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왕’ 등극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선진 기부문화 이끌어 낼 전도사 될까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워렌 버핏, 빌 게이츠, 마이클 블룸버그, 마크 저커버그….’ 이들의 공통점은 미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인이라는 것이다. 단지 돈이 많아서만은 아니다. ‘부의 상속’을 자녀들이 아닌 사회에 환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실천을 높이 산 것이다. 여기에 비하면 우리 기업의 기부문화는 많이 뒤쳐져 있는 게 사실이다. 사재가 아닌 기업차원의 기부가 대부분인 데다 그마저도 ‘보여주기식’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자신의 호주머니를 탈탈 털어 화제다. 금액은 무려 5000억원. 사상 최대 규모다. 이처럼 ‘통 큰 기부’에 세간의 관심은 정 회장이 존경 받는 부자 대열에 낄 수 있을지, 나아가 우리 기업의 기부문화에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에 집중되고 있다.

5000억원 상당 주식 해비치재단에 출연 ‘사상 최대’
‘통 큰 기부’ 소식에 여야 불문하고 정치권 박수갈채


지난달 28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5000억원 상당의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그룹 사회공헌재단인 해비치 재단에 출연키로 했다.

정 회장은 “저소득층 자녀들이 충분한 교육의 기회를 접할 수 있도록 기금을 조성해 저소득층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또 “앞으로도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충분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우수한 인재들이 쉽게 낙심하지 않도록 기회, 즉 교육의 사다리를 튼튼하게 세워 우리 사회의 미래 건강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저소득층 자녀에
교육기회 제공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교육을 통한 우리 청소년들의 다양한 미래 희망 실현의 기회 확대에 평소 관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정몽구 회장은 개인적 차원에서의 사회 기여 방안을 오랫동안 고심해 왔으며, 저소득층 인재 육성이 우리 사회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중요하고, 본인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분야라고 판단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따라 해비치 재단은 ‘저소득층 인재지원’을 재단의 최우선 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세부적인 실행 프로그램으로는 ▲저소득층 우수인재 육성 전문 프로그램 운영 ▲문화·예술·체육·분야 저소득층 우수인재 양성 ▲국가 유공자 자녀 교육 지원 ▲미래 첨단분야 과학영재 발굴 등이 있다.

정 회장은 특히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높은 이자의 대출을 받아 신용 불량 등 어려움에 처한 저소득층 대학생 지원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정 회장은 “저소득층 우수 대학생들이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감당하기 어려운 대출을 받아 힘들어 하는 사연들이 가슴 아프다”며 “이 같은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밝혔다.

정 회장의 ‘통 큰 기부’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권은 여야를 불문하고 갈채를 보냈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몽구 회장이 저소득층 자녀 교육을 위해 사재 5000억원을 쾌척키로 한 것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뜻 깊다”며 “특히 ‘참 나쁜 진보’ ‘부패한 진보’의 썩은 냄새나는 뇌물 뒷거래로 온 나라가 시름을 앓던 차에 들려온 훈훈한 소식으로 국민의 마음 한켠에 청량감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빈부격차 축소와 따뜻한 사회 실현은 정부의 복지재정 뿐 아니라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통해서도 추진해야 할 일”이라며 “이번 정 회장의 기부는 대기업의 기여와 책임이라는 측면에서도 재계의 기부문화 활성화에 자극제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대변인은 “지분 하락에 따른 우려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현대글로비스 보유주식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결정한 정 회장의 희생적인 결단에 찬사를 보낸다”며 “정 회장의 기부는 마중물이 되어 우리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의 기부가 이처럼 환영 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동안 내로라하는 국내 재벌들의 기부는 손에 꼽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물론 연말연시나 재난 때 적지 않은 돈을 내놨지만 대부분 기업 차원의 기부였다. 게다가 이마저도 ‘보여주기’나 ‘생색내기’용이라는 게 세간의 평이다. 그러나 정 회장은 자신의 호주머니를 ‘탈탈’ 털었다. 당연히 돋보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개인 기부 규모로는 사상 최대 액수였다. 그간 사재출연 규모는 이종환 삼영그룹 창업주 3000억원 사재 출연, 이건희 삼성 회장이 가족명의로 기부한 3500억원 그리고 최근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의 2000억원 수준이었다.

정 회장의 사재 출연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는 것도 그의 기부를 빛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정 회장은 2007년 600억원, 2008년 300억원, 2009년 900억원 등 총 세차례에 걸쳐 글로비스 주식 1500억원 상당을 해비치 재단에 기탁했다. 여기에 이번 출연까지 더해지면서 해비치재단의 출연금은 총 6500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사건이 수사되던 당시 2013년까지 사재 8400억 원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절반 이상 지킨 셈이다.

정 회장 사재출연
어느 정도 예견

사실 정 회장의 사재출연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달 17일 범현대가 총수 일가가 5000억원을 출연해 아산나눔재단을 발표했지만 정작 장자인 정 회장은 참여하지 않아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정 의원은 “형님(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별도로 (재단을) 하니까”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현대차그룹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이 있기 때문에 중복해서 재단을 설립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현대가의 장자인 정 회장이 어떤 식으로든 사회공헌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왔으며 이번 추가 출연을 통해 구체화된 것이다.

정 회장의 기부 배경과 관련해 일각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광복절 축사를 통해 ‘공생발전’을 새로운 국정화두로 삼은 것에 대한 응답의 성격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계열사 몰아주기 논란 속에서 정 회장이 글로비스 지분율을 낮춰가면서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기로 한 데 대한 이행 차원이라는 평가도 있다.

총 6500억원…2013년까지 8400억원 기부 약속도 
우리 기업 기부문화 변화 이끌어 낼지에 관심 집중


그러나 이유를 불문하고 정 회장의 기부는 박수 받을 만한 일이다. 기부는커녕 세금을 더 깎아달라고 아우성치는 부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기업과 기업인에게 영향을 주리란 점도 정 회장의 기부가 반가운 이유 중 하나다. 실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조원 규모의 기부에 나설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고, 다른 기업 총수들도 어떤 식으로든 공생발전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정 회장의 기부가 우리 기업의 기부문화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정 회장은 보유 중이던 현대글로비스 지분 3.51%(131만5790주)를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에 증여했다고 지난달 29일 공시했다. 정 회장이 당초 약속한 금액(5000억원 · 지분 7.02%)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측 관계자는 “증여세법 탓에 어쩔 수 없이 지분의 절반을 먼저 증여하고 나머지는 순차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상속 · 증여세법에 따르면 공익법인이라도 특정 회사의 의결권 있는 주식지분 5%를 초과해 보유하면 초과분에 대해 최고 60%의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편법 증여를 차단하려는 취지다.

증여법 때문에
절반만 먼저 증여

2007년 해비치재단 설립 이후 정 회장은 1500억원 규모의 글로비스 지분을 기부했다. 재단은 지분의 상당 부분을 판 돈으로 복지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1.37%(51만2821주)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정 회장이 이번에 증여한 지분 3.51%를 합치면 4.88%다. 해비치재단이 보유한 글로비스 지분이 5%를 넘지 않아 증여세를 물지 않아도 된다.

현대차그룹 측 관계자는 “정 회장이 약속한 지분을 한꺼번에 증여하면 많은 돈이 사회공헌에 쓰이지도 못한 채 세금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재단이 앞으로 글로비스 주식을 처분해 현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지분이 낮아지면 그때 정 회장이 나머지 지분(3.51%)도 순차적으로 증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