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화제 뿌린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총결산

‘별들의 침묵’은 ‘달구벌의 저주’ 때문?

[일요시사=류도경 기자] 지난달 27일 성대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9일 간의 열전을 펼친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9월4일 폐막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많은 우려와 기대 속에 진행된 이번 대회는 기존의 절대강자들이 실격으로 추락하는 등 이변이 속출하며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남자 장대높이뛰기 후커, ‘인간탄환’ 우사인 볼트, ‘미녀새’ 이신바예바 등이 그 주인공. 이들은 우승이 무난할 것이라는 당초의 기대를 저버리고 예선과 결선에서 탈락해 이른바 ‘달구벌 저주’의 제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장대높이뛰기 후커, 예선에서 3차례 시도 끝에 탈락
‘인간탄환’ 우사인 볼트, 결승전 부정출발 실격 충격

이변은 대회 첫째 날부터 시작됐다.

지난 2009년 베를린대회에서 5m90을 넘으며 우승을 차지, 이번 대회 2연패가 유력했던 스티븐 후커는 남자 장대높이뛰기 예선에서 5m50에 세 차례나 도전했으나 연거푸 바를 넘어뜨리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세 번째 시도에서는 점프조차 하지 못했다.

부진의 원인으로 훈련부족이 지적됐다. 후커는 올시즌 7월말이 돼서야 본격적인 훈련에 임했으며, 다소 이른 13일에 선수촌에서 현지 적응에 나섰으나 계속되는 우천으로 오히려 컨디션 회복에 지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스타 선수들의 잇따른 실격
신기록 부재의 원인은?

한편, 바뀐 규정에 의해 자메이카의 육상영웅 우사인 볼트도 실격의 고배를 마셨다.


국제육상연맹은 지난해부터 부정출발 규정을 강화해 첫 번째 부정 출발 시 경고를 주고 두 번째 적발된 선수만을 실격시키던 이전과는 달리, 단 한번의 부정출발도 바로 실격 처리했다.

남자 100m 결승전이 있던 지난달 28일, 우사인 볼트는 어이없는 부정출발로 실격을 당해 전 세계인들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단 한차례의 실수로 실격당한 볼트는 자신의 훈련 파트너였던 요한 블레이크에게 100m 왕좌를 내줬다.

이에 관해 영국의 <가디언>지는 “블레이크의 작은 움직임이 볼트의 부정출발에 원인을 제공했다”는 주장을 제기해 논란이 됐다.

볼트의 부정출발 영상을 통해 6번 레인에 위치한 블레이크의 왼쪽 다리가 미세하게 움직이는 장면이 포착됐고, 그 순간 5번 레인에 위치한 볼트의 몸이 반응하며 스타팅 블록을 튀어나갔다는 것이다.

국제육상연맹의 스타트 규정에 따르면 세트포지션에 들어간 선수가 움직일 경우 실격된다.

때문에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블레이크 역시 실격의 대상이라고 주장하지만, 볼트는 블레이크에게 축하메시지를 전하는 등 자메이카 영웅으로서의 모습을 보였다.

110m허들 류시앙 제친 로블레스, 비디오 판독결과 실격
이신바예바, 자신의 최고기록보다 41cm 낮은 초라한 기록


29일 남자 허들110m 결승에서도 이변이 일어났다.

현 세계랭킹 1위의 올리버, 세계기록 보유자 데이런 로블레스, ‘황색탄환’이라 불리는 류시앙의 치열한 경쟁으로 주목받는 경기답게 마지막 허들을 남기고서야 승부가 결정됐다.

세계랭킹 1위 올리버는 세 번째 허들에 발이 걸리며 일찌감치 순위에서 멀어졌고 류시앙과 로블레스, 복병으로 꼽히던 리차드슨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류시앙이 조금씩 앞으로 치고 나오며 황색탄환의 진가를 드러내는 듯했으나, 마지막 허들에 발이 걸리며 급격히 처졌고 로블레스가 리차드슨을 간발의 차이로 꺾으며 13초14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경기가 끝난 뒤 로블레스의 실격을 발표했다.

류시앙 측의 항의로 비디오 판독에 들어간 국제육상경기연맹은 옆 레인의 로블레스가 류시앙의 레이스를 방해했다는 결론을 내리며, 로블레스를 실격처리, 금메달을 박탈했다.

그 결과 복병으로 평가받던 미국의 리차드슨이 13초16의 기록으로 생애 첫 메이저대회 금메달을 목에 거는 행운을 누렸으며, 4년 만에 타이틀 제패를 코앞에서 놓친 류시앙은 13초27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러시아의 미녀새’라 불리며 뛰어난 미모와 함께 세계기록을 27차례나 갱신한 장대높이뛰기의 여신 이신바예바 또한 대구의 저주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30일 열린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이신바예바는 결선 첫 번째 시기인 4m30과 이후 4m45와 4m55를 모두 건너뛰며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4m75의 도전에서부터 시작됐다. 한 차례 실패 후 ?긴 이신바예바는 4m80으로 올려 두 번 뛰었지만 모두 바에 걸리며 경기를 마쳤다.

이처럼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각종 이변을 일으키며 막을 내렸다.

가장 특이한 점은 데일리 프로그램의 표지모델을 장식한 선수들이 하나같이 실격을 당하거나 탈락을 하는 불운을 맛봤다는 것이다.


데일리 프로그램은 대회조직위원회가 매일의 경기 일정과 기록 등을 정리해 소개하는 책으로, 해당 일에 출전하는 선수 중 가장 확실한 우승후보자나 스타, 매스컴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선수를 소개하고 있다.

데일리 프로그램 표지모델 선수
잇따른 탈락·실격 이변

우연이라고는 하지만 데일리 프로그램을 제작·배포하는 조직위 입장에서는 표지를 장식한 유력한 우승후보들이 줄지어 나가떨어지자 당혹스러운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대구의 저주’ 혹은 ‘데일리 프로그램의 저주’라 부르며, 데일리 프로그램의 표지를 장식할 다음선수를 기다리곤 했다.

하지만 표지를 장식했던 선수를 떨게 했던 저주도 닷새를 넘기지는 못했다.

31일 표지모델을 장식했던 카니스키나는 여자 20km 경보에서 1시간 29분 42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끈질긴 데일리 프로그램의 저주를 봉인했다.

이변이 속출한 이번 대구 대회는 교통, 숙박, 급식 대란에다 취재진 감금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미숙한 대회운영과 부실한 경기장 음향시스템으로 총체적 부실을 노출하며 관람객들의 불쾌지수까지 동시에 높아져 아쉬움이 남았다.

독일 공영방송 ARD와 ZDF 방송사 관계자 90여명은 대구스타디움까지 1시간 이상 걸리는 경주에서 출퇴근 했고, 주관방송사인 KBS도 대구 동구 율하동 미디어촌과 경북 경산시의 한 연수원에 분산 투숙했다.

일부 외신기자들은 숙소를 못 구해 어려움을 겪었다.

내외신기자만 3000여명이나 되지만 미디어촌 수용 인원은 650명에 불과, 18개 호텔(1,855실)은 선수, 임원 등 대회관계자들이 일찌감치 다 차지했고, 모텔은 식사와 언어소통 문제로 외신기자들이 이용하기 어려웠다.

조직위가 미디어촌 아파트단지(14개동 651가구 2,000명 수용) 중 5개동 223가구 650여명 규모만 확보했기 때문이다.

국내외 취재진들이 27, 28일 이틀 연속으로 메인프레스센터(MPC)를 빠져 나오다가 출입문이 잠겨 우왕좌왕하는 대소동도 벌어졌다.

조직위는 지난달 28일 오후 8시45분에 열린 남자 100m 결승을 끝으로 경기가 끝나자 27일 개회식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오후 11시 스타디움 출입구를 걸어 잠그고 철수했다.

당시 MPC에는 국내외기자 수 백명이 기사 송고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막무가내였다.

취재진은 조직위 관계자를 수소문해 겨우 개구멍을 열고 나갔으며, 당시 경기장 내외부에는 안내요원이나 보안요원도 찾아볼 수도 없었다.

대구스타디움 직원과 취재진, 프리미어석 이용자들을 위한 구내식당은 더 큰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대구스타디움에는 인터불고호텔이 운영하는 직원용 구내식당과 미디어식당, 프리미어석 관중과 VIP를 위한 식당이 있지만, 가격은 비싸고 질은 형편없었다.

더구나 주변에는 이렇다 할 식당가가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이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직원용 구내식당 한 끼 가격은 7000원. 하지만 메뉴는 밥과 콩나물국, 김치, 오이무침, 오징어볶음, 닭고기찜이 전부로 직원들은 "시내 식당의 4000원짜리도 안 된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미디어식당 한끼 식대는 무려 1만3000원. 하지만 식사 질은 대구시내 7000원짜리 정도에 불과했다는 평이다.

세계대회 운영 미숙
부실한 경기시설도 한몫

일부 지역에서 빚어지는 교통대란과 불합리한 셔틀버스 운행도 불만을 샀다.

교통통제 해제시각을 잘못 정해 수성구 범어네거리 등 일부 지역에 교통대란을 초래 한 반면, 교통통제 해제시각을 믿고 나온 운전자들은 낮 12시30분까지 50분이나 차 안에 갇혀 있어야만 했다.

더구나 셔틀버스 운행은 너무 부실해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원성을 샀다.

42억원이나 들여 교체한 경기장 음향시설은 "클래식음악도 감상할 수 있다"는 조직위 주장과 달리 장내 멘트조차 알아듣기 어렵고, 경기장 안에는 여성경기운영요원이 부족, 여자선수들이 트랙에서 탈진하자 남자요원들이 허둥지둥하다 안고 나오기도 했다.

한 외신기자는 "OECD국가에서 열리는 대회라곤 믿어지지 않는다"고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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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