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사르 습지 ④무안갯벌

꼼지락대는 생명을 잉태한 청정 갯벌

무안갯벌은 넓고 비옥하다. 간조 때 갯벌은 깊은 주름을 만들고, 갈라진 골은 삶의 공간과 맞닿아 있다. 갯벌 너머 포구와 바다가 아득하게 시야를 채운다. 황토를 머금은 갯벌은 언뜻언뜻 붉은빛이다. 침식된 황토와 사구의 영향으로 형성된 무안갯벌은 우리나라 바다 습지의 상징적 공간이다. 2001년 ‘습지보호지역 1호’에 이름을 올렸고,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람사르 습지(1732호)와 갯벌도립공원 1호로도 지정됐다.

무안 읍내에서 해제반도를 따라 국도24호선을 달리면 바다는 자맥질하며 오랜 시간 동행이 된다. 무안갯벌의 대표 지역은 해제반도가 서해를 품에 안은 함평만(함해만) 일대다. 함평만의 340여㎢에 달하는 갯벌은 칠산바다와 만나며 품 넓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갯벌 생태계의 보고

무안갯벌은 갯벌 생태계의 보고다. 황토를 머금은 기름진 공간은 갯벌 생명체의 보금자리이자 물새의 서식처다. 흰발농게와 말뚝망둥어 등 저생생물 240여종, 칠면초와 갯잔디 등 염생식물 40여종, 혹부리오리와 알락꼬리마도요 등 철새 50여종이 갯벌에 기대어 살아간다. 한쪽 발이 크고 커다란 흰발농게는 멸종 위기 야생동물로 지정되었다. 멸종 위기종이 서식한다는 것은 무안갯벌의 청정함을 대변한다. 여름이 시작되면 무안갯벌은 칠면초로 군데군데 뒤덮이며 검고 붉은 향연을 펼친다.

무안갯벌의 중심인 해제면에는 무안황토갯벌랜드가 자리한다. 갯벌을 학습하고 체험하는 무안생태갯벌센터의 새로운 이름이다. 갯벌랜드 내 생태갯벌과학관은 다양한 체험으로 갯벌 여행을 안내한다. 갯벌생태관과 갯벌수조 등에서는 무안갯벌의 생성 원리를 살펴보고, 갯벌에 서식하는 생물도 관찰할 수 있다. 모형 갯벌에 손을 넣어 만져보는 촉각 체험, 갯벌 생물과 사진 찍는 낙지 모형 등이 단연 인기다.

생태갯벌과학관은 갯벌 1㎡의 소중한 가치를 공유하는 게 주요 슬로건이다. 주중 2회(10:00, 13:00), 주말과 휴일 4회(10:00, 11:00, 14:00, 15:00) 갯벌해설사의 친절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2층 갯벌전망대에 올라서면 함평만 일대가 한눈에 펼쳐진다. 농게, 낙지 인형 등 갯벌 생물을 직접 만들고 색칠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알차다.


과학관을 벗어나면 천혜의 갯벌과 마주할 시간이다. 무안갯벌 위로 이어진 탐방로와 산책로에 동식물 모형과 설명이 곁들여져 아기자기하게 걷는 재미가 있다. 곳곳에 마련된 벤치는 갯벌의 적막함과 소통하는 고요한 공간이다. 데크에서 내려다보면 구멍 사이로 갯벌 생물이 빠르게 움직인다.
무안갯벌에서는 갯벌을 보호하기 위해 바다에 함부로 들어설 수 없다. 갯벌 체험이 가능한 공간은 중앙 낙지 동상 뒤쪽에 마련된 갯벌체험학습장이다. 갯벌체험학습장은 하루 두 차례 간조 때 ‘모세의 기적’처럼 길이 열려 민낯을 드러낸다. 체험학습장에 발을 디디면 발가락 사이, 코앞에서 분주하게 살아가는 도둑게, 망둥이 등을 만날 수 있다. 체험 후 세족장과 샤워장 이용이 가능하며, 산책로에서 낙지와 망둥이 모형 등을 찾아보는 시간도 흥미롭다.

침식된 황토와 사구 영향으로 형성
국내 1호 습지보호지역·갯벌도립공원

무안황토갯벌랜드에는 다양한 시설을 조성 중이다. 지난해에는 분재테마전시관이 문을 열었다. 해제면은 국내 최대 분재 생산지로, 분재테마전시관에 고 문형열 씨가 기증한 분재 1000여점을 전시한다. 황토와 황토 대리석 등을 이용한 황토이글루, 갯벌캐러밴 등 숙박 시설도 갖췄다. 식당과 카페 같은 편의 시설이 마련됐으며, 황토찜질방은 올가을 오픈할 예정이다.

갯벌탐방로에서 멀리 시선을 옮기면 칠산바다다. 칠산바다를 바라보며 봉긋 솟은 포구가 도리포다. 무안갯벌은 도리포 앞까지 아득하게 펼쳐진다. 국도77호선 뒤편으로 무안황토갯벌랜드에서 도리포까지 갯벌과 나란히 달리는 길은 드라이브하기 좋다.

해제면 끝자락의 도리포는 서해에서 일몰과 일출을 함께 볼 수 있는 명소다. 최근에는 도리포와 영광군 염산면을 잇는 칠산대교가 완공을 앞두고 있다. 다리가 연결되면 무안갯벌에 이르는 길이 40분 가량 빨라진다. 도리포의 새로운 상징인 갯벌낙지등대는 칠산대교와 칠산바다를 바라보며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섰다. 도리포 앞바다는 고려 상감청자 600여점이 인양된 유서 깊은 곳이기도 하다.

도리포에서 남쪽으로 향하면 홀통해변을 만난다. 소나무 숲과 모래 해변, 갯벌이 어우러진 한적한 여름 휴식 공간이다. 홀통의 갯벌은 출입 제한이 없어 자유롭다. 낙지 잡는 주민의 일상이 오후 햇살처럼 흩어진다.

무안갯벌에서 시작된 생태 여행은 무안 용월리 백로와 왜가리 번식지(천연기념물 211호)에서 완성된다. 국내 최대 규모로, 덩치 큰 새 수백 마리의 날갯짓이 경이롭다. 청룡산 앞자락과 마을 저수지에 둥지 튼 백로와 왜가리는 온종일 울음소리로 존재감을 뽐낸다.


다양한 체험

여행의 마무리는 몽탄면에 자리한 무안식영정(전남문화재자료 237호)이다. 한호 임연 선생이 17세기 중반에 세운 식영정은 영산강 유역의 대표 정자다. 영산강을 내려다보는 언덕에 들어섰으며, 예부터 풍광에 취해 시인 묵객이 즐겨 찾았다. 식영정 앞으로 영산강 줄기 따라 시심(詩心)을 자극하는 나무 데크 산책로가 조성됐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무안황토갯벌랜드→도리포→무안 용월리 백로와 왜가리 번식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무안황토갯벌랜드→도리포→홀통해변
둘째 날: 무안 용월리 백로와 왜가리 번식지→무안식영정→회산백련지→무안낙지골목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무안관광문화 http://tour.muan.go.kr
- 무안황토갯벌랜드 http://getbol.muan.go.kr  

문의 전화
- 무안군청 관광문화과 061)450-5477
- 무안황토갯벌랜드 061)450-5631~4 (생태갯벌과학관 061)450-5648)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무안,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4회(07:30, 07:55, 15:30, 16:20) 운행, 약 3시간40분 소요.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hticket.co.kr 무안버스터미널 061)453-2518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함평 JC→무안광주고속도로→북무안 IC→현경면→국도24호선→무안황토갯벌랜드

숙박 정보
- 무안비치호텔: 망운면 톱머리길, 061)454-4900, www.muanbeach.kr,
- 모새미: 현경면 석북길, 061)453-9916
- 백악관호텔: 무안읍 무안로, 061)453-8330, http://cafe.naver.com/muanwhitehouse
- 무안톱관광펜션: 망운면 톱머리길, 061)454-7878, www.topmeori.com

식당 정보
- 무안식당(한우샤부샤부): 무안읍 면성2길, 061)453-1919
- 도리포횟집(숭어회): 해제면 만송로, 061)454-6890
- 장독대떡갈비(떡갈비): 일로읍 일로달바위길, 061)282-9297
- 내고향뻘낙지(낙지): 무안읍 성남1길, 061)453-3828

주변 볼거리
회산백련지, 초의선사탄생지, 밀리터리테마파크, 조금나루유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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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