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형관광 논란

“예뻐지려고 한국에 왔어요?”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드라마, 한식, 아이돌에 이어 4세대 한류라 불리는 것이 있으니 바로 ‘성형의료기술’이다. 지난해 성형을 목적으로 입국한 외국인은 20만 명. 전년 6만 명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난 숫자가 증명해주 듯 성형을 하러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해마다 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국내 성형외과 의사들이 중심이 된 단체도 설립됐고, 외국인들을 위한 ‘한국 성형 패키지 관광 상품’이 생겨날 정도다. 이에 네티즌들도 ‘한국 성형관광’을 놓고 온라인상에서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의료를 상업적 수단, 또는 사람을 평가하는 수단으로 사용gk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과 “의료관광 대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라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찬성입장 “글로벌 의료기술 통해 국가브랜드 강화”
반대입장 “장기적 관점에서 종합 매뉴얼 마련돼야”


“대한민국에서 안 되는 게(성형) 어딨니?”

외국인들 사이에서 성형강국 한국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외국시장에서 흥행에 성공, 거기에다 k-pop열풍까지 불어 닥치면서 외국인들에게 비춰지는 한국연예인들의 얼굴과 몸매는 ‘로망’이 된지 이미 오래이다.

사실 중국이나 대만에서는 이미 한류 성형열풍이 뜨겁다. 주요 포털이나 언론 사이트에서는 국내 성형외과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고, 한국 연예인들의 성형시술 전후 사진들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렇다 보니 단순 부러움에서 벗어나 한국 연예인처럼 되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이 원정 성형을 오는 것은 이제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중국과 대만 등의 유명 연예인들도 성형을 위해 한국을 찾고 있을 정도.

이처럼 외국인 의료관광객의 방문이 급증하면서 국내 성형외과들은 너도 나도 ‘외국인 환자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현지 병원과 제휴부터 시작해 에이전시를 통한 환자 유치 업무 제휴 등 국내와 별반 차이가 없는 마케팅은 물론 리무진 서비스, 게스트 하우스 및 호텔 연계 할인 서비스, 성형 및 관광패키지 서비스 등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적절한 시스템을 구축해 놓지도 않은 상태에서 단순 환자 끌어오기 식의 수술 진행은 전체적인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 주한 중국대사관 측은 자국 관광객들에게 수술 전 병원 측과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권유하는 주의사항을 당부했고 한국에서 성형외과 선택에 신중을 기하도록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의료관광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강남의 D성형외과 이모 원장은 “국내 의료진이 가진 뛰어난 의료 서비스와 숙련된 노하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의료관광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만큼 철저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준비나 과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자 네티즌들도 ‘한국의료관광 이대로 괜찮은가’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찬·반 양론을 벌이고 있다.

국가 이미지 ‘쑥쑥’

먼저 찬성 측 입장은 외국인 의료관광객들로부터 얻는 외화수입 증대와 고부가가치 창출 등 경제적으로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관광객 한 명이 성형수술에 이어 쇼핑까지 한다고 가정하면 1인당 소비액은 대략 이천만원 정도가 되는데 일반적 관광객들의 1인당 소비액이 1298달러, 약 150만원인 점과 비교하면 13배 이상의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디 sys***는 “국내 성형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다른 시장의 기회를 찾아 외화벌이에 일조하는데 나쁠 건 없다고 본다”며 “아름다움을 돈으로 사는 게 잘못된 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이디 tjsdk***는 “국내 성형외과들의 수준은 외국인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만큼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우리나라 국가이미지를 향상시키고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관광은 앞으로 더욱 활성화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연예인들이 다른 외국인들에게 롤 모델이 되고 또 그들처럼 되고 싶어 한국을 찾는 다는 것 자체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책은 ‘제자리’

반대 입장에 선 네티즌들은 이렇게까지 성형이 보편화 되고, 하나의 관광 상품화 되어 간다면 의료보험을 적용한다든지,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안전장치가 더 잘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gua***는 “실제로 국내 의료관광을 통해 불만족을 느끼거나 부작용을 겪고 돌아가 국내 이미지가 실추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앞으로 원정성형을 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더 늘어날 텐데 이 시점에서 관광산업의 양적인 발전 뿐만이 아닌 질적인 발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emo***도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에 어떻게 해결할지, 또 고수익을 올리고자 환자유치에만 앞장서는 병원과 환자유치업자에 대한 별다른 통제 없이 시장 확대에만 주력하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며 “멀리가기 위해 돌아간다는 말처럼 더 좋은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 구체적 대책마련이 앞서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의료를 상업적 수단, 또는 사람을 평가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아이디 turelig***는 “외모가 美의 기준이 되다보니, 그렇지 않는 사람을 그 기준으로 평가하는 역사상 유래 없는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 중심에 성형문화를 조장하는 한국이 있다”며 “자신보다 덜 예쁘면 무시하고, 그 예쁘다는 기준이 바로 그 성형의 기준이 되고, 이런 문화를 조장하는 풍토 속에서 진정으로 사람 안에 온정과 깊은 관심과 사랑이 과연 존재할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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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