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자유한국당 구원투수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7.25 14:27:56
  • 호수 11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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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 잡고 ‘보수굴’로 들어가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위기 속 자유한국당의 구원투수로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등판했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 이어 6·13 지방선거까지 참패한 한국당은 계파 갈등으로 허덕이고 있는 상황. 어느 시기 비대위원장보다 김 비대위원장의 어깨가 무겁다. 그러나 김 비대위원장이 인적청산 등 전권을 휘두르는 ‘저승사자’가 될지는 미지수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주간의 준비위 논의와 오늘 의원총회서 모아진 총의를 바탕으로 한국당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내정자로 김병준 교수를 모시게 됐다”고 밝혔다. 

만장일치로…
흔쾌히 수락

김 권한대행은 “김 교수와 통화했고, 비대위원장 수락 의사를 확인했다”며 “(수락 당시 요구 조건은)전혀 없었다. 흔쾌히 비대위원장을 수락했다”고 전했다.

김 권한대행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투철한 현실 인식과 치열한 자기 혁신”이라며 “김 교수는 냉철한 현실 인식과 날카로운 비판 정신을 발휘할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6·13지방선거서 참패와 계파갈등으로 허덕이던 한국당을 쇄신할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지난 17일, 본격 출범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취임 일성을 통해 “제가 생각하는 것은 분명히 당의 많은 분야를 아주 많이 바꾸는 것”이라며 보수 대개혁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서 전국위원회를 열었다. 전국위원 총 631명 중 363명(참석률 57.5%)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선 김 비대위원장 선임 안건이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김 비대위원장은 곧바로 직무에 돌입해 차기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게 된다.

김 비대위원장은 수락 연설서 “한국정치를 계파논리와 진영논리서 벗어나게 하는 소망, 미래를 위한 가치논쟁과 정책논쟁이 정치의 중심을 이루도록 하는 꿈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저는 아무 힘도 계파도 없고 공천권도 없지만, 작지 않은 힘을 갖고 있다”며 “한국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지탄, 그러면서도 아직 놓지 않고 있는 희망이 한 가닥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원하는 권한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당헌당규에 규정된 당 대표로서의 권한이 있다”며 ‘관리형 비대위’에 머무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혁신비대위의 중점 사안은 계파 청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당은 6·13 지방선거 이후 한 달 가까이나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지방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홍준표 전 대표가 물러난 이후 김 권한대행이 대표를 맡으며 당내 계파 갈등도 표면화됐다.   

3주간 논의 끝에 친노 브레인 영입
인적청산부터? 친박 저승사자 되나

김 권한대행이 지난달 18일 중앙당 해체와 혁신비대위 출범을 발표했다. 당내에선 “충분한 의견 수렴이 없는 독단적 행위였다”며 거센 비판을 샀다. 이튿날엔 ‘친박의 목을 친다’는 복당파 박성중 의원의 메모가 취재진의 카메라에 잡히면서 친박과 복당파의 갈등이 불거졌다. 

이 과정서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요구하는 일부 의원들과 마찰을 빚으면서 당내 갈등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지난 12일 의원총회에선 김 권한대행의 독단적 결정을 문제 삼으며 심재철 의원 등이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요구하자 김 권한대행은 “2013년 누드사진 보다가 노출됐을 때 막아주지 않았느냐” 등 감정적인 서운함을 표출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16일 의총서 김 권한대행이 막말 등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의원들도 당을 수습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면서 표면적으로 갈등이 봉합되는 양태다. 

하지만 여전히 계파갈등의 불씨는 살아있다는 게 정치권의 시선이다. 

한국당 한 당직자는 “화해가 아니라 휴전 상태다. 갈등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며 “김 비대위원장이 한국당 인적청산을 하는 과정서 분명히 계파 싸움이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물망에 올랐던 다른 후보들과 달리 하마평 당시부터 의욕을 보였다. 남다른 각오로 당 혁신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게 당 안팎의 기대다. 그러나 선거 참패 이후에도 처절한 반성보단 계파갈등에 골몰해왔던 한국당이 ‘공천권’이란 무기도 없이 들어설 비대위 체제 하에서 새롭게 거듭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당내에선 비대위원장의 임기와 역할에 대해 의견이 갈리기 때문이다. 당초 김 권한대행은 2020년 총선의 공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강력한 비대위원장 모델을 제안했다. 그러나 총선이 2년 가까이 남은 상황서 성급한 접근이라는 반발이 만만치 않다. 

당 혁신 역할은?
허수아비 우려도

도리어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기 전까지 혼란을 수습하는 ‘관리형’ 비대위가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날 한국당 초선의원 모임서도 ‘전권형’ 비대위를 지지하는 의원과 관리형 비대위를 선호하는 의원의 숫자가 비슷했다.

구체적인 쇄신 작업은 더욱 막막하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비대위원장은 인적쇄신, 보수 가치 재정립, 세대교체를 통해 다음 총선서 경쟁력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게 하는 과제를 갖고 있다”며 “중요한 점은 인적쇄신의 방법에 있어 원칙과 기준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비대위원장의 일성처럼 한국당을 넘어 한국정치 변화까지 이루려면 이번 기회를 결코 놓쳐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로 ‘땜질식 봉합’에 그친다면 한국당, 한국보수는 추락할 게 뻔하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비대위는 전대, 총선 공천 등 향후 당 운영 시스템의 원칙을 바로잡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나아가 한국보수가 지향할 가치를 다시 세우고 젊고 참신한 인재들이 뛰어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잇따르고 있다.

비대위가 황폐화된 보수의 땅을 객토하고, 다음 지도부는 과감한 혁신 작업을 벌여야 한국의 보수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병준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내정한 것은 한국당 입장서도 모험이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노무현정부 청와대서 일한 ‘원조 친노’ 인사다. 김 비대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이 1994년 개인 자격으로 ‘지방자치실무연구소’를 만들때 인연을 맺었다. 

이후 청와대에 입성한 뒤에 노 전 대통령의 정책 브레인으로 활동했다. 청와대 정책실장과 정책기획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책기조였던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지휘해 종합부동산세와 동반성장전략 정책 등을 수행했다. 

이 같은 이력 때문에 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김병준은 우리랑 출신이 다르다”며 반대하기도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또 다른 암초도 만났다. 국민권익위원회와 경찰에 따르면 강원지방경찰청은 지난 3월 권익위로부터 김 비대위원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신고를 접수받고 내사를 벌이고 있다. 

권익위는 올해 초 강원랜드 내부 인사로부터 김 비대위원장과 관련된 제보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무팀서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강원경찰청에 이첩된 상태다.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신고를 접수한 기관은 60일 동안의 확인 과정을 거쳐 수사기관에 직접 고발하거나 감사기관 혹은 해당 수사기관에 사건을 넘기도록 돼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8월 국민대 교수 신분으로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프로암 경기 당시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의 초청을 받아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골프비, 기념품, 식사비용 등을 포함해 모두 118만원가량을 접대 받았다는 제보 내용을 토대로 사실 관계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 

청탁금지법 제8조(금품 수수등의 금지)에는 공직자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그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당연히 사립대 교수 신분이었던 김 교수도 적용 대상이다. 

이에 대해 김 비대위원장은 “접대라고 하긴 좀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8일 오전 국회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던 중 전날 언론에 보도된 ‘접대 의혹’과 관련해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아시겠지만 공식 (골프)시합을 하기 전에 프로암대회가 있고 여기에 사회 각계 여럿을 초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초대를 받아서 갔다”며 “솔직히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그냥 상식선서 골프를 한 번 하고 오는 정도인데 그 비용이 김영란법이 규정하는 범위를 넘었냐 안 넘었냐는 알 수가 없다”며 “당시 대회를 주최한 대표(함승희)가 그 범위를 넘지 않는 범위 안에 있다고 했는데 그것 또한 저는 모른다”며 “기다려 달라. 서로 의견이 다르니 어느 쪽이 옳은 것인지 결론이 나지 않겠냐”고 말했다.

노의 사람 분류
16년 후 보수로

김 비대위원장은 1954년 생으로 경상북도 고령 출신이다. 영남대학교 정치학 학사,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 델라웨어 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박사를 받은 그는 좌·우를 오가는 다채로운 이력의 소유자다. 

참여정부서 정책실장을 맡으며 ‘노무현정부의 정책 좌장’으로 불렸던 그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서 새 총리로 지명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를 뿌렸다. 

김 비대위원장은 개헌과 지방분권을 강조해 온 학자다. 국민대 행정대학원장을 재임 시절 대선 전 노무현 대통령이 운영했던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이사장을 맡으며 정계에 인연을 맺었다. 

이후 캠프 정책자문단장, 인수위 정무분과위원회 간사를 거쳐 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며 참여정부의 지방분권 정책을 앞장서 이끌었다. 노 전 대통령 탄핵도 그와 공교로운 인연을 맺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탄핵안이 기각된 직후인 2004년 6월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됐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조각 당시 어떤 보직이든 맡길 수 있다고 할 정도로 그를 신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2006년 8월까지 정책실장을 역임한 뒤에는 교육부총리로 임명됐으나 현재의 자유한국당인 한나라당이 논문 표절 문제를 제기하고 검찰에 고발하는 등 사퇴를 압박하자 13일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이후 국민대 교수로 재직하며 사단법인 공공경영연구원 이사장, 사단법인 사회디자인연구소 이사장 등을 지냈다.

그는 노무현정부를 마친 후에는 보수진영과 접촉면을 넓혔다. 경북 고령 출신으로 TK인사와 교류를 지속했고, 한국당 내에서는 김용태 의원 등 소장파와 가깝게 지냈다. 2016년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국무총리로 깜짝 지명되기도 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개헌’ 이야기를 꺼낸 데다 대통령의 2선 후퇴 필요성이 제기된 상황이었다. 11월3일 그는 박근혜정부의 4번째 총리이자 신임 총리로 지명됐지만, 12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서 자연스레 없던 일이 됐다. 

“계파·진영논리와 싸우다 죽으면 영광”
보수가치 재정립, 세대교체 등 현안과제

지속적으로 정치현안에 대한 발언을 지속해 온 데다 여·야를 두루 아우르고 계파색이 옅다는 점에서 ‘비대위원장’ 단골 후보이기도 했다. 과거 박근혜정부 총리 지명 수락 때 그는 이미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던 상태였다. 

당시 안철수 전 대표는 그를 비대위원장으로 강력하게 추천하며 당내 반발을 무릅썼다가 낭패를 봤다. 

김 비대위원장은 참여정부 정책실장이던 시절 당시 비서실장인 문재인 대통령으로 청와대서 ‘한솥밥’을 먹었지만, 2012년 대선에선 김두관을 지지하는 등 친문(친 문재인)과도 거리를 두고 있다. 

2007년 정책특보 시절 친노 진영서 이해찬 후보를 밀고 있는데도, 직접 대선 후보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친노(친 노무현) 인사들과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원조 친노’서 최근엔 두드러진 ‘우향우’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2016년 총선을 전후해 새누리당 의원 대상 특강을 하는 등 정계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1월에도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의 초청을 받아 첫번째 외부 연사로 나서 “새로운 보수 가치 정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하는 등 두드러진 ‘중도 보수 행보’를 보여왔다. 6·13 지방선거 때는 자유한국당 광역단체장 후보로서도 하마평에 올랐다. 

자유한국당의 지방선거 참패 뒤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제일 먼저 거론된 인사였다.

그를 보는 ‘원조 친노’ 진영의 시선은 따뜻하지만은 않다. 이미 멀어진 인사라는 것이다. 2016년 탄핵 정국 때 총리 지명 소식을 접한 일부 민주당 인사들이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그가 수락하면서 시선은 더욱 싸늘해졌다. 

반친노? 
친노화?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제2부속실장을 지냈던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쪽 일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입에 올리지 말라”고 일갈했다.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서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고 함께 일했던 사람으로서 김병준 교수를 너무나 잘 알기에 한 말씀 드린다. 그쪽 일을 하면서 당신의 출세를 위해 노 대통령님을 입에 올리거나 언급하지 말아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당신의 그 권력욕이 참 두렵다”고 적었다.


<cmp@ilyosisa.co.kr>

 

[김병준은?]

▲1954 경북 고령군 ▲대구상고·영남대 졸 ▲미국 델라웨어 대 정치학 박사 ▲대통령자문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 ▲청와대 정책실장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대통령 정책특별보좌관▲박근혜 정부 당시 국무총리 지명자 ▲국민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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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