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전문기자의 연예 스포일러] 실력자와 여색

현대판 양귀비에 홀리면 홀딱 벗겨진다

[일요시사=이기현 기자] 여색(女色), 빠지면 끝이다. 여색, 즐기면 파멸이 앞당겨진다. 제아무리 당대를 호령하던 실력자도 ‘여색’의 늪에 잘못 빠지면 돈과 권력을 몽땅 잃어버린다. 현대판 양귀비에 홀려 망신살이 뻗친 실력자들의 에피소드를 묶어봤다. 이기현 연예전문기자의 <연예 스포일러> ‘실력자와 여색’이다.

특A급 연예인에 녹아 계열사 날린 재벌총수
유명 영화감독 여색 즐겼다가 봉변당할 판


2010년 9월. 대기업 A사는 창립기념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회장을 보필하는 여비서는 늘 그랬듯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누군가는 A급 여자 연예인이었다. “9월 ○○일 창립기념식이 있습니다. 그날 밤 회장님을 모셨으면 합니다.”

청순한 데다 발랄한 이미지까지 있는 A급 여자 연예인은 A사 회장의 애첩이었다. 하지만 A급 여자 연예인은 난색을 표했다.

“올 여름부터 그분을 모시고 있어서 더 이상 (회장님을) 모실 수 없습니다.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분은 누굴까. 여기서 실명을 밝히기 어려울 정도로 권력을 가졌던 인물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A사 회장은 진노했다. “원하면 해외에 보내줬고, 천문학적인 용돈을 줬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는 거였다.

권력자에 애인 뺏긴 총수
“내가 준 용돈만 얼만데…”

A사 회장이 분노를 참지 못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회장은 A급 여자 연예인에 홀려 경영에 태만했다. 이 연예인과 밤생활을 즐길 때 계열사 2곳은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갔다. 여자 연예인 탓에 사세까지 기울었는데, 당대의 실력자가 그녀를 낚아 채갔으니 A사 회장의 심기는 불편할 수밖에 없었던 거다. 그는 필자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한탄했다.

“권불십년이라고 하던데, 그놈의 실력자의 권력은 오래도 간다. 지금 생각하면 통탄할 노릇이지만 어쩌겠는가. 이제 여색을 멀리하고 경영에나 신경 쓰겠다.”
재계 총수와 여자 연예인의 관계는 말할 필요도 없다. ‘남자의 아랫도리 일은 신경 쓰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여자 연예인에 홀려 경영에 소홀했던 재계 총수의 뒷이야기는 넘쳐난다. 물론 그게 어디까지 사실일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재계 총수만 그럴 리 없다. 총수의 자제들, 이른바 ‘황태자’의 삶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 이번엔 TV 토론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해 진보학자로 명성을 떨치는 B씨 이야기를 해보자.

B씨 사례를 언급하기 전 이 얘기부터 해야 겠다. B씨는 학자 가운데 명망이 높은 인물 중 한 명이다. 정권 때마다 장관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TV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서는 양식있는 언변을 늘어놔 학생들의 큰 지지를 얻고 있다.

하지만 그의 뒷모습은 다르다. 그는 한국에서 가장 비싼 동네에 살고, 가장 비싼 아파트를 갖고 있다. 물론 진보학자라고 해서 재산이 적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그는 다르다.

그가 벌어들인 재산은 대부분 투기를 통해 얻은 것이다. 더구나 그는 군대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다녀오지 않았고, 지인들과 만나면 비싼 룸살롱에서 질펀하게 노는 게 취미다. 이처럼 제아무리 칭송받는 명망가라도 겉과 속은 다른 법이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여하튼 진보학자 B씨는 40대 재벌 2세들과 술을 먹는 걸 좋아한다. 강남 유명 룸살롱의 밀실에서 먹는 즐거움도 있지만 특급 여자 연예인과 한자리에서 농을 따먹을 수 있어서다.

올해 4월. B씨는 대기업 C사의 아들과 강남 모 룸살롱에 갔다. 밀실에서 그 재벌 2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들어온 여자는 당대를 대표하는 섹시 아이콘 D씨였다. 연락한 지 한 시간 만에 나타난 D씨는 재벌 2세를 보자마자 품속에 달려들면서 “오빠! 왜 이렇게 오랜만에 왔어”라고 말했다.

B씨는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D씨는 섹시 콘셉트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지만 강단 있으면서도 차분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B씨는 필자를 만난 자리에서 “알고 봤더니 D씨는 완전히 노는 애 같았다”며 “그런 아이가 어떻게 TV에 나와서는 그렇게 청순한 척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하지만 B씨가 놀란 것은 재벌 2세의 태도였다. 재벌 2세는 회사와 관련돼 있는 각종 정보를 섹시 아이콘 D씨에게 모두 넘겨줬다. 여기에는 내부정보라고 할만한 대형 프로젝트, 주식정보 등이 온통 들어 있었다. 재벌 2세는 D씨에게 이런 말도 했다. “조금만 있으면 아파트 한 채 사줄 테니, 기다리고 있어. 다른 데 나가지 말고.”

여색 가까이 했다가 
낭패 본 총수 많아

이 재벌 2세는 지금 각종 불미스런 사건에 엮여 있다. 사실 그럴 만도 했다. 그의 관심사는 경영이 아니다. 온통 D씨에게 쏠려 있다. 여색에 눈이 먼 그 재벌 2세가 언제까지 재계를 호령할지는 알 수 없다. B씨의 말에 따르면 그의 천하는 막을 내리고 있다.

또 다른 사례를 들어보자. 필자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영화감독 E씨. 그는 심오한 영화를 만드는 데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그의 본성은 색마다. 여자를 워낙 좋아해 자신과 관계를 맺지 않은 여배우는 절대 주인공으로 쓰지 않는다. 물론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말이다. 뭐, 이런 식이다.

“여배우와 감독이 교감하지 않으면 절대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없다.” 영화 시나리오 작가인 F씨는 2009년 어느 날 영화감독 E씨와 룸살롱에 갔다. 술을 마시러 간 게 아니고 여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얌전한 캐릭터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여배우 H씨가 어머니와 함께 나왔다. 영화감독 E씨의 성향을 잘 알고 있었던 시나리오 작가 F씨는 “어머니와 함께 왔으니 오늘은 별 일 없겠구나” 했다.

재벌2세, 강남 룸살롱서 여배우와 질펀한 술자리 
주식 정보, 대형 프로젝트 등 회사 기밀 알려줘
어머니 앞에서 여배우 가슴 만지다 “협박 시달려”

하지만 이게 웬걸, 영화감독 E씨는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여배우 H씨의 가슴을 주물럭거렸다. 옷을 벗고 180도 터닝 하라는 주문까지 했다. 여기서 깜짝 놀랄만한 일. 이 어머니는 영화감독 E씨의 행동을 보는 척 마는 척 했다. 영화감독 E씨에게 잘못 보였다가는 연예계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한때 히트작품을 줄줄이 만들어내면서 최고의 연출가로 손꼽혔던 영화감독 E씨는 지금 퇴물 신세가 됐다. 자신과 영화를 찍은 여배우들의 이름값이 올라가면서 영화감독을 되레 협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또 그러면 당신의 행각을 모두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하는 여배우들도 있다고 한다.

예부터 실력자 옆에는 미모의 여자가 있었다. 하지만 마무리는 늘 비슷하다. 여색에 빠졌다가 권력을 빼앗기거나 폐인으로 전락하는 실력자 이야기를 우리는 많이 들어봤다.

가장 유명한 일화가 중국 양귀비의 이야기 아니던가. 양귀비는 서시·왕소군·초선과 더불어 중국의 4대 미인 중 한 명이자 실존인물이다. 그녀는 노래와 춤에 능하고 미모가 출중해 17세에 당 현종의 18번째 아들인 수왕 이모의 비가 됐다. 수왕 이모는 당 현종과 무혜비 사이에서 태어난 왕자로 황제계승권으로부터는 멀리 떨어진 수많은 왕자 중 한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양귀비는 빼어난 미모로 수왕 이모의 아버지인 현종을 홀려 비의 자리에 올랐다. 양귀비는 현종의 사랑을 받기 위해 새로운 화장법을 개발했고, 목욕을 즐겨 했다고 한다.

현종은 젊었을 때 정치에 소질이 있는 황제였지만 양귀비에 눈이 먼 다음부터는 정치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양귀비가 정권의 핵심으로 등장하자 태평성대를 구가했던 현종 시대는 탐관오리와 부정부패가 들끊는 흉흉한 세상이 됐다. 현종이 향후 권력과 양귀비를 동시에 잃어버렸음은 물론이다.

“세상을 리드하려면 
여색부터 멀리하라”

옛 이야기일 뿐이라고? 그렇지 않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전 부인 세실리아 시가너-알베니즈는 최근 흥미있는 폭로를 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주변에는 항상 권력을 탐하는 여성들이 가득했고, 이들은 사르코지에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넘겨주지 못해 안달이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세실리아가 미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르코지는 항상 권력을 쫓는 여성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섹스 심벌이었다”며 “그러나 이들이 좋아한 것은 권력이었지 사르코지 대통령 자체를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당대 실력자와 미녀의 놀음은 망국적 사랑놀음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색에 빠진 실력자들은 본분을 망각하고 정신을 잃게 마련이다.

그러면 남는 것은 비극이다. 앞서 이니셜로 언급한 실력자들의 ‘행운’이 과연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다. 단 하나 확실한 것은 여색을 놓지 않는다면 그들 역시 ‘비극의 주인공’으로 전락한다는 사실이다. “세상을 리드하려면 여색부터 멀리하라.” 공연히 나온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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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