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지키는’ 호위무사 반격카드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8.01.29 10:26:46
  • 호수 11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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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MH 물고 배수진' 의리 언제까지?

[일요시사 취재2팀] 신승훈 기자=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전 대통령의 자금을 총괄했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입을 열면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탄력을 받은 모양새다. 이런 와중에 과거 MB정부서 중책을 맡은 이들이 MB의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국가정보원으로부터 4억원을 불법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김 전 기획관은 그동안 혐의를 부인해 오던 것에서 ‘국정원 자금수수가 MB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진술을 번복했다.

탄력 받는
MB 수사

검찰은 자금의 사용처 조사에 수사력을 집중함과 동시에 MB의 소환시기에 대한 구체적 논의에 들어갔다.

MB 소환 일정에 대해 검찰소식에 정통한 한 인사는 지난 23일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늦출 경우 평창올림픽이 개막되고, 바로 이어지는 설 연휴 기간 동안 이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프레임이 가속화 될 것”이라며 “자칫 이 전 대통령에게 법적대응 준비 등 시간을 벌어줄 여지가 낮다”고 말했다.

검찰의 MB 조기소환 방침에는 영장청구에 이은 구속까지 가능한 만큼 확실한 물증을 확보한 데 따른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김 전 기획관은 물론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김주성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등을 통해 확보한 진술만으로 MB의 뇌물죄 성립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뇌물죄로 우선 구속한 후 현재 수사 중인 ‘다스’ 비자금 수사를 마치는 대로 추가 기소도 가능한 만큼 소환조사를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큰형인 이상은씨의 아들인 이동형 전 다스 부사장은 다스 비자금 의혹으로 검찰 소환이 예정돼있다.

이 부사장은 다스의 협력업체 IM의 지분 4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를 맡았던 인물이다. 검찰은 이 부사장을 상대로 다스의 자금이 IM 등 협력업체로 흘러들어 간 정황에 대해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다스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면서 계좌추적과 압수수색서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IM 등 협력업체로 비자금이 흘러간 정황을 포착한 바 있다.

다만 이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 앞선 자리서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다스는 당연히 저희 아버님의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실소유주 논란을 전면 부인했다.

소환 임박…진술·물증 확보한 검찰
특활비 수수 의혹…방어·공격 병행

이밖에 둘째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경우 국정원으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망에 걸려있는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 전 의원을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전 의원 측은 준비 부족과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지난 26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 전 의원은 국회의원 시절인 2011년 초 국정원 관계자로부터 1억원대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가족으로까지 번지자 이 전 대통령 측도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과거 함께 일한 법조인 출신 청와대 인사 등을 중심으로 국정원 특활비 수수 의혹관련 보도 등에 대한 사실관계 및 법적 쟁점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활비 의혹
포토라인 서나?

검찰이 이 전 대통령과 측근들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이 호위무사를 자청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MB정부서 특임장관을 지냈던 친이(친 이명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이재오 늘푸른당 대표는 이 전 대통령이 검찰청 포토라인에 설 가능성에 대해 “지금도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의 인터뷰서 “포토라인에 세운다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표적해 놓고 기획해 정치보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 이게 과연 문재인정부에 도움이 되겠느냐”며 “국가 대사를 앞두고 무리하게 보복하려고 기획해 포토라인에 세우는 일은 없을 것이고 없어야 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특활비 상납 지시 의혹에 대해 “어떻게 정상적인 대통령이 국정원에 가서 특활비를 받아오라고 지시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그것은 세 살 먹은 애도 그런 이야기를 안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전 대통령 집사로 불린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국정원장들로부터 특활비를 받은 의혹과 관련해 “김백준씨가 김성호 (당시)국정원장에게 받았다는 것도 아주 석연치 않고 2008년 5월이면 정부가 인사도 확인되기 전”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청와대나 국정원의 시스템도 모를 때인데 김백준 일개 비서관이 국정원장에게 전화를 걸어가지고 돈을 갖고 오라,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상식적으로 가능하겠냐”고 주장했다.

그는 전 정부의 국정원 특활비 문제도 거론했다. 
 

이 대표는 “지금 검찰이 발표한 것을 그대로 믿는다 하더라도 이미 돈 다 주고 난 다음에 사후에 보고했다는 것 아니냐”며 “그러면 이명박정권의 국정원 특활비를 손을 댈 정도면 국정원 특활비 전부 손을 대야 되니까 노무현정권도 손을 대야 하고, 김대중정권도 손을 대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호위무사 vs 검찰
이전투구 양상


그는 “정치보복의 꼬리를 문재인 대통령이 끊어야지, 정치보복의 고리를 계속 안고 가면 5년 끝나고 문재인정권이 물러섰을 때 다음에 들어서는 정권도 문 정권을 또 심판대에 세우는 것은 불문가지”라며 “이 악순환의 고리를 문재인 정권이 끊어야 한다. 그게 평화주의자”라고 말했다.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도 MB를 겨냥한 문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18일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서 김 전 수석은 “이 사람들이 모이면 대선 전부터 하는 이야기가 ‘MB 두고 봐라. 그냥 안 간다. 반드시 갚아주겠다’라고 하는 걸 직접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 이야기를 하던 사람 중에는)세간서 이야기하는 핵심 멤버 5인, 7인도 있다”며 “(검찰이) 그동안 4대강, UAE, 다스, 국가정보원 특별활동비까지 온갖 것을 다 건드려 보는데 한결같이 MB를 겨냥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구속된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으로부터 MB와 독대로 보고했다는 자백을 확보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기조실장 와서 독대하게 내버려 두는지는 모르지만 (당시에는)장관급 이상이 아니면 독대는 급이 맞지 않아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분(김 전 실장)이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해 검찰의 회유나 딜에 의한 거짓 자백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특히 노무현정부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이재오·김두우·조해진…포진
문 정부 기획설…패턴이 있다?

그는 “올해가 개띠해라고 저희도 이전투구 한 번 해봐야 하느냐”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에 있었던 분들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유리알처럼 투명했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친이계 인사인 조해진 전 의원도 문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이 전 대통령 옹호에 나섰다. 

조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시절인 2000년대 중반 서울시장 비서실 정무보좌관을 역임하면서 대표적인 친이계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지난 19일 조 전 의원은 <양지열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지금 정권의 검찰이 완전히 도를 넘어섰다고 보는 게 국민들의 상식”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의 보편적 상식과 우려를 부정하고 모욕하는 인식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한마디도 한 적이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부분에 분노를 느꼈다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이 지난 17일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을 비판한 것이다.

또한 “과거 정권서 권력의 손발 노릇을 하면서 정적을 치는 데 앞장서고 도구 노릇을 했던 검찰이 오히려 현 정권 들어와 일탈이 더 심해지고 완전히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걱정되는 것은 오히려 현직 대통령이 그렇게 말해 현 정권이 설정한 잣대에 따라 (검찰이)지난 정권을 공격하고 단죄하게 될 것”이라며 “검찰이 이제 총대를 메고 나서면서 표적 수사, 편파 수사, 왜곡 수사를 가속화 시킬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조 전 의원은 “구체적으로 이 전 대통령을 타깃으로 해 어떻게든 사법 처리를 하기 위해 집요하고 전방위적으로 수사를 펼치면서 정권적 차원의 수사라는 의혹과 의심이 강해졌다”며 “전·현직 대통령 간 정면 충돌, 양 정권 간 충돌, 더 나아가서 양 진영 간 이런 충돌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걱정이 여권 내부서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적폐청산 패턴
기획설 솔솔∼

MB정권서 정무수석을 지낸 김효재 전 의원은 문 정부 기획설을 언급했다. 그는 한 TV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 정부의 적폐 청산 과정을 보면 패턴이 있다. 친여당 매체의 의혹을 보도하고 있다”며 “또 여당의 지도부가 문제를 제기한다. 이어 시민단체가 고발하고, 검찰은 신속한 수사에 착수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에 착수 한 후 중계방송 된다. 이게 하나의 일정한 패턴”이라며 “누군가의 기획과 총괄 조정 없이는 발생할 수 없는 일”라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MB에 등돌린 사람들
집사, 측근…가신들의 배신

MB의 오랜 참모들이 등을 돌리면서 MB가 위기에 직면했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혐의 일부를 인정했다. 아울러 일부 혐의를 MB 탓으로 돌렸다. 두 사람은 ‘MB집사‘로 불릴 만큼 MB 집안의 재산과 대소사를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서운했던 감정 표출
특활비 관련 증언 쏟아내

당초 김 전 기획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청와대 기념품 비용이 부족하다’며 특활비 상납을 요구한 사실이 폭로되자 심경의 변화를 보였다. 김 전 기획관은 검찰조사에서 “MB의 지시로 국정원 특활비를 건네받고, 이에 대한 사용처도 MB가 관여했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이전보다 발언 수위를 높였다. 김윤옥 여사에게 국정원 특활비가 전달된 사실을 폭로했던 그는 MB 측에서 부인하는 것을 보고 “그런다고 진실이 가려지겠느냐”고 꼬집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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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