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음란프로젝트 ‘풀살롱’

‘북창동 문화’ 바꿔! 바꿔! 확 바꿔!

최근들어 기존의 북창동식 룸살롱 문화가 바뀌고 있다. 이른바 ‘초강력 음란 프로젝트’로 불리는 일부 ‘풀살롱’ 문화가 새로운 대세로 정착하고 있는 것이다.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기존의 북창동 문화에 구미식 파격 서비스, 여기에 퍼블릭 룸살롱 문화가 혼합되면서 예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괴물’이 탄생한 것. 전반적인 시스템은 술과 여자, 그리고 이른바 ‘전투’로 불리는 서비스지만 그 강도는 엄청나게 세졌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근무하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20대 중반이후이기 때문에 ‘풀살롱은 수질이 안좋다’는 인식까지 바뀌고 있는 것. 도대체 풀살롱은 어떤 곳일까.

기존의 북창동식 룸살롱이 힘을 잃기 시작한 것은 구미식 룸살롱이 북창동 문화에 결합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구미식 룸살롱은 기존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하드코어라고 보면 된다. 한번 구미를 경험했던 사람들은 ‘북창동은 비교도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아주 강력한 서비스라는 것.

서울에 살면서도 가끔 구미로 ‘원정’을 간다는 직장인 K씨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화끈한 곳이 구미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구미는 지역 전체가 ‘하드코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에서는 그나마 속옷은 입지만 구미는 완전 탈의에다가 ‘무제한 전투’다. 스킨십을 하는 것에 대해 눈치를 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소돔과 고모라가 따로 없다고 할 수 있다. 주말이면 한판 신나게 놀고 올 수 있다”고 귀띔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구미의 시스템이 서울로 흘러들어왔다는 것이다. 특히 여기에 ‘전립선 애무’란 서비스까지 들어오면서 마치 안마시술소도 결합한 느낌인 것.
오일을 이용해 손과 입을 이용, 가장 자극적인 부분을 애무하면서 남성들의 ‘성감’을 극한으로 올려놓게 된다. 특히 이 모든 서비스가 완전 탈의의 상태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자극성에 관한한 ‘최고’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더욱 쇼킹한 사실은 일명 ‘3:3:3’으로 불리는 전혀 다른 초이스 시스템. 일반적으로 한 명의 남성이 한 명의 여성을 초이스하고 그에 걸맞는 서비스를 받지만 일부 풀살롱의 경우 한꺼번에 3명을 선택하고 차례차례 ‘인사’와 ‘전투’를 한다는 것.
자영업자 P씨는 “유흥문화를 좀 안다는 사람들에게 3:3:3 서비스는 그 자체로 ‘판타스틱’하다고 할 수 있다. 두 명의 여성도 아니고 무려 3명의 여성이다. 이 세 번의 전투 자체를 성공시킨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마치 자신이 스스로 포르노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손님이 왕이라는 것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다. 이러니 누가 같은 값에 북창동을 가겠는가. 당연히 풀살롱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이제 북창동은 구시대의 유물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런 새로운 서비스는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정말 이런 서비스를 하고도 풀살롱들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일까.
‘왕과비’ 이신봉 전무의 말에 따르면 이런 풀살롱 운영의 첫 번째 비밀은 바로 ‘중간 영업구좌’가 없다는 사실이다. 중간 영업진이 있으면 일반적으로 비용이 30%이상 비싸지기 때문에 그만큼 이 비용을 손님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는 것. 따라서 풀살롱들은 이러한 거품을 없애고 직접 손님들을 상대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북창동 문화+구미식파격서비스+룸살롱 문화 혼합
술과 여자, 전투 서비스로 시스템은 유사하지만 내용은 초강도
 

또한 대부분의 풀살롱들은 대형업소를 지양하고 중형급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업소가 되버리면 그만큼 관리도 어려워지고 수익의 배분 문제도 발생하기 때문에 적절한 인원으로 적절한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풀살롱 다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이들 풀살롱 업소들은 술보다는 아가씨들과 노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영업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일단 술을 한잔하고 룸살롱을 찾는 만큼 술을 파는 것보다는 아가씨들의 서비스 마인드를 향상시키고 그와 더불어 ‘어떻게 하면 손님들이 더 재미있게 놀 수 있을까’하는 부분을 끊임없이 연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결국 이런 노력들이 ‘고객만족’으로 이어지고 한번 만족한 고객이 지속적으로 다시 찾을 뿐 아니라 입소문을 통해서 또 다른 손님들을 데리고 온다.
또한 현재 풀살롱들은 접대를 주로 하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어차피 화끈한 재미를 줘서 영업상의 이익을 얻어야 하는 만큼 자극적이고 신나게 놀 수 있는 풀살롱을 선호한다는 것.
한 제약회사 영업 사원은 “어차피 접대의 본질은 간단하다. 접대를 받는 사람이 최대한 즐거워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점에서 기존에는 북창동식 룸살롱을 선호했지만 이제는 풀살롱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룸살롱 이후에 안마시술소를 가지 않아도 되는 것은 물론 나가요들이 신나게 놀아주니 더 원할 것이 무엇이 있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풀살롱의 장점은 말 그대로 유흥에 있어서 거의 모든 즐거움을 집대성해 놓았다고 할 수 있다. 복잡하게 시간 들여 돈 들여 다른 곳을 갈 필요가 없으니 번거롭지도 않고 시간도 절약된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풀살롱을 더 많이 이용할 것이다”라고 털어놨다.
결국 풀살롱 서비스는 이 같은 다양한 조건들로 인해 기존의 북창동식 룸살롱을 물리치고 새로운 ‘대세’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서비스에 대한 기존 룸살롱의 반응은 어떨까. 북창동식 룸살롱 영업 상무인 L씨는 “솔직히 풀살롱 때문에 더 이상 영업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까지 내몰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생각해도 같은 가격에 더 많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굳이 풀살롱에 가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거기에다 기존에는 수질이 다소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직접 가보니 그렇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젊은 아가씨들로 무장해 있었고 심하게 수질이 떨어지지도 않았다. 노는 것과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수려한 외모를 원하지도 않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이래저래 풀살롱들은 손님들의 입맛을 끌어당길 수 있는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씁쓸해 했다.
결국 풀살롱의 등장은 기존 룸살롱 업계의 불황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의 하나로 풀살롱의 개념이 탄생한 것. 아가씨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룸살롱 업계 전체가 불황이다 보니 아가씨들의 수익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 따라서 풀살롱의 거친 서비스도 마다할 수가 없다고 하다.

업계에선 이런 여성들을 두고 ‘몸빵녀’라고 부른다. ‘몸 하나로 모두 때워버린다’고 해서 붙여진 말이라고 한다. 아가씨든 룸살롱 영업진이든, 중요한 것은 일단 ‘살아남는 것’이라고 한다. 돈을 버는 것은 나중의 일이고 우선 손님이 있어야 최소한 죽지는 않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 업주는 “지금은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 아니다. 먹고 사는 것이 우선이다. 배수의 진을 친다는 생각으로 풀살롱을 개업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손님들이 많아지면 당연히 돈도 벌리지 않겠는가. 생존의 탈출구를 연다는 생각으로 풀살롱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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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꼬이는 수사, 왜?

‘김건희 특검’ 꼬이는 수사,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 속도가 빨라졌다. 전방위적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피의자에 대한 잇단 소환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특검팀이 수사해야 하는 의혹만 16개라는 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특검팀은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되기도 했다. 어떤 사건을 먼저 수사할지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수사하는 김건희씨의 의혹은 총 16개다. 사전 자료 제출 요구나 실무진 조사 없이 참고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집사 게이트’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처리해야 하는 사건이 늘고 있는 셈이다. 특검팀의 시간은 6개월도 남지 않았다. 발걸음이 조급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남은 5개월 부족한 시간 특검팀은 이른바 ‘집사 게이트’와 관련,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김익래 전 다우키움 그룹 회장,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에게 지난 17일 오전 10시까지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조 부회장은 베트남 출장을 이유로 7월21일 오전 10시로 출석 일정을 조율했다. 특검팀은 이들 1차 참고인 조사 이후 IMS에 투자한 나머지 기업 관계자들을 포함해 2차 소환을 예고했다. IMS 투자에 참여한 기업·기관은 모두 12곳으로, 신한은행·제이비우리캐피탈·한컴밸류인베스트먼트·경남스틸 등도 포함돼있다. ‘집사 게이트’는 김씨의 측근으로 지목된 김예성씨가 2023년 자신이 설립에 관여한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가 부실기업이었음에도 김씨와의 친분을 토대로 여러 기업 등으로부터 180억여원을 석연치 않게 투자받은 사건이다. 순자산(556억원)보다 부채(1414억원)가 많은 상태에서 거액의 투자금을 모을 수 있었던 배경에 김씨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핵심이다. 특검팀은 당시 참여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각종 경영상 리스크를 안고 있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IMS 투자가 단순 재무적 투자라기보다는 정권 실세와의 친분을 활용한 보험성, 또는 대가성 성격이었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김씨는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 후 잠적했다. 특검팀은 김씨가 출석 요구에 거듭 불응하자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특검팀은 김씨의 최종 목적지가 태국이 아닌 싱가포르일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출입국 기록을 확인한 결과 김씨와 자녀들이 올해 여러 차례 싱가포르에 다녀온 기록이 나왔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난 1월, 김씨와 아내, 자녀 2명 모두 싱가포르를 다녀왔다. 특검법이 통과된 직후에도 김씨의 자녀들은 다시 싱가포르에 다녀왔다. 이후 아내 정모씨는 한국에 머문 채 김씨와 자녀들은 차례로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특검팀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등과 공조해 김씨 소재를 파악하고 신병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 등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여러 경영상 현안을 안고 있어 일종의 보험성이나 대가성 자금을 제공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집사 게이트 핵심 인물 제3국으로 도피 위치 파악 안 돼…검거 가능성은 미지수 통상 수사기관은 사건에 연루된 기업 총수를 부르기 전 압수수색 단계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나온 증거를 토대로 실무자들을 조사하면서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게 기본적인 수사의 순서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에 대해 “수사 기법은 다양하다”며 “톱 다운 방식도 있고 바텀업 방식도 있는데, 수사팀에서 편리한 방식을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의 최대 걸림돌은 시간이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총 110일에, 30일씩 두 번 연장할 수 있다. 지난 2일 현판식을 갖고 수사를 개시했기 때문에 늦어도 오는 12월까지는 모든 게 정리돼야 한다. 사실상 6개월도 되지 않는 시간이 부여된 셈인데, 특검팀이 수사해야 할 의혹만 인지 사건 포함 16개에 달한다. 최근 관련 의혹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것도 특검팀을 다소 조급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현 상황만 보면 ‘집사 게이트’부터 정리하려는 것 같다. 금품을 준 기업과 관련자들에게서 최대한 협조적인 진술을 얻어내고 김건희씨를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검팀은 집사 게이트를 수사하기 이전에 명태균씨, 건진법사 전성배씨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돌입했으나 유의미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었다. 명씨 사건 같은 경우 검찰에서 수개월간 수사해 법리 적용만 검토하면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전씨 사건의 경우 그렇지 않다. 먼저 특검팀은 지난 16일 오전 10시 명씨 사건을 폭로한 강혜경씨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강씨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명씨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을 위해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공천을 받았으며, 해당 공천 과정에 김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다. 끌려가는 기업 수사 명씨는 윤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그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를 이용해 다수의 불법 여론조사를 주도한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같은 날 오전 10시30분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 관련해 당시 업무를 담당했던 국토교통부 서기관 A씨 소환 조사도 병행했다. A씨는 당초 이상화 동해종합기술공사 부사장 등 5명과 전날 소환 통보를 받았으나 불출석했다. 지난 14일 국토부와 A씨 주거지, 양평고속도로 타당성 조사를 맡았던 용역사 경동엔지니어링과 동해종합기술공사, 용역사 임원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양평고속도로 의혹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듬해인 2023년 5월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종점이 기존 양평군 양서면에서 김씨 일가가 보유한 땅 28필지(2만 2663㎡)가 있는 강상면으로 돌연 변경됐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전씨 법당과 서초구 양재동 주거지, 전씨가 속한 종파의 거점으로 알려진 충북 충주 일광사 등 1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청탁 대상으로 알려진 박창욱 경북도의원과 박현국 봉화군수, 박 군수 공천을 청탁한 사업가 B씨, 윤석열 대선 후보 당시 선거대책본부 네트워크위원장을 맡았던 오을섭씨, 전씨 변호인 김모씨의 서초구 사무실 등도 포함됐다. 특검팀은 박 군수의 휴대전화, 변호인 사무실에 보관 중이던 전씨 명의 휴대전화 2대, ‘찰리’로 알려진 전씨 처남의 휴대전화 2대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이르면 이달부터 관련자 소환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은 지난 15일부터 연이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전씨의 법당을 압수수색해 법당 내 CCTV 등을 확보했는데 CCTV가 최신 기종이 아니라 복제(이미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한다. 법당 내 CCTV는 앞서 서울남부지검에서 한 차례 진행한 압수수색 대상물에는 포함돼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CCTV 저장 보관 기간이 길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관련 증거가 얼마나 남아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검팀은 남부지검에서 압수수색했던 곳 중 법당 내 지하창고도 다시 살펴 관련 증거를 압수했다고 한다. 사라진 피의자들 수사를 마친 뒤 관련자를 재판에 넘겨 공소 유지까지 맡는 특검은 핵심 물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유죄의 증거로 제출하는 측면과 더불어 수사 단계에서도 관련자들에 대한 진술을 끌어내는 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지난 14일 법원에 낸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 조성옥 전 회장, 이응근 전 대표, 이기훈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이들이 챙긴 부당이득이 369억원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팀이 산출한 조 전 회장 측 부당이득은 200억원, 이 회장 측은 170억원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 등은 2023년 5∼6월쯤에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처럼 속여 주가를 띄운 뒤 보유 주식을 매도해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들이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업무협약을 맺는 등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였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된 삼부토건은 그해 1000원대였던 주가가 2개월 뒤 장중 5500원까지 급등했다. 이 시기 회장이 교체됐는데, 특검팀은 조 전 회장이 주가가 급등한 주식을 팔아 거액의 수익을 내자 이 회장도 우크라 재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던 시기에 주식 매매로 차익을 봤다는 혐의도 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가 우크라이나 관련 사업을 총괄한 인사로 꼽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의 지분 승계 실무를 맡고, 포럼 참석 과정을 주도한 ‘그림자 실세’로 지목된다. 이들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7일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이는 지난 3일 수사를 개시한 특검팀의 첫 구속영장 청구 사례다. 건진법사 그라프 목걸이도 행방불명 삼부토건 ‘그림자 실세’ 잇단 도주 그러나 그림자 실세인 이 부회장의 신병 확보에 차질이 생기면서 특검팀 수사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17일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가 영장실질심사 절차에 출석하지 않았다고 알리며 “현재 도주한 걸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법원에 출석한 이씨의 변호인 또한 이씨의 소재를 모른다고 말했다”며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도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검팀은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기 이전에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만한 여건을 갖추지 못한 여러 정황들을 확보해 놓은 상황이다. 특검팀이 확보한 삼부토건의 ‘해외사업 수주 내역’을 보면, 2017년 파키스탄 도로공사 사업 수주를 마지막으로 해외사업을 수주하지 못했다. 이는 삼부토건의 낮은 신용도와 자금 여력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삼부토건은 신용도가 낮아 해외공사 입찰 시 국내 은행으로부터 입찰 보증서를 발급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사 수주 금액의 10% 수준인 이행 보증금을 현금으로 납부할 능력이나, 해외사업을 위해 사용할 자금을 확보할 여력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해외사업에 사실상 실패한 삼부토건은 2022년 초부터 정기보고서에 해외사업 부문을 철수하겠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또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하는 삼부토건 내부자의 진술도 확보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추진 당시 삼부토건 재건 관련 해외 사업 담당자는 고작 1명에 불과했는데, “삼부토건은 현실적으로 해외사업 진출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해당 직원이 진술한 것이다. 핵심 물증 중요 과제 이 직원은 또 조사에서 “해외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여러 곳과 MOU 체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수주할 수 있는 거래 상대방과 MOU를 체결하고 더 많은 연락과 출장을 다녀오는 것이 맞다”며 “그러나 정말로 (삼부토건이) 우크라 사업을 하려는 의사가 있는지 당시에 의문스러웠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