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통계] 미혼남녀들이 꼽은 최악의 연애대상

그는 당신에게 쥐뿔도 반하지 않았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완연한 연애의 계절 가을이다. 소개팅이다 미팅이다, 대학가는 분주하고, 직장인들 또한 맞선이나 워크숍, 동호회 등 새로운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그러나 마음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소싯적 일단 마음에 들면 앞뒤 안 가리고 들이대던 본능은 저 멀리 사라졌고, 쉴 새 없던 문자?전화질에 뻔질나던 데이트 신청도 망설여지기만 한다. 쌀쌀한 날씨와 함께 허해진 마음과 옆구리를 생각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 나가 반쪽을 찾아 헤매는 게 맞지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옛 연애악몽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기도 하다. 이성교제를 하다보면 늘 좋고 싫은 기억이 있게 마련. 그렇다면 미혼남녀들이 기억하는 악몽 같은 연애경험은 무엇일까?

결코 잊을 수 없는 악몽 같은 연애경험?
남 이유 는 잠수 여 양다리 “싫어”

남성의 경우 서로 잘 만나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별다른 이유도 없이 훌쩍 떠나버리는 유형에 치를 떨었고, 여성은 자신과 교제하면서 다른 여성과도 관계를 맺는 양다리형의 연애상대를 가장 악몽 같은 연애경험으로 여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일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가 연애결혼정보업체 ‘커플예감 필링유’와 공동으로 9월 26일부터 10월 3일까지 전국의 결혼희망 미혼남녀 530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과거 이성교제 경험 중 기억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유형’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이다.

너란 여자 ‘알 수 없어’

조사결과 남성은 응답자 4명 중 1명 꼴인 25.7%가 ‘이유도 없이 (갑자기) 떠나는 유형’으로 답했고, 여성은 29.4%가 ‘양다리형’을 꼽아 각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남성은 다음으로 ‘양다리형’(22.6%), ‘헤어질 때 뒤끝이 안 좋음’(19.4%), ‘실컷 챙기고 연락두절’(12.9%), ‘스토커(과잉집착)형’(10.3%) 등의 순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배모(30ㆍ남)씨는 “소개팅에서 만났는데 첫 눈에 반한 여성이 있었다”며 “자신에게 잘 해주고 헌신적인 남자를 좋아한다기에, 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만남이 있을 때마다 잘 챙겨주고 공주님 모시듯 떠받들어 줬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녀와 연락이 닿질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슨 일이 생겼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집 앞에 찾아가 보기도 하고, 꾸준한 연락을 했지만 어떠한 대답도 들을 수 없었고 그 후엔 내가 그녀에게 무슨 실수를 한 건 아닌지 스스로를 자책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여성의 경우 양다리형에 이어 ‘헤어질 때 뒤끝이 안 좋음’(25.4%), ‘과도한 스킨쉽형’(15.6%), ‘신사답지 않은 매너’(12.2%), ‘스토커형’(9.8%) 등의 순을 보였다.

양다리형을 최악의 연애경험으로 꼽은 직장인 이모(28ㆍ여)씨는 “정말 믿고 좋아했던 남자친구가 있었다”며 “1년 가까이 서로를 의지하며 잘 만나던 어느 날 주변사람을 통해 남자친구에 관련한 얘기를 듣게 됐는데 알고 보니 나보다도 더 오래된 여자친구가 있었다. 당시 좋아하는 마음이 컸지만 결국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33ㆍ여)씨는 과도한 스킨십형을 꼽았다. 그는 “아무리 성인남녀가 만난다고 하지만 만날 때 마다 과도한 스킨십을 요구하는 남자는 참기 힘들었다”며 “이 남자가 나를 ‘쉬운 여자’로 보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혹시 변태가 아닌지 수많은 생각이 들었고, 결국 그 만남은 오래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연애상대로부터 시달린 경험 측면에서는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다는 이색적인 결과가 나왔다. 그러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를 보면 남성이 44.2%, 여성이 38.9%로 나타났다.

얼마 전 3년 연애의 종지부를 찍은 직장인 심모(29ㆍ남)씨는 여자친구의 집착이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만나고 있을 당시에도 여자친구가 우울증이 있었다. 별 다른 문제점을 보이지 않아 좋은 만남을 이어갔었지만 헤어진 뒤부터 과도한 집착을 보여 힘들었다”며 “무작정 집 앞에 찾아온다거나 다시 만나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는 식으로 나오니 나중엔 무서웠다”고 말했다. 

시달린 연애유형에 대해서 남성의 경우 심씨처럼 ‘(여성의) 회유, 집착’(32.0%)이 가장 많았고, 그 외 ‘문자를 보내온다’(25.5%)거나, ‘찾아옴’(19.1%), ‘친지에게 알림’(14.0%) 등이 상위에 올랐다.

여성은 ‘문자를 보내왔다’(30.7%)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폭언이나 욕설’(26.7%), ‘찾아옴’(21.6%), ‘친지에게 알림’(12.4%) 등의 방법으로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비에나래의 손동규 명품커플위원장은 “남성들의 응답 중에는 헤어질 때 유종의 미가 아쉽다는 지적이 상위 5위권 답변 중 3개를 차지했고, 여성은 매너나 자세와 관련된 답변이 상위에 많이 포진했다”라며 “교제 중에는 물론 헤어지는 순간까지도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너란 남자 ‘어이없어’

한편 평생 기억에 남을 남녀별 연애 상대로는 남성은 ‘이상형의 외모소유자’(34.0%)를 가장 애틋하게 기억하고 있고, ‘센스가 뛰어난 여성’(20.8%), ‘첫 사랑 상대’와 ‘죽이 척척 잘 맞은 여성’(14.7%), ‘열애 상대’(9.1%) 등이 뒤따랐다.

여성은 ‘자신을 최고로 대우해준 남성’(27.9%)이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고, ‘세심한 배려형’(26.0%), ‘희생적인 스타일’(18.1%), ‘과분한 조건의 소유자’(16.2%), ‘죽이 척척 잘 맞았던 연인’(7.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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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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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