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명문 탐방- 충암중 야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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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8.05.15 08:21:56
  • 호수 11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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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체전 본선행 “이제 우승이다!”

충암중학교(이하 충암중)가 소년체전 서울시대표로 최종 선발됐다. 충암중은 지난 3월22일 서울 목동야구장서 벌어진 서울특별시장기 겸 제47회 소년체전 서울시대표 선발전서 자양중을 3 대 0으로 완파하고 충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서울시에서는 서울특별시장기, LG트윈스기, 히어로즈기 등 여러 대회가 쉼 없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많은 대회 중 가장 탐나는 대회를 꼭 하나만 꼽는다면 십중팔구는 전국 소년체전을 꼽는다. 소년체전은 유일하게 대한체육회가 주최하는 전국 대회로서 서울시 23개 팀 중 단 1팀만이 참가할 자격이 주어진다.

뒷심 발휘

서울을 대표해 전국대회에 나선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충암중은 이번 대회의 준비과정이 순탄하지는 못했다. 건대부중, 청량중, 강남중 등 이번 시즌 강한 전력을 보유한 팀들과 한 조에 편성돼 상당히 힘든 여정을 걷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암중은 강한 투수력을 바탕으로 계속된 시소게임에 승리하며 점점 탄탄해졌다.

이번 대회 가장 고비가 되었던 휘문중과의 4강전은 충암중의 뒷심을 가장 잘 보여준 경기였다. 충암중의 선발투수 이주형은 1회부터 휘문중 타선에 고전했다. 1회 1사 만루서 휘문중의 5번 타자 강성현에게 우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고 타선은 상대 선발 우종휘에게 철저히 묶였다.

그러나 6회 말 기적이 일어났다. 0-2 투아웃, 주자 없는 상황서 7번 박지민이 3루수 실책으로 출루하는 행운을 잡게 된 것이다. 여기에 8번 윤영철이 데드볼로 출루하고 9번 신승민 또한 볼넷으로 출루하며 맞은 첫 번째 만루찬스서 1번 타자 양서준이 우중간의 싹쓸이 3루타를 작렬하며 경기를 기어이 뒤집었다.


이렇듯 극적인 과정을 통해 경기를 승리하며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충암중에게 정작 결승전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1회부터 기세를 올렸다. 4강의 영웅 양서준과 김무성의 연속 안타 등으로 만든 1사 만루 찬스에서 5번 타자 전재혁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다. 1사 만루찬스서 1점은 다소 아쉬웠지만 충암중의 승리를 위해서는 1점이면 충분했다.

서울특별시장기 우승 체전 서울시 대표로
이주형· 조승환 듀오 7이닝 무실점 릴레이투

이날 마운드에 오른 충암중의 에이스 이주형은 쾌조의 컨디션으로 자양중을 상대했다. 직구, 투심, 슬라이더 등을 다양하게 구사하며 4회까지 단 1안타로 자양중의 타선을 완벽 봉쇄했다. 4이닝이라는 투구 수 제한이 있지 않았다면 완봉승도 노려볼만한 쾌조의 컨디션이었다.

이주형이 마운드를 지키자 타선도 힘을 냈다. 5회 초 2번 타자 김무성이 수비실책으로 출루한 후 4번 타자 조승환의 우전 적시타로 귀중한 1점을 추가하며 2 대 0으로 앞서나갔다. 7회 초에는 쐐기점이 터졌다. 2사 만루서 5번 전재혁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3점째를 뽑아낸 것이다.
 

4번 타자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한 조승환은 마운드서도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했다. 조승환은 5회 초부터 마운드에 올라 상대 타선에게 단 1안타도 헌납하지 않는 노히트 피칭을 선보였다.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 무기 삼아 상대 타선을 농락했고 7회에도 5번 한성민, 6번 남지민, 7번 이강민을 차례로 잡아내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날 경기를 승리로 이끈 선발투수 이주형은 “감독님께서 공이 매우 좋으니 제구만 신경 쓰면 못 친다고 말씀 하셔서 가운데만 보고 자신 있게 던졌다”고 전했다.


투타 제 몫

충암중 배성일 감독은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준 것 같아서 너무 좋다. 우리 팀에게 운도 많이 따라줬다. 우리 조가 건대부중, 강남중, 휘문중 등 전력이 좋은 팀들이 많이 몰려있어서 버거웠는데 접전을 이겨가면서 선수들이 실력이 늘어가는 모습이 보여서 흐뭇했다. 이제 서울대표로 출전하게 된 만큼 전국 소년체전 우승을 노려보겠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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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