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동거 박근혜-홍준표 궁합 보기

활짝 열린 박근혜당, 홍준표 진짜 보완재 될까?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한나라당 홍준표 신임 대표가 지난 4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장악하면서 사실상 대권 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와 내년 총선을 책임질 파트너가 됐다. 한나라당은 지난 4·27 재보선 참패 이후 당의 무게중심이 갈수록 박 전 대표에 쏠리는 양상이다. 과거 비주류이기는 했지만 친이계였던 홍 대표가 당을 장악한 것은 얼핏 ‘불안한 동거’로 보이기도 한다. 홍준표 체제로 돌입한 한나라당, 내년에 치러질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신주류 박근혜와의 궁합은 어떨지 짚어봤다.

전당대회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난 박근혜 파워
지도부 친박3-중도2-친이1 대권행 날개 다나?

지난 4일 열린 12차 한나라당 전당대회의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친박의 유승민 최고위원이 2위로 당당히 지도부에 입성했고, 반면 친이계의 지원을 받은 원희룡 전 사무총장은 4위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최고위원 자리를 차지 한 것이다. 이로써 한나라당의 지도부는 친박3, 중도2, 친이1로 재편돼 박 전 대표의 입지가 더욱더 확고해 졌다는 평가다.

특히 친박으로 분류된 3인중 2명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차지해 단순 수치 뿐 아니라 그 영향력은 더욱더 큰 것으로 여겨진다.

과거의 날선 공방
이젠 지나간 얘기?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당 대표, 최고위원의 지도부 구성은 완료됐다. 이제 남은 것은 내년 총선에서 이기고 대선을 승리해 정권 재창출을 이룬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최종목표다. 그러기 위해선 차기 대권주자와 당 지도부와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홍 대표는 경선 전에 이미 “지금은 박근혜 시대이고, 나는 박근혜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라고 했고, 출마 선언 후 “야권의 공세로부터 박 전 대표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이겠느냐”며 ‘박심’에 대해 노골적인 구애를 펼쳤다.

전당대회 마지막 정견발표에서도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박 전 대표를 비롯한 대선주자들에 대한 음해공격이 시작된다. 이것을 막을 사람은 홍준표 밖에 없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박근혜 보완재’를 자처하며 친박계에 한걸음 다가서 표를 흡수한 홍 대표지만 지난해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박 전 대표를 향해 “자기 소신만 내세우면 혼자 탈당하고 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했었다.

2005년 만들어진 당권·대권 분리 당헌·당규 개정안도 홍 대표가 ‘대권주자 박근혜’를 견제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당시 당 혁신위원장을 맡고 있던 홍 대표는 6월께 혁신위 간사였던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보 등과 ‘박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당권·대권 분리와 9인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당시 홍 대표는 당권·대권 분리를 위해 2006년 지방선거 이전에 박 전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조기 전당대회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받아들일 수 없다. 불가피한 일이 없는 한 임기를 끝까지 채우겠다”고 맞서면서 두 사람은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걷잡을 수 없는 입담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홍’

그러나 홍 대표는 전당대회가 임박해오자 태도를 급거 바꿨다. 자신의 태도 돌변에 대해 홍 대표는 “(과거에) 정치적 소신을 한마디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사실상 친박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다른 후보들 뿐 아니라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홍준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이어서 불안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친박계 초선의원은 “박 전 대표를 엄청나게 궁지로 몰아붙이고 힐난했던 사람이 이제 와서 친박을 하겠다고 하니 기가 막히다”며 “아무리 ‘월박(越朴)’이 대세지만 대표가 되기 위한 수단으로 월박하는 것은 정도에 어긋난다”고 맹비난했다.

한편 친박계에 다가가기 위해 ‘보완재’까지 자처하고 나선 홍 대표였지만 지난달 30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박 전 대표가 맹종하는 사람들만 데리고 대선이 되겠느냐”고 박 전 대표의 외연확대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대해 친박계의 핵심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신뢰와 정도정치가 좋아 지지하는 이들이 맹종하는 사람이라는 말이냐”며 “홍 후보는 사과해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홍 대표는 공식 업무 첫날부터 ‘공천 배제’까지 언급하며 계파해체 의지를 강하게 천명했다. 일부 최고위원은 큰 틀에서 공감을 표하면서도 홍 대표의 독주에 제동을 걸며 신경전을 벌였다.

가장 불편한 반응을 보인 건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 그는 “친이, 친박 활동한다고 공천에 불이익을 준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면서 “그러면 나부터 공천이 안돼야 한다”고 반박했으며 “친이, 친박 화해는 당사자들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도 “계파를 해체하려면 계파해체 선언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진정성 있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유 최고위원 외에 다른 3명의 최고위원들까지 나서 반발하자 홍 대표는 “친박계는 박 전 대표를 좋아하는 분들끼리 모인 파니까 박 전 대표가 지휘한다, 박 전 대표가 계파 수장이다 이렇게 보기 어렵다”며 한발 물러난 듯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또 “계파활동을 할 경우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전날 발언에 대해서도 “거기까지 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발을 뺐다.

하지만 그는 ‘당이 박 전 대표 체제로 완전 탈바꿈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가 어느 분인지 모르지만 엉터리”라며 “당은 홍준표 체제로 정리가 된 것”이라고 밝히는가 하면, 친박계로부터 지지를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서도 “이번에 저를 지지해준 분들이 친박도 있고 친이도 있고, 소장파도 있고, 쇄신파도 있다. 당내 두루두루 지지를 받은 것이지 친박의 일방적 지지를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일정 부분 박 전 대표와의 거리를 두려는 이른바 ‘선 긋기’로도 보여 질 수 있는 대목들이다.

하지만 이내 대선후보와 관련해서는 “국민 여론상 방해가 없다면 (박 전 대표가) 후보가 되는 게 확실하다”고 박 전 대표를 치켜세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걷잡을 수 없는 입담으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의 평소 고착된 이미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근혜 체제가 아닌
 홍준표 체제로 정리”

홍 대표는 이어 “지금 이대로라면 92년도 YS, 97년 DJ와 같은 (일방적인) 경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선 흥행을 위해 다른 대선후보들이 좀 분발해 달라”고 당부했다.

내년 대선후보 경선의 관리책임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큰 신임 당대표가 ‘박근혜 대세론’에 대해 언급하자 한나라당 안팎이 시끄러워졌다.
다른 대선 예비주자 진영은 “내년 대선후보 경선을 관리해야 할 대표가 벌써부터 한쪽 편을 드는 것 같다”는 불만과 함께 집중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홍 대표의 발언은 박근혜 대세론이 현실이긴 하지만 그 대세론이 대선 승리로 과연 이어질지를 놓고 당내에서 다양한 견해가 터져 나오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한 소장파 의원은 “내년 하반기쯤 야권의 단일후보와 박 전 대표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대안론’이 나올지도 모른다”며 “2011년의 대세론으로 2012년의 우세를 점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홍준표 “첫 개혁과제는 ‘계파 타파’” 목소리 높여
과거의 앙금 털어내며 ‘보완재’ 역할 충실히 이행?

홍 대표는 “박 전 대표는 당이 어려울 때는 언제나 정면돌파를 해왔다”면서 박 전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총선에서 참패하면 대선이 어려워진다”며 “박 전 대표의 대선 문제도 걸려 있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는 안 나설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홍 대표가 박 전 대표에게 선대위원장을 제안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한편 홍 대표는 지난 6일 자신의 ‘정치스승’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저를 예방해 ‘각하’라 부르며 큰절을 올렸다. 홍 대표는 당선 축하인사를 건네는 김 전 대통령에게 “저희들이 다 ‘YS키즈’다”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표에게 민감한 사안이고 내년 대선에서 아킬레스건으로 작용될 지도 모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쿠데타 한 놈’으로 칭했다.

박 전 대표로선 자신의 아버지를 ‘쿠데타 한 놈’으로 칭한 그를 정치적 스승으로 따르는 홍 대표와 어떤 관계를 이어 나갈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여전히 불안한 둘 관계
공동 목표로 하나 되나

예전부터 날 선 공방을 벌였고 지금도 아슬아슬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정책면에서는 친서민, 복지강화라는 큰 틀에서 일치하고 있기 때문에 노선 갈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홍 대표는 “이제 한나라당은 참보수의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제 홍준표의 한나라당 개혁을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서민 속으로 들어가겠다. 그동안 서민특위 위원장을 하면서 추진 못한 과제도 다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최고위원은 홍 대표와 달리 ‘무상급식’과 ‘4대강 예산 축소’에 찬성하고 있어 내홍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친박계 정책통인 이한구 의원은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해당 분야에 전문인 의원들과 협의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충분히 조율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했던 그이기에 친박계 쪽에서는 불안한 시선이 여전히 남아있다.

그렇지만 대다수 친박계 쪽에서는 홍 대표가 당이 위기인 상황에 중책을 맡은 만큼 당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현했다.

서병수 의원은 “홍 의원이 대표가 아닐 때는 예측불허의 모습을 보였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며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잘 협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와 홍 대표. 이들은 그간 많은 다툼과 갈등을 표출하기도 했지만 종국에는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고 정권 재창출을 이룬다는 공동의 목표가 있다.

현시점에서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자신을 낮추고 서로 긴밀한 상호 작용이 필요한 것만은 분명하다.
 
홍 대표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직설 화법’을 박 전 대표에게도 사용해 예전의 갈등을 재조장 할지, 최근에 했던 말처럼 박 전 대표의 ‘보완재’ 역할을 할지 두고두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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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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