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일 있는 여행 ⑤제주 마방목지, 새별오름

여름철 낭만 여행 ‘제주의 별 헤는 밤’

제주는 별 보기 좋은 여행지다. 넘치는 불빛에 별을 만나기 힘든 도시와 달리, 조금만 벗어나도 캄캄한 공간이 나타나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마주할 수 있다. 가로등도 많지 않고 조용하다. 어둠이 내려앉은 초저녁, 밤하늘이 맑다면 별을 보러 떠나야 한다. 수많은 별이 밤하늘을 장식하는 동화 같은 장면을 만날 수 있을 테니까. 제주의 푸른 밤을 즐기기에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바닷가에서도 별을 볼 수 있지만, 아름다운 밤하늘이 탐난다면 불빛이 없는 장소를 찾아보자. 여름철 제주 바다는 고깃배의 불빛에 점령 당해 별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맑은 밤이면 어디서나 별을 만날 수 있지만, 그중에도 마방목지와 제주별빛누리공원, 1100고지휴게소, 새별오름이 별 구경 명당으로 꼽힌다. 혼자보다 친구나 가족과 동행하기를 권한다. 황홀한 광경을 혼자 보기 아깝고, 어두운 밤길이라 함께 가면 더 안전하다.

가족과 함께

5·16도로에 위치한 마방목지는 제주축산진흥원이 관리하는 초원이다. 드넓은 초원에 천연기념물 347호로 지정된 제주 조랑말(제주마)이 한가롭게 노니는 광경을 보면 마음이 절로 평화로워진다. 흰 눈이 살포시 내린 겨울 풍경도 멋지지만, 역시 마방목지의 진면목은 여름에 드러난다.


이곳의 매력 중 밤하늘을 빼놓을 수 없다. 낮에는 말이 풀을 뜯는 풍경(고수목마)을 보기 위해 많은 여행자가 찾지만, 밤에는 인적이 끊겨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릴 뿐이다. 고개를 들면 주차장을 지키고 선 키 큰 나무 너머로 별이 반짝인다. 가끔 자동차가 지나며 불빛을 비춰도 별 구경에 방해가 되진 않는다. 마방목지는 제주시에서 그리 멀지 않아, 문득 별이 생각날 때 가볼 만하다. 주차장도 널찍해 여유롭게 별을 즐기기 좋다.


아이와 함께 별을 보고 싶다면 제주별빛누리공원에 가자. 별과 우주를 주제로 한 천문 공원으로, 여행자뿐만 아니라 제주도민에게도 사랑받는 공간이다. 외부에는 태양계 광장이 조성돼 아이들에게 우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내부에는 우주와 별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전시실, 우주선을 타고 달까지 여행하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체험하는 4D입체상영관, 사계절 별자리를 소개하는 천체투영실이 갖춰졌다. 3층 관측실에는 600 mm 카세그레인식 반사망원경과 소형 망원경이 마련돼 별을 가까이 볼 수 있다. 신나게 떠들던 아이들도 망원경 앞에 서면 성운을 찾기 위해 숨을 죽인다.
벽에 걸린 그림이 눈길을 끈다. 여름과학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제주 신화를 바탕으로 ‘나만의 별자리와 신화’를 캔버스에 표현한 작품으로, 풍부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3층에는 망원경이 설치되어 맑은 날에는 아름다운 제주의 야경을 즐기기 좋다. 4~9월에는 오후 3시부터 11시까지 문을 연다.


제주 조랑말 노니는 ‘마방목지’
저녁 하늘 샛별 닮은 ‘새별오름’

사진가들이 손꼽는 제주 별 구경 명당은 1100고지휴게소다. 한라산 중턱에 있는 1100고지휴게소는 제주와 서귀포를 오가는 자동차로 분주한 낮과 달리 밤이 되면 한없이 고요하다. 맑은 날에는 감탄사 없이 보기 힘든 광경이 펼쳐진다. 별똥별이 떨어지는 모습은 물론 은하수도 볼 수 있다. 별이 비처럼 쏟아진다. 1100고지휴게소 앞 노루 조형물마저 별을 바라보는 멋진 모델로 변신한다. 1100고지휴게소에 별을 보러 갈 때는 시계를 챙겨야 한다. 하염없이 별을 바라보노라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가로등 하나 없는 길을 굽이굽이 올라야 하므로 운전에 주의한다.


별 이야기를 할 때 빠뜨리면 안 되는 장소가 새별오름이다. 서부 중산간 오름 지대를 대표하는 이곳은 이름만 들어도 별이 떠오른다. 저녁 하늘에 외롭게 떠 있는 샛별 같다고 해서 ‘새별’이라는 앙증맞은 이름이 붙었다. 대보름 전후에 펼쳐지는 장엄한 들불축제로 유명하지만, 별 구경 명소로도 널리 알려졌다. 새별오름의 가장 높은 지점은 해발 519.3m.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가팔라도 잘 정비돼 30분이면 도착한다. 정상은 사방에 거칠 것이 없어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주차장에서도 반짝이는 별로 물든 하늘이 보인다. 날이 맑으면 대다수 오름에서 별을 만날 수 있으니, 나만의 별자리 여행을 오름으로 떠나보자.


마방목지에서 차로 5분 거리에 한적한 사려니숲길이 있다. 초여름에는 보랏빛 산수국 꽃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제주시가 선정한 ‘제주시 숨은 비경 31’ 중 하나다. 사려니숲길은 울창한 원시림이 펼쳐져 산림욕을 즐기기 좋다. 빽빽한 삼나무를 비롯해 졸참나무, 서어나무, 때죽나무, 편백 등 수종이 다양하다. 비자림로에서 트레킹을 시작하거나 붉은오름 쪽에서 들어갈 수 있다. 조금만 걸어도 초록에 흠뻑 젖어, 제주의 청정한 공기를 마시며 마음을 다독이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니스프리제주하우스에서는 제주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즐겨보자. 해녀가 물질하러 갈 때 챙기던 도시락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해녀바구니’, 한라산 모양의 ‘한라산케이크’ 등 메뉴가 독특하다. 스탬프를 이용해 엽서를 꾸미거나 제주 천연 재료로 비누를 만드는 등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 건물도 현무암과 나무, 통유리로 만들어 제주의 자연이 떠오른다. 건물 앞에는 싱그러운 녹차 밭이 있어 잊지 못할 추억 사진을 남기기 좋다.

해녀 도시락

이니스프리제주하우스가 자리한 서귀포시 안덕면에는 여행자를 부르는 건물이 있다. 건물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찾는 방주교회다. ‘예술로서 건축’을 추구한 건축가 이타미 준이 만들었으며, 구약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형상화했다. 잔잔한 수면에 반짝이는 지붕을 올린 배 한 척이 떠 있는 모습이다. 현대적인 모자이크 지붕과 고전적인 목재를 사용한 외벽으로 기술과 자연이 어우러졌다. 크기는 작지만, 장인의 손길로 한 땀 한 땀 작업한 공예품처럼 정교하다. 교회에 담긴 지극한 정성이 특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마방목지 코스: 사려니숲길→마방목지→제주별빛누리공원
새별오름 코스: 이니스프리제주하우스→방주교회→새별오름→1100고지휴게소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마방목지→사려니숲길→제주별빛누리공원→1100고지휴게소
둘째 날: 방주교회→이니스프리제주하우스→새별오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비짓제주 www.visitjeju.net
- 제주별빛누리공원 http://star.jejusi.go.kr  

문의 전화
- 제주관광정보센터 064)740-6000
- 마방목지 064)710-2298
- 제주별빛누리공원 064)728-8900
- 1100고지휴게소 064)747-1105
- 새별오름 064)728-2752
- 사려니숲길 064)900-8800
- 이니스프리제주하우스 064)794-5351
- 방주교회 064)794-0611

대중교통 정보
마방목지: 제주국제공항 정류장에서 112·122·132번 버스, 제주국제대학교 정류장 하차, 212·222· 232·281번 버스 환승, 한라생태숲 정류장 하차. 약 1시간 소요.
제주별빛누리공원: 제주국제공항 정류장에서 112·122·132번 버스, 제주대학교입구 정류장 하차, 441·442번 버스 환승, 별빛누리공원·난타공연장 정류장 하차. 약 40분 소요. *문의: 제주버스정보시스템 http:// bus.jeju.go.kr 

자가운전
마방목지: 제주국제공항→오남로→한북로→5·16도로
제주별빛누리공원: 제주국제공항→오라오거리→제주시외버스터미널→제주시청→제주대학교병원→제주별빛누리공원

숙박 정보
- 호텔난타: 제주시 선돌목동길, 064)727-1800, www.hotelnanta.com/kr
- 제주항공우주호텔: 서귀포시 안덕면 녹차분재로, 064)798-5500, http://ora.oraresort.com/kor/ARS
- 붉은오름자연휴양림: 서귀포시 표선면 남조로, 064)760-3481, http://eticket.seogwipo.go.kr
- 포도호텔: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 064)792-5200, www.podohotel.co.kr 

식당 정보
- 각지불(해물찜):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064)784-0809
- 성미가든(닭샤부샤부): 제주시 조천읍 교래1길, 064)783-7092
- 피자굽는돌하르방(피자): 제주시 한경면 청수로, 064)773-7273, https://pizzajeju.modoo.at
- 보영반점(중화요리):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064)796-2042

주변 볼거리
절물자연휴양림, 서귀포치유의숲, 제주신화월드, 물영아리오름, 오설록티뮤지엄,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산천단곰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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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