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데이트] 이파니

“진짜 섹시가 뭔지 보여드릴게요”

 [일요시사=박상미 기자] 배우 이파니가 대학로에서 인생의 제 2막을 올렸다. 이파니의 여정에는 문제적 작가 마광수와 자타칭 ‘대학로 변태’ 강철웅 프로듀서가 함께한다. 이 세 사람이 지난해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에 이어 다시 한 번 준비한 연극 <가자! 장미여관으로>가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세미뮤지컬 도전, 매일 12시간씩 춤․노래 연습에 투자해
수줍은 노출은 이제 그만, 더 과감하고 당당하게 벗는다

2011년 가을 대학로에 야릇한 공기가 감돌기 시작한다. 성공을 담보로 몸을 내준 연예지망생, 여선생과 사랑에 빠진 제자, 불륜관계가 들통 나 추락한 정치인 등 논란요소를 총망라한 연극 <가자! 장미여관으로>가 또 한 번 파란을 일으킬 태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여주인공 사라 역을 맡은 배우 이파니가 있다. <가자! 장미여관으로>가 지난 10월18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비너스홀에서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할 거면 제대로

“어설프게 연기하면 야하게만 보이지만, 제대로 하면 예술로 보이겠죠.” 지난해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로 데뷔전을 치른 이파니가 <가자! 장미여관으로>의 여주인공 사라 역에 캐스팅, 연극 무대에 돌아왔다.

성모럴에 관해 독특한 잣대를 가지고 있는 마광수의 동명작을 바탕으로 한 <가자! 장미여관으로>는 역시나 파격적인 구도가 인상적이다. 연극은 세속적인 윤리에서 독립된 공간인 장미여관의 투숙객들을 통해 현대인의 은밀한 성을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인물은 이파니가 연기하는 사라다. 당찬 힙합가수 지망생 사라가 어느 날 장미여관에서 살해당하고, 이를 목격한 마광수는 살해 용의자를 한 데 불러 모은다. 하나같이 사회 유력인사인 이 용의자들이 모인 장미여관에서 특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파니는 <가자! 장미여관으로>로 또 한 번, 그녀만의 사라를 선보일 각오다. 이파니는 “연극 무대로 돌아올 수 있게 돼서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면서 “전작에선 수줍음이 많았다. 더욱 과감하고 화끈한 사라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파니는 사실 전작인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무대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전문배우가 아니었던 만큼 발성부터 감정 표현, 동선 처리 등 하나하나가 관객의 지적을 받으며 눈물을 쏙 뺐다.

매운 맛을 봤지만, 포기는 없다. 이파니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연극이 정말 좋다”면서 “지적을 받더라도 무대에는 계속 서고 싶다”고 연극을 향한 애착을 강하게 드러냈다.

세미뮤지컬 형식의 공연인 <가자! 장미여관으로>는 기존 연극보다 좀 더 화려한 무대가 펼쳐진다. 이파니는 <가자! 장미여관으로>를 통해서 한 단계 더 발전된 연기뿐만 아니라 춤과 노래 실력을 과시할 예정이다.

연기하는 중간 중간 쇼타임이 준비돼있다. 이파니는 화려한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무대 곳곳을 오가며 유혹의 몸짓을 선보인다. 무대 한 가운데 설치된 봉을 잡고 빙글빙글 돌며 뇌쇄적인 눈빛을 보내는 이파니의 모습은 남성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파니는 극중 힙합가수 지망생인 사라 역을 맡은 만큼 그간의 끈적한 섹시미에 역동적이고 터프한 면모를 더해 관객을 사로잡을 각오다. 화려하고 힘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위해 안무가 주원성의 도움을 받아 연습에 한창이다.

매일 12시간씩 연습을 하다 보니 체중도 5kg이나 줄었다. 이파니는 “연습한 만큼만이라도 무대에서 보여드렸으면 좋겠다”면서 “내가 사실 노력파라서 요즘 하나하나 배워가는 재미에 푹 빠졌다”고 전했다.

외설과 예술 사이


이파니에게 있어 연극 무대는 꿈을 펼칠 수 있는 장이자 제2의 인생으로 향하는 출입구다. 그간 이파니의 행보에서 ‘논란’이라는 두 글자를 빼고는 어떤 것도 이야기할 수 없다.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모델로 출발해 줄곧 섹시미만을 앞세웠다.

소위 말하는 ‘벗는 여배우’임을 부정할 수 없다. 이파니는 “한때 내 이름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려면 19세 인증(성인 인증)을 해야 했다”고 고백했다. 이름만으로도 청소년에게 해가 될까 우려되는 존재였다는 이야기다.

벗어서 화제가 된 여배우가 옷을 입고서도 성공을 거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파니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서 괘념치 않으려 노력중이다. 이파니는 “(과거보다) 지금은 편한 시선을 보내주시는 분이 많다”면서 “즐거운 마음만 가지고 무대에 돌아왔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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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