 씻어내야 한다.


-경실련이 선정하는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2년 연속 선정됐는데 비결은 뭔가?

▲국회의원은 입법활동과 더불어 정부를 감시하는 역할이 중요한 권한이다. 국감은 시간이 제한적이다. 때문에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서는 충분한 자료 확보와 분석 등 사전준비가 완벽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우리 보좌관들의 노력에 감사하다. 지난 국감에는 음향대포 도입 문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여당의원들의 동의까지 이끌어내 유보시켰다.
이번에는 행안부 감사에서 신용정보를 아무 의식 없이 신용정보회사에 팔아넘긴 점을 맹형규 장관에 지적했다. 하지만 신용불량자 중에는 악덕 채무자도 있지만 병원비?생활고 등 어쩔 수 없이 빚을 진 선의의 채무자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똑같이 신용정보회사에 개인 신용을 천편일률적으로 팔아넘긴 것은 OECD가입하고 국민소득 2만 달러는 넘기며 선진국을 향해가는 우리 사회에서 대단히 후진적 발상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가 논란이 되고 있다.

▲내곡동 사저에 혈세투입과 각종 편법은 도덕불감증에 걸린 대통령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꼼수짓 하다가 들킨 것이다. 만약 안 들켰다면 그대로 갔었을 것이다. 하지만 들키니 백지화 시킨 것이다. 누가 결정했던 사안이건 재가 결정을 한 것은 대통령이기에 현 정부의 도덕불감증이 우려스럽다.

-MB정권의 최측근 인사들인 김두우 홍보수석과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 등 측근비리가 줄을 잇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 언론보도를 분석한 결과 이 정권에 32명의 측근비리가 발생했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부다”고 자화자찬했는데 이 대통령만큼은 해서는 안 될 부적절한 발언이다. 특히 최근 논현동 자택의 공시지가가 절반으로 기록된 행정착오로 세금을 반으로 냈다고 했는데 제발 행정착오이길 바라는 바이다. 대통령이 세금 아끼려고 그렇게까지 했다면 나라망신이다.

-이번 서울시장 재보선을 어떻게 보는지?

▲재보선 후에 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총선이 있어 총선판세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때문에 재보선이 끝나면 정치권은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정계개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박원순 시민후보가 범야권 진영의 후보가 되었다. 안타까운 것은 박 후보가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의 마음을 견인해내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박 후보와 민주당이 더욱 노력해야 하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보였던 야권의 단결력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

-민주당의 입지가 약해졌다는 시각이 있다.

▲박원순-박영선의 야권 후보선출 과정에서 시민들은 박원순을 선택했다. 이는 민주당에 대한 사망신고다. 때문에 현재의 민주당으로는 안 된다. 환골탈퇴의 정신으로 민주당을 변화시켜야 한다. 신선한 피를 지속적으로 수혈해 인재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최근 시민사회와 민주당에 합쳐지는 양상이 있는데 계속해서 단결력을 보여야 한다. 특히 안철수 원장과 문재인 이사장이 제도권 밖에서 원격 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제도권 내로 합류해서 민심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필요하면 범야권 ‘헤쳐모여’식의 혁신적인 통합창당”
“박근혜식의 정치적 업적 없어 안철수 바람에 무너져”

-야권통합에 대한 입장은?

▲재보선에서 야권이 단결력을 보인 것처럼 이런 시너지 효과를 내년 총?대선까지 이어가야 한다. 이미 야권진영에는 빅텐트가 펼쳐졌다. 이에 더욱 야권이 뭉쳐 단합을 해야 한다. 절대 선거 후에는 공과 다툼이나 주도권 다툼 등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때문에 필요하다면 민주당의 당명을 바꾸는 등 모두 기득권을 버리고 ‘헤쳐모여’식의 혁신적인 통합창당으로 갈 수 있다.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견해는?

▲4년간 부동의 1위를 지킨 것은 그만큼 무시할 수 없는 내공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다 할 박근혜식 정치를 보여준 것이 없어 너무 막연해 습관처럼 박근혜인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이러한 한계에 ‘안철수 바람’이 불자 맥없이 무너진 것으로 본다

-10‧26 재보선 후 민주당 조기전당대회설이 돌고 있다.

▲야권통합에 진전이 있다면 ‘통합창당대회’가 될 수도 있고,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민주당 정치 일정에 따라 그렇게 (조기전당대회가) 될 수 있다.


-국회의원 징계 중 ‘30일 이내 출석정지’ 조항을 ‘1년 이내 출석정지’로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그 배경은?

▲국회의원 징계는 국회법상 4단계가 있다. 구두 경고, 공개 사과, 1달간의 출석정지, 제명순이다. ‘강용석 성희롱 발언 파문’이 일었지만 제명은 극단적이고, 30일간 출석정지는 국민정서에 맞지 않아 갭이 크다. 1년 정도의 징계면 중징계에 해당해 사실상 다음 선거가 어려워진다. 때문에 현실적으로 사안에 따라 30일, 6개월, 1년 등으로 적절한 징계 수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발의했다.

-국회의원이 면책특권을 남발하고 있다는 국민적 비난이 높은데?

▲과거 정권에서 인권유린 당시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정부질책과 비판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현재는 국민의식이 성숙해져 있어서 현 정부의 독재에 국민들이 직접 ‘철퇴’를 내리고 있다. 때문에 면책특권의 남용이나 악용에 대해서는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 유효 판결에 반발해 당시 천정배, 최문순 전 의원과 함께 의원직 사퇴를 강행했는데 이때를 회상하면?

▲2009년 10월29일 당시 헌재의 판결은 지극히 정치적 판결이다. 헌재 판결의 부당성을 알리고, MB의 언론악법을 원천 무효화시키는데 국민적 공감이 필요했다. 그만큼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부당한 부분을 국민에 알리고, 이러한 것들을 바꿔야 하기에 투쟁의 한 방법으로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의원으로서 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포퓰리즘’을 어떻게 보는가?

▲포퓰리즘은 실현가능성 없이 인기에만 영합한 것이다. 하지만 여권이 이것을 야권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써먹는 것이 되버렸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보편적 복지’는 포퓰리즘이 아니다. 국민이 원한다면 당장은 희박해 보여도 예산이 뒷받침되도록 정책을 개선하며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은 민심의 요구를 수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

-18대 국회활동에서 아쉬운 부분이나 잘한 부분을 평가하자면?

▲아쉬운 부분은 지금껏 많은 투쟁을 했지만 결과가 없다는 부분에 대해서 야당 초선의원의 한계와 무력감을 느꼈다. 하지만 지역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한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예산확보에는 교육부 특별교부세와 행안부 특교세의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평균적으로 한 회에 5억을 확보하지만 나는 삼회에 걸쳐 48억을 확보했다. 전주 효자4동에 도서관 건립할 수 있게 됐고, 서신동 공영주차장 건설로 주민 숙원사업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역에 문화복합공간이 없는 점이 아쉬워 이는 다음 공약사업으로 미뤄뒀다.
대담=서형숙 기자

<장세환 의원 프로필>

▲1979 전북대학교 법학 학사 
▲1998 연세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석사
▲1979 전북일보 편집국 기자
▲1996 한겨레신문 편집국 정치부 차장
▲1998~1999 전라일보 편집국 국장
▲2000~2001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2008 제18대 민주당 국회의원
▲2008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
▲2011 행정안전위원회 위원
▲2011 민주희망 2012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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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