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산고 vs 수원 매탄고] ‘미니 슈퍼매치’ 총정리

  • 전상일 기자 jsi@apsk.co.kr
  • 등록 2018.06.04 11:08:45
  • 호수 11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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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축구 최고의 빅매치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우중혈투(雨中血鬪). 이날 경기를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그랬다. 지난달 12일, 오산고 축구장서 고교 축구의 양대산맥 서울 오산고와 수원 매탄고가 붙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양 팀 선수들은 넘어지고 뒹굴고 부딪히면서도 승리를 위한 일념 하나로 그라운드서 맞부딪혔다. 이날 경기는 K리그주니어 한 경기로 치부하기엔 담고 있는 의미가 너무도 컸다.

첫 번째로 무적 매탄고의 상승세 지속 여부다. 매탄고는 춘계대회에 6전 전승, K리그 주니어 6전 전승 등 2018시즌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무적의 팀이다. 우승후보 인천 대건고마저 홈에서 0:4로 무너졌다. 사실상 오산고는 무패우승의 마지막 저지선과 다르지 않았다.

두 번째는 K리그 주니어 전반기 우승컵의 향배다. 이날 경기를 1위 매탄고가 승리할 경우 우승은 확정이나 다름없었다. 현재 2위 오산고는 무조건 매탄고를 이겨놓고 다음을 바라봐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세 번째는 양 팀의 자존심 대결이다. 미니 슈퍼매치라고 불리는 이날 경기는 양 팀의 신경전으로 경기 전부터 팽팽했다. 매탄고 선수들의 “오산고등학교는 라이벌이 아니다”라는 도발에 예정돼있던 사전 인터뷰도 취소되며 오산고 선수들이 발끈했다. 양 팀의 경기가 혈전으로 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초특급 선수들 간 자존심 대결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매탄고 박지민과 오산고 백종범은 고교 최고 골키퍼 자리를 두고 맞대결을 펼쳤다. 매탄고 신상휘와 오산고 이인규 또한 최고의 테크네이션 자리를 두고 정면으로 충돌하게 됐다. 


최근 센터포워드로 포지션을 변경한 매탄고 김태환과 이를 막아야만 하는 오산고 김주성의 ‘캡틴 맞대결’ 또한 큰 흥밋거리 중 하나였다.

전반 45분

오산고는 기존에 쓰던 4-2-3-1의 형태를 벗어나 다소 수비적인 4-4-2로 나섰다. 왼쪽 풀백에 전우람(11번, 3학년), 오른쪽 풀백에 임도훈(3번, 2학년), 왼쪽 센터백에 박재환(20번, 3학년), 오른쪽 센터백에 김주성(6번, 3학년)이 포진하는 수비진이 구성됐다.

중앙은 박건준(8번, 3학년)과 김성민(4번, 2학년)이 나서고 권성윤(14번, 2학년)이 왼쪽, 이인규(10번, 3학년)가 오른쪽 윙포워드에 포진했다. 투톱은 정한민(19번, 2학년)과 이학선(9번, 3학년)이 위치했다.

라이벌 자존심 대결 ‘우중혈투’
일촉즉발 신경전에 판정 시비도

이에 맞서는 매탄고는 다소 공격적인 4-3-3을 들고 나왔다. 왼쪽 풀백에 허동호(4번, 3학년), 오른쪽 풀백에 조우진(13번, 2학년), 왼쪽 센터백에는 박정준(3학년, 5번), 오른쪽 풀백에는 김상준(3학년, 16번)이 포진하는 수비진이 구성됐다.

미드필더진은 왼쪽에 김석현(3학년, 7번), 중앙에 용동현(14번, 3학년), 오른쪽에는 강현묵(12번, 2학년)이 위치했으며 스리톱은 신상휘(10번, 3학년), 김태환(11번, 3학년), 강태원(6번, 3학년)이 출전했다.
 


전반전은 매탄고의 압도적인 우위였다. 오산고의 수비진이 정비되기 전 신상휘, 김석현으로 이어지는 매탄고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첫 번째 찬스는 전반 8분께 찾아왔다. 신상휘가 아크 정면서 때린 프리킥이 살짝 골대를 빗나갔다. 25분경에도 찬스가 왔다. 오산고의 오른쪽서 단독찬스를 맞은 매탄고 강현묵의 중거리 슛이 백종범의 선방에 막혔다. 이날 찾아온 가장 확실한 찬스였다.

29분에는 허동호의 아크정면서의 강력한 중거리 슛이 간발의 차이로 골대를 벗어났다. 반면 오산고는 이렇다 할 슈팅찬스를 전혀 잡지 못한 채 매탄고의 공세를 막아내기에 급급했다.

후반 시작 ∼20분

후반전에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오산고가 공격적으로 진영을 바꾸었다. 라인을 좀 더 앞으로 당겼다. 그러자 양 팀 미드필더진서 엄청난 공방전이 벌어졌다. 후반 10분경 다시 한 번 매탄고가 찬스를 맞았다. 

신상휘가 중앙서 돌파한 후 때린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고 말았다. 매탄고의 아쉬운 두 번째 찬스가 그렇게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치열한 공방전 속 첫 골은 후반 17분에 나왔다. 돌파해 들어가는 이인규에게 매탄고 수비수가 파울을 범했고, 페널티에어리어 근접 지역서 프리킥을 얻어낸 것이다. 소중한 프리킥 기회서 전우람의 왼발 슛이 그대로 수비벽을 통과해 오른쪽 모서리에 꽂혔다. 박지민이 순간적으로 몸을 날려봤지만 잡을 수 없는 감각적인 슛이었다. 

기세가 오른 오산고는 경기를 지배해갔다.

약 3분 뒤에는 30미터 떨어진 지점서 이학선의 통렬한 중거리 슛이 터졌다. 살짝 벗어나기는 했으나 감각적인 슛이었다. 전반에 한 번의 유효슈팅도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오산고의 기세가 그만큼 올라있다는 반증이었다.

기세가 오른 오산고는 10여분 만에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후반 26분 오산고 판타지스타 이인규의 개인기가 폭발했다. 혼전 상황서 볼을 획득한 이인규는 그대로 10여m를 질주했고, 한 번의 속임 동작 후 아크 정면서 골대 왼쪽을 향해 때린 오른발 중거리 슛이 그대로 왼쪽 모서리에 빨려 들어가며 2 : 0을 만들었다.

매탄고 골키퍼 박지민이 몸을 날려봤지만 잡을 수 없었던 절묘한 슛이었다. 리그 7호골로 K리그 주니어 A조 득점 단독선두로 올라섬과 동시에 경기의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오는 득점이었다.

후반 20∼48분


후반 20분 이후 더욱 많은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따라가려는 매탄고의 공격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추격골은 불과 5분 후에 이루어졌다. 후반 20분경 교체돼 들어간 매탄고 정상빈(24번, 1학년)이 후반 31분 멋진 중거리 로빙슛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미궁 속으로 몰고 갔다.

이때부터 한 골을 지키려는 오산고와 한 골을 만회하려는 매탄고의 엄청난 공성전이 펼쳐졌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높아질수록 경기는 과열됐고 격투기를 방불케 하는 몸싸움이 벌어졌다. 후반 41분경에는 오산고 임도훈과 매탄고 신상휘가 부딪히며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모여들어 서로를 밀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판정시비도 나왔다. 후반 43분 매탄고 허동호의 헤딩슛이 오산고 박재환의 팔에 맞자 매탄고 선수들과 벤치가 페널티킥을 주장하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심판은 고의적인 핸들링임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오산고의 2 대 1 승리로 끝났다.

양 팀의 경기가 얼마나 팽팽했는지는 이날 기록을 통해서도 증명됐다. 일단 점유율이 51.1%(오산고)와 48.9%(매탄고)가 동등했다. 슈팅도 13-13으로 동률이었고 유효슈팅 개수 또한 4-5로 매탄고가 1개 많았을 뿐이었다. 프리킥은 17-9로 매탄고가 2개를 더 얻어냈고 코너킥은 6-3으로 오산고가 3개를 더 얻어냈으며 파울은 18-14로 오산고가 4개를 더 많이 했다.

전우람·이인규 연속 골로 오산고 승리
K리그주니어 A조 우승 향방 미궁 속으로

한편 '미니 슈퍼매치'라는 타이틀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날 경기는 오산고에게 많은 선물을 안겼다. 일단 오산고는 이날 승리로 K리그주니어 전기리그서 우승의 길을 스스로 열었다.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고 매탄고가 1패만 해준다면 우승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올해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무패의 매탄고에게 첫 패배를 안기며 자존심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춘계대회 3연패, 무패행진 등 라이벌의 승승장구를 보며 다소 마음이 좋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2018년 첫 대결서 승리를 거두며 우승보다 값진 성과를 챙겼다.

경기 후 오산고 명진영 감독은 “여러 가지로 좋지 않은 상황서도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경기장 상황이 많이 나빠서 힘들었지만 승리했기에 만족한다”며 차분한 승리소감을 밝혔다.

오산고는 K리그주니어 A조서 6승 2무 승점 20점으로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갔으며 매탄고는 6승1패로 개막 이후 처음으로 2위로 내려앉으며 남은 3경기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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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