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정토로>‘은둔형 외톨이’가 털어놓은 ‘나의 하루’

난 껍데기만 살아있는 시체…“내 마음은 이미 죽었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언제부턴가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라는 말이 자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수 년 동안 집밖으로 나오지 않고, 방에서만 생활하는 은둔형 외톨이. 그들은 집안에서도 가족과 식사를 함께 하지 않는다. 대화도 없다. 밀폐된 방안에서 오로지 혼자만의 생활을 즐긴다. 이런 은둔형 외톨이 수가 국내에서 큰 폭으로 증가되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규모와 실태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이들이 왜 은둔자가 됐는지에 대한 연구나 대안마련의 움직임은 찾아보기 어렵다. 마음에 병이 들어 자기만의 공간에 갇힌 은둔형 외톨이들. 우리 사회의 새로운 병리현상으로 제기되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의 세계를 최은영(가명?27)씨의 삶을 통해 들여다본다.

어릴 때부터 조금씩 모아온 상처가, 어느 한 순간 터져…
하루하루 무의미한 삶 “벗어나고 싶다…하지만 안 된다”

올해 나이 스물일곱 살 최은영(가명)씨의 활동 공간은 28평 남짓한 아파트가 전부다. 그나마 대부분의 시간은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보낸다. 최씨는 “사는 이유가 뭔지, 돈도 사람도 다 필요 없다”고 말했다. 또래 친구들처럼 직장에 다니지도 않고, 딱히 만날 친구도 없다. 일 할 생각도,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다. 최씨의 이런 생활은 벌써 7년째다.

그는 왜 세상과 단절 한 채 자기만의 공간에 빠진 것일까. 어릴 때부터 쌓이기 시작한 상처들은 벽을 만들어 버렸고, 너무나 견고한 마음의 벽이 되었다. 이제는 아득하게 끝이 보이지 않는 벽. 그는 부모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던 속마음을 쏟아낸 후 기자에게 자신의 생활을 공개했다.

스스로에 감금돼

최씨에겐 한 살 터울의 여동생이 있다. 어렸을 적부터 싹싹하고 활달해 어른들에게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자랐던 동생과 달리 최씨는 내성적인데다 외모컴플렉스까지 있어 소극적인 삶을 살아왔다.

학창시절에 공부는 곧잘 하는 편이었다. 사람을 사귀는 게 서툴렀지만 친구들이 몇몇 있기도 했고, 그들과 가끔 영화를 보거나 밥을 먹기도 했다.

그리고 2003년 말 최씨는 대입수학능력시험을 봤다. 대학에 간다는 부푼 꿈도 잠시, 수능점수가 형편없이 나와 원하던 대학에 갈 수 없었다. 공무원인 아버지는 “어떻게 공부를 했기에 이따위 점수를 받아 왔냐”며 “이 점수로 갈 수 있는 대학이라면 갈 필요도 없고, 주변사람들에게 꺼내기 창피하다”고 소리쳤다. 아버지는 ‘지방대라도 보내자’라는 어머니의 권유를 무시했고, 부부는 최씨의 대학문제로 다투는 일이 잦아졌다.

“한순간의 자괴감에 휩싸여 구제불능이라는 소리가 귓가에서 메아리쳤어요. 난 아무래도 세상을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인 듯 했고, 왜 어릴 적부터 그리도 공부를 강요받으며 살아왔는지…. 낙오자에겐 너무 가혹한 세상이 싫었어요. 그때부터 무엇을 시작하는 게 두렵고 무서웠어요. 또 나는 내 부모와 형제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만 끼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재롱이라도 부려 기쁨을 주는 애완동물보다 못한 그저 밥만 축내는 짐승….”

그 시점부터 최씨는 외부와 단절해 나가기 시작했다. 2~3일에 한 번씩 나가던 외출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로 줄어들었고, 가끔 안부를 묻던 고등학교 친구들에게 이런 생활을 알리는 것이 싫어 핸드폰을 없앴다.

“사람들이 나에게 하는 아주 사소한 행동이나 자극도 엄청 증폭시켜 받아들이게 되고, 별다른 의미 없는 사소한 행동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화가 나고, 결국은 피해버리게 되니까 또 다시 좁은 방에 갇혀 혼자가 됐어요”

최씨의 하루일과는 이렇다. 가족 모두가 출근한 아침, 잠에서 깨어나 밥을 차려먹고 집안청소를 시작한다. 처음엔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내가 집에 있으면서 청소라도 해야지”라는 생각이었는데, 이젠 결벽증에 가까울 만큼 변해 가구며 안보이는 빈틈까지 닦고 또 닦고를 반복한다.

그렇게 집안청소가 끝나면 그때부터 방안생활이 시작된다. 화장실 갈 때나 배가 고플 때 빼고는 나오지 않는다. 먹고, 자고, 싸고의 반복이 최씨의 일상이 돼 버린지 오래. 방안에서는 주로 노트북을 하거나 작은 TV를 시청한다. 둘 다 지겨워질 때면 책을 읽기도 한다.  

“할일 없이 인터넷을 켜놓고 이 사이트 저 사이트를 기웃거려요. 특별히 온라인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어서 봤던 기사들을 보고 또 보고, 봤던 영화도 보고 또 보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요.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지만 TV나 인터넷을 끊지는 못하겠어요. 이 삶에서 벗어나고 싶기도 하고, 사실 내가 마음만 굳게 먹고 내 스스로 하려는 마음만 잡으면 모든 문제를 해결 할 수가 있을 것 같으면서도 생각이 쉽지 행동으로 옮기기는 너무 어려워요. 주위에서 이거 해봐라 저거 해봐라 해도 남이 강요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행동들은 의미가 없을뿐더러 결국 얼마 안가서 다시 원상복귀 될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그래도 가끔 누군가의 위로가 절실할 때가 있어요. 그런 우울한 마음이 솟구칠 땐 저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요. 싫어 제발 그러지마. 누가 나를 살려줘. 다 내가 잘못했어. 제발 용서해줘. 한 번만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줘. 제발….”

최씨는 자신을 껍데기만 살아있는 ‘시체’라고 표현했다. 마음은 이미 죽은 지 오래라는 것이다. 또 언제 이 생활이 끝이 날지 모른다고 했다. 친구들은 어느새 안정된 직장을 얻고 결혼을 하는 동안, 최씨는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홀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었다.

경쟁시스템의 산물

최근 잘 드러나진 않지만 최씨와 같은 은둔형 외톨이들이 주변에 점차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회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은둔형 외톨이들은 외면하고 싶은 현실, 자신을 불쾌하게 만드는 사람들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자신을 사회와 격리시킨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장기간 방치되면 우울증이 심해지거나 사회에 대한 반감이 커져 자살이나 제2의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서울 잠원동에서 미국 명문대를 중퇴한 뒤 집 안에서 게임에만 몰두하던 20대 은둔형 외톨이가 ‘묻지마 살인’을 저지르면서 ‘한국의 히키코모리’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기도 했다.

한 정신보건사회복지사는 “일본 자체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히키코모리는 자그마치 70만명이나 되고, 앞으로 히키코모리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인구도 155만명에 달한다”며 “무한경쟁에 내몰리면서 히키코모리 문제가 불거진 일본처럼 사회적으로 경쟁압박이 심한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를 단순히 개인의 무능력 차원으로 몰아갈 것이 아니라 사회시스템의 문제라는 인식을 강화해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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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