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줌인] 맛깔 감초 연기 달인 유연지

”실력 있는 연기파 배우가 꿈”

[일요시사=유병철 기자] 인기를 얻는 드라마에는 여러 가지 흥행 요소들이 감춰져 있다. 긴박감 넘치는 극의 전개, 실력파 배우들의 명연기, 화려한 볼거리 등은 작품을 빛낸다. 여기에 감초 배우라 불리는 조연들의 섬세한 연기력은 극의 흥행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에는 주연보다 더 빛나는 조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조연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인기리에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동안미녀>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며 시청률 상승에 한몫을 한 배우 유연지를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서울에서 만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나눠봤다.

<동안미녀>서 홍록기와 커플로 감초 역할 톡톡
2004 미스 춘향 선 출신…"연극무대에도 오를 것"

배우 유연지는 새침한 이미지와 달리 겸손했고, 싱긋하고 웃는 모습이나 쫑긋한 눈빛, 부드러운 음색은 영롱한 느낌으로 가득했다. 그녀는 대학시절 길거리 캐스팅 되면서 배우라는 꿈을 갖게 됐다. 한데, 막연하기만 했던 배우의 길을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이탈 없이 걸어왔으니 스스로도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어느 날 길거리에서 한 남자가 쫓아오더니 무턱대고 명함을 주면서 연예인하고 싶은 생각 있으면 사무실로 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소속사에 들어가게 됐죠. 이후 운이 닿았는지 소속 연예인들 프로필 사진 찍는데 끼어서 찍은 프로필 사진을 매니저가 돌렸는데 연락이 와서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 됐어요. 당시에는 정말 막연했는데…."

그의 첫 데뷔작은 EBS 청소년 가족드라마 <겨울아이>. 당시 처음 연기하는데다가 매회 우는 장면이 많아서 감정을 잡기가 어려웠단다.

"함께 출연했던 탤런트 이영범 선배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고마웠어요. 연기를 배울 수 있는 드라마였죠. 지금도 가끔 보면 초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드라마예요."

이후 2006년 KBS2 사극 <황진이>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다른 남자와 첫날밤을 보내 결국 자결하는 섬섬이 역으로 눈길을 끌었다.


"얼짱 기생 섬섬이라는 말이 정말 부담스러웠어요. 사실 저 개인적으로 연기에 있어서 아쉬운 점이 많았거든요. 그래도 짧게 출연했지만 임팩트 있는 역할이었던 것 같아요."

연이어 2007년 주인공을 맡은 MBC 시트콤 <김치치즈스마일>에서는 도도한 퀸카의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실수투성이 여대생 연지 역을 연기하며 연기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고, SBS <바람의 화원>에 출연하며 인기를 다졌다.

"<김치치즈스마일>은 첫 주연 작품이었는데 시청률이 안 나와 속상했어요. 덕분에 많은 공부가 된 작품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아쉬움이 많아요."

인기도 잠시, <바람의 화원>을 끝낸 뒤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연기뿐 아니라 모든 것을 손에서 놓았다. 이후 2년 반 동안 연기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살았다.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겪는 문제를 저도 겪은 거죠. 그냥 모든 게 싫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았죠. 연기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매니저와 상의 끝에 <동안미녀>에 출연하기로 했어요."

2년 반만에 출연한 KBS2 월화드라마 <동안미녀>는 그녀가 가야할 연기의 길을 제시했다. 홍록기와 한마음으로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극에 재미를 불어넣으며 대중의 뇌리에 유연지를 각인 시켰다. 

"사실 처음에는 역할이 미비했어요. 그런데 회가 거듭될수록 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팬들이 즐거워해 주셨어요. 덕분에 분량도 늘었고, 홍록기 선배님과 러브라인도 탄생했죠. 홍록기 선배님과의 베드신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첫 베드신인데 선배님과 찍다니. 선배님이 웃옷을 벗어야 신이 산다고 하셔서 실랑이를 벌였죠. 연기가 나에게 얼마나 행복을 주는 것인가를 알게 한 작품이에요."

오목조목하면서도 단아한 느낌의 이미지가 시선을 머물게 하는 그녀에게는 특별한 이력이 있다. 2004년 미스 춘향 선 출신이 그것이다. 그녀가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초등학교 6학년 때에는 키가 크고 날씬해서 모델을 꿈꾸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 이후로는 키가 안 크더라고요. 모델 꿈은 그 때 포기했어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드라마를 보고 너무 감동적인 장면이 있어서 그 장면을 녹화해서 반복해서 봤어요. 아마 그 때부터 연기에 대한 꿈이 싹튼 것 같아요. 연기를 한다는 사실이 제겐 가장 큰 행복이랍니다."

유연지는 연기의 내공을 실제 생활을 통해 몸소 접하고 터득하려고 노력 중이다. 모든 것을 겪어 봐야 연기에 진심이 담긴다는 생각에 관객과 함께 하는 연극무대에도 오를 생각이다.

"배우가 되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고생은 감수해야 한다는 게 제가 내린 결론이에요. 연기는 자기가 하면서 스스로 느껴야 된다고 생각해요. 꼭 무대에 오를 거예요. 제가 기본기가 부족해요. 발성도, 워킹도, 눈빛 연기도 지금 계속 갈고 닦는 중이에요."

그녀는 일이 주어지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해 매진하는 철두철미한 성격이다. 어떤 배역을 맡기더라도 안심이 되는 연기파·실력파 배우가 바로 유연지이다. 하지만 그녀의 욕심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언제까지나 팬들에게 연기 잘하는 배우라고 불리는 게 마지막 꿈이다.

"멋있었으면 좋겠어요. 생김새가 아니라 행동 하나 하나가 멋있는 배우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직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죠."

[장소협찬=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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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