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치매설’ 소문과 진실

끝까지…반성은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어 출석할 수 없다.” 고 조비오 신부를 비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하 전두환씨)의 재판 불출석 사유다. 전씨의 치매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까지 그가 보였던 행보는 치매설과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를 둘러싼 소문과 진실은 무엇일까. 
 

전두환씨의 알츠하이머 진단 사실은 지난달 26일 공개됐다. 그간 전씨에 대한 정신건강 문제가 간혹 언급되긴 했지만 가족을 통해 공식적으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씨의 부인 이순자씨(이하 이씨)는 그의 최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 이 같은 입장문을 내놨다. 이씨는 “2013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전두환씨는 지금까지 의료진이 처방한 약을 복용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 전날
갑자기 왜?

이씨가 전씨의 알츠하이머 진단 사실을 공개한 시기는 그의 공판 하루 전날이었다. 전씨는 고 조비오 신부를 비난한 혐의로(사자명예훼손죄) 불구속 기소돼 첫 재판을 앞두고 있었다. 고 조비오 신부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시 사격을 목격했다”며 당시 광주 민주화운동 상황을 증언했다. 

전씨는 지난해 4월 펴낸 회고록을 통해 그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 “가면을 쓴 사탄”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전씨 측이 첫 재판이 열리기 바로 전날 알츠하이머 사실과 함께 불출석 사유를 밝히면서 진위에 대해 의문이 일었다. 일단 재판부는 예정대로 재판을 진행했다. 전씨가 법원에 재판 연기 신청이나 불출석 사유서 등을 제출하지 않고 언론 등을 통해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전씨가 법정에 불출석하면서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신문과 공소 사실 확인 등의 절차가 진행되지 못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 기일을 오는 10월1일 오후 2시30분으로 정하고 전씨의 출석을 요청했다.

전씨 측에 따르면 그는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전씨 측에 따르면 그의 알츠하이머 증상은 꽤 오래전부터 예견된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공판 하루 전 있었던 입장문을 통해 ‘1995년 옥중 단식’을 언급했다. 이씨는 “(전씨는)1995년 옥중서 시작한 단식을 병원으로 호송된 뒤에도 강행하다가 병실서 쓰러져 28일 만에 단식을 중단했다”며 “주치의는 뇌세포의 손상을 우려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집으로 돌아온 후 단식 후유증으로 여겨지는 어려움이 없지 않았다”면서도 “다행히도 일상생활은 물론 회고록 작성을 위한 구술 등 정상적인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공판 하루 앞두고 알츠하이머 주장
전측, 2013년 검찰 수사 이후 발병

전씨는 1995년 12월3일 김영삼정부서 통과된 5·18특별법으로 안양교도소에 구속 수감돼 이날부터 단식을 시행했다. 

그해 12월7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전씨는 단식 나흘째 변호사 접견 등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5공화국의 정통성이 전면 부인되는 현재 상황을 결코 승복할 수 없다”며 “역사적인 비극인 광주문제에 대해서도 더 이상의 당리당략적 이용을 떠나 이번 기회에 반드시 올바른 진상규명이 이뤄져 광주시민의 아픔이 치유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후 계속된 단식으로 건강은 더 악화됐다. 결국 그달 20일 밤, 서울 가락동 경찰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병원서도 단식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30일 병원 측은 응급조치를 시행하면서 그의 단식은 28일 만에 끝이 났다.    

전씨는 단식 후유증으로 국립경찰병원서 73일 동안 입원치료를 받았다. 이후 법무부는 1996년 3월2일, 안양교도소에 재수감했다. 

이튿날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당시 법무부 관계자는 “전씨의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교도소 수감 생활에 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병원 소견에 따라 재수감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전씨는 1심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대법원심서 형량이 최종 확정됐다. 그 후로 대법원심 이후 약 7개월 뒤인 1997년 12월 김영삼정부 때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단식 후유증?
발병 원인 주장

이씨가 밝힌 것처럼 전씨는 한 달에 가까운 단식을 했다. 또 단식 후유증으로 70일 넘게 입원치료를 받았다. 이씨 주장처럼 그의 건강이 이때부터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 다만 온전치 못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씨는 1997년 말 석방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회고록 준비를 시작했다. 민 전 비서관은 지난달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00년부터 구술 녹취를 하는 등 준비를 시작했다”며 회고록 준비시기를 밝혔다. 결국 전씨의 정신 건강은 회고록 준비를 시작할 때까지 양호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1995년 옥중 단식’에 이어 ‘2013 검찰 압수수색’을 언급했다. 이 여사는 검찰 수사시기에 전씨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검찰의 압수수색이 전씨의 건강 악화에 결정적이었다고 봤다.

그는 “2013년 검찰이 금속 탐지기까지 동원해 자택 압수수색을 벌였고, 일가친척 등이 무차별적으로 재산 압류 소동을 겪었다”고 밝혔다.

당시 검찰은 2013년 7월 전씨의 미납 추징금을 집행하고 은닉 재산을 수사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전씨 자택을 비롯해 일가 친인척 주거지, 장남 전재국씨가 운영하는 시공사의 계열사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이씨는 검찰 압수수색 이후 상황을 설명하며 “한동안 말을 잃고 기억상실증을 앓았다”며 “그 일 이후로 대학병원서 알츠하이머 증세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지난 2013년 검찰 수사 당시 전씨에 대한 치매설 등 그의 건강 이상설이 돌기도 했다. 그해 7월28일 <중앙선데이>에 따르면 전씨의 한 측근은 “모든 것을 잊고 싶은지 자신의 연희동 집이 압수수색을 당했다는 사실을 모른 척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약간의 치매증상 때문에 실제로 모르는 것 같기도 했다”고 말했다.

건강 문제없어 보였는데…
행보 특이점 없어 고개 갸웃

또 차남 재용씨는 같은 달 25일 서울 강남의 한 한정식집서 장남 재국씨, 장녀 효순씨, 외삼촌 이창석씨와 4자 회동을 할 때 “어머니가 ‘아버지가 지나간 일을 기억 못하는 건 오히려 괜찮다. 가슴 아플 일 없으니 다행이지’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에 대한 치매설 등 건강 이상설이 돌자 당시 민 전 비서관은 그 해 8월6일 보도 참고 자료를 배포했다. 민 전 비서관은 “사리 판단은 분명하고 일상생활도 정상적”이라며 전씨를 향한 논란을 일축했다.

이는 이씨의 입장과 다소 배치된다. 이씨는 “입장문을 통해 압수수색 이후 한동안 말을 잃고 기억상실증을 앓았다”고 밝혔다. 반면 압수수색 이후 상황서 민 전 비서관은 “전씨의 건강은 정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민 전 비서관은 전씨가 2013년 또는 그 전부터 기억력에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민 전 비서관은 지난달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서 ‘알츠하이머를 2013년부터 앓고 있었던 것이 맞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알츠하이머)진단 결과를 받은 건 2013년이고 그 전부터도 그런 식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건 주변사람들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2013년 검찰 수사 이후 전 전씨가 알츠하이머를 진단받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당시 치매설과 관련된 보도들이 있었다. 다만 당시 민 전 비서관은 보도 참고 자료를 배포하면서 그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일축했다. 

그런 그가 최근에는 ‘2013년 전부터 전씨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소 앞뒤가 맞지 않다. 이씨가 주장하는 2013년에 전씨의 알츠하이머 진단이 있었는지 의문이 생기는 까닭이다.

정상→문제
팩트는 뭐?

이씨 주장대로 2013년 전씨의 건강이 나빠졌다고 하더라도 이후 그는 눈에 띌만한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전씨는 검찰 압수수색 이후 약 10개월 만인 2014년 5월 이학봉 전 보안사 대공처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당시 그는 미납 추징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나중에 결정되면 알려주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당시 전씨는 비교적 정정한 모습으로 여론의 관심을 모았다.
 

전씨는 2015년 10월 모교인 대구공고 체육대회에도 참여해 모습을 드러냈다. 또한 2016년 20대 총선 당시에는 이씨와 함께 투표장을 찾아 투표하기도 했다. 두 달 뒤인 2016년 6월엔 인터불고 경산컨트리클럽서 열린 대구공고 동문가족 골프대회에 참석했다.

이씨는 전씨가 2013년 검찰 압수수색 이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2013년 이후 해마다 꽤 정정한 모습을 보였다. 전씨가 2013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는 주장에 물음표가 찍히는 까닭이다.

전씨의 행보는 최근까지도 이어졌다. 전씨는 지난해 연희동 자택서 열린 신년 인사회서 모습을 드러냈다. 전씨는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채널A가 지난해 1월2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전씨는 연희동 자택 신년 인사회서 “경제를 쥐뿔도 모르는 사람이 나와 다 까먹고, 보좌관 말도 잘 안 듣고, 잘 모르는 사람이 자기 멋대로 설쳐대면서 흔들면 다 망한다”며 당시 불거졌던 최순실 게이트를 비판했다.

2013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는 전씨가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씨의 주장대로라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지 4년이 된 시점서 어떻게 박 전 대통령을 기억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민 전 비서관은 지난달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어떻다는 것은 전씨가 70년 동안 알고 지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당시 전씨가 박 전 대통령 자체를 언급한 것 보다 ‘평가’를 내렸다는 것에 집중한다. 그는 당시 최순실 게이트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박 전 대통령을 단순히 안다는 것과 결이 다르다는 해석이다. 

전씨가 당시 상황을 판단할 정도의 인지능력은 있었다는 것이다. 

전씨는 이 자리서 “이번에는 경제를 잘 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남북 관계가 심각하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경제가 잘 돼야 한다”며 당시 정국을 진단하기도 했다.

회고록 여는 말
어려움 없다더니

한편 지난해 4월 발간된 전씨 회고록에는 전씨의 기억력이 언급돼있다. 전씨는 회고록 1권 혼돈의 시대 편 여는 말에 ‘근년에 이르러 언제부터인가 나는 가까운 일들이 기억에 저장되지 않는 사례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지만, 사물을 인식하고 사리를 판단하는 데는 아무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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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