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여행 ①인천 무의도와 장봉도

공항철도 타고 서해 섬 어행

긴 겨울 끝에 불어오는 봄바람이 황홀하다. 도심에서 봄이 오는 산과 바다를 가장 빨리 만나는 방법은 공항철도다. 서울역서 공항철도로 떠나는 인천 무의도와 장봉도는 철길, 뱃길, 산길, 해안 길을 모두 만날 수 있어 한나절 여행에 제격이다. 하늘과 바다 사이 푸른 산자락을 걸어도 상쾌하고, 기암괴석 주변으로 펼쳐진 광활한 해변을 걸어도 좋다. 
 

공항철도는 서울역-인천공항1터미널역을 논스톱으로 운행하는 직통열차(43분 소요)와 모든 역에 정차하는 일반열차(약 60분 소요)가 있다. 직통열차와 일반열차가 다른 점은 가격이나 속도보다 기차 여행의 낭만과 쾌적함이다. 

공항철도를 타고 영종대교 구간을 지나면 창밖으로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계절에 따라 변신하는 광활하고 아름다운 서해의 갯벌을 4분 남짓 감상할 수 있다.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좋아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무의도는 공항철도와 자기부상열차로 가는 게 편리하다. 자기부상열차는 인천공항1터미널역 교통센터 2층서 용유역까지 15분 간격으로 무료 운행한다. 

서해의 알프스 ‘호룡곡산’

자기력을 이용해 차량을 선로 위에 띄워 움직이는 첨단 자기부상열차를 타는 건 즐거운 경험이다. 선로 위로 8mm 떠서 운행하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적고 쾌적하다. 용유역서 20분쯤 걸어가면 잠진도선착장이다. 
 


무의도 큰무리선착장까지 배를 타는 시간은 채 10분이 되지 않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스트레스를 날리기에 최고다. 배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마을버스가 대기한다. 배에서 내리는 승객이 없을 때는 버스가 운행하지 않으므로, 장소 이동 시 운행 시간 확인은 필수다. 

무의도(舞衣島)는 말을 탄 장군이 옷깃을 휘날리며 달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무희의 옷처럼 보이기도 해서 붙은 이름이다. 해마다 여름이면 하나개해수욕장 특설무대서 무의도춤축제가 열린다. 
 

남북으로 호룡곡산(245.6m)과 국사봉(236m)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등산객은 선착장서 바로 국사봉에 올라 호룡곡산을 거쳐 광명항으로 내려오는 종주 코스를 택하는데, 3~4시간 걸린다. 

가족이나 친구와 호젓하게 즐기고 싶다면 호룡곡산이 무난하다. 산길이 완만해서 바다를 보며 여유롭게 걷기 좋다. 널찍한 전망대서 내려다보는 섬의 풍광이 ‘서해의 알프스’라 불릴 만하다.
 

광명항으로 내려오면 인도교 너머 소무의도가 보인다. 사람과 자전거만 갈 수 있는 인도교에서 바다 위를 걷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소무의도 인도교부터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무의바다누리길은 8개 구간, 총 2.48km다. 서해의 수려한 풍경을 감상하며 타박타박 걸어 ‘명사의해변길’까지 가는 1시간 30분은 힐링이다. 

박대로 만든 벌버리묵 4월 초까지 먹을 수 있어
갯벌체험·낙조 구경 등 서해안 여행 묘미 가득

‘가장 큰 갯벌’이라는 뜻이 있는 하나개해수욕장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소문난 곳이다. 고운 모래가 깔린 백사장 위로 방갈로 수십 동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백사장 남쪽으로 기암괴석이 장관이다. 특히 드넓은 갯벌을 붉게 물들이는 일몰이 인상적인데, 무의도에서 하룻밤 묵어도 좋을 만큼 낭만적이고 아름답다. 
 


무의도의 향토 음식은 ‘박대’라는 생선 껍질을 끓여 만든 박대묵(벌버리묵)이다. 투명한 묵을 손에 들면 벌벌 떨어서 벌버리묵이라고 불렀다는데, 쫀득하고 담백하다.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박대묵은 4월 초까지 맛볼 수 있다. 데친 채소에 무의도 굴을 넣은 굴쌈장과 장아찌, 갈치속젓을 얹어 먹는 데침쌈밥도 감칠맛 나는 섬 밥상이다. 
 

장봉도는 무의도보다 배 타는 시간이 길어 한나절이 빠듯하다. 공항철도 일반열차 운서역에서 내린 후 버스로 갈아타면 영종도 삼목선착장에 도착한다. 버스 시간을 미리 확인해야 일정이 여유롭다. 삼목선착장서 여객선을 타고 신도를 거쳐 40분가량 들어가면 장봉도에 이른다. 
 

장봉도선착장 앞에 있는 인어상은 장봉도의 마스코트다. 인어가 생명의 은인인 어부에게 물고기로 보답했다는 전설 때문인지 한들해변은 낚시꾼의 핫 플레이스다. 여름 휴양지로 사랑받는 옹암해변과 진촌해변도 고운 백사장과 해송 숲이 어우러져 가족 여행지로 유명하다. 날이 풀리면 썰물 때 갯벌에서 조개와 소라 줍기 등 생태 체험을 하기도 좋다. 
 

장봉도 능선을 따라 걷는 종주 코스는 등산 마니아 사이에 소문난 섬 산행 명소다. 한적한 해변에서 기암괴석과 바다의 풍광을 즐기는 해안 트레킹 코스도 특별하다. 해변 곳곳에 협곡과 해식동굴 등 다양한 해안지형이 있어 바다를 즐기기 좋다. 

진촌해변 입구 팔각정서 봉화대를 거쳐 가막머리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가막머리해안길은 전 구간이 바다를 조망할 수 있어 멋진 일몰도 기대할 만하다. 한나절 일정에는 낙조 시간에 맞춰 장봉도선착장으로 돌아와 바라보는 일몰이 여유롭다. 
 

영종도 예단포항은 작고 아름다운 포구다. 탁 트인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이곳은 방파제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과 싱싱한 회를 맛보러 회센터를 찾는 사람들로 붐빈다. 낚싯배를 갖고 직접 운영하는 횟집이 있어 자연산 회가 저렴하다. 
 

인천역(당시 제물포역)은 우리나라에 처음 철도가 개통한 1899년에 개통식을 한 곳이다. 1925년에 지은 역사는 현재까지 그 모습을 이어온다. 인천역 건너편 차이나타운과 인천아트플랫폼을 지나 개항장거리를 만난다. 

장봉도 마스코트 ‘인어상’

개항장거리의 청·일조계지 경계계단(인천기념물 51호)을 중심으로 거리 양쪽에 중국식 건물과 일본식 목조건물이 늘어섰다. 고풍스러운 개항기 건축물을 살펴보고, 일본식 가옥 내부를 예쁘게 꾸민 카페서 차를 마시며 쉬어도 좋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무의도] 호룡곡산→하나개해수욕장→무의바다누리길→예단포항
[장봉도] 옹암해변→진촌해변→가막머리전망대→예단포항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무의바다누리길→호룡곡산→하나개해수욕장 
[둘째 날] 장봉도 옹암해변→진촌해변→가막머리전망대→예단포항→개항장거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중구문화관광 http://www.icjg.go.kr/tour
- 인천투어 http://itour.incheon.go.kr
- 공항철도 http://www.arex.or.kr
- 무의도해운 http://www.muuido.co.kr 
- 하나개해수욕장 
http://www.hanagae.co.kr 
- 옹진관광문화 
http://www.ongjin.go.kr/tour
- 장봉도닷컴 http://www.jangbongdo.com
- 세종해운 http://www.sejonghaeun.com  

문의 전화
- 인천종합관광안내소 032)832-3031
- 중구청 관광진흥실 032)760-6492
- 옹진군청 관광문화과 032)899-2211~4
- 관광통역안내전화 1330 
- 공항철도 1599-7788 
- 자기부상열차(인천국제공항안내소) 032)741-0114 
- 무의도해운 032)751-3354~6
- 잠진도관광안내소 032)751-2628
- 장봉도출장소 032)899-3573
- 삼목선착장(세종해운) 032)751-2211

대중교통 정보
[무의도-공항철도] 서울역-인천공항1터미널역, 직통열차 하루 20여회(06:00~22:50) 운행, 약 43분 소요. 인천공항1터미널역-용유역, 자기부상열차 15분 간격(07:30~20:15) 운행, 약 11분 소요. 잠진도선착장까지 도보 20분.
*문의: 공항철도 1599-7788, http://www.arex.or.kr 자기부상열차(인천국제공항안내소) 032)741-0114 

[무의도-페리] 잠진도선착장-무의도, 30분 간격(07:45~18:45) 운항, 약 10분 소요(기상 이변 시 변경 가능, 출발 전 운항 확인 필수).

[장봉도-공항철도] 서울역-운서역, 일반열차 10~15분 간격(05:20 ~23:40) 운행, 약 54분 소요. 운서역서 307번·204번 버스 이용, 영종도 삼목선착장 정류장 하차, 약 20분 소요. 

*문의: 공항철도 1599-7788, www.arex.or.kr 인천버스정보관리시스템 032)440-1652~8, http://bus.incheon.go.kr 
*문의: 무의도해운 032)751-3354~6 

[장봉도-페리] 삼목선착장-장봉도선착장, 하루 12회(07:00 ~18:10) 운항, 약 40분 소요(기상 이변 시 변경 가능, 출발 전 운항 확인 필수).
*문의: 삼목선착장(세종해운) 032)751-2211

자가운전
- 무의도: 강변북로→자유로→방화대교→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영종대교→공항입구 IC→영종해안북로→잠진도선착장→무의도(큰무리선착장) 
- 장봉도: 강변북로→자유로→방화대교→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영종대교→공항입구 IC→영종해안북로→삼목선착장→장봉도선착장   

숙박 정보
- 씨사이드호텔: 중구 대무의로, 032)752-7737, http://www.seasidehotel.co.kr 
- 무의소나무펜션: 중구 대무의로, 032)751-4525, 
http://www.muui.net 
- 오후엔펜션: 옹진군 북도면 장봉로26번길, 032)882-1100, 
http://ohooen.co.kr
- 블루힐펜션: 옹진군 북도면 장봉로541번길, 032)466-5007, http://www.blue-hill.co.kr  


식당 정보
- 무의도데침쌈밥(데침쌈밥·벌버리묵): 중구 대무의로, 032)746-5010
- 광명회식당(해물칼국수): 중구 대무의로, 032)752-9203
- 바닷길식당(백합칼국수): 옹진군 북도면 장봉로, 032)751-1580
- 해변식당(해물탕): 옹진군 북도면 장봉로, 032)752-4788

주변 볼거리
송월동 동화마을, 차이나타운, 개항장거리, 인천아트플랫폼, 신포국제시장, 을왕리해수욕장, 월미도, 자유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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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